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워에 대한 5가지 이야기 거리 영화

영화 자체와 직접 관련 있는 내용은 "디 워"에 대해 쓴 글 http://gerecter.egloos.com/3320023 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이 글에서는,

1. 출연진
2. CGI
3. 심형래
4. 제작기
5. 이무기

다섯가지 내용을 다루는데 1, 3을 빼면 꼭 "디 워"와 직접 연결되어 있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다섯가지 중에 흥미가 생기는 한 두가지만 골라서 발췌해 읽으셔도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1. 출연진

"디 워"에서 주인공 존에게 전설을 들려주는 잭 영감 역은 로버트 포스터가 맡았습니다. 이 사람은 1960년대 초부터 배우 생활을 시작한 사람이고, 수많은 영화에 출연했습니다. "잭키 브라운"으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고, 척 노리스의 대표작 "델타 포스"를 비롯하여, "앨리게이터", 1998년판 "사이코" 등 한국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영화들에도 나왔습니다.

비중은 작아도 로버트 포스터와 함께 가장 훌륭한 연기를 보여준, 남자주인공 직장동료 역의 크레이그 로빈슨은 미국판 "오피스 The Office" 에서 대릴 필빈 역으로 널리 얼굴을 알렸습니다. 단역이지만, 가장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동물원 직원 역은 빌리 가델이 맡았는데, 이 사람은 몽크, 프랙티스, CSI, 라스베가스 등의 TV쇼에서 작은 역할을 꾸준히 해오고 있습니다. FBI 요원 역할의 크리스 멀키 역시 70년대말부터 꾸준히 역할을 맡아온 배우인데, "트윈픽스", "브로큰 애로우" 등의 영화에서 모습이 찾아보기 쉬운 편입니다.


(로버트 포스터가 출연한 또다른 괴물 도시습격 영화)

영화를 영어로 만들어 보는 것은 한국 영화나 TV극이 시도해 볼만한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세계시장에 접근하기 쉬워진다는 이유 외에도, 그 과정에서 세계 각국의 제작진, 배우들과 작업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늘어난다는 점에서도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큰 수지를 맞지 못할 영화라고 해도, 어차피 국내 DVD 시장이 척박한 상황에서 국내극장개봉 이외에 또다른 판로를 확보하는 것은 가치가 있습니다. 미국내 수십개 케이블TV는 별별 트래쉬 무비들을 틀면서 방영시간을 때우기 마련인데, 이런 곳을 통해서 소위 말하는 "2류 조폭 코메디" 같은 것들도 유통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크린 쿼터를 폐지해야만 한다면, "한류우드 테마파크" 같은 것만 만들지 말고, 정부 주도로 한국 영화, TV극의 영어 번역, 더빙을 지원하는 것도 한 방책이다 싶습니다.



2. CGI

사실적인 그림을 마치 실제 물체 처럼 보이게 사용하는 특수효과는 그 전통이 매우 오래되었습니다. 인류 역사의 대부분의 시간 동안, 그림의 품질을 판단하는 기준은, 그림이 얼마나 실제 물체와 똑같이 보이느냐 하는 것이었기에, 사실 그 연원은 고대로 부터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신라 때 솔거가 그린 소나무 그림을 보고, 새들이 날아와 그림 속 소나무에 앉으려고 했다는 기록이라든가, 호랑이나 용의 그림을 그려 놓고 그런 동물을 무서워하는 귀신을 쫓으려고 한 주술적인 시도들이 이런 생각에 바탕을 두고 있을 것입니다.

본격적으로 사실적인 그림이 실제 물체를 대체하는 효과를 거두게 된 것은, 르네상스 이후 유럽 회화가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부터 입니다. 원근법과 명암법으로 표현 기법이 충실해지고, 기하학과 해부학으로 관찰력이 높아져서, 진짜 영상과 똑같은 그림을 사람 손으로 만들어 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 결과, 신화 속의 장면이나, 종교적인 상상 속의 모습을 마치 실제 처럼 그려내는 다양한 시도들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즉, 하얀 깃털을 달고 날아다니는 사람이 있는 것 같이 생생하게 그린 천사의 모습이나, 거대한 뱀이 사람을 씹어 먹고 있는 것 같은 지옥의 모습을 마치 눈앞에서 보는 것처럼 그려내게 된 것입니다.


(우리가 숭배하고 기도하는 대상은 이렇게 생겼다... 고대 그리스 도자기 그림)

(우리가 숭배하고 기도하는 대상은 이렇게 생겼다... 르네상스시대 성당 벽화)

이렇게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상상속의 장면을, 마치 실제로 눈앞에 존재하는 것 처럼 생생하게 그려내는 기술은 사람들에게 강렬한 감상을 불러일으켰고, 그림의 표현력 뿐만 아니라, 그림이 담고 있는 상징과 이야기의 호소력을 높이는데도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습니다. 조선 후기의 학자들이 카톨릭 성당을 방문해 보고, 그 생생한 그림이 "마치 그림인데도 정밀한 조각 처럼 실제로 그 자리에 있는 것 처럼 보인다"라고 감탄하고 충격을 받은 것은 좋은 예시 입니다.

이때문에, 사진술이 발견되어, 정말로 실제와 똑같은 영상을 만들어 낼 수 있게 된 후에도, 그림으로 실제 같은 묘사를 하려는 노력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앵그르 같은 고전주의 화가들을 필두로, 현실에 없는 존재를 진짜처럼 세밀하게 보여주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은 많았습니다. 또 현실에 있을 법한 것을 더 화려하고 거창하게 보여주기 위하여, 그림표현의 세밀함과 사실성에 집착하는 경우 역시 많았습니다. 이렇게 실제로 세상에는 없지만, 마치 세상에 있는 듯한 볼거리를 주는 그 상상력은, 포스트 모너니즘에서 말하는 하이퍼 리얼리즘의 여러의미와 연결해서 그 의의를 생각해 볼 가장 쉬운 소재이고, 이것은 현재 영화 속의 3차원 컴퓨터 그래픽 기술로 그대로 계승되고 있습니다.


(이런 사진을 찍기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이와 같은 그림 그리는 기술은, 작가가 지어낸 이야기를 사람들 앞에 보여주는 영화에도 곧바로 적용되었습니다. 원조를 따져보자면, 그림을 영화 속 표현에 활용하는 바탕은, 사실 연극의 무대장치에 그 뿌리가 있습니다. 이탈리아의 베로나에서 벌어지는 소동을 표현하기 위해, 이탈리아 베로나 거리와 비슷하게 그린 그림을 무대 배경에 올려 놓고 연극 공연을 하는 것입니다.

비슷하게, 영화에서는 거대한 성벽 앞에서 벌어지는 장면을 찍기 위해 거대한 성벽의 경치와 똑같이 그려진 그림을 배경에 그려 놓고 영화를 찍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다른 예로, 스튜디오 안에 그냥 만들어 놓은 기차 세트에서 촬영한 장면이지만, 기차 창문 밖으로 서부의 들판 그림이 보이게 해서, 기차가 서부를 질주하는 것처럼 보이게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식으로 영화배경을 표현할 때 그림을 이용하는 일은 최근까지도 활용되어 왔습니다. 너무나 선명하게 그린 그림임이 드러나는 1960년대 홍콩영화 "금보살" 속의 장면은 다소 희화화된 전형적인 예시 입니다.


("금보살"의 기차여행 장면)

곧, 단순히 그림을 영화 장면에 이용할 뿐만 아니라, 움직이는 그림을 영화속에 넣는 기술도 생기게 됩니다.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은, 레이저 총을 쏘거나, 장풍을 쓰는 등의 광경입니다. 이런 것은 실제 배우들을 촬영한 영상 위에 레이저 빛이 움직이는 모양이나, 장풍이 날아가는 모양을 매 화면마다 하나하나씩 계속 그려 넣은 것입니다. 쉽게 그려 넣기 위해서, 광학적인 기교와 촬영상의 수법을 곁들이면 조금은 더 쉽게 그림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아무것도 없는 데 배우들이 손짓발짓 하는 모습만 찍고 나서, 그위에 그림을 일일히 그려넣는 수법으로 그 배우들의 눈에서 빛이 나오고, 손에서 불덩이가 나오는 것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좀 더 과감하고 특이한 예는, 사실성을 일정부분 포기하고, 보통 애니매이션을 그대로 영상 위에 그려 넣어버리는 것을 생각해 볼 수도 있습니다. 즉 커다란 로봇이 사람과 함께 달려가는 장면을 찍고 싶다면, 로봇 없이 사람이 달려가는 장면만 찍은 뒤에, 로봇이 달리는 장면은 애니매이션으로 그려넣는다는 것입니다. 단, 이 경우에, 로봇은 만화체의 애니매이션으로 표현되므로, 실제 물체와 그 모습이 현격한 차이가 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주의 그림을 이용하는 현장감과는 어느 정도 거리가 생기게 됩니다.

그러나, 대신에, 애니매이션만이 표현해 낼 수 있는 환상적이고 현실에서는 존재할 수 없는 모습을 자유자재로 집어 넣을 수 있는 이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사실성 보다는 환상적인 상상력이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이런 시도를 왕왕하기도 합니다. "제시카와 로저래빗" 같은 영화는 가장 대표적인 성공사례일 것이고, 표절에 일정부분 기대고 저예산으로 제작한 "우뢰매" 시리즈 역시 그 사례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실제 산의 모습 위에 그림으로 로봇 모양을 넣은 "우뢰매"의 장면)

애니매이션과 배우들을 촬영한 영상을 합쳐서 화면을 만들어내는 경우에는, 배우들의 동작에 새로운 고려가 더해집니다. 나중에 애니매이션으로 추가될 장면을 상상해서, 허공을 상대로 연기를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대화를 나누는 정도라면 쉽습니다만, 만약 애니매이션으로 추가될 대상과 주먹질을 하며 싸우거나 멱살을 잡고 업치락 뒤치락 한다면 이런 연기를 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고난도의 판토마임 같은 연기를 해야하기도 하고, 혹은 나중에 애니매이션으로 추가될 물체의 역할을 하는 대용품을 활용하게 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실제로 없는 것을 두고 연기를 하고 촬영하는 기술은 지금도 여러모로 중시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부분에서 연기를 조정하는 능력과, 아무것도 없는데도 장면을 상상하여 적당한 각도와 길이로 찍는 작업실력은 영화연출, 촬영에 새로운 주요한 부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애니매이션과 일반 영화를 합성하는 경우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추가하는 애니매이션을 정교하게 그리면 그릴수록 애니매이션 부분과 실제 촬영 부분이 잘 어울릴 것이라는 점입니다.

만약, 애니매이션으로 그려넣은 나무를 솔거의 소나무 그림처럼 아주 정교하게 사진처럼 그려넣는다면, 애니매이션으로 그려넣은 것인지, 원래부터 거기에 그자리에 있어서 찍은 것인지 알 수가 없을 것입니다. 70년대 이후에, 마치 사진과 똑같을 정도로 미친듯이 정교한 그림을 그려내려는 극사실주의 미술이 유행했고, 여기에 취미를 붙인 작가들이 하나둘 등장하면서, 이런 생각은 영화판에 점차 여러모로 응용되기에 이르렀습니다. 80년대에 나온 매트 페인팅 기술을 활용한 영화들은 이런 관점으로 바라 볼 수 있습니다.


(거리의 그림 특수 효과)

그러나, 여기에는 명백한 한계가 한 가지 있습니다. 바로, 사진처럼 정교하게 그리는 그림은, 그만큼 너무 손이 많이가고 그리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모나리자를 그리는데, 1년이 걸린다면, 그 모나리자가 1초동안 움직이는 장면을 위해서는 애니매이션용 모나리자 그림 20장 이상이 필요합니다. 만약, 모나리자가 나오는 10분짜리 단편영화를 만든다면, 수백명의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수십년 동안 그림을 그려야만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애니매이션을 팔렛트와 붓이 아닌 컴퓨터 그래픽으로 그린다는 발상이 추가 되면서 이야기는 달라지게 됩니다. 만약 그림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든다면, 우선 그림을 수정하고 변형하는 것이 물감으로 그릴때보다 비할바 없이 간편해 집니다. 그렇다면, 비슷비슷한 그림을 계속 만들어야 하는 애니매이션 처리에서 엄청난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3차원 컴퓨터 그래픽 모델을 이용한다면, 한번 3차원 그래픽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그 물체의 옆모습, 뒷모습, 위에서 내려다본 모습 까지 자유자재로 끝없이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3차원 컴퓨터 그래픽 모델로 애니매이션을 만들어 넣으면, 그 물체가 조금씩 변형되는 모습, 조금씩 움직이는 모습도 바로바로 뽑아낼 수 있습니다.


(성형수술해서 모습을 바꾸는게 쉬운가, 포토샵으로 수정하는 것이 쉬운가)

그렇게하여, 3차원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해서, 영화에 끼워넣는 애니매이션을 만들어내자는 발상이 나오게 됩니다. 처음에는 "구미호"의 구슬처럼 단순한 공모양 물체나, "트론" 속에 등장하는 영상처럼 간단히 그릴 수 있는 원기둥과 다면체 따위로 된 상상속의 꿈같은 공간을 그려 넣는 것 부터 시작했습니다. 결국, 거기에서 컴퓨터 그래픽 영상의 정교함을 점점 더 높여나갔고, 마침내, "쥬라기 공원"에 이르러서는 사진과도 같은 수준으로 세밀한 그림을 그려내는데 근접하게 됩니다. 이렇게 그려넣은 공룡들은, 마치, 조선시대 학자들이 유럽화가의 성당 벽화를 조각으로 착각했던 것처럼, 실제 공룡들이 화면속에서 배우들과 함께 뛰어다니는 착각을 주는 것입니다.

3차원 컴퓨터 그래픽 모델이 꼭 사진처럼 정교하게 보이기 위해, 여러가지 기술들이 개발되고 개량되었습니다. 빛이 들어오면, 명암이 어떻게 생기고 그림자가 어떻게 질지 계산해서 자동으로 배치해주는 기술이 필요했는가하면, 3차원 물체에 색깔과 무늬를 세세하게 입히는 기술들이 여러가지로 연구되기도 했습니다. 울퉁불퉁한 돌기라든가, 삐죽삐죽 솟은 가시 처럼 수천수백개의 자잘한 물체들을 일일히 그려넣지 않고, 자동으로 규칙적으로 반복되어 나타나게 하는 기술도 중요했습니다. 반사광은 어떻게 생기고, 반사광이 생기면 물체와 주변의 색상은 어떻게 바뀔지, 물체가 움직인다고 하면 초점에 따라 흐려져보이거나 잔상이 생기는 것은 얼마나 생길지 추정하는 것 역시 계산해 낼 수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물체의 위치와 각도, 물체가 만들어내는 빛과 그림자를 계산하는 기하학적인 기술들이 어떤식으로 적용되고 수정되어야만, 화면미술 상으로 더 사진 같아 보일지 세세히 따져서 개량해 나가는 것이 컴퓨터 그래픽 기술의 발전 과정이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런 양상은 르네상스 시절, 연습과 시범으로 전수되던 원근법과 명암법을, 수치적으로 개량화하여 해석적으로 완결될때까지 체계적으로 정밀히 기술해내는 과정이었습니다. 그런면에서, 3차원 컴퓨터 그래픽 기술은 고전적인 극사실주의 미술 기법의 한 극단에 있다고 할만합니다.


(달리는 공룡들)

또 한가지 매우 중요한 기술적인 발전방향은 그림이 움직이는 형태를 자동으로 계산해 내는 수법이었습니다. 초창기 컴퓨터 그래픽에서는 모든 물체의 움직임을 사람이 일일히 정해 주었습니다. 물체가 0.1초 후에는 어디에 가 있고, 0.2 초 후에는 어디에 가 있을지 모두 정해 주어서 수십분 동안 펼쳐지는 영화를 만들어야 했습니다. 움직이는 그림의 움직임을 사실적으로 상상하는 것은, 그저 정지된 그림을 상상해서 그려넣는 것 보다 더 어렵습니다. 애니매이션의 장인이라 할지라도 항상 곤혹스러운 일입니다. 특히, 돌부스러기나, 빗방울처럼 수천 수백개가 한꺼번에 움직이는 장면은 일일히 움직임을 정해주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물체가 낙하하거나, 튕기거나, 흔들리거나 할 때 어떤식으로 궤적을 그리며 움직이는지 계산하여 물체의 중간 위치와 형태를 도출하고, 중간그림들을 자동으로 배치하는 기술이 도입되었습니다. 간단하게는 포탄 그림에 대하여, 고교시절 물리시간에 배우는 포탄을 발사했을 때 포탄이 움직이는 궤적대로 그림을 계산해 집어넣는 것부터, 복잡하게는 명확하게 위치와 경계를 표현하기 어려운 파도나 연기 같은 것 까지, 완성되었습니다. 계산을 통해서 움직임을 예측하여 자동으로 그림을 만들어내는 기술은 영화와 컴퓨터 게임 등의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발상들이 시도되었습니다.

물체가 떨어지거나 날아갈때, 부서지거나 충돌할 때 어떤식으로 속도와 가속도가 변하면서 움직이느냐 하는 것은 뉴턴 이후 역학 분야의 가장 중요한 연구과제였기에, 연구된 내용은 많았습니다. 영화에서는 아름다운 표현을 위해 화면속 물체의 움직임을 어떤 것을 통해 표현할지 분석해서 지정하고, 또 그러한 계산을 수행하는 프로그램을 꾸며나갔습니다. "니모를 찾아서" 같은 영화는 그 멋을 제대로 보여주는데, 물속에서의 빛의 굴절과 물의 흔들림을 단지 사실적으로 표현할 뿐만 아니라, 그 물속의 색채와 윤곽이 아름답게 표현될 수 있도록 독특한 미감을 계산식으로 표현해 냈습니다. 이런 부분은 옛 화가들이 붓놀림으로 아름다움을 담아내는 것 처럼, 현대의 기술자들은 계산식으로 아름다움을 나타낸다고 비교해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니모를 찾아서)

이렇게해서 더 쉽게 화면 속에 진짜처럼 보이는 움직이는 그림을 집어 넣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더 쉽게 해낼 수 있다는 뜻은, 더 짧은 시간과 더 적은 인원으로 해낼 수 있다는 뜻이었기에, 반대로 말하면, 같은 비용으로 더 많은 물체, 더 정교한 물체를 집어 넣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이때문에, 컴퓨터 그래픽의 아름다움은 비약적으로 커져갔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20세기말, 다시 한 번 혁신이 일어나게 됩니다. 그것은 컴퓨터의 성능이 어마어마하게 강력해지면서, 누구나 쉽게 이러한 컴퓨터 그래픽 기술을 접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한때는 수십억원대의 장비를 보유하고, 그 장비를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 받은 몇몇 사람들만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 시절에는, 그만큼 정교한 그림을 만들 수 있는 사람들의 숫자도 적었고, 재능을 보여주는 사람도 적었습니다. 그래서 영화 작업을 하려면 몇 안되는 사람들이 긴 시간 일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컴퓨터 성능이 발전하면서, 초등학생이 집에 있는 컴퓨터로도 3차원 그래픽을 시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곧 그만큼 컴퓨터 그래픽 기술을 익숙하게 즐기는 재능있는 사람들이 많아지게 되었습니다. 이 때문에 컴퓨터 그래픽 작가들의 숫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되었고, 재능과 아이디어를 펼치는 사람들이 많아지게 되었습니다. 컴퓨터 그래픽 작가들 한 사람 한 사람의 대우가 야박해지는 부작용이 있기도 했습니다만, 결과적으로, 훨씬 더 많은 인력을 쉽게 동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특히 장비와 자금이 부족한 한국영화에 컴퓨터 그래픽 기술을 사용하기가 쉬워지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10만원 밖에 안해요.)

곧 아름다운 화면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어떤 미술과 어떤 기술을 결합해야 하는가하는 문제를 영화를 찍을 때 고려해야 하게 되었습니다. 보다 유능한 제작진이라면, 어떤 장면은 컴퓨터 그래픽으로 표현하기 쉽고, 어떤 장면은 컴퓨터 그래픽으로 표현하기 어려운지 판단해서 경제적으로 화면을 구성하는 것에 대해서도 고민을 하는 재주가 필요할 것입니다. 또, 컴퓨터 그래픽을 사용하지 않고서는 만들 수 없었던 화면의 구도나, 컴퓨터 그래픽 없이는 전달할 수 없었던 운동감을 표현하려는 시도에 대해서도 그 아름다움을 상상할 수 있어야 합니다. 도시 뒷골목이나, 생생한 격투 장면을 담아내는 촬영 기술 만큼, 수백톤 짜리 동물이나, 신화 속 한 장면처럼 펼쳐지는 환상적인 광경의 멋을 머릿속에 떠올려 화면 속에 담아 내려는 연출력이 중요해집니다.

이것은 어떤 면에서 보티첼리가 "비너스의 탄생"을 그리고, 미켈란젤로가 "천지창조"를 그리던 때와 같은 환상적인 상상력과 그 상상력을 구체화하는 미술적인 감각과 비슷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가만히 있는 그림이 아니라,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그림을 상상하는 것이고, 그 그림에 따라 펼쳐지는 음향효과와 화면효과까지 함께 상상한다는 점에서, 옛 유럽화가들은 표현할 수 없었던 새로운 예술이 됩니다.


(어째, 브뤼겔의 바벨탑 그림 같지 않은가?)

더군다나, 지금까지의 영화에서 결코 시도하기가 불가능했던 연출과 편집에 도전할 수 있는 면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한 악당이 대포를 쏘는데 그 대포알이 움직이는 속도와 방향대로 화면이 빠르게 따라가는 장면을 보여주고 싶다고 합시다. 이런 장면은 대포알에 카메라를 매달아서 찍는다든가, 대포알의 움직임에 정확하게 맞춰서 카메라를 들고 뛰지 않으면 보여주는 것이 불가능한 장면입니다. 하지만, 컴퓨터 그래픽 영상으로 표현된 장면이라면, 대포알의 움직임과 주변광경을 마음대로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기에 이런 장면을 쉽게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수천명이 늘어선 군대를 높이서 내려다 보는 장면을 찍는다고 할 때, 헬리콥터에 카메라를 달고 찍는 것보다 훨씬 빠르고, 훨씬 위험한 움직임으로 카메라가 마음대로 날아다니면서 경치를 담아낼 수도 있습니다.

이와같이 결코, 사람이 들고 뛰는 카메라로는 담아낼 수 없는 각도와 움직임을 도입해서 더 장엄하고 화려한 영상을 보여주는 것은, CGI 연출만의 멋과 향취입니다. 표현방식의 변화를 생각해 본다면, 모든 것을 그림으로만 만들어냈던 애니매이션 연출의 기교와 상상력을 적극적으로 배워와서, 영화속에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할 것입니다.


(이 장면은 카메라맨과 조명이 같이 빌딩에 매달려서 찍어야 찍을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고유한 CGI 만의 아름다움과 그 아름다움이 빚어내는 작품성을 추구하는 것은 큰 혁신입니다. 이러한 혁신은 연극과 구별되는 영화 연출만의 고유한 멋을 극대화하던 1920년대 표현주의에 비견할만 합니다. 혹은 컬러영화에서 색채의 표현에 주목한 것이나, 유성영화가 등장하면서 영화음악에 신경을 더 기울이던과 비슷합니다. 이상과 같은 내용은 "디 워"나 "괴물"처럼 컴퓨터 그래픽 기술에 많은 부분 의지하고 있는 영화들에서 여러모로 고민 되어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디 워"의 영상을 "100% 자체 기술"로 만들었다 선전을 지적해 보고 싶습니다. "디 워"의 영상을 만드는데 쓰인 3차원 컴퓨터 그래픽 소프트웨어와 그 부대 프로그램들을 모두 "디 워" 제작사에서 만든 것은 결코 아니고, 그러한 소프트웨어를 구동하는데 쓰인 장비들을 제작사에서 만든것도 아닙니다. 그렇다면, "100%" 라는 말의 의미는 사실 애매한 면이 있고, 어떻게 보면 옳지 못한 면도 있다고 보입니다. 과대포장이라는 비난과 "100% 자체 기술"이라는 말의 어폐를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자체기술" 혹은 "우리만의 창의적인 기술" 정도의 표현으로 광고하는 것이 더 맞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컴퓨터 그래픽 소프트웨어 기술에 관한 구체적인 소개는 FAZZ님 블로그의 글들 http://fazz.egloos.com 이 매우 훌륭합니다.



3. 심형래

영구아트무비는 "용가리" 제작 때에 경솔하게 홍보하고, 불안하게 자금유치를 했던 적이 있습니다. 심형래 선생은 여기에 대해서 충분한 정리가 부족했다고 생각합니다. "디 워"의 제작과 발표 과정은 그 자체만으로는 납득못할 수준은 아니었지만, 그런 배경과 견주어 보면 좋았다고만 평할 수는 없지 싶습니다. "디 워"의 제작과정과 발표과정은 위험한 부분이 컸고, 영화의 한계와 문제점도 뚜렷한 편입니다. 좀 다른 이야기입니다만, 어찌보면, 이런류의 영화는 "비평가들의 맹비난과 반대되는 관객들의 높은 인기"로 선전되는 것이 해외에서는 흥행에 도리어 더 도움이 되기도 할 것입니다.

한편, 일부 "디 워" 팬들이 비평자에 대해서 근거없는 비난을 가하고, 심지어 육두문자류의 폭언을 퍼붓는 것은, 결코 옳은 행동이 아닙니다. 단지 무례한 정도가 아니라, 법을 어기는 범죄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런 점들은 누가봐도 비난 당해 마땅할 것입니다.

이런 행동을 비판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역시 불특정 다수의 무리 전체에 대해 이야기할 때에는 최소한 도리를 지키는 편이 더 정당해 보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벼운 감상을 읊조리는 농담도 아니고, 양식있고 인정 받는 통칭 "전문가"로 스스로를 내세우고 싶다면, 그만큼 더 깊이 유의해야할 사항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스스로의 교양과 지위를 내세우고 싶으면서도, 어떤 상대방 사람들을 두고 "광기에 빠져있다"라거나, "파시스트"라고 단정해버리는 말을 한다면, 그것은 그대로 또 욕설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광기에 빠져있다"는 것은 "미쳤다"는 이야기고, 사람을 "파시스트"라고 부르는 것은 "종군위안부 할머니 가해자"라는 말입니다. 조금 더 어려운 한자어나 외래어를 쓴다고 해서, 사람에 대한 저주가 객관적인 비판으로 변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4. 제작기

컴퓨터 그래픽으로 영상을 만드는 것은, 그 수정과 편집이 쉽고, 아무리 계속 고치고 다듬어도 망가지지 않는다는 면에서, 전통적인 영화 촬영 보다는, 소프트웨어 개발 작업과 같습니다. 필름 카메라로 촬영을 할 때, 주인공이 죽는 장면을 찍고, 주인공 배우가 집에 갔다면, 그 이후에는 그 장면은 찍은 그대로 끝입니다. 하지만, 컴퓨터 그래픽으로 그려넣은 괴물이 죽는 장면을 만들었다면, 어느날 갑자기 마음이 바뀌어서 괴물이 좀 더 천천히 쓰러지면 좋겠다 싶으면 간단한 조정으로 그렇게 바꿀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개발 작업처럼, 영화제작 작업이 수백 수천번의 개량과 수정, 오류 처치와 실수 대처로 진행되게 됩니다.

이렇게, 수정과 변형이 간단하다는 점은, 영화의 질을 높여나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면에서는 아주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이런 특징은 자칫 잘못하면, 제작진을 악몽의 도가니, 공포의 함정으로 끌고 들어갈 수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개발 작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저주에 다 걸려들 수 있는 것입니다.

가장 치명적인 문제는,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서 무엇인가를 그려내야 하기 때문에 무엇을 만들어야하는지 서로서로 모른다는 점입니다.


(이제는 전래동화처럼 널리퍼진 그림)

"대포알이 길에 떨어지는 장면을 만들자"라고 계획했다고 합시다. 우둘투둘한 쇳덩이의 질감과 녹슨 표면의 모습, 표면위에 씌여진 천자총통용 대포알이라는 표시, 땅에 떨어지며 충돌할 때 대포알에 생기는 균열, 고생고생해서 대포알 떨어지는 장면을 제작진들이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애초에 감독이 화면에 집어 넣고 싶었던 것은, 그냥 단순히 새카맣고 매끈한 공모양이었을 뿐입니다. 그런 공모양이라면 10초만에 발가락으로 키보드를 타이핑해서 만들 수도 있었습니다. 허탈합니다. 그런데, 더 허탈한 것은 대포알이 꼭 단순하고 매끈한 모양이어야 하기 때문에, 공들여 만든 천자총통 탄환 장면을 그냥 지워버리고, 새로 단순하고 심심한 대포알을 다시 만들어야 하는 경우 입니다.

반대방향의 일도 생길 수 있습니다. 목걸이에서 빛이 나오는 장면을 만들어 달라기에, 10분이면 만들 수 있다고 하고, 간단하게 지금껏 사용해 온 "빛" 기능을 이용해서 백열전구처럼 빛나오는 장면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만들어서 들고 갔더니, 미술팀에서 생각한 것은 그런 빛이 아니라, 레이저 처럼 여러 줄기의 빛이 산산히 퍼져나오며 새어나오면서 오색영롱하게 반짝이고 무지개를 드리우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것을 만들려면 이틀은 걸립니다. 그러면, 10분만에 된다던 일에 48시간이나 소모되게 되고, 제작일정이 늦어지거나 시간을 따라잡기 위해 밤샘근무를 하며 고통을 받아야 합니다.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그림을 만들어 넣어야 하다보니, 이런 일은 무척 자주 생깁니다. 상상이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제작진 저마다 뭘 만들지 생각하는게 모두 다르게 되기 마련인 것입니다.


(이런거 만들려고 누구 하나 상상했겠습니까)

또다른 큰 문제는 의사소통을 굉장히 많이 해야하는데, 실제로는 더 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그냥 사람을 찍을 때에는 배우 한명이 카메라 앞에서 설치고, 감독 한 사람이 배우와 둘이서 대화하면서, 연기지도를 하고 화면에 담으면 끝입니다. 하지만, 괴물을 움직이게 하려면, 괴물 그림을 만들어내는데 수십명의 기술진이 달라 붙어서 그림을 그리고, 프로그램을 조정하고, 화면 효과를 넣어야 합니다. 훨씬 더 서로 많이 협동하고, 대화를 자주해야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작업들은 오히려, 화가가 그림을 그리는 작업처럼, 혼자서 집중하고, 혼자서 계산하는 시간 역시 많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대화는 훨씬 더 많이해야 더 잘 만들 수 있는데, 반대로 작업방식은 각자 방해받지 않고 고독하게 하고 싶을 때가 많아집니다. 이러다보니, 서로 협조가 잘 되지 않아, 엉뚱한 오해를 하고, 시간계획은 틀어지고, 전체를 모아봐야 알 수 있는 실수오류가 뒤늦게 발견되어 작업을 뒤엎어버리는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치명적인 문제는 이렇게 오류와 실수를 반복하며 일을 계속 수정하고 또 수정해나가는 와중에 제작진이 지쳐서 의욕을 잃어버리기 쉽다는 것입니다. 결국 이렇게 되면, 제작을 이끌어나가는 기술 감독 한 사람이 제작진을 닥달하게 되고, 제작진은 무엇인가 멋지고 아름다운 것을 만들어낸다는 의욕 없이 마지못해 시키는대로 일을 계속 반복하는 구도가 잡히게 됩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극사실주의 미술을 컴퓨터로 만들어내는 작가들인데, 다른 사람이 지시하는대로, 죽어라 똑같은 일만하는 로봇처럼 느끼게 되면 작품의 질은 형편없이 추락하게 됩니다.


(이것이 컴퓨터 그래픽 작업이다.)

더우기, 이런 기술 중심 영화는 본시 그 멋과 연출의 아름다움을, 항상 기술을 가까이에서 접하는 기술진들이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습니다. 지금 자신이 찾아낸 기술로 어떤 시도를 할 수 있고, 지금 터득한 수법으로 어떤 화면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가장 쉽게 느낄 수 있는 사람은, 바로 그 기술자 한 사람 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의 착상과 창의성은 무시되고, 그저 막연히 제작을 이끌어나가는 돈줄 쥔 사람의 강요만 진행된다면, 쉽고 재미난 아이디어들은 다 사라지게 됩니다.

레이 해리하우젠이 움직이는 해골모형과 주인공이 다투는 장면을 만들 수 있다는 아이디어가 반영되어야만, "제이슨 앤 아거노츠"의 명장면이 나올 수 있습니다. 종이에 그린 그림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옮기는 사람들을 계속 그냥 "도트 노가다"라고 불렀다면, 초기 매킨토시의 멋진 아이콘들과 싸이월드에 돈을 퍼담아주고 있는 미니미는 탄생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컴퓨터 기술에 근거하여 영화를 만들어나갈 때, 이렇게 기술진들의 창의력을 유지하고 이끌어내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Pixel art)

이상과 같은 부분에서 실패하게 되면, 예기치 못한 오류들은 계속 발견되고, 그 오류들이 쌓여서 완성되었다고 한 부분마저 다시 작업해야하게 됩니다. 이런 일이 반복될 수록 제작진은 지쳐서 더욱더 생산성은 떨어지고, 제작기간은 그만큼 더 늘어나 버립니다. 특히, 영화의 경우에는 배우들과 계약을 맺고 실제로 찍은 화면은 다 찍고나면, 더이상 어떻게 할 수가 없는데, 그에 비해, 새로 만들어 넣는 컴퓨터 그래픽 영상은 계속 바꿀 수 있게 되기 때문에, 두 가지가 엇나가면서 갈수록 상황은 더 복잡해져 가게 됩니다.

대외 선전용으로 먼저 찍어 공개하는 예고편용 장면과, 시간과 계약기간의 한계를 정해 놓고 배우들을 찍은 장면, 뒤이어 긴 시간을 두고 계속 수정보완하는 컴퓨터 그래픽 장면. 세 가지의 상황은 현격하게 다릅니다. 처음부터 면밀한 계획하에 상향식으로 작업을 진행하든지, 아니면, 상황에 따라 기민하고 유연하게 대처하면서 하향식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한 계획과 관리 능력이 전통적인 영화들 보다 훨씬 더 중요해 집니다. "디 워"의 경우에는 이러한 노력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제대로 완성되지 않은 각본에서 이것저것 찍은 뒤에 연결해 짜맞춰서 그나마 나름대로 말이 되도록 이야기를 꾸민 듯 보입니다.


(감독님, 첫날 촬영한 장면은 이렇게 되었다는데요.)

한편, 여러번 이런 일을 경험한 제작진으로서는, 다른 회사를 위해 컴퓨터 그래픽 영상을 만들어주는 일 뿐 아니라, 그 경험이 들어간 제작 체계 자체를 판매 할 수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카메라로 찍은 영상을, 수십명의 작업자들이 공유할 수 있는 체계, 수십명의 작업자들이 각각 작업한 영상을 하드디스크에 차곡차곡 쌓아넣어서 서로 합칠 수 있는 체계. 효율적으로 장면을 만들기 위한 계획법과 의사소통법. 수많은 장면장면 영상들을 차곡차곡 정리하고 검색할 수 있는 체제. 여러 영상들을 한 자리에 전송받아 비교해 보면서 편집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구성. 소중하게 작업한 내용들을 비상시를 대비해서 복제본을 만들고, 보안을 유지하기 위한 안전 장비. 기타등등 컴퓨터 기반의 영상작업에 필요한 여러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구성과 운영 방식 자체를 하나의 상품으로 볼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것을 다른 제작사나 방송국에 돈을 받고 설치해 주고 구성해줄 수 있다고 봅니다. 앞으로, 거의 모든 영상을 디지털 촬영, 디지털 편집으로 만들게 될 것이라는 예상을 고려한다면, 이러한 사업은 상당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말이나와서 말인데, "디 워" DVD에서는 CGI 제작진들이 미칠듯 고생한 이야기가 담겼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CGI 제작진 한 너댓명이 왁자하게 구경하면서 코피 쏟은 이야기 하면서, 간간히 심 사장님 탓하고 욕하는 이야기도 하면서, 자기가 정말로 고생해서 만들어 넣은 CGI 잘려서 속터졌다는 이야기도 하면서, 그랬으면 또 보는 재미가 있을 법 합니다.



5. 이무기

"이무기"라는 말은 우리나라에서 어떤 뱀괴물을 일컫는 말로 상당히 친숙한 말이지만, 정확히 어떤 것을 이무기라고 하는지는 사실 애매합니다. "이무기"라는 말의 어원조차 제대로 밝혀지지 않아서, 한자어 "이두 螭頭", "이룡 螭龍"에서 왔다는 설에서, 일본어 "오로치 大蛇" 와 비슷한 고대의 어원이 있을 거라는 설까지 이야기만 무성합니다. 방언, "이시미" 등의 단어가 "이무기"와 같은 뜻이라는 정도만 확실히 정리된 수준입니다.

한글이 창제 된 것은 15세기 중반의 일이고, 그 후에도 긴 세월 동안 한글보다는 한자가 훨씬 널리 쓰였으므로, 대부분의 문헌 기록은 우리말과 발음이 일치하지 않는 한자로 기록 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무기에 관한 이야기와 그 기록도 대체로 한자로 되어 있는데, 이 경우, 보통 "대망 大蟒"이나, "이룡 螭龍"라는 표현을 흔히 우리가 말하는 "이무기"와 가장 가까운 것으로 보고 현대까지 번역해 오고 있습니다.


(건물의 이무기 조각)

이런 이야기에 근거하면, "이무기"에 대해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이야기는 커다란 뱀의 형상을 한 괴물, 혹은 비정상적으로 커다란 뱀 그자체를 일컫는 말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뱀에 대한 공포심과 파충류에 대한 기분나쁜 느낌이 어울려서, 이무기는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악한 것을 상징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점은 "성경"에서 "개구리 중사 케로로"에 이르기까지, 뱀을 악의 상징으로 생각하는 모든 이야기와 같은 부류로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한문 관용어구의 영향으로 "꼬리 아홉 달린 여우와 머리 둘 달린 뱀"이 사악한 무리의 상징으로 빈번히 언급되었는데, 여기에서 뱀에 대한 좋지 않은 심상이 더 강화되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이무기에 투영되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이무기의 모습은, 단순히 큰 뱀을 나타내는 모양에서, "용과 거의 같은데 뿔이 없는 모양이다"라는 것까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후자의 경우에는 한자 "리 螭"자에 근거한 것인데, 이것은 중국고전에서 "리"라는 동물을 "교룡 蛟龍"과 비슷하거나 같은 동물로 묘사한 것에 근거합니다. 이 경우에, 이무기는 용처럼 네 개의 다리가 있는 동물로, 단순히 "큰 뱀"과는 조금 다른 형태입니다. 이런 형태의 이무기는 "이무기 머릿돌"이라고 불리우는 "이수螭首" 조각에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다리가 있는 형태의 이무기에 대해서는 불교의 영향도 깊습니다. 이것은 인도의 힌두교 계열 신화가 불교를 통해 전해진 것으로, "팔부중 八部衆"이라고 하는 여덟가지 괴물이 종교적인 진리를 수호하기 위해 지키고 있다는 이야기에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이 팔부중 중에서, 용천과 "마후라가"를 묘사할 때, 용이나 뱀과 비슷한 괴물로 묘사합니다. 그런데 그 모양은 불교전래 이전의 전통적인 용 모양과는 상당히 다르기 때문에 "이무기"라는 이름으로 포괄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신라 태종무열왕릉비의 이수 조각)

그리하여 뱀과 불교, 혹은 뱀과 비슷한 괴물과 불교 사찰의 관계로 전설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지게 됩니다. 신라시대, 영주 부석사에 얽힌 이야기가 가장 대표적이고, 그외에도 전국 각지에 "이 절터에 옛날에 이무기가 있었는데..." 혹은 "이 절터에 큰 뱀이 살았는데..."로 시작하는 이야기가 무수히 나타나게 됩니다. 이런 이야기에서는 애초의 신비로운 종교, 신화의 특성 때문에 이무기가 신비로운 힘을 갖고 있는 것이 보통이고, 사람이 퇴치하는 것으로 끝을 맺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한편, 산 중턱에 건설된 다중 이용 시설이라는 점에서, 절을 건축하는 이야기와 학교를 건축하는 이야기가 비슷하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서, 최근까지도 "초등학교에 옛날 커다란 이무기가 살았다"라는 등의 이야기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여러 형태의 이야기들은, 그에 대한 목격담과 뜬소문들로 더 인기를 얻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다리가 달린 뱀 비슷한 괴물" 보다는 그냥 "큰 뱀"을 눈으로 보게 되는 경우가 훨씬 더 많기 때문에, 보통 민간전승에서는 이무기의 형상은 다리나 뿔이 없는 "큰 뱀"이 훨씬 우세합니다.


(폭포와 이무기가 관련된 전설이 있는 곳은 전국각지에 널려 있습니다.)

이무기의 모양에 대해서 살펴볼 수 있는 또다른 생생한 자료는 건축물에 장식된 "이무기 돌" 입니다. 주로 건물에서 밖으로 툭 튀어 나온 부분을 마치 뱀이나 용의 머리처럼 꾸며 놓는 것인데, 이것이 건물을 지키는 어떤 무시무시한 경호원 같은 역할을 한다고 상상한 것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다리가 있거나, 없거나, 뿔이 있거나 없거나 하는 겉모습의 특징에 대해서 훨씬 더 다양한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이것은 유럽 전통 건축에서 성당 같은 곳에 악마와 닮은 "가고일 석상"을 세워 두는 것과 매우 비슷한 문화입니다. 가고일 석상에서 가고일의 모양이 일정하지 않고 그저 흉칙한 괴물의 모양이라는 범주 내에서 여러가지로 다양하듯이 "이무기 돌"의 이무기 모양도 상당히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이런점은 커다란 잉어나 다른 민물고기 까지 낚시꾼들이 "용이 못된 이무기"라는 별명으로 부르는 것과도 일맥상통합니다.

그러나 보통, "이무기 돌"은 머리만 조각되며, 툭 튀어나온 돌기둥, 나무기둥에 새겨 넣는 것이기 때문에, 조각을 쉽게 하기 위해서, 대체로 뿔과 다리가 묘사되지 않는 경우가 다수 입니다. 이런 모양에 근거하면, "홍예석"을 이무기돌 이라고 하는 경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끔 이무기로 번역되곤 하는 신기루를 상징하는 괴물 "신蜃" 이나, 무지개를 상징하는 괴물 "홍虹" 의 원래 묘사와는 차이가 납니다.


(창덕궁 금천교의 이무기돌 조각)

영양 용우골, 홍성 용지, 고창 용반리, 밀양 호박소, 등등 한국 각지의 수많은 지역에서는 "용이 되려는 이무기" 이야기는 많이 나옵니다. 어떤 동물이 변해서 다른 동물이 된다는 것은, 곤충 등에서 보이는 완전변태를 여러 희귀한 동물에 잘못 적용한 것에서 그 유래를 짐작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조선시대의 학자인 이익이 쓴 "성호사설"에는 "어화인봉 魚化麟鳳"이라는 제목으로 이렇게 동물이 변해서 다른 동물이 되는 이야기들을 정리해 놓고 있는데, 여기서는 물고기가 다른 동물로 변하는 이야기들을 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즉, 물고기가 용이 된다든가, 물고기가 봉황이 된다든가, 물고기가 사슴이나 기린으로 변한다는 이야기가 중심입니다.

실제로 물고기가 뛰어 올라서 용이 된다는 이야기는 중국 황하의 "등룡문 登龍門" 이야기를 필두로 중국 고전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내용입니다. 한편, 용이 되려다 실패한 동물이 사람들에게 행패를 부린다는 류의 이야기는, "강철"에 대한 기록에서 보다 가깝게 찾아 볼 수 있는데, 이 경우에는 주로 말이나 소와 비슷한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강철은 근대까지도 깡처리, 꽝처리 등의 이름으로 전국 각지에서 언급되었던 것으로, 사람에게 행패를 부리며 해를 끼치는 괴물의 대표였습니다. "강철"은 용과 관계는 있으나 용이 아닌 괴물로 나타나는 것이 보통인데, 각종 문헌에서 조선시대 부터 "강철이 지나간 자리에는 가을도 봄과 같다"라는 속담이 있어서 이 괴물이 농사를 망치는 재난으로 언급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지방에 따라, 폭풍, 가뭄, 한발, 폭우 등을 상징하는 괴물로 이야기 되었습니다.


(용으로 변하려는 잉어를 그린 한국민화)

뱀과 비슷한 괴물이 용으로 변한다는 이야기는, 예부터 기록된 특출난 기록에 언급된 경우 보다는 뱀과 용이 비슷한 모양이라는데서 근거한 당연한 전설들이 많습니다. 이런 이야기들은 물고기가 용이 된다는 이야기와 연결관계에 따라, 이무기가 물뱀으로 등장하게 되는 경우도 있으며, 농사를 망치는 강철 이야기와 그 연결관계에 따라, 이무기가 사람사는 곳을 황폐화 시키며 행패를 부린다는 류의 이야기도 나타나게 됩니다.

뱀이 허물을 벗는 습성 때문에, 이 경우에 허물을 벗으면서 뱀 모양의 괴물이 용으로 변한다는 형태가 많이 나타납니다. 뱀이 용으로 변해서 가버리면, 증거로 허물이 남게 되기 때문에, 허물에 관련된 이야기들도 생기기 마련인데, 이 허물 자체나, 허물에 붙어 있는 비늘에 신기한 점이 있다는 이야기가 곧 등장하게 됩니다. 비늘이 동전 같은 가치있는 보물이라는 이야기가 "동국여지승람" 등에 실려 있는가 하면, 비늘을 건드리면 반드시 건드린 사람을 죽인다는 "역린 逆鱗" 이야기가 "한비자" 등 대표적인 중국 고전을 통해 널리 유포되기도 했습니다.


(어느 것이 역린?)

용이라는 동물 자체가 뱀과 도마뱀, 공룡 화석 등에 근거하여 상상해낸 것이기 때문에, 용과 뱀을 비슷하게 취급하거나 동일시하는 경우는 전세계적으로 널리 나타납니다. 다만, 중동과 유럽에서는 성경에서, 뱀과 용을 둘 다 사탄의 상징으로 보기 때문에, 양상이 상당히 다릅니다. 어차피 용도 배척해야 하는 사탄이고, 뱀도 그 사탄의 한 모습이기 때문에, 뱀이 용으로 변하기 위해 노력한다든가, 뱀이 어떤 과정을 거쳐 자연스럽게 용으로 화한다거나 하는 이야기는 별로 유행하지 않았습니다.

그에 비해, 동아시아에서는 용이 농사에 꼭 필요한 비와 구름을 불러오는 힘이 있다고 믿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 항해와 관련하여 폭풍우를 일으키는 힘이 용에 있다고 보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런 경우에, 용은 신령스런 능력을 지닌 괴물이 되고, 비바람을 위해 숭배해야하는 기우제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숭배할만한 대단한 동물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와 중국 등지에서는 뱀이나 물고기 따위가 더 위대한 동물인 용이 되려고 노력한다는 류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정착하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용은 바다에서 생기는 회오리 바람의 모습을 용의 모습이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용이 물이나 땅에서 하늘로 치솟아 올라간다는 모습이 가장 널리 퍼졌고, "이무기가 용이 되기 위해 승천한다"는 류의 이야기가 널리 자리잡게 되기도 하였습니다.


(하늘로 올라가는 용이다!)

이런 이야기는 전설에 따라서 페르세우스 무용담과 같은 "괴물에게 제물로 바치는 사람을 구한다"로 연결되는 경우도 자주 있었고, 애초에, 이무기 자체가 악의 상징인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용이 되기를 바라는 이무기에게 사람을 제물로 바친다는 이야기가 탄생하는 경우도 생겼습니다. 이런 이야기는 전통적인 동물 숭배 신앙, 불교를 통해 전해진 인도와 그 서쪽의 이야기, 중국 소설 "서유기" 속의 일화 등등이 오랜 세월 동안 결합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형태로 이야기가 짜인 경우는, 부산 금정산 이무기 전설, 제주 금녕굴 전설 등이 가장 대표적인 예일 것입니다.

용을 상징하는 어떤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는, 주로 신비한 능력이나 위대한 사람을 포장하기 위해 탄생한 전설에서 유래한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은 고려태조 왕건이 사실은 용의 자손이라는 것인데, 이 경우에, 몸 한구석에 반드시 용의 비늘모양이 숨겨져 있다는 이야기로 되어 있습니다.

한편, 두 마리의 용이나 이무기가 싸우는 이야기는 그 근원이 음양오행설에 근거한 경우가 많습니다. 즉, 용의 색깔이나 용이 사는 방향에 따라 두 마리 용을 대립되는 어떤 속성의 상징으로 배정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용의 싸움이 두 속성의 다툼과 대결을 상징하는 전설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옛 고려 왕조와 새 조선 왕조의 싸움이라든가, 두 나라나 장군의 싸움 등등이 용의 싸움으로 상징되는 전설들이 비교적 널리 퍼져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들은 신라말부터 고려 시대 동안 풍수지리설이 크게 유행하면서 음양오행설과 함께 전국각지에 자리잡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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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렉터블로그 : 디 워 D-War 2007-08-08 09:25:24 #

    ... gerecter.egloos.com/1525855 "과 비슷하게 묶일만 합니다. 그 밖에... 이 영화의 "그 밖에..."는 별개의 글 http://gerecter.egloos.com/3323499 에 따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 more

덧글

  • 이준님 2007/08/07 10:28 # 답글

    1. 좋은 글 감사합니다.

    2. 1950년대 SF 물들이 바로 이런 "그림"으로 표현한게 많았지요. --;;;; 최근에 듄 TV 시리즈도 이런 식으로 제작했답니다. 우리나라는 "연개소문" 사극이 악명이 높았지요. 의외로 이런쪽으로 유명한게 "아기 사슴플랙"이라고 알려진 퓰리처 수상 동화 "이어링스" 극장판이었습니다.(그레고리 팩과 레이건의 전처가 나왔지요)

    3. 저도 한번에 엘리게이터의 그 아저씨를 알아봤지요. 국영방송 더빙판은 아마 오세홍씨가 했을겁니다.

    4. 우리나라도 70년대 한미 합작 -_-;;의 괴이한 영화들이 많았죠. APE는 이쪽에서는 악명이 높았고 광고로는 붉은 수수밭에 필적할 쾌거지만 괴악의 극치라는 "서울의 정사" 같은 작도 있었고, 모 종교단체건으로 지금은 트래쉬에 반열에 오른 "인천" 같은경우도 그런 경험으로서는 꽤 괜찮았습니다. (남궁원씨의 모 회고담에 보면 이 작에서 유일하게 얻은 경험이라더군요.) 아벤고 공수군단의 빅 머로우도 유명했구요
  • rumic71 2007/08/07 10:56 # 답글

    감명깊게 읽었습니다.
  • ahin 2007/08/07 12:49 # 답글

    회화의 연속에서 3D 기술을 바라본 시각이 신선하고 감명깊습니다.

    어째서 3D 디자이너 보단 3D아티스트 라고 하는것이 옳은것인가? 라고 하는 물음에 좋은 해답이 되었습니다.
  • 잠본이 2007/08/07 23:53 # 답글

    옛것과 새것은 다른 것처럼 보여도 어딘가 서로 통하는 점이 꼭 있는거로군요.

    매트 페인팅과는 좀 다른 것 같지만 풍경을 그림으로 대체하는 방식은 꽤 오래 전부터 미국에서 사용했던 모양입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제작 다큐를 보니 영화 내의 많은 무대들이 사람들 서 있는 부분만 실경이고 나머지 테두리는 그림을 합성한 것이라서 좀 놀랐던 적이 있죠.
  • marlowe 2007/08/09 15:35 # 답글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FAZZ 2007/08/10 10:24 # 답글

    정말 디워빠도 문제지만 자칭 평론가나 이글루에서도 저명하신 분들도 위에서 언급하신대로 디워를 싸잡아서 비난하고 파시즘 운운하는데 이에 열받은 사람들이 디워빠로 만들어지는 현상에 대해서는 자기 잘못없다는 식의 생각도 답답합니다.
  • 게렉터 2007/08/10 17:15 # 답글

    이준님/
    "인천"은 정말 보고 싶은 영화인데, 워낙 망해서 DVD, VHS가 없으니 볼수가 없어서 아쉽습니다. 허망하게도 이영화 음악은 한 번 구한적 있었습니다.

    rumic71, marlowe/ 감사합니다.

    ahin/ 3D CG 초기에 비슷하게 돌던 이야기인데, 의외로 요즘에는 잘 안나오는 이야기다 싶어 나름대로 정리해 봤습니다.

    잠본이/ 연극 무대장치에 뿌리를 두고 발전해서 부드럽게 연결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미녀와 야수" 애니메이션의 CG 배경 처리는 대표적인 예라고 생각합니다.
  • 게렉터 2007/08/10 17:16 # 답글

    FAZZ/ 자유대한이니 말 자체야 나름대로 할 수 있겠습니다만, 험악하게 이야기를 하면, 사람들이 기분 나빠할 것이라는 점 정도는 생각하는 편이 좋겠다고 느꼈습니다.
  • gudrtu y4u 2009/01/18 22:17 # 삭제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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