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친구, 조이 (Pal, Joey, 1957)

1957년작 영화, “그 친구, 조이 (Pal, Joey)”에서 프랭크 시나트라가 연기한 주인공 조이는 밑도 끝도 없는 바람둥이 입니다. 클럽을 돌아 다니며 노래를 부르는 남자 가수인 조이는 원하는 모든 여자를 손에 넣을 수 있다고 주장하며 온갖 여자들과 엉겨듭니다. 그러다 조이는 원래 일하던 동네에서 쫓겨나 샌프란시스코로 오게 되고, 그곳에서도 또 바람을 일으켜 보려고 합니다.


(포스터)

제 생각에 이 영화의 문제점은 조이가 부도덕한 인물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노래를 잘 해서 관객들에게 인기는 많지만, 거짓말쟁이에 한량이고 경제 관념도 극히 부족하여 당장 1주일의 방세조차 없이 사는 살면서 허구헌날 주위 사람에게 빌붙으면서도 항상 실실 웃어 넘기는 인간 입니다. 그러면서 예의가 없는 것이 거의 범죄자 수준이라서, 자선 파티를 주최하는 한 갑부인 부인을 두고, “이 부인은 소시적에 과거에 옷 벗는 춤으로 인기를 끈 나이트틀럽 댄서였습니다. 오늘의 파티를 위해 그 춤을 다시 추도록 우리 모두 박수로 부탁합시다!”라고 외치는 인간 입니다.


(리타 헤이워드)

그런데, 이 영화는 이런 인물을 두고, 고전 할리우드 영화의 방식에 맞춰서 어떻게든 이 주인공을 “선한 할리우드 영화 주인공”에 맞게 꾸미려고 드는 대목이 너무 많았습니다.

하기야, 할리우드 영화에서 도시를 떠도는 무일푼의 사나이가 자신의 처지에도 불구하고 항상 낙천적이고 어마어마한 배짱으로 내일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모습은 많이 보던 인물상이기는 합니다. 그런데, 이 영화의 조이는 그런 식으로 맞출 만한 한계를 완전히 벗어난 인물이었습니다. 영화 속에서 펼쳐지는 사건 하나 하나도 그런 밝고 행복한 이야기에 맞는 사연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도 이야기를 자꾸만 그렇게 맞추려고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극 중에서 조이, 즉 프랭크 시나트라는 갑부인 리타 헤이워드의 애인이 된 뒤, 그 돈으로 클럽을 차리고 사장을 하려고 합니다. 리타 헤이워드는 당연히 프랭크 시나트라가 흑심을 품고 있는 상대, 즉 연적인 킴 노박을 클럽에서 쫓아 내라고 합니다. 프랭크 시나트라는 이것을 거부합니다. 이런 이야기가 무슨 “돈에 흔들리지 않는 순수한 사랑”처럼 묘사 되어 있다는 겁니다. 앞뒤 정황을 다시 돌이켜 보면 그런 고운 이야기와는 전혀 맞지 않는 제비의 날건달 놀음 이야기 아닙니까?

킴 노박의 역할도 좀 이상 합니다.

초장에 킴 노박은 프랭크 시나트라의 수작에 흔들리지 않는 차갑고 꿋꿋한 역할을 할 때는 아주 잘 어울렸습니다. 그런데 이야기 후반이 되면, 킴 노박도 어쩔 수 없이 프랭크 시나트라에 반하여 그와 결혼하는 것을 인생의 행복으로 꿈꾸는 순박한 마음이 남아 있는 아가씨가 비정한 도시에 나와 고생하는 이야기 식으로 뽑아 나갑니다. 연결도 어색하거니와, 이때에 킴 노박의 서늘한 모습이 어울리지 않아 아주 어색했습니다. 프랭크 시나트라가 킴 노박에게 옷 벗는 춤을 추라면서 무대에서 연습 시키다가 갑자기 “이럴 순 없어”라며 멈추게 하는 장면이 하나 나오는데, 이 영화의 괴상하게 꼬인 모양이 가장 어색해지는 연출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그러니, 원래 비도덕적인 일탈의 세계를 다루는 것이 마땅할 내용을 억지로 구식 할리우드의 권선징악 틀에 끼워 맞추다가 어긋나버린 것에 가까운 영화지 싶었습니다.


(킴 노박)

그래도 볼만한 대목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전성기와 가까운 프랭크 시나트라의 노래 부르는 장면은 그의 노래 부르는 장면을 담은 영상 자료 중에서 거진 최고로 꼽을 만큼 잘 되어 있습니다. 이것 만큼은 건질만 합니다. 배경이 되는 샌프란시스코의 풍경도 영화 속에 괜찮게 어울려 있었습니다.


그 밖에...

리타 헤이워드와 킴 노박의 노래 장면은 다른 가수의 목소리로 더빙 처리 했는데, 이 역시 그런 것 치고는 잘 찍혀 나온 편입니다.

원작 뮤지컬이 있는 영화입니다. 아마도 원작 뮤지컬은 좀 더 껄렁하고 주인공에게 비판적인 느낌을 살려 가는 것 아니었을까 짐작해 봅니다.

작가들과 모델들 (Artists and Models, 1955)

1955년작 코미디 영화 “작가들과 모델들”은 쌍으로 여러 코미디 영화를 찍은 딘 마틴과 제리 루이스의 영화로, 딘 마틴의 뻔뻔한 농담과 제리 루이스의 영구 짓을 엮어 놓은 그 여러 영화들과 같은 모양의 내용입니다. 다만 특징은 개중에서도 결말로 갈 수록 이야기가 심하게 엉뚱해진다는 것 입니다.(포스터)그래도 출발은 온화해서 뉴욕에서 가난하게 사는 화가... » 내용보기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 (Ghost in the Shell, 2017)

2017년작 영화 “공각기동대”는 사람의 몸과 뇌를 개조해서 전자 장치와 연결하는 것이 활발해진 미래를 다루는 사이버펑크물입니다. “블레이드 러너” 때부터 내려오는 사이버 펑크물의 전통 대로 내용은 범죄를 추적하는 고독한 형사, 탐정들의 이야기이고, 반짝거리는 광고판이 가득하지만 울적한 밤거리를 헤매고 다니며 싸우는 내용으로 되어 있습니다.(포스터)그럭... » 내용보기

콩: 스컬 아일랜드 (Kong: Skull Island , 2017)

“콩: 스컬 아일랜드”는 1970년대를 배경으로 미지의 섬을 수색하러 나선 탐험대들이 거기에 살고 있는 킹콩을 비롯한 괴상한 괴물을 만나 한 바탕 모험을 한다는 내용입니다. 말도 안되는 거대한 괴물이 피터지게 싸우는 공상적인 내용이지만, 거기에 묘하게 진지한 느낌도 잘 배합되어 슬며시 깔린 것이 나쁘지 않게 어울리는 영화였다고 느꼈습니다.(포스터)(지옥... » 내용보기

아라베스크 (Arabesque, 1966)

평범한 사람이 어마어마한 음모나 첩보전에 휘말리는 내용은 알프레드 히치콕이 감독을 맡은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겠습니다만, 비슷한 시기 스탠리 도넌도 비슷한 영화를 감독 했습니다. 잘 알려진 사례가 “샤레이드”라면, 좀 덜 알려진 예가 바로 이 영화 “아라베스크”일 것입니다.(포스터)이 영화의 평범한 사람 역할은 그레고리 팩이 연기한 고대 이집트 문자 ... »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