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터강 Der Untergang (몰락) 2 영화

Der Untergang (몰락) 1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높은 완성도, 재미와는 별개로 "운터강"의 도덕성에 의문을 제시할 만한 요소는 다음 두 가지다.

첫째. 영화는 비참한 최후만을 보여줄 뿐, 나치 독일이 최후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행보를 생략하고 있다. 따라서 단순히 받아들이는 입장에는 비참한 최후에 대한 동정심만이 강조된 나머지, 나치 독일을 옹호하는 정서를 관객들에게 불러일으킬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다이하드"의 한스 그루버나 "라이온 킹"의 스카 같은 악당도 비참하게 죽긴하지만, 그러한 죽음은 동정을 불러일으키기보다는 권선징악에 대한 강한 동의일 뿐이다.

그렇다면, 만약, "운터강"의 앞부분에 독일군의 동유럽에 대한 가혹한 점령행위들과 유태인 박해를 집어넣었다면, 오히려 이러한 베를린의 파괴는 슬픈 장면이 아니라 도리어 통쾌한 장면으로 보일 수도 있지 않았겠는가?


(베를린 방어선의 핵심 전력과 이들을 돌아보는 아돌프 히틀러)


(당시의 실제 사진)

여기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논박을 펼 수 있다. 권선징악적 구성이, 감정이입의 동선을 따라 어떤 적대대상에 대한 반감을 훨씬 더 잘 불어 넣을 수 있기는 하다. 하지만 그러한 적대감은 그 대상에 대한 이유가 있어서 생긴 적대감이 아니라, "처음에 주인공을 괴롭혔기 때문에" 생긴 적대감이다. 주인공은 관객이 감정이입하는 대상이므로, 어쩌면 이러한 권선징악적 적대감은 "나를 괴롭힌 놈이 당하니까 보기 즐겁다"라는 가벼운 이기주의의 논리에 지나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러한 장면을 생략하고 붕괴되는 "상대"를 보여주되, 그 이면에 숨은 비도덕적인 "상대"의 사상과 그 행동들도 같이 드러낸다. 이 속에서 관객들은 왜 "상대"가 이 꼴을 당하게 되었고, 도대체 무엇이 나쁜 것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단순히 "주인공-나를 괴롭히니까 나쁜 놈"이 아니라, 감정이입하는 대상 자체의 잘못을 보게하고 그 두려움을 느끼게 한다. 이로써 오히려 스스로에 대한 반성적 시각을 강화시킨다. 이런 점은 오히려 권선징악물이 갖지 못한 도덕적 미덕이 되어 줄 수도 있다.
(한국은, 2차대전 추축국의 박해를 받다가 독립했으며, 당시 연합국의 핵심국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받아서, 그 어느 나라 못지않게 반 추축국 분위기가 강함에도 불구하고, 도리어 수십년간의 독재와 군국주의에 대한 예찬이 이루어지지 않았는가?)


(자살한 히틀러의 시체를 불태우며. 잠시후 포격소리가 들리자 이 위인들은 혼비백산하여 도망간다.)

둘째. 영화는 그 어떤 영화보다 아돌프 히틀러와 그 측근들을 생생하고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러한 점은, 영화의 메세지, 구성, 장단점 중 어느 것을 부각하는가의 여부를 모두 떠나서, 아직도 꽤 많은 히틀러 찬미주의자들과 신나치주의자들에게 "사실에 가까운 히틀러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그 사실 자체로 강한 향수를 불러온다.

그들에게는 단지 "Mein F:uhrer"가 그때 모습 그대로 나온다는 것 하나로 즐거운 단결의 시간이 되어 줄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두번째 논점에 따라, 많은 나치 애호가들에게 인종주의의 비도덕성과
침략국의 잔학상을 잊도록 하는 영화라고 이 영화에 낙인을 찍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 대해서도 영화는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을 듯 하다. 이 영화가 가장 인기를 끈 독일에서도, 흥행성적은 스타트렉에 대한 패러디 코메디에 밀렸고, "슈렉2"에도 밀렸다. 누구나 분명히 느끼다 싶히, 누가 뭐래도 21세기는 인터넷과 유머의 시대이니까. 세상은 이 영화 하나 정도는 충분히 잘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

덧글

  • 심만 2005/09/13 00:04 # 답글

    마지막 문단이 심히 공감갑니다 ^^
  • 게렉터 2005/09/22 12:15 # 답글

    심만/ 그런의미에서, 이 영화도 약간 만 더 속도감 있게 전개되었으면 또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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