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커버 브라더 Undercover Brother 영화

"언더커버 브라더"는 "오스틴 파워" 비슷하게 허무맹랑한 과장으로 우리가 사는 세상을 웃음거리로 표현하면서 첩보원과 특수요원들이 지구를 구하기 위해 활약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언더커버 브라더"의 소재는 제목처럼, 흑인 사회를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내용인즉 세계를 백인이 지배하는 사회로 만들기 위해 음모를 꾸미는 악당 "더맨"을 막기 위해 브라더 후드라는 비밀 조직이 "언더커버 브라더"라는 초능력 영웅 비슷한 인간을 중심으로 맞서 싸운다는 것입니다.


(코메디 첩보물 분위기)

"언더커버 브라더"에서 기술적으로 훌륭한 부분은 개성과 정성이 동시에 잘 살아 있는 음악을 꼽을 수 있을 겁니다. 디스코풍의 멜로디에서 흘러간 소울 음악까지 다양한 소위 "흑인 음악"들을 온갖 부분에서 영화 배경 음악으로 활용합니다. 보통 요즘 액션 영화 음악의 유행은, 장려한 오케스트라로 교향곡 풍의 배경음악을 깔면서 북을 마구 쳐대는 것입니다. 그런데, "언더커버 브라더"에서는 전자악기 음색과 발랄한 드럼소리가 섞여 드는 블루스 깃든 음악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재미있기도 하고, 주구장창 가볍게 웃기는데 목숨을 거는 이 영화 분위기를 잘 살려주기도 합니다.

어이없게 여유롭게 흘러나오는 음악은 그 자체로 웃기기도 합니다. 그러면서도 발랄한 멜로디가 정말로 영화 액션의 박자에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여러가지 형태로 다채로운 소리를 들려주고, 전통적인 액션 영화의 긴박한 배경음악과 비슷한 부분, 혹은 코메디 영화의 웃음을 끌어내는 정통음악과 닮은 멜로디는 또 닮은 대로 잘 끌어내고 있는 부분도 유려합니다. 이래저래 70년대말이나 80년대에 유행했던 옛날 노래들을 다시 찾아 들어보고 싶게 합니다.


(더 코메디 첩보물 분위기)

배우들은 코메디 연기의 기본기가 충실할 뿐만아니라, 개인기도 충분합니다. "언더커버 브라더"는 이런 영화의 정석대로 어림없는 사연과 가소로운 갈등을 가진 인물들이 쓸데없이 심각하고 진지하게 행동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샌드위치에 마요네즈 뿌리는 것을 핵폐기물이 도시를 덮치는 듯한 위기로 받아 들이는 것입니다. 이 영화의 배우들, 특히 주인공편의 인물들은 목소리 내기에서 좀 바보스럽게 떠드는 말투까지 이런 웃음에 정통해 있습니다. 이런 코메디의 영혼에 쩔어 있는 연기력 덕분에, 주인공이 "쿵푸!"라고 외치는 장면 같은 부분은 그냥 "쿵푸!"라고 하는 것이라서 어떻게 보면 아무것도 아닙니다만, 무척 신나고 상당히 웃깁니다.


(쿵푸!)

"언더커버 브라더" 인물들의 묘미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렇게 어림없는 코메디 과장으로 설치고 있어서 현실감과는 거리가 있지만, 그러면서도 정말 나름대로 배역의 코메디가 아닌 부분의 요소에서도 꽤 잘 어울리게 연기를 한다는 점입니다. 본부의 상사인 "M"정도 되는 인물은 정말 본부의 상사 같아 보이고, 말썽을 피우지만 실력은 최고인 주인공 첩보원은 정말 그런 좀 말안듣지만 실력은 최고인 요원 같은 모습도 잘 해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의 등장인물들은 그냥 일회용으로 한 번 웃기고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 이야기 속에서 성격과 특징이 느껴지는 사람들로 다가옵니다. 똑같이 과장과 비현실적인 인물들이지만, "오스틴 파워"의 등장인물들보다 훨씬 더 실재감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감정이입하기 쉬운 진짜 같은 면을 많이 느꼈고, 전체적으로 "오스틴 파워" 시리즈보다 훨씬 재미있게 봤습니다.

사실 개인기 자체의 다양한 말투들이나 현란한 표정연기로 보자면, 주인공을 맡은 에디 그리핀 보다 주인공 동료 중에서 말만 많은 사람을 연기한 조연 데이브 차펠이 훨씬 뛰어납니다. 이 사람의 가지각색으로 변화하는 표정은 과장이 심하고 마구 오락가락하면서도 정말 진짜 감정이 있는 것 같아 보입니다. 이 사람이 데니스 리처드 이야기를 듣고 혹하는 장면은 웃기려고 감정을 과장하는 모양새로 되어 있지만, 진짜 이야기에 혹해 빨려든 연기도 풍성합니다. 유치원생 옷과 내복으로 무조건 밀어붙이려는 일부 TV코메디언들에 비해서는 확실히 보여줄 수 있는 폭이 넓습니다.


(데이브 차펠)

물론 주연인 에디 그리핀도 못하는 사람은 결코 아닙니다. 이 사람은 변화 무쌍한 재주도 재주지만, 기본 표정과 골격에 이런 가벼운 농담의 정신이 깃들어 있는 사람처럼 보입니다. 뭔가 무의미함이 넘치는 듯한 헛스러운 눈썹 찌푸리기와 좀 어벙한 눈빛을 연기로 표현하는 재주는 기본을 단단하게 받쳐줍니다. 잠깐잠깐 끼어들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닐 패트릭 해리스도 탄탄한 연기의 바탕으로 코메디를 펼칩니다.

이 영화의 주요인물들이 펼치는 유머라는 것이, 어떻게 보면, 헐리우드 영화에 썩어나도록 넘친 "코메디용 떠벌이 흑인 조연" 코메디를 계승하는 면이 강합니다. 이 영화속에서 그런 "코메디용 떠벌이 흑인 조연"을 비난하는 대사까지 하나 들어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굉장히 많은 유머 요소가 말많고 까불거리고 높은 목소리로 경박하게 구는 좀 방정맞은 흑인 인물을 살리는데서 나오고 있습니다. 묘한 것은 이 영화가 워낙에 흑인 문화를 굳이굳이 발굴해서 소재로 꾸미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영화 전체적으로 흑인 사회에 대한 이야기가 장난처럼 범람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이런 진부한 떠벌이 흑인 조연 코메디들마저도 나름대로 그런 굳이 발굴해낸 흑인 사회에 대한 한컷 만화로 별로 진부하지 않게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듯 보입니다. 그런 진부함 자체가 코메디를 도와주는 겁니다. 그러면서도 그런 인물 연출, 연기에 헐리우드 제작진들이 능숙하기에 쉽게 이야기를 만들어낸 유리한 점까지 갖게 되었습니다.


(이중에 떠벌이는 누구인가?)

그래서 본격적으로 "언더커버 브라더"의 내용을 살펴보면, 내용 속에 갖가지 인종에 대한 편견이나 고정관념, 드러나는 성향차이나 어쩔 수 없는 문화적 경향들을 굳이굳이 파내서 펼쳐 놓았습니다. 냉정하게 사회적으로 비판한다기보다는, 줄기차게 끊임없이 재미거리를 주기위해서 끄집어 냈습니다. 이래저래 언급되거나 관심을 끌었던 화제거리들을 닥치는대로 펼쳐내고 있는 것입니다. 음악이나 말투의 차이는 물론이요, 식습관이나 옷차림, 자동차나 가구에 대한 취향차이까지 인종간의 문화적 차이로 제시했습니다. 거기에 "TV에 나오는 중산계층 백인을 모방하려는 흑인"이나 "흑인과 스스럼없는 친구임을 자랑하려는 백인" 등과 같이 논란속에 한 번쯤 이야기거리가 되었을 법한 내용도 별 고민없이 거침없이 잡아내서 가벼운 웃음으로 펼쳐보이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인지, 사실 많은 "언더커버 브라더"에 나오는 인종적인 대조들은 사실 굳이 인종적인 성향차이라기보다는, 소수 민족이 공유하기 쉬운 단순한 경제적인 격차에서 오는 것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정말로 날카로운 인종문제에 대한 시각이 담겨 있다고 이 영화를 생각하기에는 결코 모범적인 내용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그런만큼 그런 속에서 도리어 흑인 사회 스스로가 겪고 있는 어쩔 수 없는 문제점들을 솔직하게 고백하고 자조하는 면이 은근히 들어가 있습니다. 그러면서 다양하게 잡탕이 되어 펼쳐지는 인종 대립 구도의 갖가지 요소들 속에서, 억지로 잊고 있었던 점이나 묻어 놓았던 흘러간 화제거리를 되새기는 재미가 있는 다른 장점도 충분히 있습니다. 물론 지나친 인종 대립 자체노 웃음의 뼈대로 활약합니다.


(자동차)

역시나 "언더커버 브라더"에서 눈에 뜨이게 아까운 점은 악역의 부실입니다. 악역의 매개가 되는 "제너럴 프라이드 치킨"은 상당히 재미있게 표현되어 있습니다만, 정작 절정을 장식하는 악역의 활약 자체는 별볼일 없습니다. 혼자 많이 날뛰기는 하는데, 악역 배우의 코메디 연기는 다양한 방식으로 활약을 잔뜩 보여준 주인공들 쪽보다는 역부족입니다. 그리고 진정한 대마왕인 "더 맨"은 속편과 시리즈로 연결될 것처럼 함부로 모습을 공개하지를 않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좋은 악당으로 활약할만한 기회가 많지가 않았습니다.

개성이 워낙에 흥겨운 이야기인지라, 중간중간에 들어간 다른 코메디언들이 해본적 있는 철지난 코메디들이 너무 심심하게 느껴지는 문제점도 있습니다. 샤워실로 이동하는 여자 첩보원들을 구경하는 남자 첩보원들이나, 주인공이 유리창 깨는 장면, 담배 유머 같은 것들은 "무서운 영화"나 몇몇 옛 ZAZ사단 영화에서 비슷하게 나왔던 것을 반복하는 형태라서 대조적으로 좀 부실해 보입니다. 그나마 그런 부분에 크게 치우치지 않고 빠르게 넘어가고 있기에 크게 걸리적거리는 않습니다. "Ebony And Ivory" 노래도, 이 노래 가사는 좀 심심하지만 그래도 노래 멜로디는 꽤 좋은 곡인데 데니스 리처드가 훌륭하게 노래를 함에도 불구하고 좋게 활용되지는 않아서 약간 아까웠습니다.

내용을 보나, 연출한 방식을 보나, "언더커버 브라더"는 다민족 사회에서 벌어지는 인종적인 갈등을 가벼운 분위기의 농담으로 터무니 없이 부풀려서 희화화된 즐길거리로 승화시킨 영화입니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조금 사회비판적인 현실의 상징과 특징잡기가 어쩔 수 없이 담기데 되었기 때문에 이래저래 즐기면서 생각하기에도 좋은 영화입니다.


(요원들의 투입)

이 영화에는 도입부를 비롯해서 군데군데, 만화의 컷 연출에 쓰이는 수법들을 그대로 영화에 활용한 부분들이 몇 군데 있습니다. 이런 부분들은 특별히 자랑하듯이 내세우고 있지도 않고, 남용되지도 않으면서, 필요한 몇몇 부분에만 적당히 조금 사용되었습니다. 그래서 난잡하지 않으면서도 경쾌한 연출의 속도감을 더하는 재미가 있어서 보기 좋았습니다. 가벼운 묘사와 낙천적이고 따스하고 만사 태평한 웃음 분위기가 심각한 인종 갈등을 슬며시 암시하는 영화 전체의 분위기도 같은 정도의 균형감각이라고 느꼈습니다.



그 밖에...

인터넷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원작으로 삼은 영화라고 하는데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작년 연말 작고한 소울의 달인, 제임스 브라운이 깜짝 출연 합니다.

데니스 리처드가 "007 언리미티드"를 찍기 전쯤에 찍었다면 여러 모로 좋았을 법한 영화입니다. 데니스 리처드가 썩 잘부르는 노래가 그냥 조롱조로 날아가고 있어서 저는 아주 아까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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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FAZZ 2007/01/30 14:37 # 답글

    밑에 바바렐라도 그렇고 이 영화도 그렇고 늘씬하고 이쁜 백인 여자에게 눈이... ^^
  • rumic71 2007/01/30 14:47 # 답글

    진짜 본드걸이니까 출연한 거지요.
  • dcdc 2007/01/31 00:14 # 답글

    흑인을 위한 비밀조직에 소수인종차별금지법으로 인해 백인 한명이 생뚱맞게 있을 때의 그 비창함(...)이 인상 깊은 영화였습니다 :)
  • 게렉터 2007/01/31 12:40 # 답글

    FAZZ/ 사실 그러라고 만든 영화...라고 해도 아주 틀린 말은 아닐겁니다.

    rumic71/ "와일드 씽" - "언더커버 브라더" 까지만 해도 데니스 리처드가 꽤 영화를 흔들어 주는 배우였건만, 어째 "러브 액추얼리" 쯤 부터는 본격적인 자기 자신에 대한 패러디 이외에는 좀 힘을 못쓰는 듯 해서 아쉽습니다.

    dcdc/ 닐 패트릭 해리스가 연기도 잘했습니다.
  • SoGuilty 2007/02/06 06:34 # 답글

    샤펠 저 양반 요즘엔 별 재미 없더군요.
    저 영화 나올 때만 해도 피크를 달렸는데..
  • 게렉터 2007/02/07 17:18 # 답글

    SoGuilty/ 2003년에서 2006년까지 방영되었다는 TV쇼가 있는 것으로 압니다만, 요즘에는 또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저는 본 바가 없어서 궁금합니다.
  • 꽈베기 2008/05/05 10:26 # 삭제 답글

    담아갑니다 감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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