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스틱4 Fantastic Four 영화


(영웅으로서의 폼잡기라면, 돌아가신 크리스토퍼 리브에게 수십수 가르침을 받아야 할 듯한, 판타스틱 4)

판타스틱4는 가장 전형적인 미국식 초능력 영웅 이야기이다. 슈퍼맨, 플래쉬, X맨 같이, 미친 과학자와 우울한 영웅들, 거기에 유머를 좀 섞어서 대도시의 밤을 번쩍거리면서 날아다니는 이런 이야기들의 표본으로서, 판타스틱 포는 충분히 그 자격을 갖추고 있다.

판타스틱4가 다른 비슷한 영화와 구분되는 가치는, 컴퓨터 그래픽 시대의 자유로운 특수효과 활용으로 초능력 영웅들을 나타낸 영화들 중에서, 가장 정석을 따른다는 점이다. 비슷한 이야기로 얼른 떠올릴 수 있는 것은 X맨과 스파이더맨이다.

그런데, X맨은 악당으로부터 시민들을 구하는 초능력 영웅이야기라보다는, X맨 특유의 돌연변이들 간의 알력에 대한 다소 정치적인 주제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전형과 다르다. X맨은 딱히 권선징악적이지도 않고, 소동속에서 "블록을 버스팅"하는 와중에 시민들의 영웅으로 박수를 받는 이야기와도 다르다.

스파이더맨은 판타스틱4의 이야기와 좀 더 비슷한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스파이더 맨은 대체로 평범하고 소심한 젊은이었던 주인공이 갑자기 스파이더맨으로서의 위상에 올라선 것에 대한 개인적인 잔이야기를 담고 있는 점에서 좀 더 구분된다. 또한, 스파이더맨의 깊은 전통 덕분에 스파이더맨의 액션은 그런 전통을 지키기 위해 다소 제한되어 있다는 특징도 있다.


(도시 배경의 초능력 영웅 이야기이고, 빌딩이 눈앞에 보인다면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주는 것이 예의일지니.)

그에 비해 판타스틱4는 별 심각한 고민 없이 시원스럽게 초능력 영웅 이야기를 그냥 마구 펼친다. 당연히 이런 이야기 특유의 갑자기 초능력을 갖게 된 데 대한 즐거움이나 번뇌도 조금씩 그리고 있고, 초능력 영웅 구성원 간의 갈등도, 팀웍도 그려내고 있다. 그러나 이런 이야기에 진정한 깊이가 있다기 보다는, 말 그대로, 초능력 영웅물의 전형이 보여줄 수 있는 바를 하나 하나 차근차근 보여준다는 면에서 재미의 요소를 다양화한다는 의미가 있을 뿐이다.

결과적으로, 판타스틱4는 화려한 액션을 유감없이 연출하는 괜찮은 영화다. 그러나 "배트맨" 1, 2편이나, "슈퍼맨"과 같이, 하나로서 완결된 기승전결의 구조를 갖고 있지는 않다. 그보다는, 신기한 장면, 재미있는 장면을 나열하서 최소한의 이야기의 맺음만 있는 특별쇼 분위기에 가깝다. 즉, 이미 익숙한 만화 시리즈나, 텔레비전 시리즈가 있는 작품에 대해, 일종의 팬을 위한 선물 분위기다. 말하자면, "춤추는 대수사선 - 레인보우브릿지를 봉쇄하라"와 가까운 성격을 갖고 있다.

그런데, 판타스틱4는 다른 전형적인 초능력 영웅 이야기에 비해, 그 팬층이 세상 사람 모두가 알만큼 두터운 이야기는 아니기 때문에 이런식의 특별극장판식 구성은 좀 허황한 구석이 있다. 또한 CG 특수효과를 전면에 내세우는 영화치고는 특수효과의 현실감이 과히 뛰어난편이 아니다. 더군다나 주연이라고 할 수 있는 리드와 수는 인상이 인물과 잘 맞지 않거나 연기가 어색한 부분이 있고, 악당은 대단한 민폐를 끼치지 않아서 마지막 결전이 개인적인 느낌에 머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CG를 동원한 흥미진진한 연출과 속도감 있는 장면 구성은 모범적이고, 섞여 드는 유머도 상투적일지언정 억지스럽지는 않다. 등장인물들의 모습과 의상, 연구소와 빌딩들은 보기에는 적당하고 색채감도 이야기에 도움이 된다. 또 별 하는 일이 없어서 그렇지, 악역으로 등장하는 빅터는 좋은 초능력 영웅물 악당으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어서 이야기 전개를 팽팽하게 유지해 나간다.


(레이챌과 로스?)

결국 판타스틱포는 욕심 없이 특수효과와 화려한 연출에 기대어 제시카 알바와 같은 초보 인기 스타를 내보내기에 적당한 영화이다. 원작의 힘에서 나온, 시트콤 같은 인간 관계에 대한 가볍지만 흡인력있는 재미들이 제대로 꽃피지 못한 것은 명백한 한계이다. 그러나, 근래에 보기 드물게 아무 생각 없이 발빠르게만 나가는 이야기라서, 어줍잖은 자의식에 빠져 지쳐버리고만 몇몇 영화들보다 차라리 낫다.

주연 배우의 매력을 제대로 과시하면서도 극적인 개성을 잘 표현하기도 한 "친절한 금자씨"에 비해서는 판타스틱4는 좀 속보이게 엉성한 방법으로 제시카 알바를 써먹었다. 반대로 마이클 베이의 관록있는 몇몇 공들인 연출에도 불구하고 액션 블록버스터의 기본에서 실수를 한 "아일랜드"에 비하면, 판타스틱4가 더 재미있는 영화라 본다.


그밖에...
초능력 영웅들이 왜 몸에 붙는 스판덱스 유니폼을 입는가에 대해서, 가장 공들인 설명을 제시하는 영화였습니다.

원작에 대해서는 이 사이트 http://www.ffplaza.com 가 재미있는 정보를 많이 제공해 줍니다.


덧글

  • 와니 2005/11/24 20:03 # 삭제 답글

    저는 무척이나 재밌게 봤답니다.
    영웅물로는 아주 괜찮았던것 같아요 ^^
  • 게렉터 2005/11/25 11:22 # 답글

    아무래도 원작이 갖고 있는 기본 재미가 있는데다가, 연출도 액션영화의 정석을 따를 뿐 큰 무리는 안했으니, 적당히 즐길만한 영화가 나온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쓸데 없이 뭔가 해보려고 하다가 망쳐버리는 영화들에 비해서는 훨씬 나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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