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특파원 영화

1960년대 후반. 아마도 "007 두번 산다"쯤을 기점으로 전세계적으로 007 아류작의 폭풍이 몰아 쳤지 싶습니다. 본고장 미국/영국에서는 맷 헬름 http://gerecter.egloos.com/3227792 시리즈나 드러몬드 시리즈 http://gerecter.egloos.com/3074505 가 나왔고, 홍콩에서는 금보살 http://gerecter.egloos.com/3007177 이나 철관음 http://gerecter.egloos.com/3034332 같은 영화가 나왔습니다. 한국에서도 007에 편승한 첩보 활극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1968년작 "동경 특파원"도 바로 그런 영화 중 하나로 볼 수 있습니다.


(포스터를 보면 모로 보나 거꾸로 보나 007 분위기)

그런데 실상을 보면 "동경 특파원"은 007 의 길은 좀 포기했습니다. 007 영화는 대체로 화려한 장면이 많고, 이국적인 풍광이 중요한 데, 그런것과는 상관 없는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대신에 이 영화는 알프레드 히치콕이 감독을 맡은 영화들을 모방했습니다. 60년대 한국영화 중에는 이런 영화들이 꽤 있는데, 특히 제목부터 모방한 것들이 많습니다.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를 모방한 "남남서로 직행하라", "나는 비밀을 안다"를 모방한 "나는 비밀이 있다". "다이얼 M을 돌려라"를 모방한 "다이얼 112를 돌려라" 등이 있습니다. 이 영화 "동경 특파원"역시 "해외 특파원"의 모방 제목임이 거의 확실합니다.

내용을 좀 더 살펴 보면, 이 영화는 제목이 "동경 특파원"인데, "동경 특파원"이 총도합 2,3분 정도밖에 안나온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더우기 이 "동경 특파원"이 그다지 중요한 인물도 아니라서 잠시 나왔다가 들어갈 뿐입니다.

이 영화의 첫부분을 보면, 이 영화는 "동경 특파원"과는 별 상관 없이, 특이한 뒷이야기가 있는 남편 때문에 거대한 첩보극에 휘말리는 평범한 여자 이야기를 하는 듯 합니다. 다시 말해서, 이 영화는 알프레드 히치콕이 감독했던 영화들에 영향을 받은 "샤레이드" http://gerecter.egloos.com/3046929 에 기초한 영화로 보입니다. 이 영화에서 윤정희는 "샤레이드"에 나오는 오드리 헵번과 비슷하여 옷차림까지 흉내내고, 이 영화에서 신성일은 "샤레이드"에 나오던 캐리 그란트 비슷합니다.

영화를 끝까지 보고 따져보면, 이 영화는 줄거리 중심이나 이야기의 상황 자체는 상당히 재미납니다. 반전으로 사람을 의외의 수법으로 끌어들이기도 좋은 내용이고, 복잡한 갈등과 의심, 고민, 번민에 빠진 사람들의 심리를 보여주기에도 좋은 줄거리 입니다. 특이한 상황과 영문을 모르는 사건들이 하나둘 등장하고 밝혀지면서, 호기심을 주고, 수수께끼 풀이의 집중력을 끌어내는데도 좋은 내용입니다.

그렇습니다만, 이 영화의 완성된 모양을 보면, 이상의 모든 것에 모조리 다 실패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원인은 뚜렷합니다. 바로 편집입니다. 편집이 그야말로 마구잡이로 휘몰아치는 난도질 편집인 것입니다. 난도질도, 마치 조기 은퇴한 조직폭력배가 사이비 횟집 차린 다음에 냉동 마구로를 날 나간 사시미로 칼질하는 듯한, 매우 곤혹스러운 난도질입니다.

이 영화에서는 뭔가 내용이 나올듯 하다가 갑자기 잘리면서 다음 화면으로 넘어간다든가, 엉성하게 아무 보여줄 필요 없는 장면을 한동안 보여준다든가 하는 부분이 넘쳐 납니다. 같은 시간 다른 장소에서 벌어지는 일을 보여주는 장면이 혼란스럽기도 하고, 복선을 보여주는 장면이 앞뒤 시간을 마구 건너 뛰기도 합니다. 한 번 등장해서 그 자리에 있어야 하는 사람이 갑자기 없어지거나, 없던 사람이 갑자기 나타나서 태연히 대사를 하는 등 필름을 잘못 붙여버린 것 같은 대목도 있습니다. 또, 정상적인 장면으로 촬영해 놓고, 그 장면에서 말해주는 대사를 나중에 안나오게 없애버려서, 원래는 반전이 아니었는데 억지로 반전으로 만든 부분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범죄를 저지르는 범인이 나오게 찍었는데, 나중에 범인 정체를 숨기고 싶으니까, 범죄 장면에서 범인 얼굴 장면만 다시 다 잘라내 버렸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따위로 되어 있다보니, 내용을 알아먹기도 어렵고, 등장인물들은 울다웃다 정신없이 행동하는 듯 하고, 이야기의 사연도 참 어정쩡하게 현실성 없어 보이는 부분이 많습니다.

여기에는 대략 세가지 정도 원인이 있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 첫번째는 도쿄에서 원하는 내용을 촬영할만한 시간과 돈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이 영화는 영화의 절반이 도쿄에서 진행됩니다. 하지만, 007 아류작에 필수적인 "이국적인 풍광을 보여주는 부분"은 거의 전혀 없습니다. 아무 의미 없이 난삽하게 끼어들어서 중간에 자료 화면으로 한 1,2초 나오는 거리 풍경 같은 것이 좀 있기는 한데, 이런 것은 도쿄에서 직접 찍어 올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 볼때, 상상외로 도쿄 체제비용이 많이 들었다거나, 도쿄에서 영화를 찍을 만한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지 못해서 영화를 제대로 다 못찍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필요한 장면을 다 찍지 못했는데, 억지로 영화 이야기를 만들어 붙이다보니, 무서워해야 하는 상황에서 주인공이 히죽거리며 웃고 있거나, 영화 화면 속에서 하는 대사가 후시 녹음으로 입힌 대사와 다르거나 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비슷한 필름에, 비슷한 장면을 어떻게든 재활용해서 찍지 못한 부분을 대강대강 때워 넣은 흔적이 있는 것입니다.

두번째 이유는 영화 각본을 영화흘 찍다말고 크게 한 번 바꾼 흔적이 보인다는 것입니다. 도쿄에서 찍은 분량의 영화와 서울에서 찍은 분량의 영화가 서로 다른 각본으로 찍었는데, 억지로 합친듯한 느낌이 듭니다.

이 영화에서 남자 주인공은 당연히 신성일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 신성일은 조연으로만 나옵니다. 영화를 끝까지 보면, 갈등구도에서도 남자 주인공 역할을 해야하는 사람이 신성일 맞습니다. 그런데 영화 촬영된 내용상에서 신성일은 조역에 불과합니다.

이 영화를 가만히 보면, 신성일은 악역 비스무레한 것에 어울리는 입체적인 주연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결말에서는 바른 생활 사나이 정의의 사자가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전환을 "반전"이랍시고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처음부터 짜놓은 반전이라기 보다는, "신성일이 착하게 나와야 팔리겠다" 는 주장이 어쩌다보니 득세해서 영화 다 찍어놓고 나중에 바꾼 것으로 보입니다. 내지는, 영화를 찍다가 악역 신성일로 이야기를 끝낼 방법이 생각나지 않아서 대강 바꾸어 끝맺어 버린 것으로 보입니다.

영화의 각본이 중간에 크게 바뀌었다는 의심을 할만한 근거는 또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는 중요한 여자 조연으로 조총련계 재일교포 10대 소녀가 한명 나옵니다. 영화가 끝나기 20분 전까지만 해도 이 역할은 영화의 복잡한 수수께끼와 비밀을 감추고 있는 인물로 되어 있습니다. 이 사람이 숨기고 있는 사실이 드러나면 모든 음모가 밝혀지고 진상이 드러나는 것처럼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가 끝날 때 보면 아닙니다. 이 사람은 아무 비밀도 없고 음모도 없는 사람입니다. 중간중간에 나오던 복선 장면들은 이치에 맞지 않는 무의미한 장면들이었을 뿐입니다. 없던 일로 합니다. 그냥 착한 10대 소녀. 그 뿐입니다.

각본이 급하게 바뀌었다는 의심에 대한 가장 강렬한 근거는 난데없이 튀어나오는 "출생의 비밀" 입니다. 이 영화는 그야말로 어림없는 우연과, 터무니 없는 성격 변화, 절대로 알 수 없을 만한 사실을 갑자기 누군가 "사실 나는 알고 있었다"라고 해버리는 불가능한 이야기 등등으로 매우 놀라운 "출생의 비밀"이 튀어 나와 버립니다. 그 "출생의 비밀"이라는 것 자체도, 40년이 지난 오늘도 저녁마다 TV에서 볼 수 있는 바로 그 지옥에서도 가장 진부하다는 그 악마적인 닳고닳은 방식의 "출생의 비밀"입니다.

이 영화의 편집이 어색한 근거로 추정되는 세번째 이유는 아마도 공공기관의 심의, 검열 로 보입니다. 이 영화는 당시 대부분의 한국 첩보물 처럼, 반공영화 입니다. 특히 이 영화는 일본 교포의 북송 문제를 다루고 있는데, 이것은 아직까지도 북-일 관계의 중대한 화제가 되고 있는만큼 예민한 주제입니다. 게다가, 60년대에는 영화 자체가 일본 표절인 것이 넘치는 상황에서도, 왠지 일본 옷, 글씨 같은게 화면에 나오면 무조건 잘라대는 괴상한 규율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북송 문제, 일본 문화를 동시에 담고 있는 반공 영화라는 골치아픈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분명히 관공서의 지시로 변형되거나 수정된 부분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영화에서는 이야기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상한 선전문구가 갑자기 배우들의 입을 통해서 나오는 대목이 있습니다. "공산주의자들은 어쩌면 이리도 피도 눈물도 없는 악마와 같을까요" 라든가, "이처럼, 훌륭한 고국의 발전된 모습이 있을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습니다" 따위와 흡사한 자화자찬 문구들이 나옵니다. 반공물이라면 이정도 대사야 나올 수 있겠습니다만, 이 영화는 그게 어울리게 나온다기 보다는, 그냥 영화 전체에 도합 10번 나와야 한다니까 8분마다 하나씩 배치하자 싶어서 막 끊어먹으면서 배치한듯 합니다.

이런 구색을 보다보면, 이 영화는 분명히 60년대에 많았던 탐관오리나, 고위 정치인 친구의 동생의 사위의 후배의 지인의 측근의 심복의 가신의 수하라면서 거들먹거리는 작자들이 개입한 여지가 보입니다. 그런 자들이 영화 보면서 "저 장면 이상한데"라고 한마디 지나가면서 중얼거리면, 갑자기 만고불변 경전에 씌여 있는 말 같은 절대명령이 되어 무조건 영화를 고쳐야 하는 것입니다. 물론 봐달라고 술사주면서 상자에 돈담아서 좀 집어주면 넘어갈 수도 있고, 잘못하면 돈만 집어주고 여전히 영화는 누더기로 만들어야 하는 일도 많았을 것입니다. 이 영화도 적어도 부분적으로나마 그런 영향이 꽤 있었을 것이라고 짐작됩니다.

그리하여, 이 영화는 엉망진창의 편집으로 내용을 알아보기도 어렵고, 막판으로 가면 갈수록 이야기는 난잡스러운 "출생의 비밀"과 "공산당은 악마의 처삼촌"이 잡탕되어, 그야말로 짬뽕국물, 그것도, 중국집에서 배달한 그릇을 찾아가지 않아서, 신문지 덮어쓰고 2,3일 정도 문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짬뽕그릇 속의 먹다남긴 어둡고 쓸쓸한 짬뽕국물처럼 되어 버립니다. 편집 외에도 영화에 나오는 총쏘는 장면이라든가, 자동차 충돌 장면 같은 것의 특수효과도 아주 안좋아서 최소한의 표현이 실패해 버리기도 합니다.

이 영화의 음악은 조금은 이야기할 여지가 있습니다. 당시 007 아류작 영화의 풍습에 맞게, 다양한 재즈 연주를 음악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여기저기서 따온 듯한 느낌이 많이 납니다만, 연주 자체는 자세히 들어보면 괜찮긴 합니다. 이걸 왜 "자세히 들어봐야" 하는가 하면, 녹음이 아주 나쁘기 때문입니다. 음질 자체야 예전 영화 기술과 지금까지 보존한데 대한 문제가 있겠지만, 그걸 젖혀 놓고라도, 음악과 목소리의 조화나 음악을 깔아 넣고 빼내는 효과가 아주 추레합니다. 선곡도 좀 이상하고, 음악이 언제 나올지, 언제 들어가야 할지도 종잡을 수 없이 이상해서 거의 역할을 못하고 있습니다. 이때문에 저는 음악/음향까지 다 녹음 한 뒤에 다시 난도질 편집을 한 번 더했지 않나 하는 추측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끝으로, 꽤 괜찮아 보였다는 이 영화의 줄거리를 반전아닌 반전을 하나 포함해서 밝혀보면 이렇습니다.

이 영화는 북송 문제에 대한 치명적인 정보를 입수한 "동경 특파원"을 공산당 첩보원들이 제지하려고 하는 것을 그 출발로 봐야 합니다. 공산당들은 계획을 세우는데, 계획에 따라 우선 "동경 특파원"을 암살합니다. 그리고 "동경 특파원"이 숨겨놓은 정보를 다시 되찾아 오기 위해 "동경 특파원"의 부인을 조종하려고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공산당들은 그 부인이 뺑소니 사고를 내도록 유도한 뒤, 뺑소니 사고 범인으로 폭로하겠다고 협박합니다. 공산당 첩보원들은 자기들의 뜻대로 부인을 움직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여기까지만 해도, 이야기는 갑자기 이상한 일에 휘말린 평범한 사람의 감정을 표현해내는 영화가 될 것입니다. 공산당 첩보원들은 다양한 공작으로 부인을 조종하고, 부인은 평범한 가정 주부 였다가, 갑자기 공산당 지시로 첩보임무 비스무레한 행동을 하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게 아니라도, 뺑소니 사고 내고 고민하는 모습이라든가, 갑자기 남편도 죽고, 자기는 뺑소니 살인범 되고 해버리는 혼란스럽고 쫓기는 심정을 나타내면서 영화를 꾸밀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물론, 이 영화는 엉뚱한 난도질 편집 때문에 아무것도 안 보입니다.

더욱 아까운 것은, 줄거리만 보면 여기에서 영화는 한결 더 재밌어 진다는 것입니다. 공산당들이 공작을 벌여서, 부인이 뺑소니를 치게 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이 장면을 지나가는 날건달 백수인 신성일이 목격했던 것입니다. 신성일은 정말로 부인을 협박해서 돈을 뜯으려고 합니다. 재밌게 돌아가는 것은 신성일이 워낙에 무리한 요구를 하기 때문에 부인이 포기해버리고 자수를 해버리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부인이 자수를 해버리면 공산당들은 자신의 공작이 수포로 돌아가게 됩니다. 더군다나 동경 경시청의 경찰들이 진상을 밝혀버리면, 자신들의 정체가 들통날 위험도 있습니다. 그렇기 대문에, 공산당 첩보원들은 부인을 협박하면서, 동시에 부인이 자수하는 것은 막아야 하는 처지가 되어 버립니다.

신성일은 이런 사정을 간파하고 이번에는 공산당 첩보원들까지 협박합니다. 공산당 첩보원 쪽에서는 골치덩어리 신성일을 제거하기 위해서, 여자 첩보원 비스무레한 사람을 하나 보내 담당하게 하는데, 이번에는 어찌저찌하다보니, 신성일과 이 여자 첩보원 비스무레한 사람이 서로 눈이 맞아 버립니다. 그래서, 두 사람은 돈을 한몫 챙겨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궁리를 하면서 갈등은 새로운 국면으로 변합니다. 일본 경찰, 대한민국측 정보부 조직, 공산당 첩보원들, 협박 받는 부인, 우연히 일에 끼어든 날건달, 날건달과 사랑에 빠진 첩보원 등등이 어지럽게 얽히는 대소동으로 치달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저라면, 아마, 코메디 분위기를 섞고, 발랄하고 경쾌한 이야기로 꾸며 봤을 것입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이 영화는 막편집으로 내용을 알기 어렵게 되어 있고, 그나마 "비장한 죽음", "비극적인 출생의 비밀" 이야기가 무리하게 박혀들어가서, 좀 재미없고, 꽤나 엉성한 영화가 되고 말았습니다.

유일하게 볼만한 것은 전성기 신성일의 연기 입니다. 허세 부리면서 반항적인 날건달 연기를 하는데, 참 잘합니다. 후시녹음 더빙으로 목소리를 감싸 버리는 시절이라, 신성일이 특유의 과장된 손동작과 몸짓, 표정등등을 조화시키는 모습은 꽤 그럴듯 합니다. 따지자면, 영화가 나오던 시기에서 한 10년전쯤에 유행했던 제임스 딘 연기를 모방하는 것에 기초를 두고 있다할만합니다. 하지만, 그 모습은 과연 후일 많은 코메디언들이 패러디 할만큼, 충실한 개성도 같이 보여줍니다.

이상한 편집 때문에 그런 모습 마저, 그 비중이 매우 약하고 줄거리상에서도 아무 의미도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은 허망합니다.


그 밖에...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재일 교포 북송 사업"으로 불리우는 일은 좁은 의미로 보면, 1959년 부터, 1967년까지 이루어진 일을 지목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내용인즉슨, 일본에 있는 교포 중에 북쪽으로 오고 싶은 사람은, 이민 오도록 권장했던 일입니다. 휴전선 이북 지역 출신이던 사람들이 고향으로 가고 싶어서 간 경우에서부터, 새로운 삶의 기회를 찾아 이민 가듯 떠난 사람, 공산주의 이상향을 찾아간 경우 등등, 8만 8천명 정도가 북송선을 타고 건너갔다고 합니다.

김일성, 남일 등등의 수뇌부가 이 일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이유 중에 한 가지는, 이렇게 되면 재일 교포들이 정착하기 위해 엔화를 들고 들어오기 때문에 외화가 생긴다는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이 사람들이 자리 잡고 살기 위해서 일본에 남아 있는 가족 친지들에게 돈좀 부쳐달라고 하거나, 선물을 보내달라고 하면 그만큼 경제가 더 풍족해질 것이라는 계산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정부와 일본이 1965년 국교 정상화 되어 가까워 지면서, 이 "재일 교포 북송 사업"은 급격히 수그러 들었습니다. 공산당과 대결 구도 였던 우리 정부는, 당시 북으로 건너가서 적응 못해서 괴로워하고 있는 경우를 대대적으로 선전하기도 했습니다. 한동안, "지상천국이라고 하기에 북으로 가는 배를 탔는데, 와보니, 생지옥이더라. 다시 일본으로 오고 싶어도 놓아주지도 않는다" 라면서 괴로워하는 이야기는 여러가지 경로로 책도 나오고, 다른 매체로도 많이 선전되었습니다.

60년대 "재일 교포 북송 사업"의 여파는 아직까지 북-일 관계의 중요한 쟁점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렇게 북으로 건너 갔다가 연락이 끊겨 이산가족이 된 일본 교포들은 여러가지 입장으로 관련 사안을 중요시 하고 있습니다.

김수용이 감독을 맡은 영화입니다.

이번에 새롭게 시작된 KMDB VOD를 통해 손쉽게 구하실 수 있게된 영화 입니다. ( http://www.kmdb.or.kr/vod/vod_basic.asp?nation=K&p_dataid=01796&mul_id=1049&file_id=2994 ) 현재 휴대전화 소액결제만 되는 것은 조금 아쉽습니다. 해외에서 보는 것이 좀 더 간편해지고, KMDB VOD에서 영문자막을 지원하는 날도 오기를 기다려 봅니다. 위 글에 올린 그림들도 포스터 외에는 모두 KMDB VOD에서 캡처한 것입니다. 화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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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2007/11/23 18:15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이준님 2007/11/23 18:22 # 답글

    1. 80년대까지만 해도 일본 관련 영화나 작품이 들어오기 힘드니까 그걸 핑계로 왜색적인 걸 보여주면서 일본내의 한인들을 소재로 하는게 많았습니다. 내용은 두번째고 "일본의 풍경"내지는 일본 관련 소설 배끼기때문에 그런게 많았지요. "한때 사랑해서 불륜의 씨앗을 가졌는데 남자의 본처에게 그 아이를 내주고 쓸쓸히 사라진다"는 류의 어디서 많이 본 이야기가 "굿바이 도쿄(?)라는 비슷한 이야기로 일본을 무대로 만들어졌습니다.(본처가 일본인이면 안되서 당연히 사라지는 여자가 일본인이고)

    2. 남북 관계가 극단적으로 치닫을때만 해도 뭐 일본을 무대로 액션물이 쏟아졌지요. 동경 특파원 같은 작품은 거의 걸작으로 볼수 있을만큼 트래쉬가 많은데 칼기 격추(김현희 건이 아니라 소련의)때만 해도 "칼기 격추를 찬양 -_-;;"한 조총련 일당을 발라먹는 열혈 여기자의 활약을 그린 -_-;;작품이나 무려 "여성 이종 격투기"장을 무대로 한 일본 야쿠자와 그 뒤의 어둠의 조총련 세력과 맞서 싸우는 남녀를 그린 작품도 있었지요(모두 TV에서 본 압박)
  • 게렉터 2007/11/23 18:27 # 답글

    비공개/ 아닌게 아니라 제가 언급드렸으니 마음껏 퍼가시기 바랍니다.
  • 이준님 2007/11/23 18:28 # 답글

    3. 북송 교포관련 이야기도 영화가 많았습니다. 뭐 아예 북송한 사람들을 "어리석은 이"로 그린게 많았지요. 이런것이 재일교포 고향방문단 이야기가 되면서 많이 바뀌게 됩니다. 유지인이 나온 모 영화는 (강간 장면 세밀고증의 압박) 당연히 조총련 일당은 박정희 각하의 방문단 사업을 방해하고 테러를 일삼고(여자 말 잘 듣게 강간도 하고) 하는 단체로 그리는데 역시 "알고보니 발전되고 무려 "냉장고"도 시골에 있는" "자유대한"의 모습에 양심에 찔려서 여간첩이 임무를 포기하고 사라지는 스토리로 흘렀습니다. 이쪽 주제만 가지고 만든 초괴작은 김성겸 할아버지가 "한덕수"로 나온 괴작 미니시리즈 "멀고 먼 나라"입지요(전두환에게 일제 침략을 "사죄"하는히로히토 천황이 상상되겠습니까 ^^)
  • 이준님 2007/11/23 18:30 # 답글

    4. 헐리웃 배우 코스프레는 업계의 관행이지요. 한국 코미디언들이 자주 하는 신성일 포즈도 사실은 토시로 미후네 포즈에서 딴게 많고 박봉성 원작의 "신의 아들"은 완전히 록키 판박이였지요. 남궁원씨가 "한국의 그레고리 팩"이라는 말을 들은게 뭐 다 그런거 아니겠습니까 -_-;;;

    ps: 남한에서 50년대 후반에 재일교포 북송 방해공작을 한것도 진짜 압박이었죠. 이때 무려 "북송선 폭파음모"까지 했는데 현장 에이전트 책임자중 하나가 안두희였습니다.(예, 백범 암살범 바로 그 사람맞습니다. -_-)
  • 에른스트 2011/09/08 15:18 #

    이노마타 코죠우에 의하면, 안두희가 북송선 폭파에 에이전트로 참여했다고 합니다.

    일본중의원 회의록.
    http://kokkai.ndl.go.jp/cgi-bin/KENSAKU/swk_dispdoc.cgi?SESSION=9803&SAVED_RID=1&PAGE=0&POS=0&TOTAL=0&SRV_ID=2&DOC_ID=9028&DPAGE=1&DTOTAL=1&DPOS=1&SORT_DIR=1&SORT_TYPE=0&MODE=1&DMY=11818

    시작부터 전체가 나와있는 버전
    http://kokkai.ndl.go.jp/SENTAKU/syugiin/033/0488/03312080488006a.html

    이노마타 위원에 의하면, 한국의 국방군 소속의 안두희가 강두희라는 가명을 써서 일본에 왔다고 합니다. 안두희 혹은 강두희라는 인물이
    일본에 들어왔는지 단속기관에 묻고 있습니다, 그래서 나카무라 설명원은 경찰로써도 그런 사람이 들어왔는지 안왔는지 모른답니다.

    안두희 일행은 군방군의 군 특무기관으로 일본에 와서 돈을 건네줬다고 합니다. 이노마타에 의하면 이들은 미군비행기로 하네다가 아니라
    타치카와 미군기지(최서면도 수녀로 변장에 타치카와로 일본 도주)로 갔다고 합니다. 물론 이건 이노마타 위원의 "~카더라"입니다. (참고로 정보 출처를 말할때는 속기를 중지함) 상대방은 "조사해보겠습니다."


    1959년 당시, 안두희는 군인이 아니었습니다.

    http://www.history.go.kr/url.jsp?ID=NIKH.DB-dh_023_1951_12_19_0030 (1951년 12월 22일)
    한때 국회에서까지 문제가 된 안두희사건의 그 후일담은 아직도 세인의 의아를 사고 있는 바 19일 서울에서 李국방장관이 언명한 바에 의하면 안두희는 이미 합법적인 정당한 수속으로 출옥했으며, 또한 정당한 경로를 거쳐 복직했었고, 또한 승진까지 했던 것이다. 그러나 국회에서 문제가 되고 세간에 물의가 많았던 만큼 그 후에 다시 군적에서 물러나도록 하였다. 그러므로 현재로는 안두희는 군인이 아니며, 또한 대한민국의 현행 법률로써는 그를 체포하거나 감금할 수는 없게 되었다.
    자유신문 1951년 12월 22일

    http://www.history.go.kr/url.jsp?ID=NIKH.DB-dh_025_1952_05_17_0100

    金宗元대령과 安斗熙가 현역군인으로 복무 중이라는데?:사실무근이다. 安은 6·25사변 당시 일시 복귀한 적이 있었을 뿐이다.

    평화신문 1952년 5월 17일


    http://newslibrary.naver.com/viewer/index.nhn?articleId=1973082000209204009&edtNo=2&printCount=1&publishDate=1973-08-20&officeId=00020&pageNo=4&printNo=15964&publishType=00020
    安斗熙(안두희)의 軍(군)복귀를 취소토록한 李起鵬(이기붕)국방장관

    당시 안두희는 사업하고 있었습니다.

    http://www.history.go.kr/url.jsp?ID=NIKH.DB-hs_003_1959_03_22_4600

    安楊企業(株) - 1959년 자료

    두부,콩나물 납품업체, 사장/대표 安斗熙(안두희)


    업종 식료품제조업

    본점주소 강원도 양구군 양구면 중리 65

    출전 광업및제조업사업체명부
  • rumic71 2007/11/23 23:59 # 답글

    '멀고 먼 나라' 주연은 김희라씨였지요. 어렴풋이 기억납니다. '신의 아들'이야 우리들의 '최민수' 은막데뷔작이라는 게 중요하겠고 ^^
  • 게렉터 2007/11/25 15:16 # 답글

    이준님/ 아예 작정하고 처음부터 트래쉬 분위기로 밀어붙이는 영화들은 몇몇 본적 있습니다. 보통 "일본의 밤문화" 같은 소재를 많이 활용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준님, rumic71/ 그런 까닭으로, "신의 아들"은 언젠가 한 번쯤 이야기해볼까 하는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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