대통령의 생존술

충북 제천에서 서울에 온 이원종이라는 21세의 젊은이는 광화문 전화국에서 9급 공무원으로 취직하여 공중전화에서 동전 걷는 일을 하며 직장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그는 폐결핵을 앓기도 했고, 직장을 다니며 야간 대학에서 공부하기도 하면서 행정고시에 도전했습니다. 거기에 합격한 후로 그는 차근차근 긴 공직생활을 이어 나갔습니다. 그러는 가운데 도지사나 시장 자리까지 올라가 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한 세상을 살고 53년이 지나 74세의 노인이 된 그는 마지막으로 청와대 비서실장에 발탁 됩니다. 그리고 비서실장이 된지 4,5개월 쯤 지난 어느날, 그는 대통령의 연설문을 외부의 정체 불명 비선 실세 인물이 봐주고 있다는 말이 돈다는 질문을 듣게 됩니다. 여기에 대해 그는 TV로 전국민에 방영되는 화면에서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그런 말을 믿을 사람이 있겠어요? 시스템 때문에 성립 자체가 안돼요. 봉건시대에도 있을 수 없는 얘기가 어떻게 밖에서 회자 되는 지 개탄스럽습니다.”

그런데, 기가막히게도 그 봉건시대에도 있을 수 없는 일은 실제로 일어 났습니다. 무슨 장난인 것처럼, 이원종 실장이 그 말을 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그 사실은 바로 밝혀졌고, 그 기막히고 극적인 사연만큼 대통령에 대한 사람들의 지지는 파멸로 내리 꽂기 시작했습니다. 이원종 실장은 “있을 수 없는 얘기”라는 말을 한 지 딱 일주일만에 공직에서 물러나야 했습니다.


(이원종)

이런 마당에 도대체 그 대통령이 살아남기 위해 택할만한 방책들은 뭐가 있을까요? 아래에서는 그것을 예상해 보았습니다.

여기서 “살아 남는다”는 것은 그냥 “대통령이 이후에 최대한 처벌을 피한다”는 것입니다. 바람직한 정치라든가,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기준으로 생각한 것은 전혀 아닙니다. 심지어 대통령으로서의 명예조차도 그 다음 기준으로 미루어 놓았습니다. 그저 대통령 한 사람이 처벌을 피한다는 것만 생각해 본다면 떠올릴 수 있는 방법으로, 다음과 같은 것들을 상상해 보지 않을까 짐작합니다.


1. 지연작전
대통령이 살아 남으려고 택할 방법 중에 먼저 떠올릴 수 있는 것은 가능한 한 시간을 끈다는 것입니다. 이 방법을 택할 가장 큰 까닭은 이미 시간을 끌지 않고 할 수 있는 방법을 많이 날려 버렸기 때문에, 기왕 이렇게 망해서 시간 끄는 쪽으로 빠져 버린 것, 계속 버티면서 수를 찾아 보자는 수가 어쩔 수 없이 남았다는 느낌 때문입니다.

2014년 정윤회 사건 당시, 세간의 웃음거리가 된 “우리나라 권력 서열이 어떻게 되는지 아느냐? 최순실씨가 1위, 정윤회씨가 2위이며, 박근혜 대통령은 3위에 불과하다”라는 말이 나왔을 때, 대통령은 정신을 차리고 상황을 다듬어서 살아날 구멍을 뚫어 놓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대충 묻어 버리던 당시 분위기 때문에 “이 정도 큰 문제 안 되는구나”하고 방심하고 어정쩡하게 넘어 갔기 때문인지, 아니면 그 당시에 나름대로 정리한다고 정리했는데도 부실했기 때문인지, 그때 문제를 막지 못했습니다. 하기야, 몇 년 전 민주주의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선거를 위협한 것 아닌가 싶었던 국정원, 군대의 개입 의혹조차도 정치적인 여건 때문인지 치명적인 영향 없이 넘어 갔던 것을 보면, 문제의 위험을 약하게 느꼈을 수도 있기는 있을 듯 합니다.

이번 사건이 밝혀진 후에도 책임 총리라든가, 거국 내각이라든가, 2선 후퇴라든가 몇 가지 수단으로 상황을 끊으며 정리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상황은 너무 빨리 변해 버렸고, 대통령은 그 수단을 이용할 시기를 다 놓쳐 버렸습니다. 그전까지 별별 일에 다 편을 들어 주었던 대형 언론이 돌아 선 가운데 모든 언론으로부터 온갖 각도에서 공격을 동시에 받게 되는 상황이었는데, 그에 비해 대통령의 행동은 한 걸음씩 느린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니, 어차피 이제 이 마당에 재빨리 무슨 조치를 취해서 살아나기는 애시당초 글렀겠다, 지루하게 대통령 자리를 차지하고 버티면서 뭐든 새로운 방책을 뒤져 보고 최대한 무마할 길을 찾아 본다는 것입니다.

이 방법의 장점은 대통령 자리에서 내려와서 그냥 지나가는 사람 1의 입장으로 수사, 재판, 처벌을 받는 것 보다야 대통령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 모든 점에서 유리하다는 것입니다.

헌법상의 특권은 말할 것도 없고, 이 나라의 행정부 전체를 주무를 수 있는 최고 집권자로서 이용할 수 있는 자원과 인력도 비할 바 없이 풍부할 것입니다. 무슨 국정원의 비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런 것이 아니라도, 하다 못해 청와대 침대에서 잘 수 있는 것만 해도 장점 입니다. 잘 경비 되어 있는 경내에서 자신을 위해 가장 편안하게 준비된 잠자리에서 휴식할 수 있다는 것만 해도 이 판국을 헤매는 대통령에게는 득이 될 것입니다.

게다가 이미 대통령의 인기가 최악으로 떨어져서, 대통령에 대한 갖가지 온갖 흉흉한 최악의 의심들까지 돌아 다니고 있으니, 더 나빠질 게 없다는 것도 버티면서 수를 찾자는 작전을 택할 만한 이유 입니다.

언론이 점차 상황에 흥미를 잃으며 지루해 하거나, 야당의 갈등 같은 이유로 대형 언론이 어느 정도만이라도 다시 대통령 쪽에 가까운 척 해 주기 시작한다면, 상황은 그 전보다는 나아질 것입니다. 열기가 가라앉은 후, 차츰 과거 대한민국 역사를 얼룩지게 했던 옛 전임 대통령들의 비리 사건들과 하나 둘 견주어지게 되거나, 지금 여당이 과거에 직접 저질렀던 현란한 차떼기 불법자금 사건등의 옛 일들과 법적으로 하나 하나 따지며 비교하게 된다면, 지금 대통령의 놀라운 잘못들도 갈수록 조금씩 덜 놀랍게 느껴지는 때가 언젠가 올지도 모릅니다. 예를 들어 지금 대통령과 항상 비교되는 그 부친이 대통령이던 시절에는, 마음에 안드는 야당쪽 정치인이 있으면 그냥, 별 복잡한 생각 없이, 중앙정보부에 전화해서 바다에 빠뜨려 달라고 명령하는 것이 되는 분위기라고도 하지 않습니까?


(이승만)

그러니 대통령을 하면서 방법을 찾아 본다는 것은 선택할 만한 일입니다. 탄핵을 당해서 권한 정지가 된다고 해도 대통령과 교감할 수 있는 국무총리가 대행을 하는 동안에는 그 자리를 지키는 것이 낫다고 볼 겁니다. 헌법재판소의 결정도 오래 끌면 오래 끌 수록 대통령에게는 유리할 것입니다.

만약 대통령 본인에게 직접 자진해서 자리에서 내려오는 시점을 언제로 정하라고 하면, 그 역시 오래 끌면 오래 끌 수록 좋을 것입니다. 4월 사퇴가 안 될 것 같다면 그럼 3월 사퇴는 어떠냐고 제안해 보는 게 낫고, 4월 30일에 사퇴하는 것보다는 5월 1일에 사퇴하는 것이 나을 겁니다. 오늘 사퇴해야 한다면 아침에 사퇴하는 것보다는 저녁에 사퇴하기를 고를 겁니다.

이 방법의 문제는 현재 큰 규모의 대중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큰 시위의 과정이나 영향은 일정하게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앞으로 시위가 계속되는 중에 어떤 사건이나 사고가 돌발적으로 벌어진다면 무슨 영향을 받을 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대통령이 버티기 위해서라도 해도, 청와대로 가는 길목을 지키는 것 보다 시위하는 사민들이 안전하도록 지키는 것에 더 신경을 써야 할 지 모릅니다.

혹은 일상이 되어 가는 긴 시위 가운데 대통령을 처벌하라는 여론만 유지되고 결국 별 묘수를 찾지 못한 채 시간을 다 써버리면 버틴 것이 별 소득도 없어 집니다. 그렇게 이야기가 흘러간다면 온갖 욕을 들으며 버텨야 하는 대통령의 정신적 건강도 감당할 선을 생각해 봐야 할 지 모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마 대통령은 자신에 관한 어떤 비리나 의혹에 관한 뉴스 보다도 일기예보를 가장 관심 있게 볼 지 모릅니다. 날씨가 추워지고, 눈이 많이 오는 겨울이 온다면 시위가 어려워질테니 대통령은 기뻐할 것입니다.

그러나 날씨조차도 대통령을 미워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게다가 앞으로 몇 개월이 연말과 방학기간에 가까워서 학생들의 참여가 꾸준할 수 있다는 점도 대통령에게는 불리 합니다. 그러니, 아마 대통령은 다음 작전도 같이 고려할 것입니다.


2. 깜짝작전
대통령이 야당에 비해 유리한 점 한 가지는 대통령은 한 명인데, 야당은 여럿이라는 것입니다. 여러 당으로 나뉘어 있고, 여러 계파로, 여러 사람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야당이 쓰는 작전이나 계획은 기민하게 조율되기 어렵고 논의하는 과정에서 무슨 일을 하는 지 드러나기도 쉽습니다. 서로 정확하게 발을 맞춰 움직이기도 어렵습니다. 오히려 이런저런 과정에서 서로 갈등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사실 그런 게 민주주의 아니겠습니까.

그에 비해, 대통령은 자기 혼자만 결심하면 당장 지금 자리에서 내려 올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발표를 오늘 할 수도 있고, 내일 할 수도 있습니다. 조사를 받겠다든가 받지 않겠다든가 하는 말도 필요할 때 언제든지 정해서 할 수 있습니다. 누구를 배신하고 누구를 믿을 지 하는 것도 혼자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갑자기 놀라운 발표를 던져서 야당을 당황하게 할 수 있습니다.

가장 극단적으로는, 야당이 탄핵을 하겠다고 한참 벼르고 있는 상황에서 갑자기 지금 당장 대통령직에서 사퇴하겠다고 해서 야당을 머쓱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게 아니라도, 적당한 충동질거리를 만들어 야당의 다음 대통령 후보가 이 사람 저 사람 너도 나도 다 튀어나와서 난립하게 만든 상황에서, 여당이 가장 덜 못나 보일만한 시기를 골라 사퇴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다음 행정부는 우리가 차지할 거라고 야당들끼리 치고 받으며 서로 싸우는 상황에서, 정돈된 한 명의 다음 여당 후보를 내세울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이 여당 후보가 적당히 지금 대통령과는 다른 계통인 척 하면, 예전부터 여당 지지층이었면서도 지금 대통령에게 실망해 등을 돌리고 있는 유권자들을 다시 하나 둘 모을 수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한다면, 여당 후보를 도전시켜 볼 수 있고 설령 당선이 안 된다고 해도, 그 정도로 세력을 모아서 지분을 챙길 수도 있으며, 1년 후, 2년 후에는 여론도 어느 정도까지는 식혀 놓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대통령의 살 길도 나온다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이 작전은 1987년의 “노태우 작전”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노태우씨는 전두환씨와 반란을 같이 일으킨 동지나 다름 없는 사람이지만, 그 노태우씨가 좀 참신한 사람인 듯이 나서서 자기 건의로 전두환씨가 물러나는 것을 보여 주었습니다. 그리고 갑자기 선거판을 벌여서 그 반대파인 김대중, 김영삼 후보와 김종필 후보가 서로서로 혼란스럽게 경쟁하는 가운데 그 틈을 타서 노태우씨가 뒤이어 또 대통령 자리를 얻어 간다는 것입니다.


(노태우)

뭔가 깜짝 놀랄 발표를 던진다는 이 수법의 장점은 이 방법을 잘 이용하면 여당을 단결시키고 야당은 분열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야당 입장에서 소위 친박이건 비박이건 여당 전체를 공격하게 할 사건을 만들어 준다면, 같이 욕을 얻어 먹는 상황에서 여당은 잠시 다시 힘을 합치는 처지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갑작스러운 상황에서 야당을 서로 다른 당, 다른 계파의 입장 차이를 드러내서 다투게 만들면, 야당은 약해져 가고 여당은 그나마 버티게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된다면, 다음 행정부에 영향력을 유지하거나 여론을 움직이는 방향이 나올 수 있고, 대통령은 좀 덜한 처벌을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수법의 또다른 장점은 이 방법을 잘 이용하면 어느 정도 시위의 열기를 가라앉힐 수 있다는 것입니다.

대통령이 적절한 시점에서, 어떤 놀랄만한 느낌으로 “내가 시위에 굴복하고야 말았다”는 패배 선언에 해당하는 말을 하는 모습을 보여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이제 어지간히 여기까지 했으니 그만 하자는 분위기를 불러일으키는 시도를 할 수 있습니다. 이 시도가 적기에 먹힌다면, 그 다음부터 한층 조용해진 국면에서 대통령의 위치와 여당의 조직력, 현재 야당이 흡수할 수 없는 과거의 여당 지지층과 대형 언론이 서서히 움직이기를 바라면서 야금야금 다시 여당을 재정비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대통령이 택할 수 있는 길은, 지연작전으로 최대한 대통령 자리에 오래 버틸 수 있는 방법을 찾으면서, 동시에 여론을 가라앉힐 수 있는 가장 절묘한 시점을 택해 놀랄만한 선언을 하는 것이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렇다면, 그렇게 정교하게 시점을 택하고 조율을 해낼 수 있을만한 측근들이 지금까지 대통령 곁에 얼마나 남아 있느냐가 문제가 될 것입니다.


3. 접촉작전
대통령이 택할 수 있는 마지막 작전은 대중 앞에서 직접 모습을 드러내고 호소를 하는 것입니다. 준비된 원고를 읽는 연설이 아니라, 인간적인 모습, 대화를 하는 한 사람의 모습을 보여 주면서 직접 사태를 돌파해 나간다는 것입니다.

지금 대통령은 과거 노무현 대통령처럼 토론에 강하다는 평을 받는 정치인도 아니고, 그렇다고 이명박 대통령처럼 이야기거리가 많고 아침방송 토크쇼에 강한 면도 없습니다. 그러니 지금껏 대중 앞에 정돈되지 않은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위험할 수 있었습니다. 아마 지금 대통령이 유난히 질의응답, 공개토론을 피하는 면이 많았던 것도 그런 이유이지 않았을까 상상해 봅니다.


(이명박)

그렇습니다만 이 마당에는 두려울 것 없이 한 번 걸어볼 만한 일이라고 생각 합니다. 대통령이 약속한 질의응답을 공개로 하는 것도 좋고, 국회의 조사나 청문회에 응한 뒤에 그것을 생방송으로 내보내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일단 그렇게 자리를 만들면, 꼭 대답을 잘 하고 변명을 잘 할 필요는 없습니다. 야당 의원들에게 공격 당하고 욕 먹는데 제대로 대답도 못하고 우물쭈물해도 괜찮을 겁니다. 오히려 그렇게 말도 잘 못하고 야당쪽으로부터 대놓고 생중계로 난타를 당하는 것이 도리어 유리할 수도 있을 겁니다.

이 정도로 망한 대통령이라면 어차피 반대쪽 지지층에서는 무슨 일을 해도 다시 지지를 돌려 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 쪽은 포기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겁니다.

대신에 근거도 없고 이유도 없지만 그저 막연히 생길 수 있는 동정심이라든가 인간적인 면을 내세워서 옛 지지층을 조금이라도 끌고 올 수 있다면, 그것이 성공일 것입니다. 대통령은 과거 정치인으로서 분명히 지지자들을 모아서 투표소로 걸어가게 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 기억을 조금이라도 돌려 놓을 수 있는 기회를, 대중에게 모습을 다시 드러내면서 찾고자 시도할 수 있을 겁니다.

대통령을 공격하는 입장에서는 역사적인 생방송에서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을 꾸짖을 수 있는 멋진 기회가 주어지니, 분명히 격한 공격을 시도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대한민국 대통령이 거기에 얻어 맞는 모습을 드러낸다는 겁니다. 대통령 쪽에서 벌린 판을 적당히 통제할 수만 있다면, 이런 기회는 4년전 51.6%의 대한민국 유권자가 직접 투표해 선출한 국가 원수에 대해 어떤 감정을 생기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을 이용할 수 있다면, 적어도 나중에 대통령이 처벌을 조금이라도 피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번 행정부의 상징과도 같았던 “창조 경제”와 관련된 시설이나 기관을 찾는 활동을 마지막으로 하는 것도 고려할 만한 선택으로 볼 것입니다. 초기에 그게 뭔지도 아무도 모른다고 비난이 많았던 것이 “창조 경제”였는데, 그 사이 누구인지 모를 실무자가 얼마나 피땀을 흘렸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적어도 지금은 “청년 중심의 스타트업 지원”이라는 인상은 띄게 해 놓아서, 그럭저럭 유행에 맞는 구색은 갖추게 해 놓았습니다. 그렇다면, “본인이 벌인 일이니 본인이 언제까지는 책임지겠다”, “이것만은 청년을 위해 의미가 있는 일이니 내가 망해도 다음 정부에서도 이어지면 좋겠다”며 애닮게 다니는 모습을 보여 주는 쇼도 써먹을 만할 것입니다.

대통령에게 이 방법의 단점은 이런 식으로 대중과 직접 접촉할 기회를 만들다 보면, 이번 행정부에 있었던 가장 비참한 사건, 사고들도 같이 언급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대통령은 지금까지 이런 문제에서 대중에게 가깝게 다가가는데 실패했던 적이 많았습니다. 상황이 엉망이 된 지금 이제 와서 무슨 좋은 태도나 대답을 다시 만들기도 쉽지 않을 것입니다.

이 역시 직접 현장을 찾으며 달라진 모습으로 마지막으로 다가가는 듯이 보여준다는 대안을 써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게 얼마나 사람들에게 정말로 가치가 있을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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