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Sicario, 2015)

FBI 요원인 주인공 케이트는 인질을 구하기 위해 팀과 함께 황량한 사막 위의 집을 급습합니다. 그곳에서 비인간적인 살인 잔치를 목격한 케이트는 이 일을 꾸민 멕시코 마약 조직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됩니다. 케이트는 멕시코 마약 조직과 싸우는 특수 요원팀에 합류할 것을 제안 받자 수락하게 되며, 특수 요원팀을 따라 다니며 멕시코 마약 조직과 싸우는 일이 어떤 것인지 체험 합니다. 그런데 마약 조직과 뭘 어떻게 무슨 임무를 하며 싸우는 건 지 정확히 무엇인지는 알 수도 없고, 그것을 다른 사람들이 주인공에게 잘 가르쳐 주지도 않는다는 것이 이 영화 중반까지의 내용입니다.


(포스터)

이 영화의 뼈대는 케이트가 특수 요원팀을 따라 다니면서, 도대체 작전이 어떻게 돌아 가는 것인지 조금씩 알아 간다는 것입니다. 이 영화의 수수께끼는 괴상한 팀에 합류한 케이트가 점차 이 팀이 어떻게 굴러 가는 것인지 알아 내는 과정입니다. 그리고 그 비밀이 풀려서 이게 뭐하는 짓인지 다 알게 되는 것이 결말입니다. 처음에는 그냥 계속 영문도 모른 채 따라다니기만 하는 것 같은 케이트를 보여주고 이러려면 케이트를 왜 합류 시킨 것인지, 도대체 이게 다 뭐하자는 짓인지 최소한도 잘 안 가르쳐 주는 느낌으로 그냥 막 진행합니다.

그래서 뭔지도 모르고 영화를 지켜 봐야 하는 것이 조금은 답답하기도 한데, 묘한 것은 그 답답하고 알 수 없는 느낌이 이 영화 분위기에 잘 어울렸다는 점입니다.

주인공을 여성으로 해 놓아서, 대부분 껄렁한 남자들로 되어 있는 특수 요원 팀에서 낯선 분위기를 받는 느낌이 화면에 아예 보일 때부터 드러나게 해 놓은 것부터가 효과가 좋았습니다. 게다가 황량한 사막 풍경과 사막 위의 띄엄 띄엄 서 있는 인공적인 건물들의 모습이 아주 널찍하게 들어 오도록 촬영해 놓았는데 이것 역시 무척 잘 어울렸습니다. 비정하기 그지 없는 마약 조직과 싸우는 이야기의 메마른 느낌과도 어울리고, 도대체 작전이 뭐하는 것인지도 모른 채 잘 어울리지 못할 수 밖에 없는 주인공의 외로운 처지와도 잘 어울렸습니다.


(주인공)

결말까지 보면 진상은 홍콩 느와르 영화 부류의 비정한 특수 작전에 익숙하다면 쉽게 생각해 볼 수 있을 만한 것입니다. 그렇게 보자면 너무 지어낸 이야기 같은 느낌도 조금은 듭니다. CIA가 나오는데, 끝까지 보면 역시 최근 유행하는 “야비한 CIA” 역할 그대로 입니다. 그런데 이런 지어낸 이야기 같은 극적인 사연인데도, 적어도 중반까지는 사실적이고 생생한 느낌이 잘 나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그게 이 영화의 특징이었고, 거기에는 연출의 힘이 크지 않나 싶었습니다.

뭔지 모르는 작전에 합류해서 겉돌면서 서서히 알아 가는 주인공의 시점이라는 이야기와 황량한 화면이 사실감을 돋구는 데다가, 배경 음악이 적은 느낌이라는 점도 사실감에 도움이 되었다고 느꼈습니다. 이야기의 진행이 빠르지 않은 편이고, 전체적으로 수다스럽다기 보다는 차분한 느낌이라는 점도 실감 나는 분위기에 한 몫했다고 생각 합니다. 게다가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가 짧게 총성을 팍팍 들려 주는 총격전 장면들도 특색이 선명해서, 극적으로 꾸민 화려한 싸움 장면이라는 느낌 보다는 정말 맞으면 죽는 실제 총격전이라는 실감을 살리는 듯 했습니다.

이글거리는 밝은 태양 아래에서 차분히 진행 되는 영화인데도 전체적으로 불길하고 무서운 느낌을 은은하게 깔아 준 것도 영화를 지겹지 않게 하고 한 장면 한 장면 긴장감 있게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 합니다. 아예 시작 장면 쯤은 공포 영화처럼 연출 되어 있어서, 멕시코 마약 조직과 싸우는 것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느낌인지 겁을 주었고, 덕분에 나른한 사막 배경의 이야기에 더해 계속 아슬아슬한 느낌을 묻어 나게 하고 있었습니다.


(조시 브롤린)

굳이 단점을 찾아 보자면, 모든 사실이 다 밝혀지는 대목이 그저 조시 브롤린의 주절거리는 설명으로 되어 있다는 점, 실감나고 비정한 전체적인 분위기에 비해서 사실이 밝혀진 이후의 결말은 무적의 특수 요원이 등장하는 놀라운 이야기처럼 되어 있어서 어긋나는 느낌이 난다는 점. 그 정도가 제가 느낀 것이었습니다.

연기를 보자면, 특수 작전의 중심인 신비의 인물 역할의 베니치오 델 토로와, 관객 입장을 대변하여 영문을 모르는 일을 계속 보게 되는 주인공 에밀리 블런트의 모습이 영화의 핵심입니다. 그렇습니다만, 두 사람을 연결하는 조쉬 브롤린의 연기도 훌륭해서 기억에 남습니다. 알 수 없는 작전을 수행하는 이 영화 특유의 이상한 분위기를 살려 주는 괴상한 인물이면서도, 이상한 농담도 많이하고 조용하고 느릿한 분위기 가운데에서도 주절주절 중얼거리는 말로 이야기를 채워 주었습니다.


그 밖에...

“구니스”에 나오던 조시 브롤린이 늙은 피어스 브로스넌이 하면 잘 어울릴 법한 닳고 닳은 늙수레한 요원으로 나오다니, 세월이 이런 것인가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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