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 자이언트 영화



포스터는 전형적인 고전시대 B급 SF영화 포스터 내지는, 절정을 이루던 SF잡지 표지그림의 모습을 똑같이 따라하고 있다. 이 포스터가 내 세우듯이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50년대에 대한 회상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보다 정확하게 그 시대 SF물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차 있다.

핵전쟁 공포, 매카시즘, UFO유행, 거대 관료제 정부 같은 것에 대한 언급도 상당하거니와 등장하는 로봇의 비밀 기능 같은 것들은 당시 SF유행의 집결체다. 더군다나 살포시 등장하는 초기 록큰롤을 흉내낸 배경음악들과 50년대식으로 그려진 거리, 집, 가전제품, 가구들의 모습들도 과거를 회상하기에 충분히 좋다. "인크레더블"의 고전 SF 만화 시대에 대한 회상과도 일맥상통한다.

또 한 가지 이 영화의 아주 큰 미덕은 즐겁기 그지 없는 미술에 있다. 그 어떤 영화보다도 3차원 컴퓨터 그래픽과 수작업 2차원 영상을 잘 어울리게 하는데 공을 들인 이 영화는 아주 부드럽고 입체감있고 속도감 있으면서도, 인상파적인 독특한 색감을 견지하고 있다. 숲 장면이 많은 이 영화에서 이런 그림들은 아주 보기 좋았다.

50년대식 구식 제트 전투기가 항공모함에서 이륙해 날아다니는 장면이나 핵잠수함에서 핵미사일을 발사하는 장면 같은 것들을 애니메이션 특유의 박진잠이 넘치게 그린 장면도 다른 영화에서는 보기 힘든 독특한 장면들이었다.

이런 영화의 요소들과 함께 영화 근간을 이루는 미지 생명체와 주인공 어린이와의 우정 이야기도, 이렇게 적어 놨을 때 딱 드는 생각에 비해, 상당히 참신하다. 진부하고 과장된 헛감상에 빠지는 대신에, 이야기는 날렵하고 흥미진진하다.

일부 이 영화의 팬들은 이 영화를 "E.T."와 견주기도 한다. 그러나 소박한 어린이 피아노곡스러움과 철학적이고도 장엄한 교향곡 분위기를 완벽하게 융합하는 "E.T."의 이야기에 비하면, "아이언 자이언트"의 이야기는 일직선으로 평화주의를 그냥 무리없이 노래하는 수준 정도다.

음악은 다소 모자라고, "E.T."는 아이언 자이언트의 과시적인 미술적 즐거움이 없는 대신에, 거기에 결코 부족하지 않은 할로윈 데이 장면이나 달밤 장면, 개구리 난장판 장면같은 아이디어 넘치는 아름다운 장면이 있지 않았던가?

영화가 끝나고 나서 자막이 올라갈 때 꽤나 놀랐다. 우선 연기는 못하는데 목소리는 좋았던 한 인물의 성우가 "해리 코닉 주니어"였다. 그러고보니 극중 인물이 실제 "해리 코닉 주니어"와 굉장히 비슷하게, 또 웃기게 그려져 있다.

또 한가지, 주인공을 혼자 키우는 50년대식 젊은 엄마 - 직업도 웨이트리스다! - 의 성우가 "제니퍼 애니스톤"이었다. 이건 정말 상상도 못했다. 제니퍼 애니스톤은 "프렌즈"의 "레이챌" 인상이 워낙 강해서 좀 손해보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애니메이션에서의 연기는 전문 성우의 기본기 충실한 어울리는 연기처럼 딱 배역에 맞게 잘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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