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후화 滿城盡帶黃金甲 (황후花, Curse Of The Golden Flower, 황금갑) 영화

"황후화"는 중국 중세의 왕가를 배경으로 합니다. 그리고 환상적인 과장으로 미술적인 치장을 보여 주려는 영화입니다. 금색으로 번쩍 거리는 옷들과 오색으로 치장된 궁전을 주무대로 햄릿과 리어왕과 그 많은 아류작들을 뒤섞어서, 친척끼리 죽이고 살리는 것을 내용의 줄거리로 하고 있습니다.


(위선자들)

"황후화"에서 시작하자마자 아쉬워지는 것은 대사입니다. "황후화"는 중세 시대 중국에서 배경을 차용해 온 만큼, 수천년간 내려온 고전적인 문예의 다양한 멋과 향취를 즐길거리로 만들 수 있을 있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의 대부분의 대사는 "어마마마" 정도를 제외하면 말투는 물론이요, 대부분의 단어까지, 그냥 현대를 배경으로하는 그냥 일본만화 대사 형태의 말입니다. 사실 많은 요즘 TV사극들도 옛사람들이 아주 어색하게 최첨단 말투로 줄거리 전달해주기에 급급합니다. 그래서 사극 어투에서 발굴해낼 수 있는 묘미를 죽이곤 합니다. 그런 사극에 나올법한 예로, "국토를 방위하기 위해 우리 민족은 단결해야 하느니라!" 같은 말을 읊는 고려시대 쯤의 장군을 상상해 봅니다. 이런 대사는 너무 어색서 오히려 "~느니라"를 습관적으로 붙인게 더 성의없게 느껴집니다.

물론 꼭 중국 전통 문화를 살리려고 굳이 굳이 발목잡혀 노력해야하는 의무에 휘둘릴 필요는 없습니다. 아닌게아니라 "황후화"의 배경이 기본 뿌리는 중국 중세에 있다고 하지만, 사실 "반지의 제왕" 만큼이나 고유 문화에서 벗어나서 환상적인 지어낸 이야기로 나온 부분이 많습니다. 그런만큼, 대사와 어투에서 좀 자유로워졌다고 꼭 어색해지는 것만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그래도 현실 세계에서는 맛볼 수 없는 독특한 낭만적인 서사시의 향취는 이런 이야기에서도 중요한 재미거리 중 하나입니다. 몇몇 검과 마법 이야기 소설에 나오는 엘프나 요정들만의 독특한 인사법이라든가, 고색창연한 소네트나 호들갑스러운 옛날 수사법이 진귀한 운치를 자아내는 세익스피어 이야기, 기사 이야기 같은 것들은 그런 예입니다. "퇴마록"만해도 뜬금없이 카톨릭 기도문을 읊는 신부나 무속신앙을 들먹이는 주술 같은 것이 오묘한 재미가 있지 않습니까.


("~사옵니다"만 붙이면 옛날말이 되사옵니다)

중국어권 영화에서도 그런 예는 많습니다. 염불이나 불교 경전의 어구를 적극적으로 이야기에 재미로 만들어 넣은 "청사"라든가, 옛 노래가사의 운치가 영화전체를 뒤흔드는 "소오강호" 같은 이야기가 얼른 생각이 납니다. "황후화"에서도 좀 더 배경의 뿌리가 되는 시대에 어울리는 문화적인 개성을 탐구했다면, 시적인 매력이 풍부하면서도 도리어 고증 때문에 사실적인 느낌까지 더할 수 있었을 수도 있었을 겁니다. "황후화"가 그런면이 아주 없는 것도 아닙니다. 예를 들면 이 영화에서 시각을 알리는 궁전의 관리들이 있습니다. 이 사람들은 말투와 운율의 묘도 멋지고 발성도 듣기 좋아서 멋드러진 대사들이 단연 귀에 들어오는 인상적인 요소입니다. 주연과 조연들이 하는 말에도 조금만 이런 예스러운 면을 활용할 수 있었다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절대주의 궁궐 분위기)

같은 맥락에서 "황후화"의 음악도 좀 재미 없는 편입니다. 음악이 장중하고 엄숙한 분위기가 나게 만들어져 있어서 아주 산통을 깨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음악 기술 상의 제작이나 연주도 "묵공" 보다 훨씬 나은 편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안일하게 비슷한 상황에서 미국 영화들이 남용하는 음악을 그대로 이어간 것은 역시 분위기를 깨는 면이 있습니다. 우륵이 제자들에게 가야금 곡을 가르쳐 줄 때 아이팟에 MP3로 녹음해서 주는 듯, 약간은 우스꽝스러운 부분도 가끔 있습니다.

고전 "대취객"처럼 중국 전통 음악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거나, "동방불패"처럼 음악의 멋으로 영화의 감동을 불타오르게 하기는 물론 도전하기 어려운 일일 겁니다. 하지만, "황후화"의 음악은 "라젠카" 등에서 남용된 자기도취로 규모만 키우는 록음악을 연상케하는 형태로, 안일합니다. 오히려 "연인"이나 "영웅"의 음악이 차라리 훨씬 영화에 어울리는 개성이 강했다는 기억이 납니다.


(Save us)

록 음악 이야기를 했는데, "황후화"의 끝부분은 정말 "아이다"의 개선 행진곡에 영감을 받아 만든 소위 "록 오페라"라는 노래들이 떠오를 법도 합니다. 수백개의 악기가 울려퍼지는 것을 흉내내는 신서사이저 소리와 파괴감을 흉내내는 격렬한 기타 소리로 뭔가 어마어마한 거대한 연주처럼 만들었던 그런 분위기가 "황후화"의 음악에도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막판쯤에는 자금성 "투란도트" 공연을 회상하는 듯한 느낌도 듭니다.

그런면에서 보면, 금장식이 영화 전체에 걸쳐서 정신나간 듯이 번쩍번쩍하고 오색찬란 휘황한 빛깔로 요란한 장식을 보여주는 영화의 화면은 무슨 글리터 록 밴드의 뮤직 비디오 영화 같아 보입니다. 노랑과 빨강, 따뜻한 색감의 색을 마구 뿌려 대면서 금속 장식이 빛을 과하게 뿜어 내도록 조명을 사용한 모양새는 1980년에 나온 "플래시 고든"과 흡사합니다. 이런 분위기는 신화나 꿈을 그리는데 유용하고, 너무 무거운 이야기보다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같은 비교적 가벼운 모험담에 쉽게 어울리기마련입니다. 그래서 존속살해, 비속살해로 마구 피를 뿌려대는 암담한 분위기에는 막바로 어울리지는 않습니다. 기묘하게 뒤섞이며 신화적인 상징성을 띄는 느낌이 나긴해서 무의미한것은 아닙니다만, 가끔가다가는 그냥 겉멋만 부리는 듯하게 보일 때도 있습니다. 차라리 심하게 공상적인 분위기로 밀어 붙이는 막판 전쟁 장면같이 영화 전체를 만들었다면 이런 분위기도 썩 좋았겠습니다만, 또 영화의 중심을 거기에 둔 것도 아니기에 이래저래 조화에서 어긋나는 느낌이 납니다.


(플래시!)

좀 더 들여다보자면, "황후화"의 화려한 미술은 중국 중세를 바탕으로 과장해서 바로크나 로코코 풍의 화려한 유럽 귀족 미술을 접붙이기 하는 방향입니다. 그렇지만, 쉽게 눈에 뜨일법한 겉껍데기 장식만 대강 뜯어내서 갖다 붙인 듯 합니다. 그래서 정말로 그런 풍치가 흐른다기보다는 서유럽 귀족 문화를 베낀 러시아 황실의 허영넘치는 장식을 일본 실내장식가들이 롯데호텔 꾸밀 때 남용한 듯한 느낌이 듭니다. 그나마 당나라의 궁중 여성들의 복장을 18세기말, 19세기초의 유럽 귀족 여성 복장으로 결합시킨 것은 옷에 잘 어울리는 배우들이 활약하기 때문인지 그렇게 나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기둥장식에서부터, 사치를 보여주는 흑인 노예들이 옷입는 것을 도와주는 모양 같은 시중들기 장면까지 이래저래 어색한 구석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그리하여,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것들은 어딘가에 얽매일 이유가 별로 없는 순수하게 꾸며서 지어낸 것인 느낌이 역시나 강할 수 밖에 없습니다. 엄청나게 황당한 설정이지만, 중세 중국을 무대로 스파이더맨 단체가 의사 부인과 간호사와 무술로 싸우는 장면은 화려함과 상상력에 신나는 재미가 있습니다. 사람이 날아다니는 듯한 초현실적인 느낌이라든가 옛 산수화 속에 등장할 법한 기이한 자연경관과 액션이 상쾌하게 어울리는 것은 보기 좋습니다. 이 역시 이야기가 심하게 심각하고 슬프고 한 맺힌 철학적인 분위기가 아니었다면 꽤 흥겹게 즐길만한 장면이었을 겁니다. 주윤발은 주특기를 한번 더 우려먹기 위해서인지 이번에도 싸우기 전에 코트 자락을 휘날리면서 폼을 잡는 장면이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잘 써먹을 수 있을만한 장면입니다만, 아무래도 "황후화"의 무겁고 고전적인 분위기에서는 좀 실없이 웃긴 면이 있습니다. 영화에 삽입된 전형적인 청소년 범죄 장면과 전형적인 아동학대 장면도 내용전달은 잘 되는 대신 분위기는 좀 어긋나 보입니다.


(총알 구멍이 없어서 코트에 수류탄만 못걸었을 뿐이란 말이다!)

이 무겁고 고전적인 이야기라는 것 그 자체조차도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습니다. 결말까지 이야기를 보고나면, 이 영화는 "지옥의 묵시록"이나 "패튼 대전차군단"처럼 어마어마한 인물이 하나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무시무시한 괴물같은 인간인 황제를 중심으로 그 주변을 감돌면서, 묵직한 세계관을 드러내는 분위기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의 중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분명히 어디선가 본듯한 한국 드라마의 출생의 비밀 이야기와 "고시에 합격한 남자 주인공이 착한 여자 주인공 배반하는" 이야기 입니다. 임예진이나 노주현 같은 배우가 간간히 끼어들어서 좀 웃긴 장면도 넣고 시어머니랑 며느리랑 싸우는 이야기도 좀 넣고하면 나름대로 지지고 볶는 재미가 있겠습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거창한 도입부와 결말을 가진 "황후화"에서는 아닙니다.

이야기 구도 자체의 문제보다 더 부실한 것은, 그런 이야기를 대화와 장면으로 보여주는 방법입니다. 사연들을 화면에서 벌어지는 사건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도 아니요, 생동감있는 대화속에 담아서 보여주지도 않습니다. 그냥 밋밋하게 해설로 길게 설명합니다. 더군다나 이 영화는 해설자가 있는 영화도 아니기에, 억지로 주인공이나 조역이 갑자기 관객에게 설명해 주기위해서 혼자 막 해설을 읊는 장면이 막 들어가 있습니다. 갑자기 자기 계획을 길게 설명해주며 "으하하하" 하고 좋아하는 제임스 본드 영화 악당 두목도 같습니다. "황후화"에는 한 번도 아니고, 그런 대목이 여러번 있습니다. 이런 부분은 "환상의 커플"이나 "쾌걸 춘향"에서 급하게 대강 때우는 장면을 연상시킵니다.


(만성진대 황금갑)

그러한 부실함 때문에 전체적인 이야기가 비틀비틀 합니다. 이 이야기에서 가장 비극적인 운명으로 헤메는 사람은 장남과 의사 부인입니다. 둘다 연기도 게중에서는 꽤 잘합니다. 그렇지만, 장남은 정작 막판 파국 장면전에 일찌감치 퇴장하고 의사 부인은 비중 없이 출연도 조금만 합니다. 정작 파국에서 뭔가 충격적인 진실이라고 들먹이는 것이 사실 시작하자마자 제시된 장남의 사연에 비해서는 별것 아닌 듯해서 충격이 잘 안살아나는 문제도 있습니다. 일본 사무라이 영화처럼 주인공들만 외딴 성안에서 결투하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 의사 부인과 간호사를 퇴장시키는 부분이 있는데, 이 부분도 참 억지스럽습니다. 이 간호사는 뛰긴 왜 뛰고, 괴로워서 뛰쳐나갔으면 그냥 문밖 2,3미터정도면 족하지 대체 왜 무슨 포레스트 검프 미국 대륙횡단하듯 그렇게 끝도 없이 뛰어 가는 겁니까. 사이버 펑크처럼 승화될 수도 있었던 정신병일으키는 약에 관한 소재도, 큰 재미 없이 날아가 버려서 아쉽습니다.


(약먹은 황후)

"황후화"의 훌륭한 장점을 찾는다면, 단연 선명한 것은 다양한 군중 장면들입니다.

풍성한 제작비와 더 풍성한 엑스트라들의 숫자를 동원한 영화인데, 이런 군중 장면들은 엑스트라 하나하나의 움직임들이 국군 의장대 시범 보이듯이 잘 짜여져 있습니다. 반대로 컴퓨터 그래픽은 군데군데 정교함이 떨어지는데다가 연출한답시고 "빙빙 리며 멀어지기"라는 3DS 데모처럼 꾸미는 것이 "반지의 제왕", "킹콩" 유사품처럼 보입니다.

그런 장면 외에 일부러 사람들을 바글바글하게 북적대도록 해서 인구밀도가 높아 보이게 한 부부은 좋습니다. 인구밀도로 더 혼란스럽고 크고 많고 세게 보이게 하는 특징이 잘 살아 납니다. "형사"에 뒤지지 않을만하면서, 규모는 더 크고 장면의 숫자는 더 많습니다. 이런 화려한 물량공세는 "클레오파트라"나 "로마제국의 멸망" 같은 옛 헐리우드 대작을 연상케하는 압도적인 느낌이 있습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만은 이 영화가 어느 걸작 못지 않게 멋집니다. 만약에 아예 좀 더 환상적인 느낌을 강조했다면, 몇몇 비현실적인 납득하기 어려운 요소들도 오히려 좀 더 멋진 볼거리로 변할 수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액션장면들도 잔뜩 폼잡고 1대1로 건곤일척의 결투를 벌이는 장면들보다는 패싸움이 재밌습니다. 여러 명의 싸움꾼들이 단체로 스퀘어 댄스를 추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섞여들며 싸우는 장면들은 멋있습니다. 사람들이 서로 달려와서 각자 상대를 잡고 싸우며 엉켜드는 모습들이 빨간 물감과 파란 물감이 한데 섞이는 것처럼 부드럽고, 싸움의 속도감과 박자도 "금연자"나 "대자객"의 단체 결투 장면들의 고유한 느낌이 다시 살아난 듯 합니다.


(군중장면)

무모한 억지와 진부한 갈등구도, 미술과 컴퓨터 그래픽의 헛점은 있지만 그래도 "황후화"는 역시 요란하고 현란한 맛이 신선한 영화입니다. 이야기가 참신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지루하지 않게 똑똑히 갈등과 고민을 전달하고 있고, 기승전결을 잘 따라가는 고조되는 느낌도 흡인력을 갖고 영화를 즐기게 해 줍니다.

가만가만 넘어가는 장면들에서 촬영과 연출의 기본기가 요소요소에 스며 있어서 역시 그래도 돈값을 합니다. 간호사와 장남이 서로 희롱하는 장면이나, 머리 장식을 하는 황후, 마지막 대청소 장면처럼 여기저기 많이 나온 모습이라도 좋은 품질로 매끄럽게 잡혀 나와서 기술적으로 탄탄한 부분들이 군데군데 있습니다. 시작하자마자 바로 시선을 사로잡는 삼천궁녀들이 단체로 기상해서 아침 점호 하는 부분은, 보기 신기하고 일사분란한 현란한 면이 뛰어납니다. 그러면서 거대한 궁전의 묘미도 있고, 구중심처, 거대한 미로와 같은 신비로운 궁궐의 분위기도 잘 살아나 있습니다. 왕년에는 종종 괴력의 연기를 보여주곤했던 공리가 좀 더 연기력을 발휘했다면 전체적으로 좀 더 재밌어졌지 않을까 싶습니다.


(궁궐 앞)

그 밖에...

제목이 "황후화' 인데, 나쁘지는 않습니다만, 포스터에 황후 두 자는 한글로, 화 자는 한자로 쓴 것은 좀 어색해 보입니다. 중국어 제목이 "만성진대 황금갑"이었기에 통칭 "황금갑"으로 통했던 영화인데, 그대로 "황금갑"을 쓰는 것도 괜찮았을법하고, "만성진대 황금갑"이라는 제목을 그대로 쓰는 것도 좋을 법합니다. 너무 긴듯하지만, 그래도 "당백호 점추향"이나 "무장원 소걸아" 같은 선례들이 있고, 7자짜리 제목도 "서유기 월광보합"이나 "소림사 십팔동인" 같은 예가 있는만큼 괜찮았지 싶습니다. 두시언해 같은 곳에 나오는 것처럼, "궁궐이 다하도록 황금 갑옷 두르고" 정도의 번역한 제목을 사용하는 것도 생각해 봤습니다.

역시나 허망하게 막나가는 요소와 현실적으로 심각한 요소가 결합된 영화로 "데스페라도"를 능가할법한 영화가 없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습니다. "황후화"에서 액션을 펼치기 전에 황제가 물러나라고 하니까 일제히 물러나는 시종들의 모습에서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멕시코"의 술집 장면이 생각났기 때문입니다. "데스페라도"에서는 이상하고 기묘한 코메디 요소가 좋은 접착제로 활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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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찻잔 2007/01/29 12:02 # 답글

    제목의 예를 드신 영화 세 편이 주성치 영화군요. :-)

    장이모의 영화를 차근차근 본 후 기대를 안하게 되었지만 영웅과 연인에서 보여준 화면의 아름다움 하나 기대하고 보러 갔던 영화였는데 (필름 프린트가 안좋았을지도 모르지만) 색채의 화려함조차 기대한 수준이 아니라서 많이 실망한 영화였습니다. 마지막의 청소장면과 윤발형님의 영웅본색을 회상하게 하는 코트자락 날리기만 기억에 남았습니다.
  • Lupin 2007/01/29 13:27 # 답글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장예모 감독의 영화는
    영웅을 보면서 웅장한 스케일과 진시황의 카리스마에 압도당하고,
    연인을 보면서 장쯔이의 춤과 화려한 색상에 반했지요.
    그리고...황후화는...거대한 중국황실의 내면적인 모습에 압도당했달까요^^;

    장예모 감독은 스토리는 큰 특징은 없지만, 시각적인 화려함은 관객의 시선을 뺏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화면만으로도 영화관에서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리체 2007/01/29 14:57 # 답글

    중국 사극이나 판타지 영화들이 이런 화려한 색감을 극도로 자랑하는 분위기를 풍기는군요. 스토리는 뭔지 모르겠지만 영화관에서 보면 현란해서 차마 눈을 뗄 수가 없다더라, 색깔의 조화를 잘 살렸다더라. 뭐이런 평가가 대부분이었던 거 같구요. 황후화는 극장에서 혹시 디지털로 상영하는 걸 보고 나오면, 한동안 눈앞이 시릴지도 모르겠네요.. 좋은 리뷰 잘 읽고 갑니다.
  • ccatyip 2007/01/29 15:05 # 답글

    정말 장예모 감독에게 죄송할 따름이지만, 저는 주인공들이 죽는(!!) 그 중요한 순간에 큰 소리로 푸하하 웃어버려서 극장 사람들의 눈총을 받았습니다;

    확실히 미술 세트는 아름답지만, 중국 영화 특유의 어설픈 스토리라인은 정말 영화의 완성도를 크게(!!!) 해치는 단점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간호사 언니가 태자가 자신의 의붓오빠라는 사실을 알고 뛰쳐 나갈때
    정말 100미터 달리기를 연상시키는 힘찬-_-동작이라던가
    셋째왕자의 전혀 설득력 없는 급작스런 반란과 역시 급작스런 퇴장까지의 어이없는 행동들.

    또한 몇몇 장면들은 *지의 제*과 같은 헐리우드의 대작영화의 전투신을 연상시키는 듯한 느낌이 많이 들어서 장면에 감탄하다가도
    실망을 하게 되더군요
  • 스칼렛 2007/01/29 16:28 # 답글

    제 경우는 보는 내내 "<야연>을 장예모가 감독하고, 주윤발 공리 주걸륜이 출동하며, 소니픽쳐스가 쇳가루 콱콱 먹이고, 중국 공산당국이 이빠이 서포트하면 이런 블록버스터가 나오겠군!" 하면서 봤습니다. 화면이 화려해서 눈은 즐거웠기에, 그 나름대로 의의를 찾을만했어요(=돈 아깝지는 않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포스팅에서는 제가 생각이 미치지 못한 많은 부분에 대해 설명해주는군요. 잘 보았습니다.
  • marlowe 2007/01/29 16:56 # 답글

    저도 영화 내내 실소를 참을 수 없더군요.
    특히 의녀 모녀가 함께 죽는 장면은 코메디처럼 보였습니다.
  • FAZZ 2007/01/29 18:45 # 답글

    영화를 안봐서 이러쿵 저러쿵 하긴 뭣한데.... 의문이 드는건 왜 여자들 가슴이 저렇게 돋보이는지.... 그것만 보이네요.
    이것도 화려한 미술세트와 볼거리 이외엔 없는 영화인가.... 그렇다면 내용면은 최근작인 묵공이 더 나을지도 모르겟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라고 하지만 이 영화를 봐야 뭐라 판단할텐데... 영화 볼 시간도 없고 T-T)
  • 듀얼배드가이 2007/01/29 19:34 # 답글

    저도 보면서 그리 재미를 느끼지 못한 영화였습니다 -_-
  • 紅蓮 2007/01/29 23:04 # 답글

    헛..저도 영화는 안봤습니다만.. 여자들 가슴을 왜저렇게 싸매놨을까 그생각만 계속 하고 있네요..^^;;;
  • 사나 2007/01/30 00:59 # 삭제 답글

    중국 영화라하면...
    연인의 장쯔이 좀비화에서 한번 충격,
    무극의 빵조각 하나에 인간말종이 된 공작에 뜨억.
    그 이후로는 영상빨에 속아 중국의 화려한 영화는 절대로 보지 않겠다고 맹세했습니다.
    어쩐지 황후화 안 보길 잘했구나란 생각이 드네요.
  • 게렉터 2007/01/30 11:15 # 답글

    찻잔/ 공리 때문인지, 제목 긴 중국 영화 하니까 바로 "당백호 점추향"이 생각났고 그러다 보니 꼬리에 꼬리를 물었습니다.

    Lupin/ 색채도 말씀하신 대로이고, 원근법이라든가 세트의 양감까지 큰 화면의 묘미를 잘 살려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리체/ 반대로 글리터 록 밴드들이 뭐하는 헛짓이냐고 싫어하시는 분들은 반사적으로 싫어하실 법도 합니다.

    ccatyip/ 셋째 왕자 참 뜬금없습니다. 특히 나름대로 뜬금없을 정당화하려고 혼자 길게 "뜬금 있어요. 뜬금있어. 뜬금 있다니까요."하고 길게 설명하는 부분은 좀 불쌍하기까지 했습니다.

    스칼렛/ 제가 모른 부분인데 공산당 차원에서 아예 지원이 팍팍 드러간 부분이 있었나 봅니다. 무엇 때문일지 궁금합니다.

    marlowe/ 저는 나름대로 심각하게 봤습니다. 저는 심술 많은 황제를 연기한 주윤발이 코트만 안 휘날렸어도 주윤발은 꽤 좋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주윤발 형님은 코메디에도 한 자락 재능이 있으신 만큼, 좀 더 나이가 드시고 나면, 이순재, 신구처럼 한국에 오셔서 시트콤에서 심술쟁이 영감역을 하셔도 잘 하시리라 믿습니다.

    FAZZ/ 당나라 시대 옷 자체의 특징을 18~19세기 무렵 유럽 분위기가 나도록 과장해서 드러낸 것이라고 느꼈습니다. 확실히 그러니까 무슨 "위험한 관계" 같은 영화 분위기도 나고 "삼총사" 영화 분위기도 나면서 재미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듀얼베드가이/ 약간 다른 이야기이긴 한데, 주걸륜에 대한 호오가 사람들마다 극명히 나뉜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紅蓮/ 배우들도 의도적으로 옷의 과장된 느낌에 어울릴법한 사람들을 뽑았을 거라고 짐작해 봅니다.

    사나/ "무극"은 상당히 아쉬웠지만, 저는 "연인"만 해도 중반까지는 꽤 볼만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너무 유행을 타고 몇몇 부분에만 심하게 기울어지다보니 부작용도 나타나는 듯 합니다.
  • 2007/01/30 19:07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공리 오빠 2007/02/06 12:55 # 삭제 답글

    오랜만에 영화를 보았는데...그래도 많이 세련되었음...
    꼭 영화의 작품성 보고 떠들지 말고
    우리나라의 영화 수준을 보면서 봐야할 듯



  • 게렉터 2007/02/07 17:19 # 답글

    공리 오빠/ 말미에 말씀드린대로, 중심 줄거리를 그래도 이야기거리로 끌고 나가는 기본기라든가, 전체적인 분위기 조율을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다는 점 등등 장점도 풍성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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