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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2006년 1월 1일에 올린, "청연"에 대한 글을 시작으로 올 한 해에서 4일을 뺀 기간동안 137편의 글을 이곳에 썼습니다. 공연, 책, TV쇼에 관한 글들도 있었습니다만 그 중에 대다수는 영화에 관한 글이었습니다. 올해도 지나가는 만큼, 올해 쓴 영화를 대상으로 가장 좋은 영화라고 생각되는 것들을 꼽아보려 합니다.
연기가 좋은 영화, 연출이 좋은 영화, 연기-연출 이외의 다른 부분이 좋은 영화에 대해서 각각 두 편씩을 선정했고, 올해 개봉된 영화를 뺀 나머지 영화 중에서 좋합적으로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 영화 한편과, 올해 한국에서 개봉된 영화 중에서 모든 면에서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 영화 한편을 꼽았습니다. 1. 가장 좋은 연기를 보여준 영화: "선셋대로", "나의 결혼 원정기" ![]() http://gerecter.egloos.com/2800684 "선셋대로"는 누구나 글로리아 스완슨의 연기에 대해 언급하는 영화입니다. 정형화된 사실적이고 인간적인 연기와는 약간 거리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란하게 기괴한 감성을 표출하고 공포감과 측은함을 동시에 불러일으키는 화려한 대사와 표정, 몸짓과 손짓들은 영화를 보고나면 정말로 선명하게 기억에 남고 박진감 넘치는 긴장과 재미를 줍니다. 이런 표현 방식은 이 영화속 인물에게 꼭 필요했던 것이고, 글로리아 스완슨이 해낼 수 있는 주특기를 한껏 끌어낸 것이기도 했습니다. 그 밖에 남녀 조연들의 연기 역시 배역에 잘 어울리는 출중한 것이었습니다. ![]() http://gerecter.egloos.com/2329890 "나의 결혼 원정기"는 배경만 보면 멜로 영화가 선택하는 경치 좋은 한국 관광지나 뉴욕 흉내내는 빌딩 숲 도시를 벗어났다는 점이 독특합니다. 하지만 줄거리 갈등구도는 지나치게 평범한 면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영화는 적당히 볼만합니다. 영화가 포착해내는 여러가지 단편적인 모습들에는 좀 색다른 것이 있긴 합니다만, 역시 이 영화의 가치는 상당부분 수애, 유준상, 정재영의 좋은 연기에 있습니다. 정재영과 유준상은 진심을 드러내려고 노력해서 사투리 연기의 벽을 넘어서 감정을 먼저 전달해 내고 있습니다. 특히 정재영은 숙취에 시달리는 연기에서 엄청난 위력을 보여줍니다. 화면 밖으로 그 알코올의 기운이 뻗어나와서, 보고 있는 사람마저 왠지 술에 취해 머리가 아플듯한 느낌을 이끌어 냅니다. 요즘 영화중에서 이만큼 소주나 반대로 해장국 먹고 싶어지는 영화도 잘 없지 싶습니다. 2. 가장 좋은 연출을 보여준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더 웨스트",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 http://gerecter.egloos.com/2401579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더 웨스트"는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이 과시적으로 내세우는 서부 영화 연출이 촘촘히 모여 있는 영화입니다. "킬 빌"에서 어린이 영화 "슈퍼 홍길동"에 이르기까지 온갖 영화들이 이 영화에 모여 있는 총싸움 대결 연출을 활용했습니다. 영화가 느릿느릿흘러가는 면이 있고, 남자배우들이 거의 전부 다 후줄근하고 지저분한데다가 여자 배우는 잠시동안이지만 엉뚱하게 활용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음악에 푹 빠지지 않는다면 지루한 영화로 비칠 수도 있습니다. 대신에 이야기 전개를 희생해 가면서까지 중후하게 담겨있는 총싸움과 눈빛 보여주기 장면에 감동한다면, 엄청나게 그럴듯한 사극, 서부 영화로 보일 것입니다. ![]() http://gerecter.egloos.com/2775191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전통적인 가녀린 여자 주인공, 멋쟁이 남자 주인공의 서글픈 연애 이야기 줄거리를 차분히 펼쳐나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영화가 독특해 보이는 이유 중에는 사실적으로 현실을 표현하는 듯 하면서도, 또 그냥 화면을 처다보기에는 무척 아름다워 보이도록 군데군데 부분부분 미화하고 꾸며서 지어놓은 부분들이 들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전반부에 자극적인 연출을 조금씩 끼워 넣어 흡인력을 이끌어내는 것도 좋고, 결말 연출도 멋집니다. 특히 별 반찬도 없는 밥이 맛있어 보이는 장면이라든가, 동물원 우리에 갖힌 호랑이를 정말로 무섭게 보이게 하는 연출은 새겨 볼만합니다. 3. 가장 좋은 기술을 보여준 영화: "이창", "장화, 홍련" ![]() http://gerecter.egloos.com/2279057 "이창"은 탄탄하게 잘 지어진 세트와 이 세트와 주인공의 시선을 오가며 연결하는 촬영, 편집이 아주 잘 되어 있는 영화입니다. 정작 음악이 이야기 상에서 결정적으로 위력을 발휘하는 장면은 엉성하게 처리되었지만 배경 음악도 좋습니다. 사실 이 영화에는 다른 장점도 무척 많은 명망 높은 걸작입니다만, 그런 다양한 장점을 갖고 있는 영화를 기술 부분에 뽑는 것으로 했습니다. ![]() http://gerecter.egloos.com/2279057 "장화, 홍련"은 한국에서 아직도 공포영화들이 계속 만들어지는 이유 중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만한 영화입니다. 이 영화의 단점이라면 무섭게 해주기위해서 귀신들이 등장하는 방식이나 귀신 모양이 막상 영화 전체 줄거리나 이야기 분위기에는 깔끔하게 안 들어맞는다는 것을 생각해 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상 이 귀신들은 꽤 무섭긴 합니다. 이 영화의 음악은 요즘 한국 영화 OST 중에서 무척 사랑 받는 곡이고, 어둡고 밝을 때를 잘 활용하는 조명, "하녀"와 맞먹을만한 2층집 세트도 잘 치장되어 있습니다. 염정아가 자매들 사이에 처음 등장하는 장면은 별것아닌 전통적인 방식의 등장이지만 이만큼 매끄럽게 되어 있는 것도 드물다고 생각합니다. 4. 올해 게시한 영화 중에서 가장 좋은 영화(올해 개봉작 제외): "까치소리" ![]() http://gerecter.egloos.com/2166782 제가 올린 모든 영화에 관한 이야기 중에서 사실상 가장 주목 받지 못한 것이 바로 이 "까치 소리"에 관한 것입니다. 60년대에 나온 작은 한국 영화이고, 분량도 짧고, 격정적인 사건이 담겨 있긴하지만 정교한 범죄나 존재론적인 파국이 몰아 닥치고 있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소위 "문예물"들이 많이 나오던 시기에 나올 수 있는 가라앉아 있는 진지한 감성을 인기 배우들이 연기하고 있다는 재미가 있고, 남정임, 윤정희와 같은 배우들의 매력은 화면속에 가득 잡혀 있습니다. 판토마임 연기에 갖혀 있기만 했던 신성일은 이 영화에서도 비록 후시 녹음 성우 연기에 가려져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보다 좋은 연기를 보여 줍니다. 5. 2006년의 영화: "스윙걸즈" http://gerecter.egloos.com/2314230 ![]() 2006년 한국에서 정식 개봉되어 글을 올려 본 영화중에는 "스윙걸즈"가 비할 바 없는 으뜸이었습니다. 줄거리는 우습고도 감동적이며, 각본은 복선과 긴장에 충실하며, 촬영은 아름답고, 배우들은 더 아름답습니다. 음악은 마지막 연주도 좋지만, 처음으로 실수 투성이 곡을 연주할 때나, 연습한다고 입으로 흥얼거리며 화음과 박자를 맞추는 장면에서 다른 영화들이 흉내내기 어려운 힘을 보여줍니다. 영화 속 연주곡 이외에 배경음악으로 사용되는 음악 역시 무척 좋은 편입니다. 이 영화에 들어 있는 몇 군데의 작정하고 비현실적인 웃기기 장면들과 영화 전체에 존경스러운 인물이 아무도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스윙걸즈"는 간혹 얄팍한 가짜 영화요, 사상이 없는 멍청한 영화로 취급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영화가 좀 우습다고 해서, 이 영화가 담고 있는 인생에 대한 성찰이 그저 유치찬란하기만 한 것은 아니요, 더더군다나 눈앞에 뻔히 보이고 두 귀에 선명히 들리는 기술적인 미려함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두 번, 세 번 볼 때 더욱 선명하게 가치가 드러나는 영화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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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카니지/ 감사합니다.
m..
by 게렉터 at 08:42 Film 2.0 07년 2월호(321.. by 볕뉘 at 07/22 http://www.dvdprime.. by miziwang at 07/21 어제나 저제나 하고 기.. by shuha at 07/21 음 별로 공감은 가지 않지.. by 곰돌군 at 07/21 잘 읽었습니다~ by kisnelis at 07/21 으아 제가 읽은 것중 가장.. by 살모넬라 at 07/21 다행히도(?) 스토리는.. by 잠본이 at 07/20 조무래기 처리하는 부분.. by 타누키 at 07/20 감상문 잘 읽었습니다. .. by 예영 at 07/20 창이: 정체를 드러내보.. by 동사서독 at 07/20 기대했던 리뷰 감사합니다. by 뚱띠이 at 07/20 이걸 보고 나니 [다찌마.. by marlowe at 07/20 멋진 리뷰 항상 감사드.. by 더카니지 at 07/20 학창시절에 가장 흥미롭.. by 냐옹쟁이 at 07/19 브이에 관한 글을 살펴.. by 짱깨 at 07/18 이거 낚시할때 팁 있습니.. by 요하니 at 07/18 아롱쿠스/ 정말 박동룡 .. by 게렉터 at 07/18 너무 소심하신 것 같습니.. by ydhoney at 07/17 31-2 애피소드는 환상여.. by 냐옹쟁이 at 07/15 최근 등록된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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