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 The Party 영화

1968년작 "파티"는 "핑크 팬더" 시리즈에서 돈을 벌어들인 감독 에드워드 블레이즈, 코메디언 피터 셀러즈, 작곡가 헨리 맨시니 세 사람이 다시 한 번 한데 뭉친 영화로, 세 사람의 코메디 기본기를 보여주는 수작 입니다. 이 영화는 영화 촬영차 LA에 온 한 인도 배우가 행정 실수로 낯선 부자들이 모인 저녁 파티에 참가하는 이야기 입니다. 이 영화는 일종의 저택 대소동을 다루는 소극(笑劇, farce)이라고 볼 수 있는 형태이므로, 하룻밤 저녁, 저택에서 벌어지는 파티 와중에, 여러가지 실수와 사고들이 일어나서, 부유한 사람들의 느긋한 사교모임이 놀라운 난장판으로 엉망진창이 되는 것이 내용입니다.


(초저녁에는 이런 파티가)

(한 밤에는 이런 파티로: 중간에 있는 이상한 동물 같은 것은 무려 코끼리)

줄거리에 대해서 보면, 이 영화에서 가장 많이 중요한 소재는 어색한 사교 모임에 참가한 어색한 기분입니다. 친한 사람들이 많다거나, 누구나 흥겹게 끼어 들 수 있는 지혜로운 프로그램이 짜여져 있다면 사정은 좀 나을 것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낯선 사람들끼리 만나서 서로 알아가는 사교모임에서는 어색한 순간이 많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특히나 이 영화의 상황 처럼 대부분 잘 갖춰 입고 서로간의 문화에 익숙한 사람들 사이에 혼자 별볼일 없는 모습으로 모임에 참가하면, 어지간해서는 서서히 자신이 융자 받아온 맥곡 포대로 변해가는 듯한 증상을 느끼게 됩니다.

이 영화는 그런 상황을 영화로 보여줄 수 있도록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잘 뽑아 냈습니다. 모두가 두세사람씩 무리지어 이야기하고 있는 가운데 자기 혼자만 우두커니 서 있는 상황이라든가, 그 와중에 대화에 끼어 들어 보려고, 어디에 내가 말을 끼어들면 될까 하면서 기회를 엿보며 대화를 기다리는 장면들이 나옵니다.

대화를 끌어나가고 한 사람이라도 친해지기 위해서, 별 재미도 없는 농담에 과하게 웃으며 즐거워 하게 된다든가, 혹은 이미 한 번 대화하고 헤어진 사람을 자꾸만 마주치게 되어 계속 인사를 자주하며 아는척 하기도 어색한 상황 등등도 나옵니다. 모두들 서로 대화하는데 별 할 일이 없으니 혼자서만 묵묵히 오직 밥먹는데만 열중하는 상황, 혹은 갑자기 대화의 흐름이 끊겨서 무슨 말을 나누어야 할지 답답하게 머뭇머뭇하며 고민하는 상황도 공감할만한 사례들입니다.


(끼어들 여지가 없는 대화)

배경 자체가 현대적으로 승화된 동양식 정원과 분수가 딸린 아름다운 대저택인데다가, 등장하는 인물들이, 웨이터들과 격식을 갖춘 연미복이 오가는 저녁 파티에 무척 익숙한 듯한 사람들입니다. 이런 장면들은 영화 화면에 담기면 아름다운 저녁 파티 볼거리 자체가 되기도 해서, 보기 좋다는 효과부터 도움이 됩니다. 또 한편으로는 주인공이 어색해 하고, 친한 사람 없어서 좀 심심하고 답답해하는 처지가 더 대조되는 효과도 있습니다. 덕분에 드러나는 수준은 아니면서도, 부유한 사람들의 정직하지 못한 폐쇄성이라든가, 현대사회의 소외감 같은 정형화된 주제도 감칠맛나게 아주 보일듯말듯 암시되는 느낌이 납니다.

이 영화의 배우들의 대사와 연기는 사실적이고 현실적으로 되어 있습니다. 저녁 모임라는 것이 조금은 비일상적인 작은 축제 같은 것으로 생각할 수 있고, 등장인물들이 대체로 큰 부자들입니다. 그러니 만큼 등장인물들의 대사나 행동을 차분하고 사실적으로 꾸몄다고는 하지만, 관객 입장에서 영화를 지켜 보기에는 적당히 흥분된 느낌은 납니다. 사람들의 행동과 대사들은 서로서로 공손하게 대하고, 친한 사람을 만나면 반가워하고, 별로 안친한 사람이 아는척 하면 슬쩍 피하고 하는 인간다운 광경들을 있는 그대로 별 극적인 느낌도 없이 조곤조곤 보여주는 수준입니다. 이야기의 진행 역시 느릿느릿하고, 절정 직전 까지 특별한 사건도 없이 그냥 불 켜려고 하는데 스위치 잘못 눌러서 마이크를 켜버렸다 정도의 사실 누구나 한 번 할 법한 사소한 실수들만 이어져 나타날 뿐입니다. 따라서 영화는 천천히 진행되는 편이고, 이런 상황에서 정말 거기서 사교 모임을 하는 것처럼 자연스럽습니다. 여러가지 잡담이나 여유롭게 여백의 시간을 남기는 등등, 모든 이들의 진짜 같은 모습들을 볼 수 있어서 그럴싸 합니다.


(만찬)

그 중에서도 연기력에서 가장 놀라운 솜씨를 보여주는 인물은 역시 주인공을 맡은 피터 셀러즈 입니다. 피터 셀러즈는 얼굴에 검무죽죽한 분장을 하고 인도사람인 것처럼 연기 하고 있습니다. 이 인도인은 "겅가딘" 비스무레한 영화 작업 때문에 작은 단역급 배역을 맡아 미국에 건너온 사람입니다. 이 영화에 등장한 인도인은 영화 화면상의 겉모습에서부터, 백인들 밖에 없는 다른 저택 안의 손님들과 확연히 구분됩니다. 이렇게 주인공이 고향을 떠나 인도양과 태평양을 건너 머나먼 LA에 온 사람이니, 어울리지 못하고 낯설어하며, 어색해하는 느낌은 별로 내뿜지 않아도 쉽게 감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피터 셀러즈는 이런 인도인 역할을 기막히게 연기하고 있습니다.


(피터 셀러즈의 표정)

따져보자면, 이 영화는 인종 고정 관념을 악용하는 면이 조금 있습니다. 이 영화 속의 미국 사람들이나 유럽 사람들은 서로가 익숙한 도시 사람들입니다. 그에 반해, 주인공인 인도인은 새로운 유행, 옷차림, 식습관, 유머감각, 대화하는 요령 모든 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무시하고, 바보스럽게 보는, 순박한 시골사람으로 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는 상당부분, 그런 순박한 시골사람의 모습을 바보스럽게 다루어 놀리면서 웃음을 이끌어 내려는 면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따분한 수법을 뒤엎어 버리는 것이, 바로 피터 셀러즈가 이 인물을 표현해낸 놀라운 기술입니다.

일단 피터 셀러즈는 모든 대사를 인도인 같은 영어 억양으로 말합니다. 여기서부터가 왠만한 성대모사 달인이 상상할 수 있는 솜씨의 한계를 능가하는 듯한 그럴싸한 솜씨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런 영어 억양과 함께, 얼굴 표정 짓는 습관이라든가, 목소리 발성, 특히 웃는 표정과 웃음소리 같은 것들을 인도 밖의 사람들이 보는 전형적인 인도인 같은 모습으로 모두 해내고 있습니다. 심지어 걸음걸이 까지도, 인도인 같은 걸음걸이라는 특징을 잡아내서 보여주는 등, 그 비슷함과 성실함이 대단합니다.


(피터 셀러즈)

그러면서도 피터 셀러즈가 그런 흉내내기를 할 때, 결코 그것을 단지 우스꽝스러운 비아냥거림으로 삼는 것이 아닙니다. 10여년전 김희애 TV코메디극에서 하던 가짜 프랑스말이나, 피터 셀러즈 자신이 훗날 "5인의 명탐정 Murder by Death" 에서 중국인 흉내를 내던것과 다르다는 것입니다. 이 영화에서 피터 셀러즈의 인도인 흉내는 순박한 사람에 대한 진지한 모습을 보여주는 다듬어진 수단입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인도인은 인도 사람이면서도 미국 사람들의 예절과 문화를 잘 이해하고 있고, 관대한 태도로 여러 문화를 잘 받아 들이는 모습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영화속 미국인들은 인도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로 되어 있고, 가끔은 조금 한심하게 개개인의 버릇, 개개인 문화에만 갖혀 있는 모습으로 나옵니다. 이런 대조들은 영화속에 널린 단순한 코메디 속에 가려져 있고 조금씩 스며져 있는 수준이기에 애써 주장하는 느낌이 없으면서도 어색하지 않게 은은하게 느껴집니다. 특징적인 모습으로 신기한 웃음은 자아내면서도, 치졸한 비웃음에서는 벗어나고 있으니, 그 절묘한 인도인 연기의 수준은 이 영화에서 가장 멋진 것입니다.


(코메디!)

이렇게 현실적인 인물과 느릿느릿 흘러가는 상황에서 웃음을 담아내기 위해, 이 영화는 주로 찰리채플린 코메디와 비슷한 무성영화 슬랩스틱 코메디로 내용을 채워나가고 있습니다. 넥타이가 엉뚱한 사람의 팔에 끼이고, 걸려 넘어지는 사람을 피하려다가 뒤에서 문에 튀어나오는 사람에 부딪힙니다. 떨어진 신발을 주우려고 하다가, 다른 물건을 엎어버리게 되고, 물을 조금 닦으려고 하다가, 온 방에 물을 엎지릅니다. 이렇게 매우 많은 양의 코메디들이 대부분 대화나 대사 없이, 그저 몸으로 사소한 실수를 하는 것을 화면에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 중 상다수는 피터 셀러즈의 개인기와 결합해서 자체로 웃겨서 재밌습니다. 게다가, 이 영화는 사교 모임에 못 섞여드는 모습을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서로 친하게 왁자지껄 떠들고, 끼리끼리 모여 놀고 있는 와중에, 주인공만 별 관심을 못 받으면서 구석에서 자빠지고 걸려 넘어지는 코메디를 한다는 것이 감정도 잘 표현되고 있습니다. 시각적으로 관객은 피터 셀러즈가 넥타이 끼어서 고민하는 모습을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름다운 춤곡이 흐르고, 다른 파티의 손님들은 화면 배경에서 자기들끼리 어울리고 있는 모습이 뒤켠에 보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떠드는 소리가 시끌벅적하게 들려옵니다. 이런 모습들을 보다보면, 코메디 방식 자체가 이야기 주제와도 무척 잘 와닿는다는 점에서 이 영화의 멋이 잘 살아납니다.

굳이 흠을 잡아 보자면, 평화롭게 진행되는 파티에 이런 실수 코메디를 끌어 넣는데 한계가 명백하긴 합니다. 주인공이 작정을 하지 않은 다음에야, 서너시간 이어지는 파티 내내 코 깨지고 뒤통수 맞는 일만 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그러다보니, 이 영화는 몇몇 부분에서 코메디를 많이 보여주기 위해 좀 무리를 한 부분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술을 많이 먹어서 술취한 사람이 이상한 짓을 한다든가, 술 먹고 나서 한 이상한 행동 때문에 사태가 급변한다든가해서, 억지로 코메디 기회를 만들어 때워야 하는 구멍이 생겼습니다. 이런 부분들은 잔잔하고 조용하고 현실적으로 진행되는 이야기 중심에 어긋납니다. 그래서 좀 부자연스럽게 느껴졌습니다.


(맨 오른쪽이 급하게 술취하는 인간)

피터 셀러즈의 개인기가 빛이 납니다만, 사실 연출력도 이 영화에서 만만찮은 것입니다. 휴지 풀어지는 장면에서 피터 셀러즈의 코메디 표정은 그야말로 찰리 채플린의 표정 웃기게 짓는 연기에 도전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영화의 연출과 어울리면 더 재미있어 집니다. 이 영화에는 "사람이 화장실이 급하다"라는 것을, 대사를 사용하지도 않고, 화장실을 보여주지도 않고, 나타내는 놀라운 장면이 있습니다. "화장실 가고 싶은 느낌"을 어떻게 눈으로 볼 수 있게 한 것입니까. 화장실이 급한 사람의 눈에 인상적으로 보일 만한 물체를 자연스럽게 잡아서 차례로 보여준 뒤에, 피터 셀러즈의 오묘한 표정연기와 번갈아 보여 줍니다. 그러면 별 걸림돌 없이도 부드럽게 "지금 주인공이 화장실이 급하구나"하는 점을 관객들은 느끼게 되어 있습니다. 이 부분은 긴장감과 점층법, 실망감과 기대감을 조율하는 각본과 어울어지면서, 보는 관객이 다 화장실 급한 듯한 느낌을 느끼게 될 정도로 멋지게 되어 있습니다.

좀 더 살펴보면, 이 영화는 각본에서부터, 근본적으로 연출을 정교하게 맞춘 부분이 있습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피터 셀러즈이고, 관객들은 거의 모든 장면에서 피터 셀러즈의 모습과 피터 셀러즈의 사소한 실수, 사고, 그 슬랩스틱 코메디를 보게 됩니다. 그런데, 그런 피터 셀러즈의 모습 곁에 배경처럼, 다른 파티에 온 손님들이 하나 둘 조금씩 나옵니다. 이런 사람들은 단지 배경일 뿐이라서, 볼때는 별로 중요하게 부각도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야기가 진행되면 될 수록, 여기저기 조금씩 피터 셀러즈 주변에서 나왔던 장면들이 모여서, 나중에는 피터 셀러즈 외에 파티에 참석한 사람들의 사연도 자기도 모르는 새에 알 수 있게 됩니다. 손님 누구는 성격이 어떻다든지, 손님 누구는 누구를 싫어한다든지 하는 곁가지 이야기거리들이 주인공의 슬랩스틱 코메디에만 집중해서 진행되었던 이야기 와중에도 자연스럽게 다가오게 되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이 영화의 무성영화 코메디 같은 느낌이 슬기롭게 활용되었습니다. 왁자지껄한 분위기이지만, 주인공의 대사는 아주 조금밖에 없는 영화 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주인공이 가끔 한 마디씩 하는 대사나, 주인공이 가끔 한두마디 대화를 나누는 상대가 무척 뚜렷하게 기억에 남게 되는 것입니다. 주인공이 한마디도 안하고 있다가, 한참만에 하는 말이 "나는 술 담배는 전혀 하지 않아요" 이니까, 무심코 지나가는 한 마디 밖에 안되는 말이지만, 관객들은 영화가 끝날때까지, 무슨 중요한 복선처럼 그 말이 기억에 남게 됩니다. 그러면서도, 워낙에 왁자지껄하게 말이 많고 시끄러운 저녁 모임을 다루었으니, 딱히 노골적으로 관객에게 그런 대사들을 흘려 주고, 이야기를 강제로 알려준 것 같지도 않는 느낌이 납니다. 유려합니다.


(주인공 주변에 잠시 비치는 사람들)

결국 이 영화는, 유쾌한 대소동 영화이면서도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오묘한 철학을 하나 제시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인생을 사는 사람이라서, 다른 사람의 몸에 들어가서 그 사람의 관점이나 마음을 자기 자신처럼 느끼지는 못합니다. 이 영화는 그렇게 마치 1인칭 주인공 시점처럼 이야기를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와중에도 자연스러운 화면 구성과 편집, 강조하는 부분과 흘려보내는 부분의 조합으로 그 속에서 서로 다른 사연으로 서로 다른 삶을 살고 있던 사람들의 심정과 생각도 담아내서 전해 주었던 것입니다. 살짝살짝 전지적인 3인칭 시점으로 시각이 변신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저마다 다른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각자의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저녁 모임에 참가하고, 서로 인연을 맺는다는 그 조감도 같은 인간 개개인의 영혼을 묘사해 내는 것입니다.

때문에, 클로딘 롱제가 맡은 여자 주인공은 비중이 무척 작은 역할이라도, 중간중간에 선명히 위력을 보여줍니다. 약간의 실망감, 약간의 눈물, 마지막 장면에서의 조금 어색한, 조금 긴장한 대화들 등등은 꽤 감동적이기도 합니다. 클로딘 롱제는 조금 웃음을 머금은 듯한 목소리나, 살짝 울먹이는 듯한 목소리로 말하는 솜씨가 절묘합니다. 그래서 이 잔잔한 이야기의 와중에도 인간적인 매력을 듬뿍 보여줍니다. 프랑스 사람이므로 프랑스에서온 뮤지컬 배우 지망생을 연기하는 그녀가, 그 평범하면서도 속삭이는 듯 말하는 목소리는 정말 아름답습니다.


(클로딘 롱제)

아름답고 잘 어울리는 저녁 파티 밴드 연주를 끝없이 들려주는 음악은 가끔은 빠르게 흥겹고, 가끔은 차분하게 흐르면서 하나하나 모두 듣기 좋은 편입니다. 무성영화 코메디 배경음악 같은 역할도 잘 해 줍니다. 한편 이 영화 속에서, 비틀즈의 "Lovely Rita" 등등과 같은 당시 유행에서 보이던 인도문화에 대한 동경과, 역시 당시에 유행하던 히피 문화를 잠깐 연결하는 것을 관찰할 수도 있습니다. 결말 부분에서 이런 요소는 잠깐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는데, 이것은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격식을 차린 부유층의 문화를, 서서히 자라난 히피 록큰롤 난장판 문화가 압도한다는 식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의 초점이 거기에 맞춰진 것은 아닙니다. 인간적인 감정들과, 낯선 도시에서 새롭게 인생에 도전하는 젊은 신입들의 사연이 심성 속에 담겨있고, 경중을 달리하면서 남녀노소 여러 사람들의 군상을 차분하게 그립니다. 그리고, 깔끔하고 정돈된 대저택에서 시작된 파티 광경이, 막판에 이르면 대소동 끝에 얼마나 난장판으로 되는지 그 놀라운 혼란상 자체가 현란하고 화려합니다. 그래서 그 절정에 이르면, 너무나 혼란스러운 나머지, 어떤 환상적이고 동화같은 아름다움도 느낄 수 있도록 한껏 연출력을 폭발시킵니다. 이 요란한 대소동 파티가 끝난 후에, 술취한 기운이 낮아 있는 피로한 다음날 아침의 가라앉은 분위기 묘사도, 놓치기 아까운 훌륭한 마무리입니다.


그 밖에...

예고편 동영상:


IMDB Trivia에 따르면, 블레이크 에드워즈와 피터 셀러즈가 핑크 팬더 시리즈 이외에 함께 찍은 유일한 영화라고 합니다. 이 영화의 많은 장면들과 코메디들은 즉흥적인 착상을 통해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대본도 60페이지 정도로 얄팍했고, 모든 장면들은 영화에 나오는 순서대로 차례로 찍었다고 합니다. 한 장면을 찍고 나면, 의논해서 다음 장면에서 어떤 코메디를 넣을 것인지 정한 뒤에 찍는 식으로 진행한 것입니다. 그래서, 비디오 카메라로 동시에 찍으면서 그때 그때 확인했다고 합니다.

여자 주인공을 맡은 클로딘 롱제는 가수로 더 친숙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끌로딘 롱제"로 통합니다. 이 영화에서도 "Nothing to Lose" 를 멋지게 불러줍니다. 피터 셀러즈가 나오는 "카지노 로얄 (60년대판)"에 흐르기도 했던 "Look of Love" 같은 곡도 클로딘 롱제의 녹음이 유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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