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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이야기하려는 것은 벅스 버니 만화영화 두 편 입니다. "세빌리아의 토끼"와 "왓츠 오페라, 닥?" 입니다. "왓츠 오페라, 닥?"은 잘하면, "선생님, 오페라가 뭐예요?" 쯤으로 번역할 수도 있을 텐데, 왜 그렇게 하지 않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벅스 버니 팬은 아니니까, 주로 쓰는 제목을 그냥 아무 생각없이 따라하겠습니다.
[세빌리아의 토끼] "세빌리아의 토끼"는 어떻게 보면 별달리 특이할 것은 없습니다. 벅스 버니 만화영화라는게 보통은 좀 인상이 강한 배경에 엘머 퍼드와 벅스 버니를 던져 놓고 난리블루스를 추게 하는 겁니다. 사막, 산악, 바닷가, 북극, 세계의 명소 같은 곳들이 배경이 되기도 하고, 일상적인 장소지만 재미난 장소들이 배경이 되기도 합니다. "세빌리아의 토끼"는 오페라 극장을 배경으로 한 그런 보통의 벅스 버니 만화영화 입니다. 따라서 "세빌리아의 토끼"는 엄밀히 말하면 오페라 영화도 아닙니다. 다만, 배경음악이 줄기차게 "세빌리아의 이발사" 서곡을 꾸며놓은 것이고, 모든 동작들은 음악에 딱딱 떨어지게 맞췄습니다. 아마 대사 대신 노래를 하는 부분도 있긴 할 겁니다. ![]() [세빌리아의 토끼] 음악과 떨어지는 유머들은 경쾌하긴 합니다만, 좀 진부해진 듯한 "이발소 의자 올리기 놀이"나 갑자기 신부로 분장하는 엘머 퍼드 같은 정신 없음은 좀 뜬금없다 싶이 리듬이 좀 어긋나기도 합니다. 비슷한 시기 만화영화 중에는 저는 차라리 도널드 덕 만화영화들을 더 좋아하는 편입니다만, 벅스 버니 만화영화 중에서도 그 왜, 투우장에서 설치는 것 있지 않습니까. 그게 차라리 "세빌리아의 토끼"보다 더 좋은 듯 합니다. 배경음악을 "세빌리아의 이발사" 서곡으로 맞춰 낸 것은 독특하고 재미있는 시도이긴 합니다만, 정말 재미있는 만화영화라기에는 약간 모자란 듯 합니다. 그냥 약간 독특한 시도가 곁들여진 무난한 벅스 버니 만화영화 입니다. ![]() [왓츠 오페라, 닥?] "왓츠 오페라, 닥?"은 좀 다릅니다. 이 영화는 어떻게 보면 본격 오페라 영화입니다. 사실 "세빌리아의 이발사"가 명성을 얻은 것도, 반쯤은 "왓츠 오페라, 닥?"이 인기를 끌었기 때문입니다. "세빌리아의 이발사"에서 "왓츠 오페라, 닥?"이라는 명망 높은 만화영화의 전조를 읽을 수 있다는 겁니다. "왓츠 오페라, 닥?"은 전생에 엘머 퍼드였던 듯한, 바그너 오페라 속의 신 내지는 거인이 살고 있는 신화의 세계가 배경입니다. 어쩌다 그 세계에 놀러오게 된 것으로 추정되는 벅스 버니가 설치고 다니는 게 이 오페라의 내용입니다. "왓츠 오페라, 닥?"은 사실 그렇게 정통 오페라 영화...라고 할만 한 것이 못된 다고도 할 수 있을 겁니다. 오페라 부파라는 희극 오페라와도 성격은 많이 다릅니다. "왓츠 오페라, 닥?"은 꽤나 그럴듯한 오페라 모양새를 갖추고 있지만, 그것은 정말로 오페라 다운 묘미를 노린 것이라기보다는, 세상에 가득한 바그너 팬들에게 바그너에 대한 멋진 오마주들을 퍼붓는 데 초점을 맞춘 것입니다. ![]() [왓츠 오페라, 닥?] 바그너 팬들은 오페라나 고전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좀 더 개성이 강한 집단들이기에 이들에게 이 만화영화는 정말 반가운 것 입니다. "왓츠 오페라, 닥?"을 보면서, 제작자들 중에 누구 하나는 분명히 바그너 광팬임이 분명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왓츠 오페라, 닥?"은 나름대로 신화적이면서도 관념적인 바그너 오페라스러움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바그너 오페라의 환상적인 무대 미술을 그대로 가져오고, 바그너 음악 특유의 과장과 박력은 만화영화 첫장면에서부터 희화화되어 풍자됩니다. 그 무시무시한 그림자를 보십시오. 물론 그것은 비웃음이기도 하지만, 팬으로서의 애정이 가득한 것입니다. 아마, "갤럭시 퀘스트"의 태도와 비슷할 겁니다. 줄거리도 전형적인 바그너 풍입니다. 마술 투구를 쓰고 엄청난 힘을 가진 영웅인 엘머 퍼드는 토끼를 죽이려 들다가, 그만 그 토끼가 변장한 여인에게 사랑에 빠집니다. 그러다가, 정체를 알게 되자, 그는 엄청난 분노에 사로잡혀, 엄청난 힘을 발휘해서, 토끼를 없애 버립니다. 그리고 곧, 죽은 토끼를 보고, 갑자기 절규하고, 장엄한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겁니다. ![]() [왓츠 오페라, 닥?] 자꾸 바그너 바그너 했는데, 저는 바그너를 많이 듣지는 않습니다. 저는 바그너 음악중에서 결혼행진곡이 제일 듣기 좋다고 생각하니, 조용필 노래 중에 "돌아와요 부산항에"가 가장 좋다는 것이나 비슷할 겁니다. 그래도 "왓츠 오페라, 닥?"이 멋진 바그너 패러디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발키리 비행" (스타크래프트를 따르는 표기입니다.)에 맞춘 "Kill the wabbit~" 하는 엘머 퍼드의 가사도 그럴 듯하고, 특히 성악과 발레보다는 기악 중심으로 이끌어가는 바그너 오페라의 구성도 잘 추려내서 슬쩍슬쩍 보여주고 있습니다. 벅스 버니 영화지만, 거의 전적으로 엘머 퍼드가 주인공이고 벅스 버니의 역할이 상당히 수동적이고 단순하다는 점도 꼽을만 합니다. 바그너의 가장 거대한 오페라인, "니벨룽의 반지"는 한 편이 각각 네 시간정도 되는 오페라가 네 편이 주구장창이어지는 말도 안되는 대작입니다. CD로 사서 들으려고 해도, 한 십몇만원은 합니다. 합창장면이나 현란한 군무장면은 거의 없고, 덩치있는 가수들이 우두커니 서서 독일어로 둔중하게 심각한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그 열여섯시간의 태반을 차지합니다. 그러면서도, 오케스트라는 어찌나 장렬무쌍한지. 확실히 독특한 취향입니다. ![]() [니벨룽의 반지] 그러나 소위 "바그네리안"들은 굉장히 많고, 또 골수 바그네리안들이 그중에서도 많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왓츠 오페라, 닥?"은 정다운 선물일 것이고, 다른 사람에게도 바그너에 맛 붙이기에 뭔가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할 겁니다. 이런 가벼운 만화에 오페라가 소재로 등장한다는 것은 그만큼 오페라가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면 가깝게 다가오는 인상이라는 뜻일 겁니다. 황금 티켓을 발매하는 것보다는 이 두편의 만화 영화가 더 그럴듯해 보입니다. "세빌리아의 이발사"는 모두가 꼽는 최고의 오페라 부파이고, 마침 올해에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니벨룽의 반지" 전작이 공연된다는 소문도 있고하니, 한 번쯤 어디 케이블텔레비전이나 위성방송에서 한다면 분위기조성용으로 두 만화영화를 한 번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겁니다. 아마 올 가을 쯤에 정말로 "니벨룽의 반지" 공연이 있다면, 한 며칠 줄기차게 보러다닐 작정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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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카니지/ 감사합니다.
m..
by 게렉터 at 08:42 Film 2.0 07년 2월호(321.. by 볕뉘 at 07/22 http://www.dvdprime.. by miziwang at 07/21 어제나 저제나 하고 기.. by shuha at 07/21 음 별로 공감은 가지 않지.. by 곰돌군 at 07/21 잘 읽었습니다~ by kisnelis at 07/21 으아 제가 읽은 것중 가장.. by 살모넬라 at 07/21 다행히도(?) 스토리는.. by 잠본이 at 07/20 조무래기 처리하는 부분.. by 타누키 at 07/20 감상문 잘 읽었습니다. .. by 예영 at 07/20 창이: 정체를 드러내보.. by 동사서독 at 07/20 기대했던 리뷰 감사합니다. by 뚱띠이 at 07/20 이걸 보고 나니 [다찌마.. by marlowe at 07/20 멋진 리뷰 항상 감사드.. by 더카니지 at 07/20 학창시절에 가장 흥미롭.. by 냐옹쟁이 at 07/19 브이에 관한 글을 살펴.. by 짱깨 at 07/18 이거 낚시할때 팁 있습니.. by 요하니 at 07/18 아롱쿠스/ 정말 박동룡 .. by 게렉터 at 07/18 너무 소심하신 것 같습니.. by ydhoney at 07/17 31-2 애피소드는 환상여.. by 냐옹쟁이 at 07/15 최근 등록된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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