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둔인술 (五遁忍術, Five Element Ninja, Chinese Super Ninjas, 1982) 영화

홍콩 쇼브라더스 영화사에서 그 말기인 1982년에 제작한 "오둔인술"은 장철이 감독을 맡고, "오독" 영화의 출연진들 중에 두 명이 다시 출연한 영화들 중에 하나입니다. 영화의 내용을 가장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굉장히 실력있는 중국의 문파가 일본의 닌자 패거리들과 싸운다는 것입니다. 시대 배경은 명확하지 않은 다소 공상적인 분위기로 되어 있습니다만, 얼추 명나라때쯤이고, 영화에서 가장 치중하고 있는 것들은 닌자들의 비밀무기라는 핑계로 다양한 이상한 무기와 그 무기들을 사용해서 싸우는 수법들을 보여주자는 것입니다.


(물에 뜨는 이상한 무기를 밟고 물위에서 공격하는 파란옷 닌자들)

이 영화는 일단, 여러가지 무기들과 그 무기들을 이용해서 싸우는 것을 보여준다는 주제에는 충분히 충실한 영화입니다. 일본 문헌에서 실제로 무기들을 차용해 왔다는 점을 내세우는 영화이기에, 무기들이 등장할 때마다, 별 사소한 것 하나 하나까지도 큼직큼직한 자막을 달아서 무기 이름을 보여주면서 영화가 펼쳐지도록 되어 있기 까지 합니다. 찌르는 무기, 던지는 무기, 단추를 누르면 칼날이 튀어나오는 비밀무기, 활과 화살을 몰래 숨길 수 있는 장비 등등이 무척 많이 나오고, 어느 것 하나에 치우침 없이 하나하나 마다 3,4분씩 재미나게 써먹는 것을 보여주고 속도감 있게 후다닥 잘도 넘어갑니다.


(삿갓에서 칼날이 나오다니!)

아쉽다면 아쉽게도, 이런 무기 중에 정말 이상하고 신기하고 개성넘치는 것들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혈적자"나 "비룡참" 처럼, 현실에서는 어떻게 싸움에 써먹을지 상상조차 하기 힘들어서, 보는 것만으로도 괴이한 무기들은 이 영화에 나오지 않습니다. 이상하다면서 나오는 일본 닌자들의 무기들보다 오히려 막판에 주인공들이 사용하는 무기들이 훨씬 더 이상할 지경입니다. 나오는 무기들은 그냥 모양이 용도에 맞도록 조금씩 개량된 보통 단검이나 표창 같은 종류들일 뿐입니다. 그렇지만, 이 영화에서는 그런 면들이 단점이 된다기 보다는 장점이 되고 있습니다. 일단 무기들이 단순하다보니, 그만큼 튀는 것 없이 이 무기, 저 무기 다양하게 잘 펼쳐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 무기를 들고 싸우는 싸움 장면들이 기본적인 홍콩 무술영화 싸움 장면에서 크게 어긋남 없이 깔끔하게 잘 짜여질 수 있었던 것입니다.


(보통 이정도의 무기들)

이 영화는 중간에 닌자의 간첩질을 보여주는 부분을 제외하면, 처음부터 끝까지 싸움 장면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영화 제목이 "오둔인술"인 즉, 이 영화에 나오는 닌자들은 크게 쇠, 나무, 물, 불, 땅의 술법을 사용하는 다섯 종류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이 싸우는 방식과 무기가 독특한 다섯 종류의 닌자들과 칼부림하면서 싸우는 것을 차례차례로 전부 보여주고, 그 싸움을 다 끝내는 순간, 영화는 화끈하고도 통쾌하게 군더더기 없이 바로 확 끝나게 되어 있습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도입부에 닌자들이 왜 나타나게 되었는지 계기를 마련하는 싸움이 한판 있고, 그 다음에 다섯 종류의 닌자들과 1차로 한 번씩 싸우고, 중간에 닌자 간첩질 보여주며 쉬어가는 부분이 있고, 다시 다섯 종류의 닌자들과 2차로 한 번씩 싸우고 바로 끝나 버리는 것입니다. 그렇게 이 영화는 줄기차게 계속 다음 싸움, 다음 싸움 넘어가면서 칼질과 칼 맞아서 죽는 사람이 끝없이 나오면서 진행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만큼, 이 영화는 싸움 장면이 중요하고, 이 영화는 싸움 장면을 최대한 잘 꾸미기 위해서, 익숙한 홍콩 영화 무술 장면을 공들여 잘 연출해 넣었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겉모습 외에는 닌자 무술이나 일본 무술의 특징을 거의 다 빼버리고 그냥 중국 무술로 싸우게 해버렸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사용하는 이상한 무기들도 정말로 아주 특이한 무기 보다는 홍콩 무술 영화에서 흔히 사용하는 무기와 장면을 만드는데 큰 차이가 없는 무기들 위주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전통적인 칼싸움 장면을 빠르고 화려하게 잘 집어 넣게 되었고, 특히 몸이 날랜 배우들이 움직이면서 괜히 재주 넘고 높이 뛰고 하는 동작들을 많이 넣어서 싸움이 더 현란하게 보이도록 하는 수법도 어긋남 없이 잘 들어가 있습니다.


(맨손무술 대 일본도의 싸움)

세트 촬영을 하면서 화면이 부드럽게 움직여서 배우들의 이런 뛰어난 무술 실력들은 눈에 잘 들어 옵니다. 그리고 그렇게 싸우는 장면의 때리고 맞는 느낌과 충격, 힘을 강조하기 위해 피 흘리며 싸우는 장면들을 대거 끼워 넣어 싸움의 절정과 결말마다 활용하는 것도 아주 효과적으로 꾀를 부려 놓았습니다.

물론 칼부림에 피 철철 흘리는 장면들이 나온다고는 하지만, 무슨 공포 영화 처럼 잔인한 것은 전혀 아닙니다. 홍콩 쇼브라더스 영화 특유의 슬쩍 가리는 형태의 특수효과와 연극적으로 과장된 배우들의 연기 때문에 사실적이지는 않습니다. 심지어 이 영화는 막판 쯤 되면 칼질하다가 그야말로 "분리"되어 버리는 장면까지 튀어 나와버리는데, 이런 장면도 하다못해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사원"의 장면들보다도 안 잔인하게 돌려서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그렇게 징그럽고 무서운 느낌은 피해가면서도, 이 영화는 피를 흘리고 있다는 점, 칼에 베였다는 사실은 또한 확실히 눈에 보이게 표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쓰러진다)

이 영화에는 주인공 측 문파가 뭔 백의민족 문파인지 전부다 흰 옷을 입게 해 놓았습니다. 그렇게 해서 칼질하면서 싸우다가 다치면 흰 옷이 피로 물드는 것이 아주 잘 보이게 해 놓은 것입니다.


(앙드레김 패션쇼나 장철 영화나 비슷한거 아니야?)

이런 수법은 수십년 앞서 나온 고전인 "금연자(방랑의 결투)"에서 은붕을 묘사할 때 부터 써먹던 것입니다. 그런식으로 흰 옷 입고 싸우도록 해서, 싸우다가 한 대 맞고 피흘리면서 힘겨워 하면서 싸우다가 또 한 대 맞고, 더 피 많이 흘리면서 더 힘겹게 싸우다가 한 대 더 맞고 하는 처절한 광경이 선명하게 화면에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 피 색깔은 무시무시한 검붉은 색이 아니라, 화면에 눈에 잘 뜨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선홍색이고, 배우들의 신음소리는 괴로움을 진짜처럼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비극적인 장면의 탄식 대사 연기처럼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피튀기면서 싸우는 그 모습들이 정말로 고통스럽고 무섭다기 보다는, 어떤 전설에 대한 극적인 표현이나, 무용담과 같은 느낌이 납니다. 게다가 싸움 장면에서 한 명이 여러명에게 두들겨 맞다가 엎어지는 불쌍한 구도를 잘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이런 무용담 분위기를 더 잘 살렸습니다. 그야말로 중세의 싸움에 대한 낭만적인 묘사에 어울리도록 되어 있습니다. 현실감이 떨어지고 공포감이 사라져버리는 대신에, 놀라운 무술들에 대한 묘사와 결합하면서, 옛 시대를 배경으로 두 문파가 피 튀기게 싸우는 이 서사시적인 이야기의 향취는 더 그럴싸해집니다.


(죽음)

이 영화는 화면이 삽시간에 다가갔다가 멀어지는 수법, 재빠른 화면 이동, 짧게 잘려 넘어가는 화면 전환 등등으로 등장인물들의 얼굴표정과 몸놀림을 아주 자연스럽고도 재빠르게 연결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배우들의 기합소리, 신음소리, 대사, 눈빛 등등과 빠르게 온몸을 놀리는 무술 동작들이 부드럽게 연결되어서, 영화 분위기를 돋구고 신나게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게 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칼싸움을 하는 장면을 보여주다가, 악당의 칼이 주인공의 어깨를 찌르는 장면을 보여주고, 직후에 아파서 소리지르며 표정을 찡그리는 주인공의 얼굴 표정으로 연결하는 것입니다. 그리고나면, 다시 화면이 멀어져서, 그 아파하는 주인공이 어깨에서 피를 잔뜩 흘리며 비틀거리는 전체 모습을 비춰주며, 이제 악당의 공격에 더 위험하게 노출되었다는 느낌을 생생하게 전해 줍니다.

이런 시각적인 내용 전달은 이야기 전달에 대해서 그 짜임새가 상당합니다. 이 영화는 주인공들이 닌자들의 공격을 방비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방어 장치들을 하나 하나 눈으로 보이게 차례로 잘 보여줍니다. 그리고 나서 나중에 닌자들이 공격할 때는, 이런 방어 장치들이 하나하나 격파되는 것을 또 차례로 영화 화면으로 보여줍니다. 격파하는 아이디어가 재미있기도 하고, 그 과정에서 닌자들의 실력이 신기해 보이기도 합니다. 그렇습니다만, 또한 극적으로는, 주인공들이 점점 큰 위기에 노출되고 있다는 점이 흥미진진하게 제시되면서, 동시에 닌자들이 덥쳐오는 그 강력한 위력도 잘 표현되고 있는 것입니다.


(닌자 두목)

(무서운 닌자들: 다 없애 버려라!/ 옙!)

이 영화가 갖고 있는 또다른 중요한 장점은 줄거리가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을 확실하게 만들어 놓아서 이야기에 "이제는 어떻게 된단 말이냐"하는 호기심과 "과연 죽느냐 사느냐" 싶은 아슬아슬한 느낌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영화는 다양한 무기를 사용한 싸움 장면을 여러가지 보여주는 것으로 가득한 영화고, 실제로 돈이며 공을 들인 초점도 거기에 있습니다. 그렇기에, 인물들의 심리, 성격, 기묘한 갈등 관계 같은 것들에 할애하는 분량은 상당히 적습니다. 그런데, 그러면서도, 틈틈히 꽤나 흥미로운 이야기거리들을 계속 끌고 나가고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이런 조화는 상당히 훌륭합니다. 현란한 싸움 장면들이 중심에 자리잡아서, 줄거리나 성격 묘사의 엉성함을 가려주면서도, 또한 반대로 싸움 장면 이외의 장면이 워낙 적다보니, 싸우지 않는 장면에서 나오는 작은 이야기 한 마디 한 마디가 괜히 큰 복선처럼 느껴지게되는 효과를 써먹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야기 흐름은 더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예를 들면, 이 영화의 주인공 문파 사람들 중에 싸우다가 죽는 사람은 누구고, 살아남는 사람은 누가 될지, 영화를 보면서 점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꽤 싸움 잘하는 듯 보이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도입부에서 확 죽어버리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악당들 중에도 마찬가지로 굉장한 고수처럼 보이지만 갑자기 자살해버리는 인간도 나옵니다. 주요 등장 인물들은 그 비중 배분을 워낙에 균등하게 잘 하고 있기 때문에, 후반으로 접어들기 전까지는 누가 어떤 역할을 하면서 싸움을 이끌어갈 것인지 명확하게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끝까지 이야기에 관심을 갖고 싸움들을 지켜보게 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도무지 누구를 죽이게 될 지 모르니, 악당들의 칼날과 적의 창끝이 그만큼 더 아슬아슬하게 보이게 되는 효과도 있습니다.


(두 명 중에 끝까지 살아남아서 싸우게 될 사람은 누구?)

이런 점들 중에서 가장 눈에 뜨이는 것은 역시 이 영화에 등장하는 여자 등장 인물의 모습입니다. 이 영화에서 여자 등장 인물은 닌자 영화에 종종 등장하는 "순진무구 가녀린 여인으로 위장한 여자 닌자" 입니다. 중간에 닌자 영화 답게 상대편 진지에 몰래 잠입해서 스파이짓을 하며 공작을 하는 것이 역할인데, 이 배역이 등장하는 시간만 따지면 그 비중은 수많은 다른 닌자 싸움꾼들과 마찬가지로, 특이한 한가지 싸움 방식을 보여주는 정도에 지나지 않습니다. 어떤 닌자들은 기묘한 무기로 싸우고, 어떤 닌자들은 물속에 잠수하는 기술로 싸우는 것을 보여주는 것 처럼, 이 여자 등장인물은 자신의 정체를 속이고 몰래 정탐하는 기술을 보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순진 무구한 얼굴로...)

(몰래 독약 타넣는 것은 스파이의 기본)

(원래 정체를 드러내기 직전)

그런데, 이 영화에서 이 여자 등장 인물은 비록 출연하는 시간 상의 비중은 다른 닌자들과 대동소이할지라도, 줄거리에서 갖고 있는 역할은 전형적인 "여자 주인공"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 여자 주인공은 사랑, 배신, 삼각관계, 짝사랑, 후회, 희생 같은 연애 내지는 비극적은 사랑 이야기의 줄거리를 하나 끌고 가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이런 감정 묘사가 진중하게 되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출연하는 시간이 짧고, 그나마 닌자로서의 위장술을 보여주는데 그 시간의 대부분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자 등장인물이 누구를 좋아한다든가, 누가 이 여자를 사랑하는 듯 하다든가 하는 감정들은 상당히 뜬금없는 감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습니다만, 또한 그렇기에 동시에 이야기가 엉뚱하게 분위기를 흐릴만큼 과하게 헝클어지지도 않습니다. 이야기의 또다른 중심 갈등으로 보일만큼 삼각관계 이야기는 부각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비록 여자 주인공이 삼각관계 이야기를 잠깐 들이밀지만, 어디까지나 영화 전체의 중심은 다양한 싸움장면들이라는 것이 굳건한 것입니다.


(정체는 닌자임)

이런 묘한 비중 설정 때문에, 여자 주인공과 관련된 사건들은 간략하게 조금만 나오면서도, 분명하게 잘 알아볼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심리 묘사가 세세하거나 절절하지 않으면서도, 감정은 짧고도 선명하게 제시됩니다. 그래서 눈물 흘리며 대사를 읊는 긴긴 사설도 없고, 비극의 감흥을 짜내는 느릿느릿한 표정연기 같은 것은 하나도 안나옵니다. 하지만, 애증의 관계속에서 처절한 죽음을 맞이하고, 사랑에 속아 인생을 망치는 인간들은 또렷하게 등장합니다. 그래서 경쾌한 이야기 전개 속도를 계속 유지하면서도, 이런 이야기 거리들이 인상을 남기는데는 성공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 영화의 특징에는 여자 등장인물이 딱 한 명만 등장해서 시선을 충분히 끌어모으고 있다는 점도 분명히 역할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짧은 시간동안 이런 삼각관계 이야기를 잠깐잠깐 들이민 것을 이 영화는 수많은 싸움장면의 사이사이에서 최대한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를 잘 이용해서, 싸움 장면만 넘치는 이 영화에서, 분노에 미친 주인공의 비장한 마음, 속고 속이는 인생사의 서글픔, 복수의 허무함 등등 굉장히 심각하고 무거운 주제들도 살짝살짝 분위기를 돋구는 정도로 재미나게 꺼내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 역시, 이야기 중간 부분의 스파이 이야기에서 잠시 왔다가는 여자 주인공을 중심으로 이런 이야기들이 작은 비중으로만 엮여 있기에 전체 분위기가 쓸데 없이 무거워지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영화를 더 다채롭게 즐길 수 있을만큼 감정들을 풍부하게 해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분노에 불타오르는 주인공의 썩은 미소)

아쉬운 부분이 없는 영화는 아닙니다. 사건의 전환점이 되는 "새로운 스승의 등장"이라는 부분은 사실 매우 부실합니다. 어떠한 복선도 없이 갑자기 "사실은 이런 일이 있었다"라는 식으로 완벽한 우연처럼 이루어지는 것은 상당히 허무하게 느껴집니다. 그나마 그 "새로운 스승"이라는 인물 자체도 별 존재감이 없는 인물입니다. 무슨 스타워즈 시리즈의 요다 처럼 신비로운 인물도 아니고, 성룡-원소전 영화의 주정뱅이 스승처럼 재미난 인물도 아닙니다. 그냥 별 개성없이 나와서 주절주절, "사실은 일본 닌자의 인술도 중국에서 건너간 것이다" 로 시작하는 약장수 비스무레한 좀 허황되게 들리는 사설만 한 번 길게 읊고 사라지는 사람이라서 참 싱겁습니다. 주인공이 새로운 경지의 고수로 거듭나기 위해서 맹훈련을 하는 계기가 되는 결정적인 전환점일진데, 비록 싸움장면이 중심인 영화라서 많이 신경을 쓰지는 못한다 할지라도 이런 모습은 좀 비는 느낌이 납니다.

이 영화는, 이상한 무기가 많이 등장하고, 무기의 파괴력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 특유의 옛 무술 영화 분위기로 "영화처럼 피뿌리며 죽는 인물" 들이 계속 등장하는, 그런 현란한 싸움장면으로 가득차 있는 영화의 모범이라고 할 만 합니다. 다양한 무기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만큼, 막판 악당 두목 같은 인물은 정말로 괴상한 무기를 하나 사용했다면 더 신기하지 않았겠나 싶습니다만, 막판쯤에 가면 반대로 주인공들이 무기 사용하는 방식이 상당히 재미나게 되기 때문에 끝까지 흥미와 긴장감을 유지하는 영화입니다.


(입고 있는 망사조끼를 벗어서)

(다함께 합치면)

(무시무시한 그물 무기가 됩니다!)

신나게 싸우고, 막판에 화끈하게 박살내면서 싸움이 막을 내리자마자, 영화도 바로 끝납니다. 이런 경쾌한 영화의 속도감에는 그야말로 한바탕 쇼와 같이 번쩍번쩍 빛나는 느낌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밖에...

이 영화에서는 닌자들의 "인술"이 "둔갑술"의 일종이라는 점에 착안해서, 중국 둔갑술이 건너가서 생긴것이라는 설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신통술여소패왕" 같은 영화에도 나오는 것처럼, 이 영화는 무술로서 펼쳐진 중국 둔갑술의 기원을 삼국지에서 조조를 조롱하는 인물은 좌자에 두고 있습니다. 좌자가 둔갑술을 체계화 했는데 유비, 조조, 손권이 싸우는 싸움의 혼란통에 사람들이 그런 둔갑술들을 서로 전하면서 연마했다는 것입니다.


("Chinese Super Ninja" 판 DVD)

("Chinese Super Ninja" 판 DVD의 장면)

이 영화는 예전에 영미권에서 "Chinese Super Ninja(s)" 라는 제목으로 소개되어 나름대로 인기를 모은 영화였습니다. 그래서 영미권 비디오테입, VCD, DVD도 나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에 홍콩 천영오락에서 새로 찍어낸 "오둔인술" DVD는 영어제목이 "Five Element Ninja" 인데, 두 영화는 기본적으로 같은 영화입니다. 그래서, 오둔인술 DVD를 구하려고 보면, "Chinese Super Ninjas"판과 "Five Element Ninja"판 두가지가 있습니다. 물론 뒤의 것이 상대도 안될만큼 화질과 음질이 좋습니다. 이렇게 비교가 되다보니, 이 새로 나온 "Five Element Ninja"판 "오둔인술" DVD의 화질은 감격스러울 정도인데, 영화 자체가 한 두세배쯤 더 재미나고 대단해 보이는 효과까지 있었습니다.

핑백

  • 게렉터블로그 : 2008년에 글을 써본 것 중에서 최고의 영화들 2008-12-31 08:30:55 #

    ... 五遁忍術, Five Element Ninja, Chinese Super Ninjas, 1982)", "다찌마와 리 -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 http://gerecter.egloos.com/3829701 "오둔인술"은 여러가지 권법과 화려한 무술 장면들의 다양한 싸움 방법들을 빠른 이야기 속에서 다채롭게 잡아내면서도 정확하게 눈에 들어오게 해내고 ... more

  • 게렉터블로그 : 쿵푸 팬더 2 (Kung Fu Panda 2, 2011) 2011-06-22 07:08:45 #

    ... r.egloos.com/4688364 같은 영화에서는 스스로 도덕을 버리고 무자비한 짓을 미친 것처럼 하는 악마 가면 쓴 놈들이 사파 악당이고, "오둔인술" http://gerecter.egloos.com/3829701 에서는 주인공은 일본 닌자의 인술의 원조라고 영화 속에서 주장 되고 있는 중국식 둔갑 술법이 전설의 권법으로 등장하는 것입니다. 이 영화 ... more

  • 게렉터블로그 : 쇼브라더스 고전 홍콩 영화 목록 2014-10-05 00:19:41 #

    ... 도적(鑽石?盜, Venus' Tear Diamond, 1970) 오독천라 (五毒天羅, The Web of Death, 1976) 오둔인술 (五遁忍術, Five Element Ninja, Chinese Super Ninjas, 1982) 옥녀희춘(玉女嬉春, The Yellow Muffler, 1972) 용문금검 龍門金劍 The Golden Sword 유성호 ... more

덧글

  • nishi 2009/01/02 18:33 # 답글

    꼭 구해서 봐야겠군요.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