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21 제666호 "'666호'라고 두려워 말라"기사를 본 후에
저는 지난주 목요일 "한겨레 21"의 어느 기자분께 한 통의 e메일을 받았습니다. 처음 대목이 이렇게 시작하는 이야기였습니다.

"취재중에 게렉터님의 1992년 휴거 소동 정리판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반가워서 이메일 띄웁니다. 일부 내용은 출처를 밝히고 부분 인용해도 괜찮겠다고 하시니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입니다. 그래도 괜찮겠습니까?"

저는 출처를 밝히는 부분인용은 무제한이지만, 기사의 의도나 방향을 미리 알려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답장을 드렸습니다.

그날 저녁에, 이 기자분과 통화를 하게 되었습니다. 기자분께서 말씀하시기를, 직접 조사한 부분과 겹치는 부분이 있고, 또 읽기 편한 글을 만들기 위해서는 출처표기를 명확히 하지 않고 "녹여서 섞어 쓰게 된다"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인용표시나 출처표기를 하면 글을 재미있게 쓰기 어렵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글 말미에 참고자료에 출처를 밝히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그렇게 영향을 받은 글 정도를 쓰려는 것이라면, 굳이 참고자료 표시를 하지 않아도 되는 정도 아니겠냐며, 다만 게제 이전에 원고를 미리 제게 보내 주시기만 하면 그것을 한 번 확인하는 것으로 충분하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저녁에 제가 문자 메세지 하나를 받았는데, "인용한 부분도 없고, 녹여쓴 부분도 거의 없으므로 원고는 보내드리지 않겠다" 라고 하셨습니다. 이렇게 해서 나온 기사는 인터넷 주소 다음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h21.hani.co.kr/section-021108000/2007/06/021108000200706260666054.html

결국 이 기사는 제 글에 대한 참고자료 표시나 인용문 표기는 없는 채로 나왔습니다.

기자분께서 말씀하시고, 저도 제안 드렸던대로, 지금 기사에서 꼭 출처표시가 필요할만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글이 널리 소개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글쓴이라면 기자분들이 가장 잘 아실만큼 누구나 가질 수 있을 만하고, 또 지금껏 제 글에서 내용이나 소재를 얻어 매체에 실었던 다른 기자분들의 전례와도 좀 차이가 나서 약간은 서운한 마음이 있습니다.

그래서 생각난 김에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이 블로그 오른쪽 위쪽에 보면, 글의 링크와 출처를 밝히는 부분 인용은 무제한 허락한다고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글 전체를 통채로 "퍼" 가실 때에는, 대부분 허락해드리고 있으니 e메일로 연락을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학교 숙제나 논문, 영화잡지 같은 곳에 제 글을 일부를 잘라 붙이실 때에는 출처를 남겨주셔야 합니다. 특히, 영화평이나 영화기사를 쓰시는 분들 께서는 비록 비정규직으로 조그마한 잡지/신문에 글을 게제하시는 분이실 지언정, 글을 써서 돈을 버는 사람으로서 직업관을 좀 굳게 가지시고, 인용과 표절을 조금만 더 민감한 문제로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어차피, 취미로 재미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써서 쌓아 두는 곳이 이 블로그인지라, 특별히 대가나 거창한 의식을 갖고 운영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그래도 가끔 도가 지나친 경우를 볼 때가 있기에 지구평화를 위해 이렇게 말을 남깁니다.

by 게렉터 | 2007/06/28 16:24 | 기타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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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ArborDay at 2007/06/28 17:05
기사를 미리 보내주는 것에 적잖은 반감을 가진 것 같더군요.
두 어번의 경험이니 일반화시키기에는 한참 무리가 있다 싶지만.
유쾌하지 못한 경험이었겠습니다, 게렉터님. 상심하지 마시기를.
Commented by 슈리아 at 2007/06/28 17:42
에고... "휴거" 관련 포스팅 이후로 자주 들러 재미있는 글을 훔쳐보고 있는 사람입니다. 아쉽기도 하고 우울하기도 한 내용이라 한 글자 두드려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공짜로 재미있게 읽는 염치를 덜 듯하여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위로까지는 하지 않으셔도 관계 없다 하실지 모르겠지만- 받기 싫은 것도 억지로 떠안겨 드리는 것이 우리네 삶을 더욱 아름답게 가꾸는 법이지요.

저 역시, 혹 인용하고 싶어지는 글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때는 트랙백이나 기타 여러가지 방법으로 제가 인용하였다는 것을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니 앞으로도 크게 상심마시고 재미있는 글 써주시면 좋겠습니다.^^
Commented by FAZZ at 2007/06/28 20:32
아쉬움이 좀 많이 남는 이번건이군요.
Commented by 세리자와 at 2007/06/28 20:43
천군만마 대접이 영 별로군요.
Commented by 보드뷰라드 at 2007/06/29 13:43
크리에이티브 커먼스 라이센스 (http://www.creativecommons.or.kr/ 를 참고하세요. ) 마크라도 하나 달아 놓으시는 것은 어떨까요?
Commented by 게렉터 at 2007/06/30 23:53
ArborDay/ 감사합니다.

슈리아/ 어차피 재미로 쓰는 글들이니, 항상 부담없이 글은 올라갑니다~

FAZZ/ 아쉬움 정도가 아니라 아주 해괴한 사건도 한 번 있었는데, 이것도 언제 적절한 시간이 되면 한 번 공개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셰리자와/ 뭐, 수나라 1백만 대군을 이끌고 있다고 생각하는 황제라면, 군사 천명 말 만마리 정도 가벼워 보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보드뷰라드/ 사실 상당히 헐렁한 형태로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고, 글 자체도 재미 위주로 잡다하게 올라가지 정성과 열정 위주와는 좀 거리가 있어서 당분간은 계속 가벼운 분위기로 나가볼 생각입니다. 보드뷰라드님 말씀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지나가던이 at 2007/07/09 03:35
해당 포스팅을 재미있게 봤던 사람으로써 꽤 씁쓸하군요. 참고자료에 두면 뭔가 독창성을 잃어버린다고 생각했을까요?

개인적으로 잘 된 블로그 포스팅이 기사보다 못하다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는지라 저도 서운해지네요.
Commented by 게렉터 at 2007/07/09 14:17
지나가던이/ 모를일입니다. 뭐 큰 문제가 될만한 일은 아니었기에 그러려니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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