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특선 - 기억에 남은 무서운 이야기 12선 기타

납량특집 - 기억에 남은 무서운 이야기 10선 의 속편으로 모게시판에 올린 글을 재편집해서 다시 올립니다.

역시 짧 고 간결한 것들 위주로, 여지껏 제 기억에 남아있는 역대 무서운 이야기를 열두편 더 꼽아 봅니다. 두번째로 꼽은 것들이어서 대체로 조금 덜 무섭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여기에는 여러분들께서 덧글에서 꼽아 주신 이야기도 반영 했습니다.


11. (다음 이야기는 90년대 후반에 들어 본 것인데, Mk-2 님께서 소개해 주신 판으로 다시 요약한 것입니다.)

어느 여자 고등학교에서 깊은 밤 야간 자율 학습 도중 갑자기 정전이 되었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아름다운 얼굴을 하고 있지만, 눈이 있는자리에 눈 없이 구멍만 시커멓게 파여 있는 귀신이 나타났다. 이 귀신은 싱긋이 웃으면서 학생들을 덮쳐 손가락으로 눈을 파서 뽑아버렸다.

교실은 아수라장이 되었고, 학생들은 공포와 고통에 절규했지만, 귀신은 아랑곳하지 않고 히죽거리며 학생들의 눈을 파내어 죽이길 계속했다. 이러한 학살극이 일어나자 교실에는 학생들의 시체가 널브러지게 되었고, 그 와중에 한 학생은 미리 죽은 척 해서 살아보려고 생각했다. 이 학생은 죽은 친구의 눈 구멍에 손가락을 집어 넣어 그 피를 묻힌 뒤, 자기 눈위에다가 쳐발랐다. 그리고 자기도 죽은양 시체 사이로 기어가 들어가 숨을 죽이고 숨어 있었다.

얼마간, 시간이 흐르자, 귀신이 교실 안의 모든 학생들을 다 살육했는지, 더 이상 비명 소리가 들리지 않기에 이르렀다. 히히 거리며 웃는 귀신의 웃음 소리가 한 동안 들리더니, 이내 귀신이 어리둥절해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어, 눈이 모자른다... 눈이 모자른다... 어디를 빠뜨렸지? 세어 보자... 세어 보자... 하나, 둘"

귀신이 눈의 숫자를 헤아리는 소리가 교실안에 울려 퍼졌다. 그런데, 숫자 세는 것이 좀 이상했다. 계속, 하나, 둘, 하나, 둘, 만 반복하고 있는 것이 었다. 귀신이 하나, 둘, 하나, 둘 하고 헤아리는 것이 몇 십분가량이나 계속되었다.

"하나, 둘! 하나, 둘! 하나, 둘..."

한참 동안 그 소리만 듣던, 숨어 있던 학생은, 의아한 생각에 살며시 눈을 떴다. 그녀의 눈앞에 보인 것은, 그녀 바로 앞에 쭈그려 앉아, 바로 그녀의 두 눈을 손가락으로 번갈아 가며 가리키면서, "하나, 둘!"하고 세고 있는 귀신의 모습이었다.



12. (다음 이야기는 "전파만세 - 리라하우스 제 3별관" 등을 중심으로, 일본 2ch 사이트의 글을 번역해 올리는 곳에서 최근 유행한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의 이름이 다른 것도 있고, 묘사나 배경이 조금씩 다른 판도 있지만, 반전의 수법과 인물관계는 모두 일치합니다. 여기서는 리라하우스 제 3별관 판의 이야기와 번역을 바탕으로 게제합니다.)

이쿠미는 초등학생이 되기도 전에 아버지를 잃었다. 하지만 어머니는 그 후 재혼도 하지 않고 열심히 일해서 이쿠미를 고등학교는 물론, 대학교까지 보내주었다.

그렇지만 너무 무리를 한 나머지 어머니는 중병에 걸렸다. 그런데도 몸이 좋아지면 또 일을 시작하고 또 쓰러지고... 그런 삶을 반복하던 도중 어머니는 끝내 일어날 수 없는 몸이 되어 버렸다. 그리고 자신의 삶이 더이상 얼마 남지 않았음을 깨달은 엄마는 부적이 든 작은 주머니 1개를 이쿠미에 쥐어주었다,

"미안하구나 이쿠미. 이제부터는 혼자니까 열심히 노력해야 돼. 그렇지만, 도저히, 괴롭고 견딜 수 없게 되면 이 주머니를 열어봐."

얼마 후 엄마는 죽어 버렸다. 이쿠미는 엄마에게 받은 부적을 목욕을 할 때 이외는 절대로 몸에서 떼어 놓지 않고 가지고 다녔다.

어느 친구들과 풀에 갔을 때 탈의실에서 이쿠미의 부적이 화제가 되어 그 안을 살펴보자고 친구들이 말했다. 처음에는 화를 낸 이쿠미였지만, 사실 누구보다도 제일 궁금했던 것 이 자기였던 터라 곧 집에 돌아온 후에 혼자 부적 안을 들여다 보았다.

그러자 그 안에는 작게 접힌 종이 한 장이 들어있었다. 뭐야 겨우 이거? 하고 맥 빠진 한숨을 쉰 이쿠미가 그 종이를 꺼내 펴보자 거기에는...

떨리는 글씨로 "이쿠미, 죽어라"라고 쓰여져 있었다.



13. (다음 이야기는 90년대초에 PC통신 게시판에서 읽은 것입니다. 베스트셀러 1993년판 "공포특급"에도 거의 같은 이야기가 게제 되어 있습니다.)

한 학교 미술실에는 자정이 되면 여자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이 돌았다. 평소에 귀신 이야기를 비아냥 거리곤 했던 한 선생님이 학생들이 그 소문을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역시나 비웃었다. 선생님은 그렇다면, 오는 숙직에 내가 자진해서 미술실에서 밤새도록 있으면서, 귀신이 나오는지 안나오는지 보겠다고 큰소리를 쳤다.

숙직하는 날이 되어, 선생님은 미술실에 들어갔다. 비웃으며 큰소리를 쳤지만, 막상 밤이 깊어오자, 조금씩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선생님은, 카세트로 음악을 틀어 음악을 들으며 무서움을 달랬다. 선생님은 이런저런 상상과 생각을 잊기위해, 신나는 음악에 맞추어 거울 속에 비친 자기 모습을 보면서 정신없이 춤을 추었다.

이렇게 해서 무사히 밤을 보낸 선생님은, 다음날 자랑스럽게 어제밤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다. 그리고는, "역시 귀신 따위는 없었다"라고 했다. 그런데, 그 이야기를 듣던 학생 하다가 겁에 질려 얼굴이 하얗게 변하며 말했다.

"선생님, 미술실에는 거울이 없는데요."



14. (다음 이야기는 2000년 전후에, 성형수술 열풍에 대해 이야기하는 어느 기사의 도입부에서 흥미 위주로 언급한 것을 읽었다고 기억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 여자가 아기를 낳았다. 그런데, 아기는 자기와는 달리 쌍꺼풀이 없었다. 여자는 아쉬워 했다. 여자는 갓난아기가 이뻐보이도록 쌍꺼풀 생기는 테입을 사다가, 아기 눈꺼풀에 붙였다. 얼마후 아기의 눈꺼풀에서 테입을 때려하니, 살점까지 같이 떨어져 버렸다.



15. (다음 이야기는 90년대 초에 들은 것입니다. 보통 배경은 조선후기 쯤인 옛날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반전의 방법은 동일하지만, 동기와 전개에는 무척이나 다른 여러가지 변형판이 있습니다. 도꼬탁님이 덧글에서 언급해주신바 있고, 한국이나 일본의 영화나 TV극의 한 장면에서 영감을 얻은 듯 하기도 합니다.)

아기가 태어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남편이 죽어버리는 바람에 한 여자가 어렵게 살고 있었다. 그녀는 생계를 꾸릴 방법이 마땅찮았으므로, 항상 아기를 업고 다니면서 주로 구걸이나 아기를 업고 할 수 있는 날품팔이를 하며 목숨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이 여자에게 흑심을 품은 한 남자가 여자에게 수작을 걸기 위해 한 가지 장난을 쳤다.

남자는 여자에게 깊은 밤, 서낭당에 가보면 귀신이 나온다고 하는데, 과연 어떤지 몹시 궁금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자에게 오늘 밤 자정에 서낭당에 갔다오고, 그 이야기를 해 주면, 엽전 10냥을 주겠다고 했다. 여자는 무서웠지만, 엽전 10냥이면 당분간은 양식을 살수 있었으므로, 남자의 제안에 응했다. 물론 남자는 귀신으로 변장하고 서낭당에 숨어서 기다리면서, 여자를 놀래킨 뒤에 어떻게 사연을 엮어 가려고 하고 있었다.

여자는 그날 밤, 만약을 대비하여 낫을 하나 챙겨 손에 들고 길을 나섰다. 여자는 무서움을 달래기 위해, 아기에게 "열냥 벌러 가자. 열냥 벌러 가자"라고 계속 읊조리면서 애써 씩씩하게 서낭당으로 갔다. 그런데, 서낭당에서 사람 같은 것이 불쑥 튀어나왔고, 여자는 혼비백산하여 정신없이 도망쳤다. 여자는 매우 빠르게 멀리까지 도망쳤는데도, 도망치는 와중에 뒤에서 무엇인가가 다가와 머리채를 잡아 당기는 것 같았다. 여자는 비명을 지르며 정신없이 뒤를 향해 낫을 휘둘렀다.

한참을 도망친 끝에 숨을 돌린, 여자는 뒤를 돌아보고 그만 혼절하고 말았다. 업고 있던 아기의 머리가 낫으로 잘려나가고 없었던 것이다. 등뒤에서 머리채를 잡은 것은, 다름아닌 업고 있던 아기였다.



16. (다음 이야기는 역시 "전파만세 - 리라하우스 제 3별관" 등을 중심으로, 일본 2ch 사이트의 글을 번역해 올리는 곳에서 최근 유행한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의 이름이 다른 것도 있고, 묘사나 배경이 조금씩 다른 판도 있지만, 반전의 수법과 인물관계는 모두 일치합니다.)

두 환자가 있었다. 두 사람은 한 병실을 쓰고 있었는데, 둘 다 거동이 불편했고, 투병생활은 가망도 없는 삭막한 나날들이었다. 답답하고 적막한 병실 생활과, 서서히 다가오는 죽음의 공포는 견디기 어려웠다.

두 환자 중에, 한 환자는 자리가 창가쪽에 있었다. 그 환자는 항상 창 바깥을 바라보고 그에 대한 이야기를 다른 환자에게 해 주었다. 창바깥의 아름다운 경치를 묘사해 주었고, 여러가지 거리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른 환자에게 알려 주었다. 항상 병실에 누워 있을 뿐인 이들에게 이것은 하루하루 매우 소중한 것이었다. 어느새 환자들은 이것이야 말로, 투병생활의 낙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데 문득, 반대편에 있던 환자는 자기가 두 눈으로 직접 경치를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렇게 죽어가는 얼마 안되는 시간 동안, 그 경치를 자기도 생생하게 즐기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어차피 죽을 인생이라고 생각하니, 마지막 단 한 가지 욕망에 대한 집착은 점점 더 커졌다. 마침내, 겉잡을 수 없는 욕심과 광기에 휩싸여 그는 거의 이성을 잃고 말았고, 꼭 창밖 경치를 보고 싶다는 집착 때문에, 일을 저지르기로 했다. 그 환자는 창가의 환자가 꼭 먹어야하는 약을 기회를 봐 몰래 숨겼고, 결국 창가의 환자는 죽어버리고 말았다.

마침내, 죽은 환자가 실려나가자 반대편에 있던 환자는 빈 자리로 옮겨달라고 했다. 드디어 자기가 창가 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그는 떨리는 마음으로, 항상 다른 사람의 묘사를 통해서만 보던 경치를 보고자, 창문의 커튼을 열어 보았다. 그런데, 커튼을 열어보니, 창문 바로 앞은 거대한 벽돌벽으로 막혀 있을 뿐, 아무것도 없었다.



17. (다음 이야기는 1993년 출간되어 선풍적인 인기를 끈 "공포특급"에 수록되어 있었던 것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한 대학생이 있었다. 그는 대단히 술을 많이 마시는 애주가 였다. 그는 코가 비뚤어지게 술을 퍼마시는 일을 매우 즐겼다. 그런데, 그러던 언젠가 부터, 술을 먹고 나면, 오는 길에 꼭 다리를 절룩이며 걸어가는 이상한 여자를 만나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냥 다리를 절룩이는 사람인가보다 생각했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꼭 술을 먹을 때만 그런 사람을 보는 것이었다. 술집 앞에서, 버스 정류장에서, 집으로 향하는 길에서, 아파트 엘레베이터에서, 복도와 계단에서. 항상 술을 마실 때면 보았다. 그에게는 꼭 술을 마실 때에만 계속 다리를 절룩이는 사람을 보는 이상한 일이 생긴 것이다.

그는 너무나 괴이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무당을 찾아가서 그 이야기를 했다. 그러자 무당은 질겁을 하면서, 한 번 만 더 술을 마시면 죽을 것이라면서 절대 술을 마시지 말라고 했다. 그 대학생은 찝찝한 생각이 들고, 자신의 과음도 줄여야 겠다고 생각하여 그날로 술을 끊었다.

시간이 흘러흘러, 그는 취직을 하고, 결혼을 했다. 잘 취직하고 무리없이 결혼하기까지 그 동안 특별히 나쁜 일이라고는 없었다. 그가 결혼을 한 후 처음으로 출근을 했을 때, 직장 동료들이 결혼한 것을 축하한다며 술을 한 잔 하자고 했다. 동료들은 "딱 한 잔인데 뭐 어떠냐며" 그를 설득했고, 그는 미신일 뿐인 무당의 말이었다고 생각하면서, 그냥 가볍게 술을 마시기로 했다. 그러나, 그래도 역시, 술을 마시고 돌아오는 길이 되자, 그는 아무래도 무당의 말이 생각나서, 좀 겁이 났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길을 재촉했는데, 다행히, 집에 올때까지 그는 아무런 이상한 일을 겪지 않았다.

그가 안도의 한 숨을 쉬며, 현관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서는데, 거실에서 기다리고 있던 그의 아내가, 다리를 절룩이며 그를 향해 천천히 다가왔다.



18. (다음 이야기는 90년대 초에 전국적으로 퍼져서 큰 유행이 된 이야기입니다. 최근에 한 한국영화에도 이 이야기의 변형판이 삽입되기도 했습니다.)

피부가 자꾸 갈라지고 터서 고민인 사람이 있었다. 이 사람은 그래서 피부에 좋다는 것이라면 온갖 요법을 마다 않는 사람이었다.

그녀는 누군가 깨를 물에 풀어서 목욕을 하면 피부에 좋다고 하는 말을 들었다. 그 말을 듣고 이 사람은 그대로 해보기로 했다. 그런데, 그녀가 욕실에 들어간지 몇 시간이 지났는데도, 그저 "잠깐만, 잠깐만" 하면서 나오질 않는 것이었다. 의아하게 여긴 그녀의 어머니가 마침내 잠긴 욕실 문을 따고 들어갔다.

들어가보니, 피부의 갈라진 틈사이마다 깨알이 수없이 들어가 박혀, 이 사람은 정신을 잃을 듯한 표정으로 이쑤시개로 온몸의 깨알을 파내고 있었다고 한다.



19. (다음이야기는 20세기 초에 있었던 비슷한 실화가, 과장되고 와전되어 극적으로 구성된 것입니다. 80년대에 미국에서 유행했으며, 80년대말에 우리나라에도 잡지등을 통해 소개되었습니다.)

어느 젊은 남자가 여름 휴가차 해변에 오게 되었다. 그녀는 매력적인 여자를 발견했다. 어찌된 일인지, 그녀가 남자에게 먼저 접근해 왔다. 남자는 그녀의 미모에 반해서, 그녀에게 수작을 걸었고, 그녀는 상당히 적극적이 었다. 결국 그날 밤, 두 명은 곧 호텔에서 뜨거운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이튿 날 아침, 남자가 눈을 뜨자 이미 여자의 모습은 없었다. 남자는 조금 의아해 하며, 사방을 돌아봤지만, 별다른 이상한 점도 없었고, 돈이나 소지품이 없어진 것도 없었다. 남자는 어제의 그녀의 모습과 간밤에 있었던 일을 다시 생각하면서, "너무 심각한 관계가 될 것을 우려해서 그냥 먼저 돌아간 것이겠거니" 하고 짐작했다.

남자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세수를 하러 화장실에 갔다. 그런데 남자는 곧 얼굴이 하얗게 질리게 되었다. 세면대 거울에는 새빨간 립스틱으로, 다음과 같은 글이 씌여 있었던 것이다.

"에이즈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20. (다음 이야기는 하나의 소재가 중심이 되는 이야기인데, 80년대말부터 비슷한 종류의 이야기가 하나 씩 계속 나왔고, 여러 변형판이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두 가지만 소개합니다.)

한 수험생이, 밤마다 정신없이 공부를 하고 있었다. 그는 아무리 공부를 해도 시험점수가 오르지 않아서 매우 괴롭고 초조한 기분이 되었다. 그는 그럴 수록 쫓기는 듯한 느낌으로 미친듯이 공부했다. 그러던 어느날, 그는 몹시 피로하고 지쳐서, 잠시 쉬기 위해 아파트 베란다로 나왔다. 그런데, 그는 갑자기 꿈결처럼 하늘을 스쳐 지나가는 어느 아름다운 여자의 모습을 보았다. 아주 잠시 동안이었지만, 그의 눈에 그 모습은 너무나 아름다워 보였다. 한마디로 표현할 수 없는 오묘한 표정으로 살짝 웃는 듯한 그녀의 표정은 잊을 수가 없어서, 마치 천사와 같다고 생각했다. 그는 자신이 꿈을 꾼 것인지 그저 멍할 뿐이었다. 하지만, 순간적으로 하늘을 스치며 자신의 앞을 날아갔던 그녀의 모습을 도저히 잊을 수 없었다.

다음날 아침. 그는 자신의 아파트 바로 위층에서, 수험생활의 중압감을 견디지 못한, 한 여학생이, 간밤에, 바로 그가 베란다에 나와 있던 시각에 뛰어내려 자살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한 독신 남자가 고달프게 일을 하며 살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직업이 너무나 따분하고 재미가 없었고, 밤늦게까지 계속 이어지는 긴긴 야근에 매우 피로했다. 그러던 그는 집에 돌아가는 길에, 멀리 한 아파트에서 한 여자의 모습을 보았다. 거리가 멀어서 정확한 모습은 볼 수 없었지만, 그 자태는 아름다워 보였다. 그녀는 음악에 맞추어 뛰고 왔다갔다하며 춤을 추고 있었다. 그런데, 그 모습이 정말로 아무 걱정 없이 자연스럽게 음악에 몸을 맡긴 듯 보였다. 지친밤 퇴근길에 보이는 그녀의 모습은, 매일 밤 항상 그렇듯 평화롭고 기쁜 모습이었다. 남자는 마침내, 그녀에게 문득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

남자는 결국 용기를 내어 휴가를 내고, 낮에 그녀의 아파트를 찾아갔다. 아파트에 아무대답이 없고, 문은 열려 있어 들어가보았다. 남자의 눈앞에 보인 것은, 아파트 천장에 목을 매달고 죽어 있는 여자의 시체였다. 시체는 바람이 불 때 마다 전후좌우로 왔다갔다하며 흔들리고 있었다.



21. (다음 이야기는 페노미나 등의 영화에 바탕을 두고 비슷한 이야기가 돌고 있었고, 2000년대 초에 일본 쪽에서 건너온 이야기와 연결되어 완성되어 퍼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갓난 아기를 키우며 혼자 셋방살이를 하고 있는 한 여자가 있었다. 힘겹게 살고 있던 그녀에게 갑자기 애 아버지가 찾아오게 되었다. 그녀와 애 아버지는 대화를 하다가 싸우기 시작했고, 마침내 무엇인가를 주제로 매우 심하게 다투게 되었다. 애 아버지는 곧 그곳을 떠났고, 잠시후 그녀도 애 아버지를 쫓아가 무엇인가를 따지려고 애 아버지를 좇아 집을 나갔다.

그 후 한동안 별일 없이 잠잠했다. 셋집 주인은 얼마후, 그녀가 살던 방안에 아무도 없고, 까만색 인형만 하나 덩그러니 놓여 있는 썰렁한 광경을 보게 되었다. 매일 매일 누가 있나 없나 싶어 그 방을 보았지만, 항상 그대로 였다. 방세를 낼 때가 되어도 아무도 없자, 셋집 주인은 문을 따고 방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그런데, 그가 들어가자 까만색 인형이 갑자기 꿈틀거리며 움직이는 듯 하였다. 그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셋집 주인이 자세히 보니, 까만색 인형이란 것은, 혼자 방안에 갖혀 굶어죽은 갓난아기의 시체에, 파리와 바퀴벌레 떼가 까맣게 뒤덮여 있는 것이었다.



22. (다음 이야기 역시, 1993년 출간되어 선풍적인 인기를 끈 "공포특급"에 수록되어 있었던 것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잘 살고 있던 어느 부모와 딸이 있었다. 그런데, 부유하고 행복한 이 가족의 삶을 시샘하던 이모가, 그만 질투심에 일을 저지르게 되었다. 이모는 보험사기를 치기로 하고, 자기 앞으로 보험을 들어달라고 한 뒤에 부모를 죽여 버렸다. 이모는 보험금을 차지했고, 아직 어린 딸의 재산을 관리해준다는 명목으로, 유산까지 손에 넣을 수 있었다.

딸은 이모가 범인 인 듯 하다는 심증은 있었지만, 아무런 증명할 방법이 없었다. 그녀는 이모를 놀래켜 범죄를 자백하게 하려고 꾀를 내었다. 그녀는 돈을 구해서 마네킹 제작사에 주문 제작을 의뢰했다. 살아있던 당시의 엄마와 매우 흡사한 모양으로 마네킹을 만들어서 집안에 배달해 달라고 한 것이었다.

학교를 마치고 귀가하던 딸은, 이모에게 보여줄 것이 있다며, 이모를 불렀다. 그리고, 이모와 같이 집에 갔다. 집에 가보니, 벌써 마네킹이 와 있었다. 마네킹은 무척 정교해서 진짜 같았으며, 눈을 부릅뜬 듯한 표정이었다. 마네킹에서 말하는 듯 소리가 나왔다. "네가 여기에 웬일이니?" 그 모습을 보고, 이모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이모는 공포에 질려 말조차 잇지 못하고 거품을 물고 쓰러지고 말았다. 딸은 씁쓸한 기분이면서도, 마네킹에 음성장치까지 달려 있다는 사실에 대단히 만족스러워했다.

그런데, 곧 초인종이 울렸다.

"조금 늦어서 죄송합니다. 주문하신 마네킹 배달 왔습니다."

현관문 밖에는 배달원 한명이 그제야 주문한 마네킹을 등에 지고 와 있었다.



* 이것으로 제 이야기는 끝입니다. 어떤 것을 들어보셨고, 어떤 것이 가장 재밌으셨습니까. 또 여러분이 지금까지 기억하시는 것들 중에서 가장 무서운 이야기, 가장 극적인 것은 무엇이었습니까?



핑백

  • 게렉터블로그 : 우리 동네 2007-12-02 21:08:39 #

    ... 공포물 스럽게 잘 잡혀 있어서, 이 이야기를 화면으로 꾸민 좋은 예로 부족함이 없습니다. 이 장면을 보면서, 다 집어 치우고, 그냥 유명한 무서운 이야기들 http://gerecter.egloos.com/3339929 을 차례로 주르르 영상화해서 영화나 TV극으로 꾸며 보는 것도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 였습니다. 그러나 이 이야기도 전체 ... more

  • 게렉터블로그 : 심야특선 - 기이한 이야기 9선 2007-12-05 01:32:43 #

    ... 지난 여름 올렸던 "기억에 남은 무서운 이야기 10선, 12선" http://gerecter.egloos.com/3339929 의 속편격입니다만, 이번에는 그때처럼 무서운 이야기만 고른 것은 아닙니다. 기이하고, 이상해서, 좀 섬뜩하다... 정도의 ... more

덧글

  • 이준님 2007/08/16 19:52 # 답글

    1. 11번 스토리는 "반토막 귀신 시리즈" 만큼이나 개그스런 이야기였죠 -_-

    2. 14번은 은근히 많은 스토리로 악명이 높습니다

    3. 22.17.15는 울궈먹기가 심햇고 15번 스토리는 뉴스 시간에 유해도서 스토리에 예시로 나온 이야기죠 -_-

    4. 18번은 한국영화 "전설의 고향"에서 패러디 되었습니다

    5. 20번은 시간 관련 스토리가 변형된겁니다. -_-;;;;

    6. 19번은 "어느 교포 청년의 충격고백"류의 이야기로 꽤 돌았죠. 나중에 악명높은 웅지 여성 사건-_-;으로 버젼업해서 파문을 일으킵니다
  • FAZZ 2007/08/16 21:08 # 답글

    12번 스토리는 보통 무용실에 벽거울 이야기로 많이 들었던 이야기였군요.
  • 을파소 2007/08/16 23:08 # 답글

    제 기억에 남는 건 아실 분은 다 아실 삐에로 인형 이야기군요.
  • 게렉터 2007/08/17 12:53 # 답글

    이준님/ 본래는 티푸스 전염으로 시작된 이야기라는데 위치, 장소, 사람을 바꿔가며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꼭 저런 것은 아니지만, 비스무레한 형사 사건이 발생한 것도 이야기가 퍼지는데 도움을 줬다 싶습니다.

    FAZZ/ 숙직실, 미술실, 무용실 정도가 자주 등장하는 듯 합니다.

    을파소/ 또 둘만 남았잖아...?
  • 더카니지 2007/08/17 17:49 # 답글

    저도 생각나는게 공포특급인가 그런류의 책에서 한 신혼부부가 방에서 잠을 잡니다. 머리 맡에는 수박이 놓여져 있고요. 자다가 일어난 남자가 목이 말라 수박을 먹으려고 칼로 수박을 자릅니다. 어두워서 아무것도 보이지는 않지만 매우 힘차게 솟구치는 액체에 아주 싱싱한 수박이라고 생각한 남자는 자기만 먹지 않고 아내와 같이 먹으려고 아내를 깨우려고 하지만 아내는 아무 말 없다는....읽고 꽤나 섬뜩해했죠. 저런 실수가 누구에게나 잇을 수 있는 일이란 것에. ㅡㅡ
  • 게렉터 2007/08/17 20:49 # 답글

    더카니지/ 15번 이야기와 흡사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 정훈군 2007/08/18 08:54 # 답글

    하하 재밌어요. 블로그 잘 보고 갑니다. 종종 들릴게요.
  • 게렉터 2007/08/26 21:27 # 답글

    정훈군/ 감사합니다~ 자주자주 들러주십쇼~
  • peblu 2007/08/27 17:39 # 답글

    죄송합니다 멋대로 옮겨적었는데 핑백이 생겨서 피치못하게 재미로 한 일이니 좀 봐주십사하고 들러갑니다(...) 마음에 안드시는 문장이 있으시면 제깍 말씀해 주십시오.
  • 게렉터 2007/08/31 13:08 # 답글

    죄송하실 필요 없습니다. 이 블로그는 출처를 밝히는 인용은 무제한 허용하고 있습니다. 일어판으로 17번 이야기를 옮기신 것입니까? 한 번 읽어 보겠습니다.
  • 심리 2007/12/13 01:14 # 답글

    머리 맡에 수박을 두고 자다가 큰일 나겠군요. ~_~;;;;;;;;;;;;
    아기 머리를 낫으로 자른 것과 비슷한 이야기로, 담력 테스트로 무덤에 가서 말뚝을 박고 나오는데 옷자락을 누가 잡아서 "놔라 놔" 하면서 몸부림을 쳤는데, 그게 사실은 말뚝에 자기 옷자락이 끼어서 그랬다는 싱거운 이야기가 있답니다.
  • 호연,현의 2008/08/17 16:04 # 삭제 답글

    우액 무섭지 않다
  • 게렉터 2008/09/01 13:25 # 답글

    심리/ 나뭇가지가 등을 긁는 이야기라든가, 나무뿌리에 걸린 것이 발목을 잡는 이야기. 무엇보다 계곡에서 돌틈 사이에 발이 빠진 것을 누가 쑤욱 당기는 느낌이라고 생각하는 물귀신 이야기까지 비슷한 부류는 많지 싶습니다.

    호연,현의/ 더 무서운 이야기가 모이는 대로 다시 또 더 올려 보겠습니다.
  • 버수스월드 2009/02/19 04:47 # 삭제 답글

    21번 얘기좀 소재로 쓸게요. http://blog.naver.com/coltpyson/10042637324
  • 리아 2009/05/04 12:20 # 삭제 답글

    하이
  • 지석진 2009/05/04 12:21 # 삭제 답글

    하이리아
  • 게렉터 2009/05/18 09:12 # 답글

    리아, 지석진/ 하이 하이!
  • 임수서룬뫼 2010/05/24 04:43 # 삭제 답글

    16번 이야기는 중학교 도덕 교과서에 실려 있지요. 국정 교과서랍니다.
  • 게렉터 2010/05/25 09:12 #

    처음 알았습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ㅜㅠㅡㄱ 2011/09/08 07:17 # 삭제 답글

    저 깨알이야기는 정말 징그럽군요ㅠㅠ깨알이온몸에박혀서 이쑤시개로 미친듯이빼고있었다니.....진짜 징그러워요...
  • 게렉터 2011/09/09 00:41 #

    일부러 그러라고 만든 이야기이니, 꼭같이 이야기를 꾸민 "무릎 굴" 이야기도 있고, "바퀴벌레 알" 이야기도 있습니다.
  • 류하 2012/02/03 09:34 # 삭제 답글

    저기 12번스토리 마지막에 이해가안가요.
    왜 자신의 딸인가? 왜죽으라고써있는거지요?
  • 게렉터 2012/02/09 20:05 #

    보통 어머니는 딸이 잘되도록 보듬어 주기 마련 아닙니까? 그런데 이 이야기에서는 어머니가 친딸에게 싸늘하게 죽어버리라고 저주한다는 냉랭하고 정신병적인 악함, 반전이 무서움을 주는 이야기입니다.
  • 2014/05/08 09:34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게렉터 2014/05/22 23:45 #

    e메일로 회신드렸습니다.
  • ㅋㅋㅋ 2015/03/14 16:37 # 삭제 답글

    13번스토리 사실은 미술실아니고 발레 가르치는 곳입니다. 쉽게말해 선생님은 잘못들어감.
  • 게렉터 2015/03/16 19:47 #

    아이들과 함께 가서 다같이 거울 보고 춤을 추며 무서움을 달래려고 했다는 이야기 등등 변형본은 다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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