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 찹 힐 Pork Chop Hill 영화

한국전쟁은 1950년 6월 25일에서 이듬해 4월경까지, 발발후 10개월 정도 동안 대규모 공격전과 방어전이 벌어졌습니다. 그러나 대규모 총공격으로 승리를 얻어내려 했던 맥아더 연합군 총사령관이 리지웨이 장군으로 교체되는 것을 기점으로 하여, 연합군측은 일을 벌이지 않고 전쟁을 대강 맺으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때문에, 전쟁 발발 1년이 지난, 1951년 7월 10일, 개성에서 휴전 회담이 시작되면서부터는, 대규모 공격/방어 전투는 거의 없어 지게 되고, 각 지역의 유리와 불리를 놓고 벌이는 중소규모 전투만이 종종 이어지게 됩니다.


(휴전회담장에서 우리 국군측인 UN)

그런데, 대강 뚝딱거리면 끝날 줄 알았던 휴전회담은 서로 간의 계산과 의견충돌 때문에 계속해서 느릿느릿 속절없이 길어지기만 했습니다. 게다가 실제 전쟁 당사자인 우리 대한민국 정부와 휴전회담이 전혀 협조적이지 않았다는 점도 몇몇 사건에서 걸림돌이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휴전회담은 결코 쉽게 결론이 나지 않았고, 그 때문에, 승패를 가르려는 의지가 없었는데에도 불구하고, 1951년 7월 부터, 1953년 7월까지 장장 24개월간 중소규모 전투들이 계속 이어지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전쟁을 멈추자는 휴전회담을 하는 회담기간 동안 군인들 중에서만 10만명을 훨씬 상회하는 사상자가 발생하게 됩니다.

약 2년간에 걸친 휴전회담 도중의 이러한 중소규모 공방전은 한국전쟁 이야기 중에서는 거의 가장 많은 빈도로 극과 영화의 소재가 되었습니다.


(고지가 눈앞이다)

그 첫째 이유는 이 시기 공방전들 중에서 무척 치열하고 처절한 무용담들이 많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이 시기의 전투들은 전략적인 대규모 기동이 없다시피하고, 역사적인 전환점이 되는 사건도 거의 없이 벌어진 전투였습니다. 때문에, 대체로 비슷한 전력의 부대들끼리 비슷한 상황에서 전투를 벌인 일이 많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승승장구나 파죽지세 류의 전쟁담보다는, 내어주었다가 도로 찾고, 지키고 있다가 다시 빼앗기는 피튀기는 싸움류의 이야기가 많습니다.

고지 전투가 많아서 우리나라의 특징인 구릉성 산지에서 벌어지는 고지 쟁탈전이 여러가지 전술들로 펼쳐졌다는 점도 이야기거리가 될만했습니다. 실제로 백마고지 전투를 필두로한 철의 삼각지대 일원의 전투담은 국민학교 교과서에 실리는 이야기부터, 인기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는 화려한 영화에 이르기까지 가장 많이 소재로 사용된 것이라 할 법합니다. 전쟁이 발발한지 2년이 넘어가는 시점이라서, 노련한 병사들이나 전쟁에 이골이난 장교 등의 인물들을 속속 등장시킬 수 있다는 점도 비슷한 맥락에서 도움이 되었을 것입니다.

두번째 이유는 52년과 53년의 전투들이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도 사실적이면서도 박력있는 장면을 담아내기에 유리한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전쟁 기간 도중 가장 극적인 순간으로 꼽히는 인천상륙작전은 1950년대 서울, 인천에 대한 묘사와 수백척의 군함들이 몰려드는 모습, 부두에 대나무 사다리를 걸쳐 놓고 새까맣게 해병대원들이 기어오르는 모습을 찍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을 찍는데는 막대한 제작비와 고도의 특수촬영 기술이 필요하기 마련입니다. 전쟁 발발 3일만에 서울이 함락당하는 광경을 찍자면, 시가전과 한강철교가 폭파당하는 거대한 묘사가 필요할 것이고, 기타 여러 전투를 묘사하려고 해도 전차 부대의 진군이나 폭격기, 공격기의 공습을 묘사하는 것이 핵심적인 대목도 많습니다.

반면에, 산비탈을 오르내리며 고지 쟁탈전을 벌이는 광경은 훨씬 찍기 쉽습니다. 참호의 모습과 수십명 정도의 엑스트라, 기관총과 소총 정도의 소품으로 충분히 재연할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나무와 산의 경사를 잘 이용하면, 적은 숫자의 엑스트라들을 이용하면서도 상당한 병력이 펼치는 처절한 싸움처럼 묘사할 수 있다는 점도 영화나 TV로 영상화 하기에 유리한 면입니다. 고지 점령전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전차나 전투기 등을 직접 묘사할 필요가 없고, 뛰어다니는 사람들과 포탄이 폭발하는 효과 정도로도 충분히 실감나는 장면을 꾸밀 수 있다는 점도 짚어 볼만 합니다.


(작렬 캘리버)

1959년작으로 그레고리 펙이 주인공을 맡은, "폭 찹 힐 Pork Chop Hill" 은 바로 이 시기의 폭 찹 고지 전투를 바로 그렇게 다룬 미국 영화입니다. S.L.A. 마샬이 쓴 이름난 책 "Pork Chop Hill"을 극화한 이 영화는, 제목 그대로, 1953년 휴전을 불과 석달 앞두고 벌인 폭 찹 고지 전투를 다루고 있습니다.

연천에서 가까운, 철의 삼각지에 있는 한 언덕이 서로 목숨걸고 뺏으려하는 문제의 고지입니다. 옛날 책에서는 "포크찹"고지 라고 부르는 제 234 고지인데, 이 언덕은 별 대단한 언덕도 아니었던 그냥 나지막한 산등성이였습니다. 거기에 벙커와 참호가 만들어지면서, 그 이름을 미군이 "폭 찹 힐 Pork Chop Hill"이라고 붙인 것입니다. 전쟁터라는 곳에서는 사람들이 전사하여 고기덩이가 되어 허무하게 죽어나가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가끔 풍자적으로 고기 요리 이름을 별명으로 붙이는 일이 있습니다. 폭 찹 고지도 그 중 하나인데, 일설에는 폭 찹 고지는 그 언덕 모양이 돼지코를 연상케 했기 때문에 붙은 별명이라고 합니다. 멀지 않은 곳에 "티 본 힐 T Bone Hill"이 있기도 했고, 베트남 전쟁 영화로 꽤 알려진 "햄버거 힐 Hamburger Hill"도 비슷한 예일 것입니다. 실제로 햄버거 힐 전투를 다룬 영화 1987년작, "죽음의 고지 햄버거 힐 Hamburger Hill"은 이 영화 "폭 찹 힐"의 연출을 계승하여 이어가는 면이 있습니다.


(적의 진지를 향해 전진하다)

"폭 찹 힐"은 한반도와 휴전회담 상황, 전선, 그리고 그레고리 펙이 지휘하는 중대를 간략하게 비춰주고, 살짝 웃음을 머금게 할 정도의 풍자를 담아 보여주면서 영화가 시작됩니다. 한쪽에서는 전쟁을 당장 멈추는 것이 목적인 휴전 회담이 진행되고 있는데, 그 부하들은 다른 한 쪽에서 목숨을 날리며 서로 총질을 해대는 상황임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중공군의 선전 방송이 고지에 울려퍼지는데 그 와중에, 전쟁터에서의 지루한 대치에 좀 진이 빠진 듯한 병사들의 모습과, 어림없는 별명을 붙여 놓은 우스꽝스러운 광경을 가볍게 보여줍니다.

"폭 찹 힐"에서 단연 가장 인상적인 것은 영화 처음부터 등장하는 중공군의 선전 방송입니다. 이 영화는 영화 전체를 걸쳐 고지 하나를 놓고 중공군 부대와 미군 부대가 싸우는 광경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때 중공군은 미군들의 사기를 깎아내리기 위해 갖은 말로 미군을 선동하거나 불안하게 하는 선전 방송을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분위기 조성을 위해 가볍게 나옵니다만, 갈수록 중공군 선전방송은 중요한 소재로 확대되어 갑니다. 이 선전방송은 반쯤은 진지한 어조로 주장하고 반쯤은 교묘한 헛소리를 떠들어대는데, 한국전쟁 때 미국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던 "중공군의 심리전술"을 단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멀지 않은 시기에 나온 미국 영화 중에는 1962년작 "맨추리안 캔디데이트 (그림자 없는 저격자) The Manchurian Candidate" 처럼 중공군의 심리전술을 거의 제갈공명 수준으로 놀랍게 묘사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실제로 중공군이 보병들의 전투에서 심리전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던 것에 어느 정도 까닭이 있습니다. 우리 국군 참전용사들 사이에서도, 깜깜한 심야에 갑자기 사방에서 요란한 나팔 소리 같은 것을 내면서 정신없이 공격하고, 나중에는 나팔 소리만으로도 사람을 겁나게 하는, "야밤에 울려퍼지는 중공군 날라리 소리"는 악명 높았습니다. 게다가, 포로 세뇌, 포로 심문 때 사용한 여러가지 기술들도 유럽과도 다르고 일본과도 달라서 특이한 것으로 소문이 났습니다.

이런 바탕에서, 어딘가 신비로운 소위 "동양인들의 지혜"로 이야기가 부풀려지기도 하고, 무시무시한 꿍꿍이를 태연자약하게 감추고 있는 황인종들에 대해 "황화론 공포"가 얽혀 들기도 해서, 중공군 심리전술은 더욱 주목을 받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중국 공산화와 맞물려 1950년대 미국에서는 공산당이란 스물스물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스며들어 나라 망하게 하는 무서운 것이라며 맥카시즘 선풍도 일었습니다. 그러다보니, 그 주인공인 중공군들이 펼친 묘한 선전 선동과, 심리를 이용해서 사람을 흔들어 놓는 기타 전술적인 기술들이, 마치 중공군들만이 해냈던 놀랍고도 신비로운 엄청난 위력의 공포덩어리로 포장 되기도 했습니다.


(등화는 싸우는 중일테니, 이 공산당 양반은 남일? 해방?)

"폭 찹 힐"은 이러한 중공군 심리전술을 적당히 사실감 있고 매우 설득력 있는 수준에서 담아내고 있습니다. 물론 실제와는 어느 정도 차이가 나고 극적인 맛이 나게 윤색되어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중공군들이 선전 방송으로 하는 말들은 그럴 듯한 이야기들이고, 이야기의 중심소재와 직통하고 있어서, 전체 영화에 무척 잘 어울립니다.

이 영화에서 점차 드러나는 갈등의 중심소재는 "부질없는 싸움에서 내가 왜 죽는가?" 하는 문제 입니다.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휴전회담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계속 환기해 주기에, 폭찹힐에서 대승을 하건, 대패를 하건 간에 실제로 한국의 운명이나 세계의 역사와는 아무 상관없이 그냥 전쟁은 휴전될 것이라는 점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실제 역사에서도, 폭 찹 고지 전투후 정확히 100일만에 휴전이 성사되었습니다. 그런데, 대체 뒤에서 모자에 별모양 철조각 붙이고 있는 영감이 전화걸어서 "저기 산 위로 올라가라"라는 말을 한다고 해서, 왜 총알 앞에 머리통을 내밀어야 합니까? 더군다나 이 영화에서는 병사들이 거침없이 "나는 내 친구들이 있고, 내 고향이 있는데, 이 놈의 한국이라는 낯선 곳이 대체 뭔 상관이란 말인가"라면서 한국이 무슨 소용인지 모르겠다고 투덜거리는 장면도 연거푸 나옵니다.

그런데, 그러면서도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전쟁터에서 꿋꿋하고도 용감하게 싸우는 병사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상황이 불리해도 도망치지 않고, 명령을 충실히 따르고, 지휘관은 앞장서서 위험을 무릅쓰고 부하들을 이끄는 모습을 내용으로 삼고 있습니다. 명곡 "전우야 잘 자라"에서부터, TV물 "밴드 오브 브라더스"에 이르기까지, 진정으로 순수한 군국주의를 감동으로 끌어올리는 작품들은, 이처럼 평범한 사람이면서도 묵묵히 용감하고, 처연하게 명령을 받아 들이는 보통 병사들의 모습을 잘 꾸미고 있습니다. 전쟁 선전 영화들은 특별히 영웅주의를 부각한다거나, 적에 대한 증오심이나 역사적 의의를 강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영웅이나 나쁜놈 쪽으로 초점이 바뀌게 됩니다. 그런데 빠지지 않고, 보통 군대와 보통 병사의 멋에 집중하는 영화들은 순수하게 목숨걸고 싸우는 행동과 거기서 흐르는 애이불비의 감상을 잔잔하게 담아내면서 감동을 주기 마련입니다. "폭 찹 힐"도 마찬가지 방향입니다. 병사들 중에는 좀 멍청한 군인도 있고, 약간 고문관스러운 인간도 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그런 인간적인 면 때문에, 그런 한계를 참아내는 모습, 무뚝뚝하면서도 가끔 낄낄대는 여유들이 더 진짜처럼 용감하고 굳세어 보이는 사람들로 보이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그런 용감한 사람들을 그려내면서, 동시에 "부질없는 싸움에서 내가 왜 죽는가?" 하는 내용을 다루기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갑자기 비겁한 사람을 등장시켰다면 분위기를 흐리며 어색해지기 쉽습니다. 그렇다고, 용감한 사람들이 회의감에 빠지는 내용을 넣게 되면, 순간적으로 이야기가 인도주의와 전쟁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로 고민이 도약해 버립니다. 때문에, 애초부터 적극적인 반전영화였다면 모를까, 내용이 너무 심각해지면서 전투를 그려내는 무용담 영화라면, 그 이야기를 흐려버리게 됩니다. 명작으로 이름난 "밴드 오브 브라더스"만 해도, 뭔가 명분을 주기 위해 유대인 학살에 관한 내용을 넣기도 했고, 전투가 부질없어 보이는 시점에서는 나쁜 전략 사령관 - 착한 일선 지휘관 구도로 뭔가 다른 갈등을 자아내 보려고도 했습니다. 하지만, 대체로 이런 이야기들은 묵묵히 싸우는 부분에 비해서는 못만든 부분으로 여겨지곤 합니다.


(야간 행군)

"폭 찹 힐"은 이런 문제를 중공군의 심리전술을 끌어들여서 풀어내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미군 병사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소박하지만 충실한 병사들로 둡니다. 대신에, 부질없는 싸움에 대한 이야기는 중공군 선전방송이 맡아 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전투의 무의미함", "생명의 소중함", "휴전회담과 일선전투의 모순" 같은 이야기들을 계속 중공군 선전방송이 늘어 놓습니다. 그래서, 관객입장에서는, 힘겹지만 꾸역꾸역 버텨내며 싸우는 미군 병사들의 모습을 관객들의 눈으로 보게 되고, 동시에 그런 싸움의 허무함을 역설하는 중공군 선전방송의 내용을 관객들의 귀로 듣게 됩니다. 자연스럽게, 관객은 열심히 싸우는 주인공들을 눈으로 보면서도, 또 관객 스스로 그 희생의 의미나 부질없음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고 있는 차에, 결국 잘참아왔지만, 너무도 지쳐서 중공군 선전에 잠시 동요되는 듯한 주인공들의 표정을 막판쯤에 조금 곁들여 줍니다. 그러면, 대사 한 마디 없이, 지친 병사들의 모습과 눈빛을 조금 비춰주는 것 만으로 주인공들 역시 갈등 많이 하고 있다는 내용을 자연스럽게 표출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전쟁터 병사들의 심정과 허무한 전투를 비판적으로 그려내면서도, 그 입체적인 심리묘사 때문에, 도리어 군대를 지지하게 되고 용맹한 병사를 동경하게 하는 절묘한 내용을 담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이 앰 영. 유 아 영. 위 아 보스 영. 와이 머스트 위 다이? 와이?)

중공군 선전 방송은 대사 설정과 연기력도 훌륭합니다. 아몬신이 선전 방송을 읊는 중공군 역할을 맡고 있는데, 중국어 억양이 가득하면서도, 한 마디 한 마디가 매우 선명하게 잘 들리도록 내용을 읊고 있습니다. 그래서 분위기 조성에도 좋고, 전달력도 뛰어납니다. 그리고 그 말투 속에는 진심인듯 간곡한 말투가 있으면서도, 또한 어느 정도는 반감과 적개심을 품을 만한 조롱하는 듯한 어조가 섞여 있습니다. 자꾸만 선전 방송에 빨려드는 듯한 느낌을 주면서 좌절감을 조금씩 생기게 해주는 느낌도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선전 방송의 투가 흔히 들을 수 있는 공산당 열혈 선전 선동 어투와 닮아 있다는 점도 분위기에 한 몫 합니다. 그냥 "인민을 위해 붉은 물결에 따르라! 만세만세만만세!"따위나 떠드는 바보 악당 인물들과는 아주아주 거리가 멀어서, 정말로 훌륭한 솜씨로 선전 방송을 합니다.

중공군 선전 방송은 그저 그 소리 뿐 아니라, 적극적으로 화면 연출과 결합해서 힘을 발휘하는 부분도 뛰어 납니다. 영화의 결말을 앞두고, 딱 "사면초가" 스럽게 전의를 흐트리는 감상적인 미국 음악을 틀어서 병사들을 동요시키는 부분은 정석대로 입니다. 이것은 앞서 언급한대로, 중공군이 심리전술에 능해서 미군의 전의를 떨어뜨린다는 그 공격적인 느낌을 주기도 하면서, 또 반대로 피터지게 싸우느라 만신창이가 되어 지치고 괴로움에 빠진 처량한 미군 병사들에 대한, 그 심정 그대로의 서글픈 배경음악이 되기도 합니다. 그 이중적인 느낌은 상당히 그럴싸해서, 병사들을 불쌍하게 보이기도 하고, 그러면서, 그런 불쌍함과 뭉쳐서 반대로 동시에 저런데 흔들리지 말고, 끝까지 굳게 마음먹으라고 응원하게 해주기도 합니다.


(DJ동무, 이 노래로 제압하십시오)

선전 방송은 이런 장면 뿐만 아니라, 사격과 수류탄이 작렬하는 치열한 전투 장면에도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 영화에는 적이 있는 고지를 향하여 야밤에 한 걸음 한 걸음 산을 올라가는 병사들의 긴장된 모습이 무척 잘 나타나 있습니다. 그래서 선전방송, 비탈길, 철조망, 참호, 벙커 등등을 공격하고 방어하는 모습도 거기에 어울리도록 잘 배치되어 있습니다. 포격과 폭격이 너무 심해서 민둥산 비슷하게 되어버린 산 모습도 당시 한국의 산 모습과 꽤 비슷합니다. 정신없는 포병의 지원사격이나, 기관총 공방전도 틈틈히 흐름에 맞도록 부드럽게 배치되어 있어서, 한국전쟁 특유의 중공군과 밤에 싸우는 고지 쟁탈전의 느낌이 살아 있습니다.

굵직굵직한 장면들 외에, 사이사이에 순간적인 작은 연출이 분위기와 감정을 더하는 부분도 빼어난 부분이 있습니다. 이를테면, 트럭을 타고 온 병사들이 고지 앞에 내려서 정렬한 뒤에, 공격을 앞두고, 다시 돌아가는 트럭을 보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냥 돌아가는 트럭을 아무 말 없이 보는 2,3초간의 짧은 장면일 뿐입니다. 하지만, 빽빽하게 사람을 태우고 갔다가 텅 빈채 돌아가는 트럭을 보는 병사들의 눈빛은 충분히 감정을 자아냅니다. 이제는 정말 죽기 직전이구나, 내지는, 이제 죽을 곳에 왔고 돌아갈 수도 없겠구나 하는 만감이 교차하는 여러가지 기분을 잠시잠깐 사이에 담아내고 있습니다.

적이 얼마나 많은 규모일까, 너무 많으면 우리가 지고 내가 죽을 텐데, 하는 걱정때문에 쏘아올린 조명탄이 땅으로 내려오면서 적진을 밝혀 보이는 모습을 숨을 죽이고 조용히 보는 장면도 좋은 부분이었습니다. 연출이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결전 전야의 긴장감과 안타까운 느낌을 잘 나타냈다고 생각합니다. 야간전투 장면이 많은 만큼, 조명의 극적인 변화로 갑자기 드러나는 충격이나, 그림자를 드리운 긴장감, 어둠속 안보이는 것에 대한 공포 등등을 잡아낸 것도 지혜로운 연출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태평양 전쟁 해병대들을 다룬 2차대전 영화들의 경험이 엿보이는 부분도 있고, 특수효과와 미술에서 물량을 풀어 쓴 것이 돈값을 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밤하늘 내려오는 조명탄, 제발 적이 조금 밖에 없기를)

이 영화에서 조연들의 연기는 매우 뛰어납니다. 대부분의 조연들은 병사1, 병사2 등등으로 작은 비중으로 조금씩 등장합니다. 이 사람들은 폭발음과 총소리에 정신이 없는 사람의 모습, 독하게 마음먹고 뛰어가는 모습, 겁에 질린 병사들의 모습, 초조해하는 모습 등등을 연기했습니다. 대놓고 격렬하게 감정 표현하는 장면은 거의 없습니다. 그렇지만 그 와중에도 여러가지 감정들을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특히, 적의 벙커를 옆에서 기어가 수류탄으로 공격하는 장면은 수류탄 공격 자체의 특수효과가 좀 부실함에도 불구하고, 마음을 다잡으며 적진 한 복판으로 기어가는 초조해하면서도 의지있는 병사의 모습을 진짜처럼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편 이 영화에는 혼자 악명을 다 뒤집어쓰고, 베트남전 영화에서도 간혹 나오는 "미국 사회에 애정 없는 흑인이라서, 애국심도 적은 흑인 병사"가 전형적인 모양으로 나옵니다. 인물 설정이 좀 구질구질한 데가 있는데다가, 이 인물은 주인공 한 명을 멋있게 보이게 하려고 그 반대방향을 향해 짜여져 있는 아주 작위적인 이야기를 따라갈 뿐입니다. 사실 이 병사에 관한 부분은 이 영화의 헛점 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병사를 연기한 우디 스트로드가 아주 인물을 잘 연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뭔가 돌변하는 마지막 부분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전체적으로 대강대강 모양새가 잡히도록 되어 있습니다.


(펙 중위님 왠만하면 이제 철수하지 말입니다)

이 영화는 혈전과 역설, 고민이 가득한 결말 직전에 비해서, 결말이 너무 급작스러운 우연에 가깝게 끝 맺는 것이 확실히 부족한 면이 있습니다. 그리고, 영화 전체에서 애써 여유를 부리며 전쟁터에서도 비아냥거리는 농담을 줄줄이 달고 사는 모습이 너무 많아서 좀 과한 면이 있습니다. 특히 영화 전반부에 이런 전쟁 농담은 그칠 줄을 모르는데, 워낙 양이 많다보니 그 중에 그럴듯하게 잘 맞아 떨어질 때가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반대로 그냥 리더스 다이제스트의 "웃음은 명약"에서 베껴서 억지로 읽는 듯, 그저 농담잘하는 척 해야 된다는 뜻만 느껴질 뿐일 때도 있습니다. 가장 극심한 피해를 입는 L중대에 대한 묘사가 전혀 없이 그냥 말로만 "L중대의 극심한 피해"를 자주 운운한 것도 아까운 부분이었습니다. 또, 이야기의 주인공인 그레고리 펙의 역할이 그저 초특급 유능할 뿐, 별 재미없는 인간이라, 선전물에나 나오는 "한국에서 돌아온 새까만 펙중위"일 뿐, 싱겁고 밋밋하다는 점도 좀 비는 점입니다.

아쉬운대로, 그레고리 펙은 영화의 마지막에 주저 앉는 장면에서, 영화 전체와 대조대구를 이루는 설득력 있는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 그레고리 펙은 마지막 결말 직전에 폭 찹 고지의 가치에 대한 장황한 대사 읊기를 잘 이끌어나가고 있습니다. 아무 가치가 없어서, 전략적 가치가 생겨버린 폭 찹 고지. 그 앞에서 병사들이, 폭 찹 고지의 가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합니다. 다이아몬드가 비싼 것은 다이아몬드를 씹어 먹으면 맛있기 때문이 아니라 다이아몬드를 사람들이 귀하게 여기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무것도 아닌 그냥 작은 민둥산 언덕인 폭찹 고지를 위해, 사람 목숨 보다 귀한 것이 어디에 있다고, 대체 몇 사람이나 죽었는지 모를 정도 입니다. 그 날아간 목숨을 생각하면, 폭 찹 고지는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이라고 이야기하는데, 그것은 자조적인 비판이면서도, 어느 정도는 철학적인 역설이기도 하고, 또 인간적인 심정과 집념을 자아내는 이야기이도 해서, 여러 측면에서 한참 이목을 잡아 둡니다.


그 밖에...

예고편 동영상:


이 영화는 한국전쟁 영화지만, 폭 찹 고지에서 싸운 한 중대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군과 중공군만 나올 뿐, 우리 국군이나 인민군, 기타 한국인 등등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습니다. 실제 폭 찹 고지 전투 전체를 살펴보면, 미군을 다수로 하여 연합군의 에티오피아 병사들과 콜럼비아 병사들이 함께 참전했고, 카투사 형태로 한국인이 미군에 배속해서 싸우기도 했습니다.

폭 찹 고지는 애초에 태국군이 중공군을 격퇴하는 대승을 거둔 곳으로 1952년에 처음 회자되기 시작했습니다. 태국군은 1개 대대로 중공군의 맹렬한 공격을 세 차례에 걸친 싸움 끝에 제압하여 "작은 호랑이"라는 별명을 얻는 등 언론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폭 찹 고지 전투는 영화에서 묘사된 1차 전투 외에, 수십일 만에 다시 한 번 더 전투가 벌어져서 불과 휴전회담 쌍방 합의를 채 열흘 앞두고 또 전투를 치르게 됩니다. 이 전투는 한국전쟁 당시 중공군 최후의 공격인 일명 "금성 전투"로 이어져서, 휴전회담 쌍방 합의 직전까지, 확인된 숫자로만 우리 국군 2천6백여명이 죽는 피터지는 싸움이 됩니다.

이 영화에서 거제도 포로 수용소가 간접적으로 잠시 언급됩니다. 거제도 포로 수용소 경비 임무를 평화롭고 조용한 신선놀음처럼 언급하고 있지만, 미군 F. T. 도드 준장의 일을 생각했다면, 각본을 그렇게 쓰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이 영화의 감독을 맡은 루이스 마일스톤은 이 영화 바로 다음에 1960년판 "오션스 일레븐"의 감독을 맡았습니다. 한편 이 영화의 각색,각본을 맡은 제임스 R. 웹은 아파치, 베라 크루즈, 빅 컨트리를 비롯하여 여러 서부영화 명작들의 각색,각본을 작업했고, 케이프 피어의 각색, 각본을 맡기도 했습니다. "멘 인 블랙"의 국장급 요원인 제드를 연기한 립 톤이 젊은 시절 출연한 영화이기도 합니다.

이 영화는 제작 과정에서 미국 육군의 협조를 받았다고 합니다.

"폭 찹 힐"은 의외로 우리나라에서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영화입니다. 한국인이 민간인, 군인 아무도 안나오기 때문인지, "매쉬"는 물론이고, "원한의 도곡리 다리 The Bridges At Toko-Ri" 보다도 덜 알려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매쉬"는 풍자를 위해서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했다뿐이지, 사실은 월남전 영화라 할 수 있고, "원한의 도곡리 다리"만해도 한국전쟁의 시대적인 느낌이나 고유한 성격을 조망하는 부분이 "폭 찹 힐" 보다도 적습니다. 아마도 이러 고지 전투를 다룬 영화는 한국영화나 한국TV물에 워낙 많기에 특별히 기억하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반대로 미국에서는 한국전쟁물 중에 인기가 있는 편이어서, 가끔 관심있는 미국인 관광객들이 DMZ 관광을 나오거나 철원, 철의 삼각지대로 관광을 오면 "폭 찹 고지가 어디냐?"고 묻는 일이 있습니다.

덧글

  • 이준님 2007/06/08 21:37 # 답글

    1. 크,마침내 이 작품이 나왔군요. -_-;;; 군대 도서관에서 찾아본 비디오를 통해서 접한 괴작 -_-;;이지요(카투사였습니다. -_-;;) 나름대로 재밌게는 봤고 원작격인 전사 역시 괜찮게 봤지요. 원작은 "전쟁 실록의 걸작"이지만, 영화 자체의 허무주의를 담아내지는 못합니다. (원작은 1부가 폭찹힐 공방전이고 2부가 그 부대의 정찰활동 실록입니다.)

    2. 영화에서 잠깐 나오는 일본계 중위는 실제 있는 사람이지요. 다만 이 작품의 많은 등장인물처럼 고의로 이름을 바꾸어서 나옵니다.-잠깐 나오는 대사처럼 아주 역설적인 스토리이긴합니다.

    3. 루이스 마일스톤의 걸작 전쟁영화 "서부전선 이상없다"에 못 미치지만 냉전 시대에 안 알려진 나라에서 벌어진 괴악한 전쟁을 심도 있게 묘사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는 걸작으로 봅니다.- 물론 일부에 따라서는 아시아인을 이상하게 묘사했다고 할수도 있지만 마일스톤의 전시 선전영화 "퍼플 하트" 처럼 인간말종 일본놈 묘사보다는 차라리 낫지요.
  • 이준님 2007/06/08 21:47 # 답글

    4. 그 "흑인" 아저씨는 스파르타커스에서는 스파르타커스를 구해주고 죽는 흑인일겁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인기 있던 A 특공대의 한니발 대장이 젊었을때 여기 나왔다는 이야기를 들었지요. 전 그레고리 펙의 대사가 더 맘에 들던데요(아마 제가 반공주의자?라서 그런지 ^^)

    5. 중간에 DJ 아저씨에게 뭐 주는 장교는 완전히 마오주석 짝퉁으로 그렸지요.

    6. 씬 레드라인보다 "덜 철학적"으로 해서 리메이크를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드는 작품입니다. 가끔 배달의 기수에서 볼수 있는 "수십명이 토치카에 와와 몰려드는" 203 고지필 나는 작품보다 씬 레드라인식으로 그리는게 차라리 더 정석일지도 모르지요. (아마 미-중 관계가 극단일때 나올지도 -_-;;;;)

    7. 의외로 한국전을 다룬 미국 소설의 70% 이상은 해병대의 장진호 철수를 다루고 있지요. 소시적에 AFKN에서 방영한 "Rtreat! Hell" 같은 경우가 대표적 영화입니다. 대부분의 한국전 영화가 그렇듯이 영 아닌 작품이고-딱 우리나라 "전우" 수준입니다. 의외로 소설류는 재미 있는게 많지요. "도곡리 철교" 같은 걸작도 있구요. (모 사이트 영화 소개에서는 무려 "토고리 다리"라고 베트남전 영화로 소개 --;;하더군요)
  • 이준님 2007/06/08 21:50 # 답글

    ps: 중국인의 세뇌 전술 같은 스토리는 사실상 과장이 심합니다. "일본놈은 풀 배듯 사람을 죽이고 여자만 보면 ~~~하는 변태 새퀴들이다"라고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막상 2차 대전 당시에 731부대나 남경 같은 괴악한 일도 있지만 전쟁가운데서 살아남기 위해 애썼던 모습들이나 군대내의 폭력의 희생자라는 걸 알게 될때 많은 사람들이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거나 같은 이치입니다. (사실 이런 이유로 외국에서 만든 한국전 다큐중에 "북한 민중들의 피해"를 강조하는 부분은 남한에서 방영시 모두 삭제했습니다. -_-;;) 황화론이나 열등 인종내지는 잔인한 공산당이라는 이미지에서 의외로 "인간적이고 평범한" 중국인들을 발견했을때의 혼란감을 이용한 거라고 보면 되지요. 더군다나 2차 대전 당시의 일본 포로수용소와는 다르게 (비록 좌익 정권이나 단체의 도움이지만) 어느 정도 본국과 연락이 가능했던 포로 수용소의 잇점도 있었습니다.
  • 이준님 2007/06/08 21:56 # 답글

    나중에 매카시즘이나 이런 이야기와 함께 "2차 대전 당시의 영웅적인 투쟁"을 했던 포로들과 대비해서 "나약한 세대"에 대한 한탄과 연구대상으로서 그런 이야기가 퍼진거지요(이 시대의 괴악한 소설인 "판문점으로 가는길"이라는 작품이 이런 편견을 아주 극단적으로 보여줍니다.)

    개인적으로 한국전을 소재로 한 작품중에서 영화로 만들었으면 하는게 하진의 "War Trash"이지요. 국민당 출신의 중국군이 포로가 되어 거제도와 제주도를 오가면서 겪는 고난과 본국 귀환후 겪는 역경을 다룬 스토리인데. 미국에서 발표후 상당히 비평이 좋았고 권위있는 상도 여러개 탔지요. 우리나라에서는 당연히 스토리내의 괴악한 이야기 때문인지 저자의 다른 작품들과 달리 번역이 전혀 안되었지만요.(참고 서적-가끔 복사기-으로 나온 책들이 남한의 일부 분들이 보기에는 껄끄러운게 많아서일겁니다.)
  • 이준님 2007/06/08 21:56 # 답글

    좋은 비평 주셔서 감사합니다. 게렉터님
  • 이적 2007/06/09 00:44 # 답글

    음. 중공군의 세뇌전술은 의외로 쓸만했다고 알고있습니다.
    중공군의 포로로 잡힌 많은 미군들이 그들에게 협력했습니다.
    사소한 개입과 동조를 통해 빼도박도 못하게 만드는 그런 심리적 설득의 한종류로 알고있는데
    이거 의외로 효과가 상당해 종전후 미국내에서 많은 연구를 했다고 합니다.
  • 게렉터 2007/06/11 12:41 # 답글

    이준님/ 나쁜 역으로 나오는 흑인 배우 말씀하신 대로입니다. 이 배우는 그 전부터 원주민 추장 역할이나, 현지에서 주인공과 맞닥뜨리는 이국적인 현지인 역할 같은 것을 꾸준히 해온 그 쪽에서는 꽤 경험있는 배우로 알고 있습니다. 아시아인 묘사야, 이 영화에서 중공군은 그냥 순수한 "적군"이라는 대상으로 나올 뿐이고, 적인 중공군 외에는 아무도 아시아인이 안나오니, 아시아인 묘사를 왜곡할만한 소지도 무척 적다고 하겠습니다. 아시아인이 적이었기 때문에 적으로 나와서 적으로 묘사된 것들이야 당연하다면 당연한 것이니 말입니다.

    이적/ 유명한 "연극 시키기"를 비롯해서 중공군 세뇌전술, 심리전술은 우리 국군 참전용사들도 많은 이야기를 남기셨습니다. 확실히 특징적인 면이 있었는데, 이게 미국으로 건너가면서 한 단계 더 승화되어 거의 마술이나 기적과 같은 수준으로 과장, 또 과장되기 시작했다는 면이 있다는 것입니다.
  • 매바우 2009/01/19 15:34 # 삭제 답글

    포크 촙 힐 (Pork Chop Hill, 1959) 자료감사합니다.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