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필드 영화



보통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와 꽤나 비슷하게 가는 트래쉬 무비다. 물론 존 트라볼타가 출연하고 돈도 꽤나 들였지만, 전체적으로 말도 안되는 억지 이야기를 진지하게 하려다가 완성도 부족으로 비틀려져 버리는 트래쉬 무비 고유의 감성을 견지하는 영화다.

사이언톨로지 라는 신흥 종교의 교주가 직접 쓴 SF소설을 영화로 만든 "배틀필드"는, 외계인이 점령한 지구에서 노예로 살아가는 인간들이 반란을 일으켜 독립한다는 내용이다.

SF적인 장면 연출의 묘미나, 디자인의 묘미도 떨어지고, 인물들은 대부분 싱겁고 썰렁하고, 앞서 말했듯이 내용은 말이 안되게만 이어진다. 여러모로, 트래쉬 무비의 한 거점으로 불리우는 "LA2013" 이 굉장히 많이 생각나는 영화다. 두 영화 다 지저분한 감옥같은 도시를 무대로 하고 있고, 압제자와 노예들이 나오고, 반항적인 주인공이 혼자 설치고 다닌다.

의외로 영화는 특수효과에는 돈을 많이 들여서 잘만든 기색이 많다. 예술적인 좋은 연출과 멋진 디자인을 찾아보기는 힘들지만, 그 썰렁한 이야기를 뽑아내는 컴퓨터 그래픽 기술이나, 합성 기술은 헐리우드 A급 영화의 정석을 따르고 있다. 이런 점을 보건데, 좋은 미술가와 각색가를 고용하는데 조금만 더 신경을 써서 영화를 좀 더 다듬기만해도 이정도의 트래쉬 무비로 추락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주인공들이 너무 전형적이고 재미없고 말도 안되는 방법으로 반란을 추진해나가서 설득력이 없는 대신에, 존 트라볼타와 그의 부관은 상당히 흥미진진한 인물들이다. 비열한 이 인물들은 "자자 빙크스"와는 또 다르게, 분위기에 잘 어울리는 코메디를 하면서 돌아다닌다. 그게 영화 전반과 융합되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살아있는 인물들은 이들 뿐이다.

지독한 악평에 비해서, 의외로 트래쉬 무비로서의 적당한 재미는 있다. 영화의 말도 안되는 설정들을 영화속의 인물들이 엄청 진지하게 생각하는 모양새가 실소를 자아내긴 한다만, 그 점만 참고 버틴다면, 세간의 지독한 악평에 비해서는 중반이후로는 지겹지는 않은 영화다. 말하자면, "LA2013"에 범접할 바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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