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귀 일곱대 영화

(결국, 영화를 구해서 보는데 실패하고, 20여년전에 본 기억만을 갖고 글을 씁니다. 혹시 틀린 점 있으면, 얼마든지 지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일부 내용은 愚公님, choigo님께서 말씀해주신 정보로 보강했습니다. 두 분께 감사드립니다.)

1987년작 "따귀 일곱대"는, 영화 예고편에 나오는 이야기 처럼, 이 영화를 가장 재미있게 보는 방법은, 도대체 왜 제목이 "따귀 일곱대" 인지조차 모르고 보는 것입니다. 그런 상태에서 이 영화를 보면, 예고편에 나오는 선전 문구대로, "이들은 왜 맞고, 왜 때리는가?" "때리는 자는 누구이고, 맞는 자는 누구인가?" 에 대해 대체 이런 제목의 영화가 무슨 이야기인가 싶어서 보면서, "아, 그래서 제목이 따귀 일곱대구나" 하는 것이 그나마 호기심을 느끼면서 영화를 즐기는 방법이지 싶습니다.

그렇습니다만, 여기서는 결말까지 다 이야기 하면서, 영화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뺨 때리기)

영화 선전 문구에 나오는 "때리는 자는 누구이고 맞는 자는 누구인가?" 하는 제목을 보면, 꼭 먹고 먹히는 살벌한 경쟁사회를 풍자한 이야기 같습니다. 나름대로 현대 사회를 통찰하는 어떤 재미난 우화 같은 것이 하나 펼쳐질 것 같다는 느낌이 감돌 법 합니다. 실제로 이 영화 줄거리를 보면, 어느 정도 그런 발판은 갖춰져 있습니다.

이 영화의 시작은 이렇습니다. 이제 막 신입사원이 된 젊은이가 있습니다. 이 사람이 주인공인데 80년대 홍콩 코메디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을 법한 행운과 약간의 꾀로, 어찌저찌하여, 이 사람은 입사한 대기업의 사장 딸과 엮이게 됩니다. 엮이는 방식인 즉슨, 엘레베이터에 문이 닫히려 하는데, 신입사원 젊은이가 억지로 허겁지겁 엘레베이터로 비집고 뛰어들다가, 그만 엘레베이터 안에 타고 있던 사장 딸과 부딛혀 입을 맞추게 되는 것입니다. 지각해서 뛰어가다가 꼭 어여쁜 여학생과 "꽈당"하고 부딛히곤 하는 일본 만화와의 전형적인 분위기와 상당히 비슷합니다. 그게 인연이 되어 여차저차 하여, 주인공은 사장 딸과 결혼하려고 하고, 그러자, 사장은 "나는 이 결혼 반댈세"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운운..." 하여, 결혼을 반대합니다.

이게 모씨가 쓴 각본 같으면, 갑자기 "사실은 두 남녀가 원수의 아들딸이었다" 어쩌고 저쩌고로 흘러갈 것이고, 또다른 모씨가 쓴 각본 같으면, 누구하나가 복수를 결심하여 갑자기 사장 친구의 집에 며느리로 들어가서는 어쩌고 저쩌고 할 것이고, 또다른 모씨가 쓴 각본 같으면, 어찌되었든지 간에, 막판에는 여자 주인공이 임신하여 온 가족이 껄껄 웃는 장면을 보여주면서 끝을 낼 것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남자 주인공이 전성기의 심형래이고, 사장 역을 맡은 배우가 백일섭이므로, 전혀 다른 이야기로 흘러갑니다.

심형래 신입사원이 너무나 절절히 졸라대고, 너무나 간절히 바랍니다. 심형래는 주장하기를, 이렇게 인연이 끊어지면 처음 딸과 "충돌"했을 때, 딸에게 뺨을 맞았는데, 뺨 맞은 값이 억울하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무려 그때 딸에게 뺨을 일곱대나 두들겨 맞았다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착안한, 백일섭 사장은 기괴한 제안을 하나 꺼내놓습니다. 바라볼 수도 없을 만큼 높은 자리에 있어서 온갖 사람의 비호를 받고 있는 사장인 자신의 뺨을 신입사원인 심형래가 과연 때려 볼 수 있겠냐는 것입니다. 만약 배짱 좋게 심형래가 자신의 뺨을 일곱대 때리는 데 성공한다면, 백일섭 사장은 흔쾌히 딸과 결혼을 허락해 주겠다고 내기를 겁니다.

이거야 말로, 딸의 인생이 걸린 일을 뭔, 점심값 내기 갤러그 점수 대결 하는 겪입니다만, 하여간 그리하여, 심형래 신입사원은 백일섭 사장의 뺨을 때리기 위해 고민하고, 백일섭 사장은 심형래를 피해 다니고, 경호원으로 방어하려고 노력합니다. 심형래는 갖가지 꾀로, 백일섭 사장에게 몰래 몰래 접근하여, 한 대 두 대 뺨을 때리고 도망가는데, 그리하여, 과연 심형래가 7대 때리는데 성공할 것인가 말것인가 하는 점을 지켜보는 것이 이 영화를 보는 재미가 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이 영화의 제목인즉 바로, "따귀 일곱대" 입니다.

백일섭과 일곱 대 뺨 때리는 내기를 계약하여, 심형래와 백일섭은 악수를 합니다. 그리고, 그 순간, 심형래는 방심한 백일섭의 뺨을 당장에 한 대 후려 갈깁니다. 심형래는 유유히 읊조립니다. "이제, 한 대 때렸습니다."

일개 신입사원에 불과한 주인공이 어떤 수를 쓰고, 어떤 재주를 부려, 과연 사장에게 접근할 것인가. 하는 점은 재미거리가 될 것입니다. 게다가 이런 구도는 정말로, 현대 사회에 대한 어떤 풍자적인 내용이 될 지도 모릅니다. 만민 평등이라하는 공화국 민주사회이지만, 사장과 신입사원 간에는 신분 격차 비슷한 것이 있다는 점을 풍자하기도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가운데, 과감하게 사장 뺨을 후려치는 신입사원의 모습은 그런 계층 차이에 대한 통쾌한 반발이기도 합니다. 주식을 몰래 돌려 먹어서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투자한 거대 기업을 슬쩍 자기 아들한테 넘기고, 검찰이 수사하려고 하면 떡값 먹여서 대강 입 틀어막고 넘어가는 그런 거대 기업 회장이 있어서, 모두가 황제처럼 떠받들지만, 어쨌거나 인간 대 인간으로, 한 신입 사원이 뺨을 화끈하게 때려버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대조적인 또다른 느낌도 있습니다. 그런 뺨때리기를 일곱번이나 반복해서, 마침내 사장의 사위가 되려한다는 이야기는, 말단 신입사원이 단 번에 사장의 딸과 결혼할 수 있다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낭만적인 신화가 되어주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 영화는 "홈 코믹 극" 어쩌고 하면서, 건전하고 상쾌한 영화를 표방하기 위해서, 이렇게 가진 것 없는 젊은이지만 희망을 갖고 끈질기게 노력하는 유쾌한 모습을 보여주는 영화라고 선전을 많이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백만장자와 가난뱅이가 어떤 내기를 하면서 운명을 걸고 다툰다는 내용은 오 헨리 시절부터 내려오는 전통적인 미국 코메디 영화 소재라고 생각합니다. 80년대에 나온 영화 중에서는 "대역전 (Trading Places)" 이나, "에디 머피의 구혼작전 (Coming to America)" 같은 영화들이 비슷한 구도로 영화를 만들어서 부드럽게 코메디를 성공시키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이 영화, "따귀 일곱대"도 충분히 명작이 나올 밑천은 된다 하겠습니다.

하지만, 이런 여러가지 이야기 보다도, 우선 다른 한 가지 중요한 점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바로 이 영화의 감독을 맡은 사람이, 세상에서 가장 빠른 카메라잡이, "남기남" 옹이라는 것입니다.

즉, 이 영화는 정성을 들여 만든 영화가 아닙니다. 다시 말해서, 인원과 예산을 퍼부어 만든 영화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말을 바꾸면, 각 분야의 장인들이 공을 들여 만든 영화라고도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 영화는 대강 나온 각본과 최소한의 배우들, 초보 연기자들을 끌어 모아 놓고, 남기남 옹이 종횡무진 카메라를 잡아 돌려 만든 형태의 영화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영화는 전혀 상황에 걸맞지 않는 이상한 화면 구도가 갑자기 "예술적"으로 막 나오기도 하고, 입모양과 더빙된 대사가 맞지 않는 부분이 청와대 비서관들이 가진 논밭처럼 여기저기 널려 있고, 편집을 잘못해서 아무 쓸모 없는 장면을 한동안 지루하게 오래 가만히 비춰주고 있는 부분이 박혀 있는 형국이 가히 SRM 과 같습니다.

특히, 이 영화는 중심이 좀 허합니다. 이 영화의 핵심은 뭐니뭐니 해도, 주인공이 뺨을 때리기 위해 여러가지 꾀를 쓰는 그 기상천외한 수법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 속에서 심형래가 쓰는 수법은 "변장" 딱 한 가지 입니다. 이런 모습으로 변장해서 백일섭에게 접근하고, 저런 모습으로 변장해서 백일섭에 접근하고, 변장만 여러가지로 바꿔가면서 할 뿐입니다. 당연히 변장이 무슨 "미션 임파서블"도 아니라서, 그냥 보면 뻔히 심형래 같습니다. 번번히 속는 백일섭은 억지스러울 뿐입니다. 촬영도 잘못되어 있습니다. 변장해서 다가가고, 멋모르고 속고 하는 그 아슬아슬한 리듬도 엉망으로 무너지게 엉성하게 느릿느릿 나옵니다.

그러다보니, 역시, 정말로 재미난 영화라고 보기에는 부실한 부분이 크게 보이는 영화입니다.

가장 안정되고 좋은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는 역시 "백일섭"입니다. 60년대 한국영화에서 장동휘로 상징되는 액션 영화의 전통이 70년대에 이어지면서, 한국영화의 액션 주인공은 한가지 특징을 갖게 됩니다. 날렵하고 몸 놀림이 빠른 인물, 미남자가 주인공이 되는 외국 영화들의 보통과는 달리, 한국 액션 영화의 주인공은 덩치고 크고, 멧집이 좋으며, 험상 궂은 - 내지는 뚝심이 넘치는 인상을 잘 쓰는 배우가 맡곤 하였습니다. 백일섭은 정통파 액션영화 주인공에서는 약간 거리가 있습니다만, 멧집이 좋은 편이었기 때문에, 비슷한 활극에서 종종 활동하곤 했습니다.

한편, 80년대로 접어들어서, 극장 주인들은 스크린 쿼터를 "때우기 위해", 아무 한국 영화나 대강 걸어서 돌릴 값싼 영화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무도 보지 않더라도, 일단 스크린 쿼터 일수만 채우면 되었기 때문에, 영화가 재미있건 없건 아무 상관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기왕 그렇게 돌릴것이라면, 그래도 최소한의 흥미는 끌어서, 할일 없이 시간 때우려는 약간의 관객이라도 들어오게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따라서 "제목만 재미 있어 보이는" 저예산 액션 영화들을 만들어 영화관에 걸어 놓게 됩니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남기남 옹도 여러편의 무술 영화들을 찍었고, 일부 영화들에서 남기남 옹은 바로 "멧집 좋은" 백일섭과 함께 작업하기도 했습니다. 대표적인 영화로는 김두한 영화 아류작으로 볼 수 있는 "평양 박치기"를 꼽을 수 있습니다.

그런 저런 맥락에서, 바로 이 영화 "따귀 일곱대"의 감독을 남기남이 맡고, 가장 중요한 조연을 백일섭이 맡은 것이 대강 어울려 보이게 됩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을 맡은 심형래는 출연료는 싸지만 얼굴은 익은 배우를 고용하는 방법으로 바로 "TV 코메디언을 영화에 출연시킨다"라는 수법에서 등장한 경우인데, 이 영화는 심형래와 남기남이 손발을 맞춘 중기 영화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심형래는 이 영화에서 각본을 잘 따라가는 멀쩡한 연기를 보여주고, 코메디 표정이 필요한 부분이나, 궁상맞은 감정 연기가 필요한 장면에서 코메디 연기의 재주를 갖고 있는 실력을 적절하게 보여주기도 합니다.

여자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김나희는 사실 상당히 아름다운 배우이고, 이제 갓 데뷔한 신인인 점을 생각하면 연기력도 멀쩡한 중간급은 되는 배우입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당시 홍콩 영화의 관지림과 비슷한 분위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 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매우 아쉽게도 김나희는 제대로 된 연기 기회를 얻지 못했습니다. 1989년에 나온 "단단한 놈"에서 다소곳한 모습의 일본인 배역으로 나온 모습이 제대로된 모습의 마지막이지 싶습니다. 그나마 "단단한 놈"은 노출장면 외에는 남는 것이 없는 허무맹랑한 영화였습니다.

영화를 끝까지 보고 나면, 그래도 절정 즈음에 한가지 전환점이 있어서, 최소한의 갈등 구도는 연결되어 흘러가고 있습니다. 사장인 백일섭이 따귀 일곱대를 맞기 전에, 먼저 손을 써서 딸을 보내버리려고 하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심형래가 역시 아무리 노력해도 안되는 구나 싶어서 좌절도 하고, 절망도 하고 하는 갈등 이야기가 최소한은 남아 있습니다. 이런 것이 진정한 현실이구나 싶은 점을 깨닫는다면 깨닫는다고나 할까 해서, "시네마 천국"에 나오는 99일 동안 공주를 기다린 병사의 심정 비스무레하게 흘러가는 것입니다.

그러다가, 결국 이야기가 전환되어서, 심형래는 다시 절망을 극복하고 마지막으로 꾀를 써서 다시 도전 합니다. - 무슨 록키 같지만, 그래봤자 또 다른 변장을 하는 것 뿐입니다. - 그렇게 해서, 마지막 일곱대째 뺨을 때립니다. 그렇게 뺨을 다 때리자 마자, 영화는 화끈하게 바로 확 끝납니다. 결혼 장면도 없고, 무슨 입맞춤 장면도 없고, 감동의 연설 장면도 없이, 뺨 일곱 대를 때리는 데 성공했다는 것을 관객에게 보여주는 즉시, 마지막 호쾌한 뺨때리기 장면을 끝으로, 바로 끝나는 것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빠른 카메라 잡이 남기남 감독의 솜씨에 걸맞는 결말인데, 나름대로 이 영화에는 군더더기 없이 대강 어울려서 크게 나쁘지도 않습니다.

심형래가 변장하는 것 한가지 뿐이라서, 별 놀라움이나 신기한 점은 없고, 그나마 장면 장면들도 별로 웃기게 연출되어 있지 않아서, 대체로 싱거운 영화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또 그런 만큼, 일곱대 라는 숫자를 채우면서, 한 대 한 대, 이것으로 변장했다가 저것으로 변장했다가 하는 모습이, 대강대강 구경하다 보면 시간은 잘 지나갑니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 밑바탕에 깔린, 신입사원과 사장의 뺨때리기 대결이라는 풍자구도가 최소한의 재미거리는 되어주는 수준인 것입니다.

뭐, 부실한 부분은 대강 맥주 한 잔 하면서 핫핫핫 웃고 넘어가면서, 나름대로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풍자와 유쾌하고 낙천적인 젊은이의 도전에 대한 이야기를 최대한 찾아서 느껴본다면야, 뭔가 코메디의 풋풋한 풋사과 씹는 재미 정도는 있다고 할 수도 있지 싶습니다. 결코 정상적인 재미가 철철 넘치는 영화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사실을 봐도, 빈손으로 코메디를 시작한 심형래가 일약 사상최강의 코메디언으로 우뚝서던 시기에 나온 만큼, 그런 면에서 배우들은 최소한의 연기는 해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체로 이 영화는 남기남이 감독을 맡은, 저예산, 초단기간 제작 영화 중에서는 적당히 재미난 축에 속하는 영화입니다. 대강 살펴봐도 이 영화 제작기간 역시 채 넉달 정도도 되지 않아 보이고, 가장 출연료 비싸 보이는 배우가 백일섭인데다가, 아무런 특수효과, 돈 들인 의상, 분장도 필요 없는 영화라서 아마 제작비도 매우 조금만 사용했을 것이라고 짐작됩니다. 사실 졸작들이 쏟아지던 80년대 한국영화 전체의 분위기를 생각한다면, 이 정도의 재미라도 주면서, 그나마 예산과 제작기간이라도 아끼는 이 영화는 어찌보면 상대적으로는 가치가 있는 축에 속한다고 평가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 영화는 앞서 나온 1985년작 "난 이렇게 산다우"와 비슷하다고 생각해 볼 수도 있습니다. 이 영화 역시, 코메디언 김병조 주연, 남기남 감독의 영화로 명작이나 수작이라고 하기는 좀 부족한 면이 있을지라도, 대강 넘어갈만한 수준에서 부분부분 재미거리가 있는 영화인 것입니다.


그 밖에...

이 영화 각본을 맡은 시람은 유지형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양반은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 "금홍아, 금홍아", "떡", 1982년작 "산딸기" 등의 각본을 맡은 사람입니다. 남기남이 감독을 맡은 영화 중에는 "흑룡통첩장" 등등의 몇몇 영화의 각본을 쓰기도 했습니다.

이 무렵 한국 코메디 영화 중에는, 홍콩 코메디 영화를 베낀 것, 일본 코메디 영화를 베낀 것, 일본 만화를 베낀 것, 일본 만화를 베낀 한국 만화를 베낀 것 등등이 많았는데, 이 영화는 일단은 1970년대에 나온 배삼룡 주연의 "출세작전"이라는 한국영화를 다시 만든 영화입니다. 70년대 인기 코메디언 배삼룡 대신, 80년대 인기 코메디언 심형래를 주인공으로 바꿔서 같은 이야기를 새로 찍은 것입니다. 이 정보는 愚公님께서 주셨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따귀 일곱대 영화 포스터: 미소를 잊어 버린 당신... 여인을 잊어버린 당신... 배짱을 잊어버린 당신...)

남기남 감독을 좋게 평가하는 한국 영화계의 후배 영화 감독들은 아무도 없습니다. 단 한 명의 예외는 심형래 감독입니다. 그런데 엉뚱한 것은, 사실 남기남 감독의 유일한 장점은, 저예산으로 단시간 안에 무슨 내용이든 영화를 뽑아낸다라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점입니다. 반대로, 심형래 감독은 예상 제작기간을 훨씬 넘어서서 영화를 만들면서, 제작비도 어마어마하게 쓰는 것으로 유명하니, 이것도 어찌보면 참 역설적인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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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추유호 2008/05/20 00:03 # 답글

    아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스토리인데 글을 읽다보니 아! 하고 떠오르네요. 저도 정말 옛날에 본 듯한 기억이 가물가물나네요. ㅎㅎ
    꿈보다 해몽이고, 영화보다 리뷰로군요. ㅎㅎ
  • 보리차 2008/05/20 00:18 # 답글

    저도 추유호 님 말씀에 동감! 영화보다 리뷰네요.ㅎㅎ 「전혀 상황에 걸맞지 않는 이상한 화면 구도가 갑자기 "예술적"으로 막 나오기도 하고」라는 대목에서 크게 웃었습니다.
  • 愚公 2008/05/20 01:27 # 답글

    기억에 근거한 첨부입니다.

    심형래가 하필이면 7대를 때려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처음부터 심형래와 김나희가 좋아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우연히' 심형래가 입을 맞추자 화가 난 김나희는 따귀를 '7대나' 때립니다. -_- 이에 열받은 신입사원 심형래가
    사장 백일섭을 찾아가 '나는 억울하다. 그러므로 저 여자와 결혼하겠다'고 선언을 합니다. 황망해하던 부녀중
    그나마 먼저 정신차린 백일섭이 내건 조건은 '내 따귀를 7대를 때리면 내 딸과 결혼시키겠다. 대신 회사에서 마주
    치면 기회가 자주오니 너는 회사를 그만두어라'였습니다. 심형래가 알겠다며 꾸벅 절을 한 후 바로 첫번째 따귀를
    때립니다.
  • kunny 2008/05/20 02:59 # 삭제 답글

    심형래 표정도 익살스럽고, 남기남 감독님의 영화 연출도 익살스럽지만 게렉터님의 글 역시 익살스럽습니다..^^ 정말 재밌게 잘 봤네요
  • 불의전차 2008/05/20 06:58 # 답글

    저도 이 영화 기억나네요. 우리 모두 같은 시간에 TV에서 본 거 아닐까요? 사공님의 기억력이 대단하시네요. 말씀 듣고 보니 어렴풋이 기억나는 듯... 저는 심형래가 수석으로 입사한 신입사원이었다는 것, 그리고 사장 딸도 점차 심형래에게 마음을 주었다는 것이 기억나네요...
  • 혈견화 2008/05/20 07:05 # 답글

    ... 여기서 여주인공과 이어지는 다른 남자가 있는데, 그 남자의 약점을 잡기 위해 심형래의 여동생이 미인계를 쓰지 않던가요? 난데없이 여자가 웃통을 벗는 장면이 나와서 어린마음에 참 놀랬던 기억이 있습니다.
  • 다문제일 2008/05/28 22:13 #

    그 남자가 여자를 겁탈하기 위해 옷을 강제로 벗긴 거였죠. 당하기 직전 심형래가 구출해 줍니다. 저도 어린 마음에 꽤나 설렜던 장면입니다.
  • 혈견화 2008/05/20 07:06 # 답글

    그나저나 수면제를 분무기에 넣고 물을 뿌리면 경호원이 쓰러진다는 그릇된 믿음을 주었던 영화였죠. (마지막에 심형래에게 마음을 뺏긴 김나희가 심형래를 구출하러 가던 장면인가 그랫을 겁니다). 이 영화는 리빠똥 사장과 더불어 제가 가장 좋아하던 영화였습니다.
  • marlowe 2008/05/20 09:06 # 답글

    백일섭하면, 5공 시절 연극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레트 버틀러를 맡은 게 기억 납니다.
    국영방송에서 틀어줬는 데, 당시 스칼렛 오하라는 유지인씨가 맡았죠.
  • 뚱띠이 2008/05/20 10:45 # 답글

    아...이거..한동안 연예인들 많이 나와 떠드는 프로에서 언급되어 여러사람 검색하게 만들었던.....
  • 쑴쑴쑴 2008/05/20 10:58 # 답글

    최고로 재밌었던 한국영화중 하나였습니다.
  • 이준님 2008/05/20 13:51 # 답글

    1. 요새는 개그 캐릭으로 전락한 티가 있지만 백일섭은 "포도대장"을 비롯해서 점잖은 역할도 많았습니다. 여기서는 덜 망가지는 개그를 펼치지만요. 진짜 압권은 역시 남기남의 영화 "소녀 18세"

    2. 적어도 이 작품은 소녀 18세만큼이나 막 나가지는 않습니다. 적어도 이야기의 일관성으로는요

    3. 심형래는 팔푼이 연기가 아닌 정극 연기로 첨에는 나갑니다. 명문 S 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하고 기업을 수석으로 입사한 엘리트이지요. 사장이 스토커로 잡아넣거나 하지 않은건 이 사람을 어느 정도는 맘에 들어했다는 겁니다.-그리고 김나희도 마찬가지구요

    4. 골프장에서 캐디로 변장해서 때리기도 했지요. 나중에는 사장이 오토바이 헬멧을 쓰고 오기도 하고 심형래도 실수해서 실패하기도 합니다.

    5. 깨끗하게 마지막 때리고 끝나지요

    ps: 극장에서 보신분은 거의 없고 마봉춘 주말 오후 특선 방화에서 보신분이 대부분일겁니다. 이때 "아밴고 공수군단"도 방영했고 "소녀 18세"도 여기서 방영했지요
  • 원심무형류 2008/05/23 11:25 # 답글

    으아 기억이 가물가물;; 제기억으론 엘리베이터에서의 일로 사장한테 불려가고 그 자리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가를 설명하다가 입을 7번 맞추고 7번 따귀를 맞았던 기억이 나네요;; 마지막엔 저 아가씨가 왜 도와주나 궁금해지던;; 초등학교 들어가기도 전에 본 영화라 기억이 정확하진 않겠습니다만 ㅋㅋ
  • 주코프 2008/05/25 22:45 # 삭제 답글

    삽입곡이 무려 엔니모 모리코네 불멸의 영화명반 "디어헌터"였지요..괴인 나훈아가 콘서트에서 자작곡이라 자랑하던 곡이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였던 것과 더불어 그야말로 괴악무도한 느낌을 자아냈던 장면..
  • MinEnt 2008/05/26 20:27 # 삭제 답글

    저도 본 기억이 있는걸로 봐서는 그렇게 오래전에 TV에서 한것 같지는 않네요. 적어도 80년대 후반 일껍니다.
  • 게렉터 2008/05/28 17:47 # 답글

    추유호/ 영화 제작도 그렇고 방영도 그렇고 심형래가 인기 정상을 달리던 무렵이니 아마 한 번 채널 잡기 시작했다면 끝까지 보셨을 것입니다.

    보리차/ 남기남이 감독 맡은 영화 중에는 그런 것이 꽤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슈퍼 홍길동" 같은 영화는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수법을 참조한 부분이 상당히 나옵니다.

    愚公/ 대단히 감사합니다. 본문에 반영했습니다.

    kunny/ 감사합니다. 영화 비디오 테입이라도 구했으면 어떻게 영화에서 더 재밌는 장면을 포착할 수 있었을 텐데, 싶어서 아쉽습니다.

    혈견화/ 그 비슷한 장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marlowe/ 전혀 모르던 역사 였습니다. 80년대에 이미 백일섭 선생은 좀 늙수레한 분위기로 간 것으로 아는데, 80년대 초의 일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쑴쑴쑴/ 남기남-심형래 가 손잡고 만든 영화 중에 재밌는 축에 속한다는데 대부분 동의하실 줄로 압니다.

    이준님/ "소녀 18세"는 이의정이 나름대로 상당히 인기 있을 때 찍은 영화라서 보고 있으면 더 허무합니다.

    stteki/ 감사합니다.

    주코프/ 기억나지 않는 이야기인데,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60년대 한국 사극 중에는 왕이 행차할 때마다 심심하면 "벤허" 음악이 나왔으니 뭐 남기남 옹께서 손을 대시면 뭔 음악인들 못쓰겠습니까.

    MinEnt/ 영화가 1987년작이니, 물론 80년대 후반이 상한선일 것입니다.
  • mu-to 2008/05/30 09:42 # 답글

    저도 tv서 봤던 기억이 나네요.. 개인적으론 초반 키스신이 인상적이었는데... 처음 엘리베이터에서 우연한 키스로 한 대 맞고.. 그거 때문에 맞는 건 억울하다며 다시 진한 키스를 한 뒤 6대를 맞아서 총 7대였던걸로 기억해요...아마 키스 한 번에 따귀 한번이었던 것 같아요.
    (나중에 심형래 입술 주변이 립스틱 범벅이었죠 ㅎㅎ;)
  • 愚公 2008/09/01 13:28 # 답글

    mu-to님 기억이 더 정확한 것 같습니다. 립스틱 범벅이 기억나는군요.
    그런데 이 영화의 원안은 이게 아닌가 싶습니다.

    http://www.kmdb.or.kr/movie/md_basic.asp?nation=K&p_dataid=02830&keyword=출세작전
  • 게렉터 2008/09/01 13:33 # 답글

    愚公/ 귀중한 정보 감사합니다. 정확하게 일치합니다. 아마 배삼룡이 흥행시킨 코메디 영화를 새롭게 떠오른 일류 코메디언 심형래를 내세워서 다시 만들어본다는 격 아니었나 싶습니다.
  • ㅎㅎ 2009/10/01 10:51 # 삭제 답글

    이 영화 기억 납니다. 좋은 기억 상기 시켜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한 가지 정정해 드리고 싶은 것은... 심형래가 백일섭의 따귀를 맨 처음으로 때린 후의 대사는 "이제 한대 때렸습니다" 가 아니고, "따귀 한대 기록해 두십시오." 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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