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재킷"에 관한 여섯가지 수수께끼 영화

영화에 대한 좀 더 알찬 이야기는 이미, "더 재킷 The Jacket http://gerecter.egloos.com/3574496 " 을 소개하는 글에서 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아래 여섯가지 문제에 대한 이야기만 길게 해 보려고 합니다.

1. 이 영화는 시체보관함 속에 갇히면 시간여행을 하고, 최후에는 미래에서 잘먹고 잘 산 이야기 인가?
2. 시체보관함 속에 갇히면 "정신만" 시간여행을 하고, 최후에는 미래에서 잘먹고 잘 산 이야기인가?
3. 시체보관함 속에서 미래를 실제로 본 것이 아니라 단순히 허망한 환각을 본 것에 불과한가?
4. 시체보관함 속에서 본 것 뿐만 아니라, 정신병원의 생활일부도 환각에 불과한가?
5. 주인공은 마지막 순간에 숨이 끊어지면서 죽은 것인가? 아니면, 시체보관함 속에서 영원히 사는 것인가?
6. 이게 다 죽기 직전의 환각인가?

이 영화는 "장화, 홍련"이나, "가면의 정사"처럼 반전과 복선들이 정교하게 맞아드는 명쾌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러기에는 영화 줄거리를 가다듬은 정도가 좀 모자란 데가 많습니다. 별 엄청난 진실도 없는데도, 뭔가 비밀이 숨겨져 있는 듯한 건덕지만 자꾸 만들어 놓아서, 거의 "LOST" 다음 에피소드 궁금하게 하는 듯한 꼴로 꾸며 놓은 것입니다.

특히 보다보면, 이 영화는 몇가지 줄거리 아이디어들이 있었는데, 어느 것 하나 만족스러운 것이 없다보니, 크리스마스 시즌에 대충 팔아먹으려고, "크리스마스용 평화로운 결말"이라는 목표 아래 이런저런 아이디어들을, 이래저래 한묶음으로 급하게 묶어서 팔아먹는 듯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런 영화만 해도 대체로 그럴싸 합니다)

그렇지만, 영화 전체에서 애매모호한 소재를 자꾸 꺼내어 놓고, 관심을 끌만한 이야기 거리들을 하나둘 제안하고 있습니다. 정말로, 깊게 통찰하고, 진지하게 내용을 고민할만큼 심오한 내용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애매한 소재, 이상한 듯한 장면은 또 이야기하고, 파보면 파볼 수록, 영화를 보는 재미거리가 되는 만큼, 오늘은 거기에 대해서만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시쳇말로 말하자면, "떡밥은 물어야 제맛" 아니겠습니까.

그런즉, 아래에서, 영화의 온갖 세세한 부분에 대한 스포일러들이 가득합니다.


1. 이 영화는 시체보관함 속에 갇히면 시간여행을 하고, 최후에는 미래에서 잘먹고 잘 산 이야기 인가?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더 재킷"의 내용을 이런 이야기로 보는 것입니다. 주인공이 걸프전 참전으로 정신병이 생겼고, 때문에 살인사건의 정신병자 살인범 누명을 쓰고, 정신병원에 갇혔고, 정신병원에서 시간여행을 할 수 있게 되고, 시간여행을 통해, 죽기 직전에 미래로 이동해서 잘먹고 잘 살았다는 이야기로 보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 영화의 내용은 주인공이 고난과 역경을 재치로 극복하고 나쁜 악당 의사의 손에서 벗어나서, 사랑하는 여자를 어둠의 운명으로 구해낸 뒤 행복하게 오래오래 사는 것입니다. 가장 건전한 동화 같은 이야기이고, 어찌보면, 좀 재미 없을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이야기를 이런 이야기로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좀 싱거운 일인데, 그것은 이하와 같은 다양한 단서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2. 시체보관함 속에 갇히면 "정신만" 시간여행을 하고, 최후에는 미래에서 잘먹고 잘 산 이야기인가?

주인공은 시체보관함 속에서 시간여행을 합니다. 그렇다면, 시체보관함 속에서 주인공은 사라지고, 미래세계를 경험한 뒤에, 다시 시체보관함으로 돌아오는 것입니까? 즉, 주인공이 미래를 여행하는 동안에는, 시체보관함은 주인공이 미래로 가버렸기 때문에 텅 비어 있는 것입니까?

이 영화에는 그보다는, 주인공의 몸은 시체보관함 속에 그대로 있고, 주인공은 그 속에서 미래를 경험하는 꿈을 꾸는 것일 뿐이라는 것을 강하게 암시하는 곳이 몇군데 있습니다. 좀더 토속무속신앙처럼 이야기한다면, 주인공의 혼백만 육신에서 분리되어서 미래를 여행하는 것이고, 같은 이야기를 일본 "오컬트" 책처럼 이야기한다면, 미래를 내다보는 "예지몽"을 꾸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분위기로 신비롭게)

가장 중요한 근거는 주인공을 시체보관함에서 꺼낼 때가 되면, 거기에 맞춰서 미래의 주인공이 돌아오고, 또 깨어난다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주인공은 스스로 돌아오거나 말거나하는 것을 조절할 수 없이, 누군가 시체보관함에서 주인공을 꺼내면 강제로 현실로 돌아오게 되어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주인공이 현실적으로 시체보관함에서 미래로 이동하는 것이 였다면 명확한 의미가 없습니다. 정말로 주인공의 몸이 통째로 미래로 이동한다면, 누군가 시체보관함에서 주인공을 꺼내도 텅빈 함만 나오는 것이 좀 더 자연스럽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주인공이 실제로 미래로 가는 것이 아니라, 잠이 들거나 환각상태에 빠진채로 미래에 대한 꿈을 꾸는 것이었다면, 그 꿈이 깰 때, 자연스럽게 정신이 현실 세계, 즉 현재로 돌아온다는 것은 일어날 법한 일입니다. 특히, 이 영화의 장면들에서는 시체보관함에서 주인공을 꺼냈을 때, 주인공이 잠에서 깨어나는 태도를 취하거나,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서서히 정신이 돌아오는 모습을 취하는 것을 계속 보여줍니다. 이것은 정말로 "자다가 일어나는 모습"에 가깝습니다.

또한가지, 중요한 것은, 주인공을 시체보관함 속에 집어 넣을 때, 강한 약물요법을 함께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주인공을 시체보관함에 넣을 때도 정상은 아니고, 시체보관함에서 꺼낼 무렵에도 사람이 정신적으로 좀 피폐한 상태가 됩니다. 그런데, 왠일인지, 그에 비해, 주인공이 경험하는 미래 세계에서 주인공은 침착하고, 매우 평화롭게 활동합니다. 피폐하거나 비정상이지 않습니다. 이런 주인공의 행동을 보더라도 주인공이 몸 그대로 미래로 이동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더군다나, 많은 약물을 주입한다는 점을 영화에서 크게 강조하고 있는데, 이것은 약물환각에 대한 충분한 복선이 되어줍니다. 주인공과 함께, 다니엘 크레이그가 연기하는 주인공의 정신병원 친구인 멕켄지 도, 미래 여행에 대한 설명을 할 때, 약물 환각을 비유로 설명해 줍니다. 이것 역시, 주인공이 경험하는 "미래"의 체험이라는 것은, 실제로 미래에 걸어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꿈, "미래"에 대한 환각, "미래"에 대한 정신만 분리된 경험이라는 것에 부합합니다. 즉, "빽 투 더 퓨처"와 달리, 주인공은 미래에 가서 날아다니는 스케이트 보드 나, 스포츠 경기 결과가 기록된 연감 같은 것을 집어 들고 돌아올 수 없다는 것입니다. 다만 꿈을 꾸고 깨듯이, 거기서 보고, 듣고, 느끼고 그냥 빈손으로 돌아올 수만 있습니다.


(맥플라이는 이런거 들고 오지만, 맥켄지는 이런거 못들고 옵니다)

주인공이 시체보관함 속에서 경험하는 미래가 육신의 한계를 초월한 꿈이나 환각, 혼백의 문제라는 것은, 한편으로는 영화의 주제에도 좀 더 어울립니다. 일단 이 영화는 "시체보관함"이라는 명백한 장소/공간보다는 주인공을 꽁꽁 묶어두는 구속복, "재킷"을 더 강조하고 있습니다. 제목부터 "재킷"입니다. 이것은 주인공의 몸을 꽁꽁 속박해 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주인공은 현재의 정신병원이라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어 자유롭게 미래를 경험하기 위해, 도리어 스스로 구속복을 입고 좁은 시체보관함 속에 들어가려고 합니다. 이러한 괴이한 행동은 인간이 느끼는 숙명적인 인생에 대한 한계나, 고독감, 진정한 자유에 대한 허망한 집착 등등을 상징하는 소재입니다. 그런만큼, 이런 이야기 구성 자체도, 육신은 한자리에 묶여 있고, 정신만이 미래를 경험하는, "꿈"의 형태라는 쪽에 더 잘 어울립니다. 뿐만 아니라, 몇몇 장면에서 주인공 스스로도, "내 육신은 실제로는 지금 시체보관함 속에 있다"고 언급하고 있기도 합니다.

얼핏보면, 이러한 이야기는 미래를 여행하는 방식에서만 차이가 좀 날뿐, 1과 결정적인 차이는 그다지 없는 것 처럼 보입니다. 교훈이나 갈등구조를 거의 버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어쨌거나 1처럼, 주인공은 미래에 대한 꿈(환각)을 꾸고 미래를 알아내서, 현재의 문제를 극복하고, 여자 주인공도 구하고, 다시 죽기직전에 미래의 환각속으로 들어가 행복하게 오래오래 삽니다. 아마도, 이 영화에서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이런 줄거리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을 받아들이게 되면, 어디까지나, 시체보관함 속에서 본 것은 "꿈"이 됩니다. 즉, "주인공이 정말로 미래를 보는가"에 대해서 의심할 여지가 생긴다는 뜻입니다. 뿐만 아니라, 꿈은 어디까지나 꿈이기 때문에, 꿈과 현실 중에 무엇이 더 중요한가 하는 오래된 갈등이 나타납니다. 꿈 속에서 키이라 나이틀리랑 환상의 데이트를 하는게 중요합니까, 현실에서 옆 병실의 순이하고 오늘 아침에 콩밥이라도 같이 먹으며 말이라도 몇마디 붙여 보는게 중요합니까?

더군다나 이 영화의 결말은, 현실세계에서는 머리가 깨져 피를 철철흘리며 죽어가고 있지만, 그 인간이 꿈속에서만 아주 행복한 미래를 즐기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될 경우, 그것이 진정한 행복인가? 혹은, 반대로, 현실 세계의 고통이 과연 그렇게 큰 문제인가? 하는 의문들이 생기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진짜 현실/가상 현실, 꿈 - 생시, 행복의 의미, 인생의 의미에 대한 성찰이 시작 됩니다. 단순히 시간여행 수법을 이용해서 여자친구를 구하는 무용담이었던, 1의 이야기와 2의 이야기는 거의 비슷해 보입니다. 하지만, 시간 여행 방식이 달라져서 2로 넘어오면, 어떤 게 중요한 현실이고, 어떤게 현실도피의 꿈에 불과한가 하는 문제로 확대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이 영화는 "토탈리콜"이나, "아이덴티티" 같은 영화와 비슷한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면, 영화의 내용에 대해서 좀 더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토탈리콜 이고 토탈환불 이고 간에, 당신 같은 분이 아내라면야, 당연히 현실쪽에 걸어야 합니다.)

즉, 1과 2는 얼핏 별 다를바 없어 보이지만, 1이 아니라, 2가 맞다고 인정하게 되면, 혹시, 3, 4, 5, 6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의심이 시작되게 된다는 것입니다. 덧붙여, 이러한 시간 여행 방법은, "존 말코비치 되기" 같은 영화처럼, 인간의 의식과 자아 개념에 대해서 정신-육신 분리의 2원론이냐, 혼신합일의 1원론 이냐 하는 고전적인 철학 이야기로 활용해 먹을 수도 있습니다.


3. 시체보관함 속에서 미래를 실제로 본 것이 아니라 단순히 허망한 환각을 본 것에 불과한가?

이 영화와 상당히 비슷한 구석이 많은, "12몽키즈" 영화의 핵심 갈등 중 하나는, 미래에서 과거로 왔다고 하는 주인공의 주장이 정말이냐, 아니냐에 달려 있습니다. 주인공 브루스 윌리스는, 정말로 미래에서 과거로 자신이 돌아온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정신병에 걸려서 그런 망상을 갖게 된 것인지, 주인공 스스로도 확신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영화 내내 브루스 윌리스는 "내가 미래에서 온건가, 아니면 내가 미친건가"하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로 이 영화를 본다면, 주인공이 시체보관함 속에서 꾼 꿈이나, 환각이 실제 미래를 본 것이 아니라, 그냥 미래에 대해서, 혼자서 허망하게 떠올려본, 환상에 불과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약물을 워낙 많이 한 까닭에, 너무나 생생하게 느낀 꿈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꿈은 그냥 개꿈일 뿐, 정말로 무슨 미래를 보고 어쩌고 한 것은 아니다. 꿈이 생생했던 것은 약물 때문일 뿐이다" 라는 주장은,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고민 거리입니다. 주인공의 애틋한 사랑이 있고, 행복한 미래가 있는 그 세계가 그냥 약기운에 취한 환각일 뿐이라고 하는 것은 일단 영화를 무척 암울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주인공이 시체보관함 속에서 꾸는 꿈이, 여자 주인공의 운명이 달린 중대한 사건인지, 아니면 개꿈인지 의심하게 되는 것은 이야기를 한층 흥미롭게 만들기도 합니다. 우리가 아둥바둥 살아가면서, 울고 웃고 짜증내고, 번뇌하고, 기뻐하고, 즐거워하면서 살아가는 인생이, 과연 열심히 보람차게 살만한 의미가 있는 것인가, 하는 고민을 강렬하게 암시하는 것입니다. 어차피 죽으면 땡인 인생이고, 46억년 지구역사에서 한 80년 잠깐 때우면서 혼자 난리치다가 썩어 없어 지는게 인생이라면, 대체 이렇게 먹고사는 게 무슨 이유이고, 어떻게 사는게 보람찬 태도인가 하는 질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즉 좋은 베필을 만나려고 노력하고, 돈 벌고, 투표하고, 싸우고 하는 것이 과연, 그렇게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할만큼 믿을만한 가치인가 하는 고민으로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죽음을 피해보려고 별별짓 다해본 저 양반도 지금은, 백골이 진토되어 넋이라도 있고 없고)

이 영화에서 주인공은, 자신을 약물에 쩔게 하고, 자진해서 고문 같은 고통을 감내하고, 정신병원의 중대한 규칙을 어기고, 마침내 목숨마저 버릴 정도로 노력합니다. 이 모든 짓거리를 주인공이 저지르는 이유는 약에 취해서 경험한 어떤 어여쁜 아가씨의 꿈/환각 때문입니다. 얼핏 생각하기에, 이것은 주인공이 사랑하는 사람의 운명이 달린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착한 주인공이 희생적이고, 영웅적인 일을 한 것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그게 아니라면, 그냥 주인공이 헛된 개꿈을 꾼 것일 뿐이면, 이게 무슨 바보짓입니까? 이 모든게 주인공이 그냥 약기운에 헛짓을 한 것일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다이하드3"에서 브루스 윌리스는 귓가에서 신의 목소리가 들려온다면서 할렘가에서 욕쓴 팻말을 들고 서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브루스 윌리스가 그냥 미친 것이었다면 그게 다 뭔 소용이겠습니까?

문제가 더 심각해지는 것은, 주인공으로서는 자신이 꾼 꿈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아볼 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주인공은 굳게 여자주인공과, 그녀와 함께하는 행복한 미래를 믿었습니다. 하지만, 아무 증거가 없습니다. 주인공의 담당의사이자, 주인공을 그 안에 처넣는 수법을 개발한 장본인은 굳은 얼굴로 처음부터 끝까지 주인공이 환각을 볼 뿐이라고 몰아 붙입니다. 막판에, 부하의사 한 명이 어느 정도 믿어주기는 합니다만, 그 외에 주인공의 꿈이 진짜라고 하는 사람은 정신이 돈 사람임이 명백한, 주인공의 정신병원 친구 한 명 뿐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주인공이 회의주의와 허무에 빠져 전락하는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 바둥거리면서 무엇인가에 도전하는 모습은, 인생의 의미에 대한 직접적인 비유가 됩니다. "시지프스의 신화"와 같은 고전적인 예시에서 이야기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영화 속에서, 다니엘 크레이그의 배역인 맥킨지가, "Whose life is that good?" 어쩌고 하면서, 인생은 누구에게나 다 정신병적인 고민과 번뇌의 연속이라고 설파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 부분은 다니엘 크레이그의 훌륭한 연기를 백분활용해서, 대놓고 이런 주제를 설파하는 장면입니다.

이 영화 속에서 주인공 스스로는 2. 처럼 자신이 본 것이 진짜 미래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래에 닥쳐올 어떤 난리를 막기 위해서 "광속인간 샘 Quantum Leap"이나, "시카고 썬 타임즈 Early Edition"의 주인공 처럼 사건을 추리하고 시간을 넘나들며 모험을 벌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근거라고는 약기운에 취해서 꾼 꿈 밖에 없기에, 이러한 의문은 쉽게 풀리지 않습니다. 과연 이 영화속에서 벌어지는 일이, 2. 냐, 3. 이냐, 하는 고민을 계속 해 보는 것은 이 영화의 내용을 즐기는 중요한 열쇠라는 생각이 듭니다.


(비슷한 모험을 벌인 선배)

이 영화는 이러한 소재를 좀더 현실적이고, 사회적인 문제로 바라볼 여지도 던져 주고 있습니다. 즉, 인생 자체에 대한 태도의 문제 뿐만아니라, 구체적인 신념이나 정치적인 세계관에 대해서 사람들이 갖는 태도에 대해서도 이야기 거리를 꺼내 줍니다. 예를 들어, 이명박을 찍으면 경제가 좋아진다고 굳게 믿고 행동하는 것, 마이크로소프트의 독점이 무너지면 세상이 좋아질 것이라고 믿는 것, 북한이 악의 근원이라고 믿는 것, 세금을 많이 걷어서 복지사회를 만들면 천국이 될 것이라고 믿는 것. 등등의 현실적인 생활의 신념들을 사람들이 믿고 따르는 상황에 대해서도, 비슷한 주제를 적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신념들이 과연, 주인공이 시체보관함에서 꾼 꿈을 "미래 시간 여행"이라고 믿는 것과 얼마나 다른 것인지 묻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 신념들은 어디까지 있어야 삶에 의미가 되고 도움이 되는 것인지, 혹은 얼마나 심하면 헛된 믿음 때문에 바보짓하게 되는 것인지 고민하게 해 줍니다. 이 영화는 걸프 전쟁으로 시작하는 시작 장면을 필두로, 이렇게 구체적인 정치적 문제를 암시하는 구석이 몇군데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주인공이 시체보관함 소에서 꾸는 꿈은, 믿어야 하는 미래입니까? 아니면 믿어서는 안되는 약물의 환각 작용입니까? 데카르트 이후로, 각종 소설, 영화 속에서, 한국 철새 정치인들 탈당하듯 자주 활용되는 이 소재에 대해, 이 영화는 마치 "믿어야 하는 미래" 처럼 되어 있는 것이 기본 바탕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반면에 모호하게도, 이 영화 속에는 "믿어서는 안되는 약물의 환각 작용"이라는 근거도 적잖이 있습니다.

주인공이 꾸는 꿈이, 2. 처럼 진짜 미래가 아니라, 단순히 망상임을 지지하는 가장 간단한 근거는, "미래를 내다 본다" 혹은 시간여행이라는 것이, 실제로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는 선의로 행동한 주인공에게 어린이가 총을 쏴 버리고, 알콜중독자 어머니가 딸을 도와주는 주인공에게 욕이나 퍼부어대는 살벌한 이야기 입니다. 변신 로봇이 쇼를 하는 "트랜스포머"나, 뉴욕시의 늙은 형사가 붕붕 날아다니는 "다이하드 4.0" 같은 영화와는 달리, 이 영화는 비교적 냉정하고, 사회 비판적인 시각을 유지하는 영화입니다.

주인공이 "시간 여행"을 하기 직전까지, 모든 사연들은 비교적 사실적이고, 상당히 멀쩡합니다. 주인공이 "시간 여행"으로 달콤한 꿈과 같은 사랑과 정의가 승리하는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기 전까지만 해도, 이 영화는 담담하고 현실적인 "밀양"이나, "우아한 세계"같은 영화 분위기에서 별로 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터무니 없는 소재인 "시간 여행"이 갑자기 뜬금없이 중간에 튀어 나오고, 막판까지 가도, 그 원리나,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서 별다른 설명도 안가르쳐 줍니다. 그렇다면, 이 영화에서, "시간 여행" 이야기들을 주인공의 미친 망상으로 볼 여지는 충분합니다.


(시간여행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아름답다. 아름다워.)

그 밖에 자잘한 몇가지도 주인공이 내다본 미래가 별달리 미래가 아니라, 그냥 개꿈이라는 증거가 되는 곳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주인공은 의사에게 의사의 과거 환자이름들을 읊어대면서, 의사를 홀릴 것이라고 저주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장면에서 의사는 지나치게 침착합니다. 의사는 자신의 비밀을 들켰다는 태도를 취하기 보다는, 주인공이 또 헛소리하는 구나, 하는 냉소적인 태도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의사의 목소리가 멀리서 들려오는 신비한 소리처럼 들리지만, 사실은 의사가 실제로 다른 사람 뒤에 숨어서 말할 뿐임을 보여주는 장면도 있습니다. 그냥 웃긴 장면이라고 생각해 넘길 수도 있지만, 주인공이 경험하는 사건이 신비한 시간 여행이 아니라, 약물 효과가 결정적이라고 해야만 역시 더 잘 들어맞는 장면입니다. 한편, 중요한 사실들을 말하거나, 시간 여행 도중에 번쩍거리며 지나가는 환상 장면들 중에도 흔적은 있습니다. 이런 장면들 중 상당수는 망상의 소재거리들과, 주인공의 무의식에 남아 있는 여러가지 정신적 충격들을 보여줍니다. 이런 것들은 주인공이 경험하는 "미래"가 과거에 경험한 일의 영향이나, 남아있는 기억들이 조합된 망상일 수 있음을 암시한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또다른 중요한 요소는 바로 주인공이 문제의 정신병에 오게 된 계기인 살인사건 입니다. 시간 여행의 후반으로 가면서 줄거리의 초점이 급변하기는 하지만, 중반부 까지만 해도, "주인공이 억울한 누명을 어떻게 벗을까" "도대체, 어떻게 주인공이 누명을 덮어 쓴 것일까" 하는 질문이 영화를 지켜보게 만드는 핵심이었습니다. 주인공이 4일 후에 죽는다는 것도, 꼭 주인공에게 누명을 덮어씌운 어떤 악당이 주인공까지 죽이는 것이라는 듯한 기대를 하게 되는 면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혀 아닙니다. 이 영화는 누가 왜, 살인을 저지르고 주인공에게 뒤집어 씌웠는지 보여주지 않습니다. 유일하게 보여주는 것은, 주인공의 꿈 속에서, 자동차 운전하던 사람이 미치광이처럼 경찰을 쏴죽이고, 주인공에게 권총을 던져주는 장면이 나올 뿐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재판의 증거상에서 그 누구도 함께 있지는 않았다는 말과 배치되므로 - 그러면 자동차 운전은 누가 했을까? - 명확한 사실이 아닙니다.

게다가, 이 영화는 막판에 주인공이 쓰러지는 순간에, 다니엘 크레이그가 이상한 짙은 녹색 끈 것같을 것을 손가락에 두르고 있는 모습을 잠깐 보여 줍니다. 그런데, 기이하게도, 뒤이어지는 주인공의 환상속에서 주인공에게 살인누명을 씌운 미치광이도 짙은 녹색 끈을 손가락에 걸고 있습니다. 주인공이 쓰러지는 순간, 다니엘 크레이그는 알 수 없는 이상한 표정을 짓고, 주인공의 환상 속에서 살인범은 자신이 죄를 면하고 경찰을 죽였다는데 좋아하며 낄낄거리고 있습니다. 이게 어찌된 영문입니까?


(살인범 사나이를 연기한 배우는 10년전만해도 이렇게 준수한 소년 배우였습니다)

여기에 대해 온갖 추측이 다 돌고 있습니다. 살인마와 다니엘 크레이그가 연기하고 있는 맥킨지 사이에 어떤 연관 관계가 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동일 인물은 아닙니다. 다니엘 크레이그가 사실은 시간 여행을 이용해서 주인공 근처로 가서 살인을 저지른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이 역시, 다니엘 크레이그와 살인마가 왜 다르게 생겼고, 다르게 행동하는지는 설명하지 못합니다. 유일하게 정확하게 아귀가 들어맞는 설명은, 주인공이 꿈속에서 본 살인마의 모습은 현실과 별 상관 없다는 것입니다. 그저, 주인공이 보고, 들은 여러가지 사소한 기억들이 그냥 주인공의 망상속에서 드러나고 있다는 생각하는 것입니다.

주인공이 환각으로 보는 것이 진짜 미래가 아니고, 단지 쓸모 없는 환상일 뿐이라는 생각에는, 영화 외적인 근거도 하나 있습니다. DVD에 포함되어 있는 "또다른 결말 장면"이 그것입니다.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것을 편집한 아래 영상을 보면, "또다른 결말 장면 1"이 나옵니다. 이 장면은, 주인공이 사랑하는 여자 주인공이 기다리고 있는 미래라고 생각했던 것이, 단순히 약먹고 꿈꾼 망상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비교적 선명하게 암시되어 있습니다. 크리스마스 소재 영화의 결말 치고는 아주 어둡다고 하겠습니다.


(또다른 결말 장면 1: 귀신/괴물의 등장도 없고, 잔인한 장면도 전혀 없지만, 살짝 공포영화 스럽게 되어 있습니다.)
- 유튜브 공개 동영상 http://youtube.com/watch?v=5qQ5vzoKc00 중 발췌

물론, 현재 최종 영화판 장면은 이런 결말이 아니고, 어느 쪽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 모호한 것입니다. 그래서, 이 영화의 진짜 의미가, "주인공은 망상만 본 것이다"로 단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주인공이 정말로 시간여행을 한다/ 망상만 본 것이다 둘 중에 어느 것인가? 하는 알수 없는 느낌을 표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실은 이 글을 읽고 있는 모니터 앞의 당신 이외에, 지구상의 모든 인간들은 그 정체를 숨기고 있는 외계인입니다. 이 외계인들은 단지 당신을 관찰하고 실험하기 위해, 요렇게 생긴 세상에서, 당신을 바로 요런식으로 살아가게 하도록, 모두다 변장을 한 채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것입니다. 이런 엄청난 비밀을 누가 알겠습니까?)


4. 시체보관함 속에서 본 것 뿐만 아니라, 정신병원의 생활일부도 환각에 불과한가?

이것은 3. 에서 한발 더 나아가서, 주인공이 시체보관함 속에서 본 것이 다 망상일 뿐만 아니라, 시체보관함 밖에서 경험한 정신병원 생활의 일부도 상당부분 망상과 환각이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생각의 근거는, 주인공이 정말로 미래로 간 것이 아니라 망상이라고 하면, 말끔하게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주인공이 제니퍼 제이슨 리가 치료하고 있는 어린이의 이름이 버백 이라는 사실을 어떻게 알았냐는 것입니다. 한발 양보해서, 이것을, 주인공이 여기저기서 주워 듣거나 몰래 서류를 넘겨다 본다거나 해서 무의식중에 기억에 남게 된 결과라고 칩시다. 그러나, 그건 그렇다고 해도, 대체, 이 어린이를 전기 요법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사실을 주인공이 어떻게 깨달은 것입니까?

여기에 대해서, 2. 가 제시하는 이야기는 정말로 미래를 보고 왔다는 것이고, 3. 의 이야기를 따르면, 우연히 혹은 어떤 묘수로 알아냈다는 것이고, 지금 이야기하는 것은, 여자의사가 어린이를 잘 치료하는데 성공했다는 자체가 실제로 벌어진 일이 아니라, 단지 주인공의 환영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 입니다.

이런 주장에 대한 증거로는 주인공이 시체보관함에 있지 않더라도, 약기운이며, 머리부상 때문에, 멀쩡할 때도 자주 환각/환청/기억혼란을 겪는 다는 것입니다. 주인공이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이, 시체보관함 속에서 뿐만 아니라, 그 밖에서도 갈수록 점점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치닫는다는 것은 비교적 명확합니다. 그리고, 눈앞에서 벌어진 살인사건 조차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할 주인공이라면, 자기가 멋대로 중얼거린 치료법으로 어떤 말못하는 어린이가 나았는지 어쨌는지 따위는, 멋대로 착각하고, 환각을 볼 수 있다는 이야기 입니다.

특히, 마지막 무렵에는 주인공이 죽을 날짜가 되자, 별 이유 없이 주인공이 자꾸 아파하고 어지러워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것은 주인공이 시체보관함 밖에서 보고 듣고 느끼는 것도 정상이 아니라는 강한 증거 입니다.


(뭐, 우리도 제정신이라면 제정신 아니겠어?)

이와는 조금 다른 형태로, 주인공이 미래를 바꾸려고 하는 부분에 한해서만 환각에 가까운 이야기로 보는 또다른 시각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이 의사에게 "우리가 계속 너를 홀리겠다" 고 저주를 하는 부분 까지만 놓고보면, 시간은 서로 돌고 돕니다. 과거에서 했던 행동이 미래에 남고, 주인공은 미래에서 행동의 결과를 보고, 과거로 돌아와서 그대로 행동합니다. 처음으로 행동을 계획한 사람이 누구인지 정확하지 않다는 면에서 이것은 일종의 역설입니다.

미래로 가서 내가 값이 오른 주식을 갖고 있는 것을 보고, 현재로 돌아와서 바로 그 주식을 사서 들고 있는 것입니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은 미래에서 자신이 의사에게 이름을 읊어 준적이 있다는 것을 확인한 뒤 , 돌아와서, 그대로 의사에게 이름을 읊어주기도 합니다. 미래에서 제니퍼 제이슨 리가 병을 치료했던 방법을 인터넷 기록에서 찾아보고는, 현재로 돌아온 뒤 인터넷에서 찾았던 그 방법을 제니퍼 제이슨 리에게 전해주기도 합니다. 그러면, 도대체 주인공에게 "누구를 치료하려면 이런 치료법을 써라"라는 지식을 제공한 최초 출처, 최초 원글자를 거슬러 올라가려면 대체 누구를 지목해야 합니까?

이런 역설은 "터미네이터 1편"에서 사라 코너 아들에 대한 사연을 이야기 할 때 써먹었던 것 정도가 영화에서는 가장 널리 알려진 사례일 것입니다. 이렇게 원인을 찾아 생각하려면 끝없이 빙빙도는 이야기로, 이 영화 "더 재킷"도 후반까지 진행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막판에, 주인공은 미래를 바꾸려고 하고, 영화 초중반에서 만났던 미래의 그 사람들을 없어지게 하고, 그런 상태가 나타나지 않아 버리도록 운명을 바꾸어 버립니다.

그렇다면 운명을 바꾸는 이야기와 운명을 바꾸지 않는 이야기 최고한 둘 중에 하나는 환각이라고 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운명을 바꾸는 부분만 환각이라고 본다고 해도, 막판에 주인공이 비실거리다가 아무 이유없이 허무하게 자빠지며 죽어버리는 것이 어느 정도 설명이 됩니다. 즉, 주인공이 실제로 죽은 이유는 따로 있는데, 그것이 환각 속에서, 주인공이 어린 재키의 집을 찾아가고, 재키의 모친에게 편지를 보내고 하는 행동을 한 뒤에, 실제로 주인공이 죽음에 따라, 환각속에서도 쓰러진 것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5. 주인공은 마지막 순간에 숨이 끊어지면서 죽은 것인가? 아니면, 시체보관함 속에서 영원히 사는 것인가?

주민등록상으로 봤을 때, 사망신고를 해야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로 생각하면, 주인공은 영화가 끝날 때 죽는 것으로 봐야 합니다. 정신적으로는 - 꿈이건, 유체이탈 시간여행이건 간에 - 미래를 경험하고 있지만, 육신은 죽으면서 의식이 없어진 것입니다.

보기에 따라서는, 주인공이 시체보관함 안으로 실려 들어간 뒤, 여자 주인공과 "영원히" 행복하게 잘 살았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영화가 끝나면서, 하얀 빛이 나오고 서서히 모든 화면과 소리가 가려지면서 끝이 납니다. 이것은 죽음의 순간 보게된다고 알려져 있는 가장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또, 화면이 하얗게 밝아지며 끝이 나는 것은, 전통적으로 의식이 멀어지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굳은 수법이기도 합니다.

또한가지 근거는, 주인공이 직접 두 번에 걸쳐 하는 대사가 "나는 27세때 처음 죽었다"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주인공이 최소한 두번째로도 죽었다는 뜻이 됩니다. 그렇다고 보면, 주인공은 마지막으로 머리를 다쳐서 시체보관함에 들어간 그 직후부터, 완전히 숨이 넘어가기 전까지의 그 짧은 기간 동안만 다시 미래로 가서 - 혹은 미래로 가는 꿈을 꾸면서 - 행복을 누리고, 영화가 끝나면서, 죽어 없어진 것입니다.

남자 주인공이 영원히 여자 주인공과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류의 결말은 어디까지나 일종의 사후세계 처럼 봐야 하는 게 확실할 것입니다. 이 영화가 끝나면서, 주인공은 드디어 시체보관함을 "시체보관함"으로써 활용하게 된 것입니다.


6. 이게 다 죽기 직전의 환각인가?

이 영화에 대한 이야기 중에 가장 과감한 것이, 바로 영화 내용 전체가 주인공의 환각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주인공은 미래나 과거는 커녕, 정신병원에 조차도 실제로 가 본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즉, 주인공은 처음 이라크에서 소년에게 총을 맞았을 때, 정상적인 의식을 잃었고, 그때부터 죽어가는 동안 꿈을 꾼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말하자면, 죽기전에 주마등처럼 삶이 스쳐지나가는 것과 비슷하게, 주인공은 자신의 꿈과 희망, 공포와 욕망이 마구 다투는 마지막 환영으로, 바로 이 영화 "더 재킷"의 내용을 보았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생각의 가장 큰 단서는 두 가지로 둘 다 꽤 그럴듯합니다. 머리에 총을 정통으로 맞고 살아 남을 수 없다는 가장 기본적인 생각이 그 첫번째 입니다. 즉, "머리에 총 맞은 사람 이야기"이므로, 이 영화는 정상적이고 평화로운 참전용사의 이야기라기 보다는, 환상적이고 꿈의 이야기를 하는 것에 더 잘 어울린다는 점입니다.

첫번째 단서보다 더욱 중요한 두번째 단서는, 5. 에서 말한대로, 주인공이 죽음을 맞는 순간이 너무나 어이 없다는 것입니다. 영화 줄거리의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내용은 주인공의 죽음을 막아내거나, 혹은 최소한 어떻게 죽는지 알아내려는 노력 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내용과 상관 없이, 주인공은 어떠한 이유와도 무관하게 갑자기 힘이 없어져 자빠지고, 별다른 이유없이 머리에 피를 철철 쏟으며 죽어 버립니다. 이 죽는 장면에서, 주인공이 이라크에서 총을 맞는 환상이 나오고, 이라크에서 총을 맞았던 것과 거의 같은 위치에서 피를 쏟게 됩니다.

말인즉슨, 이 영화가 보여주는 긴 이야기가 사실은 주인공이 이라크에서 총을 맞고 죽어가는 죽음 직전의 순간에, 극도로 밀려오는 죽음의 공포와, 너무나 허무해져버리는 삶의 의미를 두고, 무겁게 고민하고 끝도 없는 두려움을 생각하는 과정이라는 것입니다. 죽기 직전에 맞이한 이 환상 속에서는 삶을 살면서, 인간이라면 논리나 이성과 무관하게 숭고한 것으로 집착하게 되는 숙명적인 사랑에 관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그런가하면, 이 환상 속에 등장하는 시체보관함에서 느끼는 살떨리는 체험이란, 죽음에 대해서 모든 인간이 갖고 있는, 죽는게 무섭다는 그 두려움을 극단적으로 상징하고 있을 것입니다.


(죽음은 언제나 우리 곁에)

이런 소재들이 얽히고 ㅅㅓㄺ히면서 한정된 시간과 싸우고 인생의 허무와 허무하지 않음에 대해 다투어 나가는 이야기들이, 죽음 직전에 온갖 감정이 미친듯이 교차하는 어떤 죽음을 준비하는 한 병사의 마음 잡기로 생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불교식으로 생각하면 번뇌에서 열반으로 치닫는 고민이고, 고전 소설을 빌어온다면, "구운몽"에서 양소유가 성진행자로 돌아오는 과정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평화로운 미래세계로 가기 위해, 자진해서 시체보관함에 들어가려는 모양은, 죽음을 편안한 휴식처로 여기는, 생-비관론적인 시각으로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한편, 이 영화는 크리스마스가 주요한 배경이고, 주인공이 죽었다 깨어났다 하면서 병든 자를 고치고 정의를 위해 싸우고, 대신 죽으면서 다른 사람의 행복을 기원하고, 그러면서 "사랑이면 다 좋아"라고 하는 영화입니다. 그러니 만큼, 이 영화는 기독교적인 세계관도 강합니다. 예수는 십자가의 형벌을 앞두고 깊이 번민했는가 하면, 죽음 직전에는, 마태복음 27장 46절에서 말하는, 유명한 대사로 처절하게 절규하기도 했습니다.

이 영화는 바로 그런 죽음 직전의 고민과 인생에 대한 허망함을 비슷한 분위기로 풀어나가고 있기도 합니다. 약간 마틴 스콜세지 감독작 영화의 스포일러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예를 들자면, "예수의 마지막 유혹 The Last Temptation Of Christ"과 이 영화는 비슷한 소재를 활용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어? 크리스마스 하면 나 아니었어?)

모든 게 꿈이라는 주장에는 좀 더 구체적인 근거도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처음 주인공에게 총을 쏜 어린이와, 주인공이 치료법을 알려주게 되는 어린이인 버백이 같은 사람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런 일은 일어날 수 없는 일입니다. 같은 사람이 주인공 근처에 둘이나 있을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것은 헛것이요, 꿈일지 모릅니다. 즉, 주인공이 보고 겪는 일이 모두 꿈을 꾸듯 이래저래 섞인 기억속에서 떠오르는 자기 마음속의 일이라는 것입니다. 주인공의 몸을 속박하는 자켓과 남자 주인공의 이름 잭, 여자 주인공의 이름 잭키 가 거의 같다는 것도, 사실 이 모든 사람들이 한 사람의 망상에서 나온 것일 뿐이라는 근거도 될 수 있습니다.

그외에, 주인공이 전쟁에 대해서 느끼는 죄책감, 그 명분론과 현실의 대비, 주인공의 어린시절-어머니 등등에대한 순간적인 암시들이 이 영화에는 등장합니다. 이런 장면들 역시 이 영화의 모든 사건들이 주인공의 망상일 수도 있다는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인간 한 평생이라는 제한된 짧은 인생 동안 주어지는, 삶의 의미에 대해 고민하는 영화의 내용을 놓고 본다면, 이런 이야기 구성은 많은 몽(夢)자류 소설처럼, 꽤 가치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가 긍정적이냐, 부정적인 형태냐 하는 차이는 있지만, 1990년에 나온 J모 공포영화 같은 것도 거의 비슷한 구성을 취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모든 게 이라크에서 총 맞은 후의 꿈에 불과하다라는 점 역시 영화 외적인 근거도 하나 있습니다. 이번에도 DVD에 포함되어 있는 "또다른 결말 장면"입니다.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것을 편집한 아래 영상을 보면, "또다른 결말 장면 2"가 나옵니다. 이 장면은, 이 영화의 모든 내용이 주인공이 이라크에서 총맞아 죽기 직전에 죽음을 앞두고 겪은 기나긴 깨달음의 환영이라는 점을 암시합니다.


(또다른 결말 장면 2)
- 유튜브 공개 동영상 http://youtube.com/watch?v=5qQ5vzoKc00 중 발췌

물론, 현재 최종 영화판 장면은 이런 결말이 아니고, 어느 쪽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 모호한 것입니다. 바로 그런 점에 이 영화를 평화롭게도, 더 신비롭게도, 여러가지로 좀 더 재미나게 즐길 수 있는 맛이 더 생기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덧글

  • 뚱띠이 2008/01/16 22:25 # 답글

    토탈환불... 언제나 기발한 언어표현에 감탄하고 있습니다. 저도 저런 냥반이 마눌이라면...으음....
  • 2008/01/16 22:33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z_yukiLL 2008/01/17 03:31 # 답글

    이라크 소년의 총격 후 잭의 나레이션으로 첫번째 죽음에 대해서 말할 때에, 뭐 세상이 온통 흰 빛으로 물들었다?라는 뉘앙스의 나레이션이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정확하게 어떤 표현이었는지는 기억이 안나네요;) 그래서 저는 마지막 재키에게 말하고 나서 화면이 하얗게 변할 때에도 실제 미래에서의 해피 엔드라기보다는 잭의 죽음에 더 가깝다고 생각했습니다. 뜬금없이 미래에 등장할 때처럼 뜬금없이 사라지는 거죠. 그 정도로 이해하고 있었는데 게렉터님의 글을 읽고 나니 DVD로 다시 한 번 천천히 감상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정신 병원에서의 모든 것 자체가 꿈이었다는 것은 디테일을 꼼꼼히 보지 못하는 저로서는 상상도 못한 일이었습니다 (웃음)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제가 쓰는 리플마저 너무 부끄러워서 비공개로 쓰고 가겠습니다 :)
  • 핀치히터 2008/01/17 06:56 # 답글

    영화내용보다도 해설이 더 무섭군요. ㅠㅠ 공포영화를 본 느낌입니다.
  • Bong 2008/01/17 07:04 # 삭제 답글

    글이 무척 길군요. 저도 몇년전에 이 영화를 무척 재미 있게 보았습니다.
    제가 본관점과 조금 다른 시각에서 기술을 하셨군요.
    제가 본 생각은 이렇습니다.
    일단, 주인공이 실제 미래로 여행을 하건, 아니면 정신만 가건, 아니면 환상의 꿈을 꾸건,
    그것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봅니다. 정말 중요한 사실은, 미래에서 확실히 일어날 두가지 사건 - 주인공
    본인의 죽음과 한 여자아이의 불행한 미래 - 을 미리 인지하고, 그 일이 일어나게 되는 과정을 파악하여
    방지하고자 한다는 것이지요.
    결국, 주인공은 하나는 성공합니다 - 여자아이의 불행한 미래를 막아냅니다.
    그렇지만, 그 과정에서 수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죽음은 막아내질 못합니다.

    영화의 결말을 저와 다르게 보신것 같습니다.
    제가 이해한 바로는, 영화의 마지막에 주인공은 죽게 됩니다.
    단지, 가장 마지막에 잠시 주인공과 여주인공이 해후하는 장면은,
    자신의 목숨을 잃으면서도 그녀의 미래를 바꾸어준 주인공이, 자신의 노력의 결과를
    봄으로써 행복해 하며 세상을 떠났다는 것을 관객에게 여운으로 남겨주려는
    영화적 장치라 이해 햐였습니다. :)
  • Bong 2008/01/17 07:06 # 삭제 답글

    아, 제 답글에 대한 부분도 글의 마지막에 comment 하셨군요. :)
    그럼 제 답글은 그냥 패스입니다.
  • ペリドツト 2008/01/17 09:39 # 답글

    우어,,,어찌보면 무섭군요. ㄷㄷㄷ
  • 돌다리 2008/01/17 10:23 # 답글

    아 훌륭하고 재미난 글 잘 읽었습니다!
  • 네비아찌 2008/01/17 13:37 # 답글

    "(살인범 사나이를 연기한 배우는 10년전만해도 이렇게 준수한 소년 배우였습니다)"의 브래드 랜프로의 명복을 빕니다. 한국 공개 기준으로는 이 작품이 마지막 작품이 되었군요.
  • 박민성 2008/01/17 21:59 # 삭제 답글

    빽투더퓨처에 나오는 하버보드..
    저게 등장하는 미래의 설정이 2015년인데..
    빽투더퓨처2 볼때만 해도 하버보드가 그때쯤엔 정말로 나올줄 알았습니다.
    막상 2008년이 되어서 보니..
    2015년은 커녕 2051년이 되어도 못만들거 같네요~~
    영화에서 보고 나중에 저런게 진짜로 나오면 꼭 한번 타보고 싶었는데...
  • 게렉터 2008/01/21 14:36 # 답글

    뚱띠이/
    아무렴... 입니다!

    비공개/
    어차피 죽고난 뒤의 먼 미래니까, 이 장면은 아무 의미 없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연출에서 강조되어 있다는 점에 근거를 두면, "육체 자체가 그곳에 없다" 즉, 정신병원 자체가 환영이고, 이라크에서 총맞아 누워 있는 상태다...라는 것을 암시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z_yukiLL/
    나래이션 부분에 대해 말씀하신 것, 옳습니다. 같은 말이 처음 총 맞았을 때와, 마지막으로 쓰러졌을 때 두 번 반복되는 데, 이것도, 사실 영화 전체 내용이 한가지 총맞는 사건이라는 점에 대한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핀치히터, ペリドツト/
    처음에는 좀 공포영화처럼 꾸미려다가 지금처럼 바꿔 편집해버린 듯한 느낌도 납니다.

    돌다리/
    감사합니다.

    Bong/
    말씀하신 해설이, 5~6 사이에 이야기한 내용과 부합한다고 생각합니다.

    네비아찌/
    어떻게 세상을 뜬 것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처량하기도 하고 말입니다.

    박민성/
    이런 것 http://www.youtube.com/watch?v=wljf5pRh7uI 이 있습니다.
  • 보노보노야 2008/02/01 00:58 # 삭제 답글

    저기 정말로 죄송하지만... 원래 이런답글같은거 귀찮아서 안다는 편입니다.
    그런데.. 제가 정말로좋아하는 배우를 어떻게 대니엘 크레이그로 만들어버리실수있나요..
    에이디안 브로디입니다. 피아니스트에도 나왔었구요.. 나름 열심히 활동하고계신분인데 영화 보신분들 안보신분들 모두 포스터만 봐도 알수있을텐데 아무도 몰라서 슬퍼지네요..
    에이디안브로디입니다. 꼭 정정해주세요!!!!
  • 게렉터 2008/02/01 10:10 # 삭제 답글

    이 영화에는 에이디언 브로디와 다니엘 크레이그 둘 다 나옵니다. 본문 중에도 다니엘 크레이그의 배역을 주인공의 정신병원 동료인 맥킨지라고 맞게 설명했습니다.
  • hjblue 2008/02/17 15:47 # 답글

    '이야기' 의 관점에서 볼 때 두번째 얼터너티브 엔딩으로 가는 쪽이 이치에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초반의 이라크전은 그야말로 떡밥밖에 안되니까요. 그런데, 또 그렇게 이야기를 닫아버리면 '2시간 보고 나니 그게 다 꿈' 이라는 또다른 고전떡밥을 물어버리는 결과가 되기 때문에 (게다가 그렇게 되면 야곱의 사다리와 지나치게 비슷해지는군요), 이것저것 피하다 보니 지금의 어정쩡한 버전으로 (어정쩡해서 장점도 꽤 있습니다) 편집되었을 수밖에 없었을 듯 싶습니다. (그런데, 현재의 편집버전에서도 마지막 화이트아웃 이후에 "how much time do we have" 라는 대사에서, "잘먹고 잘산 이야기"는 아닌 듯 하지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잠본이 2008/02/17 16:26 # 답글

    맥켄지와 살인범의 그 장신구가 그나마 눈에 띄는 떡밥이어서 네이버 지식인 등지에서 별별 이론이 다 나오더군요. 그런데 대부분 시간여행이 실제라는 가정 하에 전개되는 이론들이라 근거가 희박했습니다. 아무래도 미사용 엔딩 등의 정황으로 볼 때 게렉터님의 해석들이 더 신빙성 있지 않나 싶습니다.
  • 나그네 2008/02/19 01:07 # 삭제 답글

    이 영화를 보고 결말이 모호하여 구글을 찾아보던 중 우연히 들렀는데 대박이군요. 글 잘 읽고 갑니다!
  • 잠본이 2008/02/21 21:42 # 답글

    참고로 2003년 4월경에 나온 대본 수정안을 보니 대체엔딩 1이 당초 구상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네요.
    http://moviescripts.funnymovies.net/script/jacket_the

    'The happy sound of their engine on the highway continues,
    uninterrupted, for some seconds, before, first faintly then
    louder, we hear a racking, all too familiar sound: the DRAWER
    creaking as it's opened once more...'

    ......섬뜩하죠? =_=
  • 즐감 2008/02/23 01:17 # 삭제 답글

    오늘 ( 정확히 말하면 어제 ) 영화를 보고.. 이리저리 글을 봤는데..
    ..
    섬득한 느낌이 들 정도로.. 훌륭한 분석이시네요.
    ..
    모든것이 환상이었다... .. .. 라는게 맞다~ 라고 할지라도..
    ..
    그져 느낀.. 그대로 간직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좋은 영화로 기억 될거 같네요.
    ..
    즐거운 지적 만족(?)을 얻고 갑니다.
    (주성치의 '서유기' 이후에.. 오랜만인듯 합니다. )
  • 오리3 2008/10/24 19:49 # 삭제 답글

    안녕하세요
    금방전에 영화를 보고 리뷰를 읽어보고 싶었어요
    다음을 돌아다니다가 좋은 글을 발견했네요
    저는 정말 단순하게 해피엔딩이구나,, 이러고 말았는데 ㅋ
    나비효과와는 다르네,, 이러면서
  • 게렉터 2008/11/07 11:04 # 답글

    hjblue/ 역시 야곱의 사다리 를 의식한 구석도 상당히 있지 않았겠나 싶습니다. 야곱의 사다리를 처음 봤을 때는 정말 재밌었습니다.

    잠본이/ 그런 부분을 볼수록 미스테리를 아주 미스테리하게 펼쳐놓기는 했는데 결론은 못낸 구석이 점점 더 드러나는 듯한 느낌마저 듭니다.

    나그네, 즐감, 오리3/ 감사합니다.
  • 허허 2018/09/24 08:41 # 삭제 답글

    참 깊이 생각하려고 하고
    좀 있어보이게 리뷰하고 싶어하는 욕망은 알겠는데
    이런 글이 바로 작가가 의도하는 바는 커튼이 존나 파란색이었다 니들 ㅈ대로 해석하네 라고 생각할만한 글이네요

    방금 영화를 다 보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갔는데 영화상에서도 주인공이 실제로 미래(2007)를 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내용들을 현실(1992)에서 계속 뿌리고 있습니다. 일단 이런 영화적인 비현실적 허용장치들을 무시하고 말 되는대로 해석하려니 이런 망상이 나오죠

    마지막에 주인공이 과연 행복한 결말을 쭉 가져갔는지 현실에서 죽고 사라졌는지는 나오지 않으므로 그 부분 정도는 소스코드처럼 열린 결말이라고 볼 수 있지만

    그 외에 이 글쓴이가 여러가지 가설과 의문을 제기한 부분은 전혀 쓸데없이 태클거는 잡소리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세세한 스토리와 내용들을 무시하는 내용들이네요 ㅎ

    이 영화에서는 일차적으로 실질적인 정신적 시간여행을 가정하고 있으며 그걸 약물때문에 보는 환각이니 환상이니 라고 의심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고 있지 않습니다

    글쓴이말대로 모든게 환각일 수도 있다 라고 '난 있어보이고 싶어서 영화가 말하는대로, 겉보이는대로 수긍하지 못하겠고 거부하련다' 라고 하면 이 영화의 주인공처럼 정신이 이상한 모습으로 병원에 있는 상태에서 정황상 있을 수 없는 예언을 하는게 더욱 더 판타지한 일이겠죠, 중2병도 아니고 원...

    근데 일단 미래로 갔다 라는 내용만 가지고 자 이건 환상인가 아닌가 시간여행인가 아닌가 라고 하는건 일단 영화에 대한 이해도 자체가 많이 떨어지는 것 같네요

    어쨌든 간에 관람객이 스스로의 판단 혹은 믿고 싶은 내용으로 결론을 내릴 수 있는 부분 이외에 명확하게 나와 있는 복선과 암시 등이 있음에도 전혀 다른 방향으로 해석하고 싶은 욕구가 있으면 그냥 좀 혼자 하시던지 아니면 적어도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라고 니혼자만의 생각이라고 명시라도 하십쇼

    네이버 지식인에 있는 내용들이 정석적인 명확한 지식이 될 수 없는 이유는 개인적인 의견을 얼마든지 피력해놓을 수 있기 때문에 맹목적으로 믿을 수 없는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일기는 일기장에 쓰세요.
  • 허허 2018/09/24 08:56 # 삭제 답글

    사실상 모든게 글쓴이의 마지막 의문처럼 아슈발꿈 하면 다 됩니다 그럼 영화 왜만듬? 누가 영화감독 못함? 인셉션도 아슈발꿈 이라는 결말이라면 말은 되지만 그런 결말을 정설이라고 만든 영화는 아닌데?

    http://toycamera.tistory.com/m/2118

    참고하세요. 이 글도 미스테리한 영화에 대해 완벽한 해석을 내릴 수 있는 인간은 없지만 나름대로 영화적 허용을 생각하며 이해관계를 이해하려고 생각하며 쓴 글로 보입니다 ㅎㅎ 수준차이나네요

    어쨌든 십년전 리뷰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되네요. 귀여운 멍멍이한테 예술 작품을 줘도 그냥 물고 빠는 장난감밖에는 안 된다 라는 사실을요, 허허
  • 게렉터 2018/10/01 21:21 #

    허허님, 위에 올린 내용은 모두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라고 할 수 있는 제 생각이며, 제가 번호를 매겨서 소개해 드린 여섯 가지 내용 중 어느 하나에 동의 안하면 안 된다고 누구에게 강요하거나, 제 말에 동의하지 않으면 그 사람에게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 글이 전혀 아닙니다. 이상해 보이는 곳이 있으시면, 그냥 "잡소리"라고만 하지 마시고 구체적으로 한 곳이건 두 곳이건 지적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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