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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기술 유출 사건 이야기에 덧글도 좀 달린 김에, 이번에는 좀 성격이 많이 다른 사건을 한번 소개해 보고자 합니다.
0. 이 사건은 최근 1심 결과가 나왔습니다만, 아직 완전히 종결된 사건이 아닙니다. 때문에, 등장하는 모든 이름은 가명을 사용했으며, 기술 분야도 원래 기술 분야가 아닌, 우주 기술 분야로 바꾸어 서술했습니다. 그외의 모든 내용은 언론 보도 내용 및, 사법기관에서 발표한 공식 자료에 근거했습니다. 다만 언론 보도의 순서와 각종 자료의 내용들이 조금씩 차이가 있기 때문에 오류가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문제가 될만한 내용이 있다면, 지적해주시면 적극적으로 반영하여, 수정, 보완, 삭제 하겠습니다. 1. 몇 년 전 어느 가을날. 검찰청 특수부에서 출동해서, 어느 사오십대 사업가 두 명을 구속해서 빵에 집어 넣었습니다. 쉰 살 정도인 이 두 남자는 모 기술자문회사의 사장과 전무 였습니다. 이 양반들이 특수부에 의해 붙잡혀 빵에 들어간 이유는 기술을 해외로 빼돌리려 했다는 것입니다. 내막인 즉슨, 이 두 사람은 원래 다른 회사의 연구원이었는데, 그 회사를 나오면서 몰래 연구자료를 훔쳤고, 그 훔친 연구자료를 갖고 자기 회사를 차려서, 그 훔친 기술을 외국에 팔아먹으려고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2. 언뜻 자주 보던 기술 유출 사건과 별 차이가 없어 보이던 이 사건은, 그런데, 삽시간에 큰 화제거리로 떠올랐습니다. 무엇인고 하니, 바로 이 두 명의 용의자들이 바로, 대한우주로켓공업 의 연구원이었고, 대한우주로켓공업의 기술을 빼돌리려고 했다고 대문짝만하게 실렸기 때문입니다. 대한우주로켓공업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었고, 그 기술과 화려한 수출실적으로 대한민국 국민들의 뿌듯한 자랑거리로 맨날 선전되던 회사였습니다. 대한민국의 자랑거리이자, 한국 수출 산업의 상징인 회사, 대한우주로켓 공업의 기술을 빼돌리려 했다니, 단박에 이 인간들은 매국노로 찍혔습니다. 3. 뿐만 아니라, 이 두 사람은 다른 점도 주목 받을만 했습니다. 하필이면, 이 두 사람이 기술을 전해주려 했던 외국 회사가, 중국 회사였던 것입니다. "중국이 따라 온다"류의 미래 예측 호들갑이 한창이던 시기라서, 두 사람은 정말로 우리 나라의 미래를 위태롭게 하는 악당으로 단숨에 주목 받았습니다. 4. 게다가, 대한우주로켓공업은 이 기술이 문제의 중국회사, 상해우주공업에 흘러들어갔으면, 약 2조 8천억원의 피해가 발생한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엄청나지 않습니까? 2백8십억도 아닌, 2조 8천억의 손해를 우리나라에 끼치고 스스로의 일신 영달을 원했다니. 2조 8천억원이라는 액수가 어떻게 산정된 것인지는 며느리도 모르지만, 어쨌거나, 욕먹기는 좋은 액수였습니다. 아닌게 아니라, 이 두 사람은 중국회사에 기술을 전수해주기로 하고, 13억 9천만원을 실제로 받기도 했습니다. 10억이 넘는 돈을 중국회사에서 받은 걸 보니, 3조원 가까운 금액은 과장일지라도, 분명히 이 사람들이 값진 기술을 중국에 전수해주려 했던것 만은 분명해 보였습니다. 일단, 여기까지는 상당히 평범한 기술 유출 범죄와 별 다를 바가 없습니다. 그런데, 이때 저는 이상한 점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5. 바로, "그래서 무슨 기술을 유출했나" 하는 점에 대한 이야기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돈을 10억을 넘게 받았으니, 기술 유출이건, 정당한 기술 이전이건 간에, 뭔가 기술을 중국에 전수해 주려 했던 것만은 분명합니다. 그 상황에서, 대한우주로켓 공업은 민족의 소중한 2조 8천억원짜리 기술이 그 기술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이 두 사람들이 처죽일 매국노 역적이라고 손가락질 하는 여론이 따가웠습니다. 그런데, 대체, 뭐가 그 3조원 짜리인지 안나와 있는 것입니다. 우주선 연료에 관한 기술인지, 탐사선 로봇 팔에 관한 기술인지, 인공위성 태양전지판에 관한 기술인지, 안나와 있는 것입니다. 뭔지는 모르지만, 하여간 3조원짜리이고, 그걸 빼돌렸으니까 죽일놈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살인범이라고 해서 누군가를 붙잡아 쳐넣었고, 사람들이 이 살인마, 악당, 이라면서 다 욕하고 있지만, 정작 이 살인범이 누구를 죽였는지 아무도 안가르쳐 주는 해괴한 상황이었습니다. 물론, 이런식으로 마구잡이로 기술유출했다고 보도 하고, 여론몰이 하는 것은 전에도 있었던 일입니다. 하지만, 근래에 들어 그런 보도는 점점 줄어들고 있었는데, 갑자기 이번에 또 그렇게 나온 것입니다. 저는 뭔가 숨겨진게 있지 않나 하는 냄새를 맡게 되었습니다. 6. 이상한 점은 또 있었습니다. 보통 기술 유출은, 사전에 어디에 기술을 넘길 것인지 협의를 해 놓고, 선금이나, 계약금도 좀 받기로 하고 난 후에, 기술자료를 들고 회사를 옮기는 것이 보통입니다. 정당한 기술 이전이라고 해도, 기술자인 연구원이 회사를 박차고 나와해외 직장으로 옮겨가는 경우는, 우선 어디로 직장을 옮길지 대강 정해진 뒤에, 사표를 쓰고, 원래의 회사에서 떠나는 것이 보통일 것입니다. 자칫 기술유출범으로 붙잡혀 갈지도 모르는데, 당연히 돈을 확실히 챙길 수 있다는 보장이 있어야, 기술자료도 훔치고, 손을 털고 원래의 회사에서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두 사람은 괴이하게도, 회사에서 나온 뒤에야, 자기들의 기술을 이전받을 회사들을 물색하고 다녔습니다. 기술은 어쨌거나 분명히 우주산업에 관한 것이라서, 무슨 붕어빵 장사나 짜장면 장사처럼, 아무데나 시장에 펴놓고 사업을 하거나, 벼룩시장이나 교차로에 광고내서 팔 수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러니까, 두 사람의 사업가가 팔 상대를 물색하고, 선전하고 팔아먹기가 매우 어려운 분야였습니다. 그런데도, 이 두 사람은 일단 회사에서 나온 뒤에, 여유롭게 자신의 기술을 전수해줄 고객을 기다렸습니다. 뭔가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7. 더더욱 이상한 것은 이 사람들이 천개에 달하는 관련 파일과 많은 문서 자료들을 쌓아 놓고 있었던 사실입니다. 더군다나 이 자료 중 상당수는 대한우주로켓공업에 있을 당시에 구해 놓은 것들이었습니다. 기술 유출의 범위가 어디까지이냐를 판정하는데, 최근들어 가장 결정적인 기준이 바로, 문서나 서류를 복사해 간 것이 있는가의 여부입니다. 이 기준은 최근에는 거의 절대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무슨 베짱인지, 이 두 사람은, 그 많은 자료를 그냥 다 쌓아놓고 갖고 있었습니다. 한 두건도 아니고, 특별히 잘 숨겨 놓은 것도 아니었습니다. 만약에 일이 틀어진다면, 기술 유출을 안했다하더라도 트집잡힐만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이 양반들은 왠지모를 베짱을 부린 것입니다. 대체 뭘 믿고? 8. 재판이 진행 되면서, 이런 점들은 서서히 부각 되게 됩니다. 대한우주로켓공업과 검찰은, 두 사람이 유출한 기술이 바로, 저 많은 천개의 파일과 문서 자료라고 지목했습니다. 그러자, 변호인 측에서는, 저 자료의 어떤점이, 어느 부분이, 어떻게 사용될 수 있기에, 기술 유출이 되고, 구체적으로 왜 3조원에 가까운 피해가 생기는지 말해 보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대한우주로켓공업 측은 명확히 답을 하지 못하고 얼법무립니다. 9. 하지만, 어쨌거나 대한우주로켓공업에서 일하던 시절 입수했던 자료를 갖고 있는 것만은 분명했습니다. 그리고, 그 자료 중에는 분명히 중국의 상해우주공업에 넘어간 것도 있었습니다. 자료의 소유자였던 대한우주로켓공업측이 3조원 짜리라고 하니까, 설령 3조원까지는 아니라 하더라도, 남의 정보를 빼내서 팔아버린 것은 맞다고 할 수도 있었습니다. 대한우주로켓공업은 민족의 자존심으로 한국인에게 매우 인기있는 회사였으므로, 이정도로 빌미만 남겨도 충분히 매국노가 될 수 있었습니다. 더우기, 두 사람은 대한우주로켓공업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던 시절, 대한우주로켓공업의 기술과 비밀을 지키겠다고 서약하고 계약하고 각서 쓴 적도 있었습니다. 대한우주로켓공업을 사랑하는 국민들과 재판부 때문에 여론이 안좋게 돌아가자, 두 사람은 위기감을 느낍니다. 두 사람은 대한우주로켓공업 시절 입수했던 자료가, 누구나 손쉽게 입수할 수 있는 공개자료에 불과하지 않은 이상은 위험했습니다. 두 사람이 지금껏 베짱을 부린 것과, 대한우주로켓공업이 구체적으로 무슨 기술인지 확실히 말하지 않은 것을 보면, 무죄일 가능성도 있어 보이기는 했습니다. 두 사람이 대한우주로켓공업 시절에 입수했다는 자료라는 것이, 사실은 고등학교 과학책에 나오는 내용에 지나지 않았는데, 그걸로 트집잡힌 것일지도 몰랐습니다. 그런식으로 지극히 당연한 내용이 실린 이면지 몇 장 들고 있다가 누명쓰는 사람도 있었으니 말입니다. 그러나, 내막은 전혀 달랐습니다. 10. 마침내, 두 사람은, 사건의 숨겨진 내막을 모두 까발리게 됩니다. 일단, 두 사람은 스스로 나서서, 자신들이 중국에 전해준 기술은 우주선 통신 기술임을 밝힙니다. 그리고, 그 우주선 통신 기술이 상당히 값어치가 있는 기술이라는 것도 모두 말합니다. 3조원 짜리는 과장이겠지만, 수십억, 수백억의 가치는 충분히 있는 기술임을 인정합니다. 그리고,그 우주선 통신 기술을 자신들이 대한우주로켓공업에서 일하던 때 입수한 것도 사실이라고 말합니다. 그 다음에 털어 놓는 이야기가 진국이었습니다. 무엇인고 하니, 대한우주로켓공업에서 문제의 우주선 통신 기술을 입수한 것은, 바로, 일본의 네오 저팬 로켓 컴퍼니 에서 훔쳐온 것임을 폭로해 버린 것입니다. 즉, 십수년전에, 대한우주로켓공업이 일본의 네오 저팬 로켓 컴퍼니의 기술자를 매수해서, 일본에서 한국으로 기술을 훔쳐왔던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대한우주로켓공업은 우주선 통신 기술을 갖게 되었던 것입니다. 즉, 대한우주로켓공업이야말로, 기술 유출을 사주한 과거가 있었던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두 사람이 중국의 상해우주공업에 넘긴 우주 통신 기술이란, 실은 대한우주로켓공업의 기술이 아니라, 대한우주로켓공업이 훔쳐온, 일본의 네오 저팬 로켓 컴퍼니의 기술이었던 것입니다. 두 사람은, 중국의 상해우주공업에 우주 통신 기술을 전수해 줄 시점에서, 일본의 네오 저팬 로켓 컴퍼니의 기술은 그 특허권이 만료되는 순간이었기 때문에, 자신들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11. 그제서야, 사건은 진상이 명백히 드러나게 됩니다. 두 사람은, 일본의 네오 저팬 로켓 컴퍼니의 기술에 대해서, 확실히 이해하고 적용하는 방법을 익히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대한우주로켓공업이 그 기술을 훔쳐왔기 때문에, 대한우주로켓공업에서 일하는 동안 익힐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일본의 네오 저팬 로켓 컴퍼니의 특허권이 만료되어, 그 기술을 자유롭게 쓸 수 있게 되자, 대한우주로켓공업에서 나와서, 자신들만의 회사를 차린 뒤, 다른 나라의 회사들에게 자신들이 익혔던 것을 전수해 주겠다고 광고하고 다녔던 것입니다. 물론, 기술의 핵심은 네오 저팬 로켓 컴퍼니의 특허에 나와 있는 것일 지라도, 이 기술을 적용하는데 필요한 세세한 지식이나, 자잘한 운용상의 주의점 등등은 대한우주로켓공업만의 기술인 부분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 두 사람은 대한우주로켓공업이 애초에 네오 저팬 로켓 컴퍼니의 기술을 도둑질해온만큼, 그런 문제가 있다손 치더라도, 감히 이 사건을 까발리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하다 못해, 하필이면 그것도 대한우주로켓공업 스스로, "일본 회사를 꺾었다" "한국 회사가 일본 회사를 이겼다"라고 선전많이 해왔던 전력을 본다면, 일본 회사의 기술을 훔친 것이 탄로났을 때, 부끄러워서라도, 이 일을 덮을 줄 알았던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이 두 사람이 베짱을 부리고, 사건이 뭔가 이상하게 돌아가던 까닭이었던 것입니다. 12. 반전은 한 차례 더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이 천하에 드러나자, 결국 두 사람은 핵심 기술이 아니라, 네오 저팬 로켓 컴퍼니의 기술을 적용하는데 필요한 자잘한 지식에 관한 것에 초점을 맞추어, 재판을 받게 되었습니다. 언뜻 가벼운 형량을 받거나, 벌금형 정도로 끝날법하다는 느낌을 받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두 사람이, 재판과정에서, 민족의 훌륭한 자존심인, 대한우주로켓공업을 "모독하고 폄하했다"라는 점을 지적합니다. 그리고, 바로 이것을 근거해서, 두 사람은 반성하는 기색이 없고, 비양심적인 태도를 가진점을 용서할 수 없다는 평을 받게 됩니다. 마침내, 두 사람은 일종의 "괘씸죄"로서, 징역 3년을 먹게 됩니다. 그나마, 공범에 해당하는 전무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받게 됩니다. 13. 이상의 내용은 아직까지 완전히 밝혀지지 않은 양측의 주장을 종합한 것이므로, 아직 뭐라고 결론을 내리거나, 진실을 확실히 알아낼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따라서, 위에서 정리한 내용도 밝혀지는 사실에 따라 많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 정확한 것은 아니라는 점은 결코 간과하시면 안됩니다. 그렇긴 합니다만, 워낙에 국민들에게 인기 있는 기업인, 민족 자존심, "대한우주로켓공업"이 얽힌, 매우 큰 규모의 사건이어서, 상당히 화제가 되기도 했고, "매국노 잔인하게 죽여라"라는 요지의 인터넷 덧글도 많이 달린 사건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뒤에 드러나는 내막과 숨겨진 사실들이 상당히 충격적이어서, 앞으로 어떻게 풀려나가는지 관심을 계속 가질만한 사건임에는 분명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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