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은 보물지도를 놓고 현상금 사냥꾼과 열차강도, 흉악한 살인자 두목, 마적 패거리들이 쫓고 쫓기면서 싸우는 영화 입니다. 영화는 전형적인 만주물 시대의 만주인 고로, 이 영화는 서부 영화의 여러가지 멋진 장면들을 흉내내는 부분들이 많이 들어가 있는 신나는 싸움들이 있습니다. 또한 돈을 왕창 때려 넣은 영화인고로, 많은 배우들이 말을 타고 흙먼지를 날리며 황야를 질주하며 나뒹구는 가운데 사방에서 폭파 화염이 치솟는 화려한 장면도 즐길 수 있는 영화 입니다.


(흙먼지 날리며 달리다가, 총 잡아 돌리기)

이 영화에서 가장 아쉬운 면은 화려하게 싸우는 장면, 화끈하게 설치는 장면이 이야기 줄거리에서는 좀 쓸모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영화에서는 그럴싸해보이는 싸움 장면, 가장 돈 많이 퍼넣은 듯한 커다란 추격전등등이 이래도 그만 저래도 그만으로 영화 줄거리에 별 상관이 없는 부분이 좀 있습니다. 이런 점 때문에 영화의 아슬아슬한 느낌이 별로 살지 않고, 등장인물들의 상황에 푹 젖어서 긴박하게 싸움을 바라보는 맛이 살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막판 무렵에 나오는 대 추격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추격전은 끝없이 펼쳐져 있는 황야를 배경으로 수많은 배우들이 줄기차게 계속 말달리고 차달리는 긴긴 장면입니다. 사실 말타고 달리다가 총 맞아서 떨어지는 단역 스턴트 연기만해도 안전하게 촬영하기란 쉬운 노릇이 아닌데, 이 영화의 이 장면에서는 그런 인간들이 우수수수 끝없이 쏟아지는데다가, 배우들의 다양한 표정과 감정을 보여주는 장면들에다, 중화기가 동원되어 펑펑 불길이 솟아오르는 폭파 장면까지 섞여 있습니다. 거기에다가 그늘하나 없이 작렬하는 태양에 하얗게 빛을 반사하는 황량한 흙이 빚어내는 분위기와 말발굽소리와 함께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흙먼지까지, 그야말로 호쾌한 한판 대접전 장면답게 보입니다.


(만주 벌판 달려라!)

그런데 이 긴긴 장면에서 이렇게 난리를 치는 굉장한 일이 벌어집니다만, 이상하게도 이 장면에서 벌어지는 어떤 일이 영화 줄거리나 영화 속 등장인물들의 갈등에 별 영향을 안미칩니다. 이 장면에서 일본군 정규군 병력이 출동해서 강력한 화력을 과시하는 것은 지금까지의 싸움 장면과 다른 느낌을 줍니다. 그런데, 이 장면에서 일본군이 등장했다고 해서 뭔가 크게 바뀌는게 있느냐 하면 딱히 그럴 것은 없습니다. 일본군들 떼거리는 이 장면에서 폭파 특수효과를 위해서 잠시 왔다가 사라질 뿐, 막상 이 다음에 펼쳐질 주인공들의 결투나, 주인공들의 계획에 별 영향을 미치지는 않습니다.

이 부분에서 작살나게 멋지게 등장하는 정우성도 마찬가지 입니다. 예고편에서도 선보인 장면이 있는데, 이 부분에서 홀연히 말을 타고 정우성이 뛰어들어서 장총을 잡아 돌리며 백발백중으로 총을 쏘는 장면은 기가 막힙니다. 시원하게 화면에 담기는 달리는 말과 배우의 모습은 물론이요, 무표정한 듯, 힘이 들어간 듯한 표정으로 어마어마하게 폼을 잡으며 총을 돌려대는 모습은 압도적입니다. 위대한 옛 서부영화의 선배 배우들이 총을 쏘던 모습과 견줄만할 뿐 아니라, 안토니오 반데라스나 클라이브 오웬 같은 요즘의 최고 배우들이 총들고 설치는 화려한 모습들과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신나게 울려퍼지는 음악과 방아쇠를 당기고 서로 눈치를 보는 장면들이 박자를 맞추며 엇갈리는 연출도 매우 재밌습니다.

그런데, 이 장면에서 이렇게 멋지게 정우성이 등장하지만, 정작 정우성이 이 다음 상황을 별로 바꿔 놓는 것은 뚜렷하지 않습니다. 정우성은 일본군들도 수십명 쓰러뜨리고, 마적들도 수십명씩 잡습니다만, 일본군의 화력이 정우성 때문에 손상 당했다거나, 마적들이 정우성 때문에 전멸했다는 묘사는 거의 없습니다. 일본군은 정우성이 설치거나 말거나, 여전하고, 마적들도 많이 나자빠지기는 했지만 역시나 계속 설쳐대기 때문입니다.


(정우성)

앞뒤 내용을 부드럽고 재미나게 잘 이어지게 하려면, 이 피터지는 추격전이 부드럽게 최후의 결투로 연결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이 엄청난 추격전의 결과로 조무래기들은 다 떨어져나가게 되어서 주인공들 밖에 안 남게 만들고, 추격전 때문에 등장인물들의 감정도 미친듯이 끓어올라서 끈적거리는 감상으로 모두가 엮이게 되었는데, 드디어 영화의 마지막에 이르러, 세 명의 주인공이 서로 마주하게 되었다는 식으로 진행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긴긴 영화의 끝트머리에 이르러, 고생을 바가지로 하고 지치고 힘빠진 주인공들이 이를 악물고 결투하는 모습이 좀 더 장중하게 다가올 것입니다.

그렇습니다만, 이 영화에서는 그렇게 싸우고 나서도 추격전 구도나 싸움에 대하는 감상은 별로 크게 바뀌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일본군도 그대로고 따라오는 악당들도 아직 한 무더기 있고, 송강호는 여전히 신나게 도망치고 있고, 정우성은 추격전 펼치기 전과 똑같이 한 발자국 떨어져서 이 상황을 조용히 따라가고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그 이후에 최후의 결전을 앞두고 조무래기들을 떨궈버리는 시간을 따로 가져야 했습니다. 이병헌이 "악당으로서 잔인한 모습 보여주기" 하는 장면을 하나 끼워 넣어서 좀 싱겁고 심심하게 이야기를 이어 붙여야 했습니다. 게다가 주인공들의 마지막 결투 역시, 별 대단한 싸울 이유도 감정도 치솟지 않은 상황이기에, 이병헌이 "맛이 간놈이라서 변태적인 집착이 있기 때문"을 그냥 줄기차게 밀어 붙여서 억지로 싸움을 붙이는 듯한 느낌이 농후합니다.

이런식으로 이 영화에는 멋지고 신나는 싸움 장면이 줄거리 흐름에는 별 부합하지 못하는 면이 여러 곳 있고, 그래서 주인공들이 서로 쫓고 쫓기며 긴장감을 자극하는 모험극으로서 재미가 약간은 부족해진 면이 있습니다.


(쫓고 쫓기고)

그렇다면, 총싸움하는 장면들은 어떤가, 생각해본다면, 이것도 조금은 부족한 면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영화는 등장인물들의 얼굴 표정을 화면에 통째로 담아내거나, 등장인물들의 시선을 따라 화면의 구석진 곳을 훑는다거나, 싸움 장면에서 움직이는 초점을 따라서 화면에 가깝게 따라 붙어서 보여주는 장면들이 있습니다. 총을 쏘는 방아쇠의 손가락을 보여주다가, 가늠자와 가늠쇠를 바라보는 사람의 눈을 보여주다가, 목표물의 얼굴을 보여주는 식으로 화면이 연결되고 있습니다. 이렇게해서 타격의 순간이나, 빠른 속도는 충분히 묘사했습니다. 하지만, 그러다보니, 총구가 서로를 노리고 있는 긴장감이라든가, 수많은 사람들이 총질하며 싸울때 일직선으로 총알이 날아다니며 멀리 있는 곳을 부수는 그 모습이 알아보기 쉽게 잘 그려지지는 못했습니다.

공간속에서 등장인물들이 어떻게 늘어서 있고, 어디에 자리를 잡아서 서로 총구를 겨두고 있는가 하는 공간감은 상대적으로 충분히 묘사되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점은 이 영화에 그럴싸해보이는 커다란 세트들이 많이 나온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더 아쉬웠습니다. 조명에서 화면의 방향과 구도 까지 모든 면을 다 조절할 수 있는 세트 촬영에서는 참신한 총격전, 신기한 생각, 절묘한 재치 같은 것들을 시각적으로 오롯이 다 전달할 수 있는 밑천이 될만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세트니까, 이렇게 달려 들어올 때 길가 교통통제도 할 필요 없음)

예를 들어, "데스페라도" http://gerecter.egloos.com/3317571 에서 주인공이 술집에 왔는데 기타 속에 총을 숨긴 것이 들켰을 때 어떻게 헤쳐나가는가 하는 부분의 이야기를 한 번 해 보겠습니다. 이 장면에서는 앞서 헛소리 농담 잘하는 놈이 지저분한 농담 한 마디 하고 지나가게 해서, 이 술집 세트의 구조를 관객들에게 분명히 전달해 줍니다. 술집 입구와 입구와 직각으로 늘어선 바와 탁자들이 놓여 있고, 그 맞은편 통로를 지나가면 비밀 통로 건너편에 악당들의 또다른 방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공간감이 분명히 관객들에게 전달된 상태에서, 주인공은 술집 입구쪽에 홀로 서 있고, 악당들은 그 뒤에 바, 탁자, 비밀 통로에 수없이 앉아 있습니다. 공간속에서 주인공의 위치와 악당들의 위치가 서로 나뉘어져서, 주인공들의 불리한 처지와 악당들의 수많은 숫자도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관객들은 주인공이 기타 속에 총 숨기고 다닌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악당들이 이것을 알아채면 어쩌나 걱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조마조마한 상황에서, 결국 주인공이 악당들에게 들켜서 두 손을 들고 서 있고, 악당들은 주인공에게 모두 총구를 겨누고 있게 됩니다.

악당들의 위치와 주인공의 위치, 술집의 구조가 분명히 관객들에게 들어오고, 이 대치 구도는 총격전 직전의 긴장감이 넘칩니다. 이 상황에서 주인공이 총맞아 죽으면 어쩌나, 도대체 주인공이 어떻게 이 위기를 타파할 것인가 하는 궁금증을 견딜 수 없을때까지 잠시 두근두근 뜸을 들이듭니다. 그리고, 긴장이 터져나오려는 그 순간. 갑자기 두 손을 들고 있는 주인공의 양쪽 소매에서 무엇인가 확 튀어 나옵니다. 숨겨 놓았던 권총이 소매에서 튀어 나온 것입니다. 그리고, 주인공은 바로 그 권총을 들고 기막힌 솜씨로 악당들을 모조리 작살을 내는 것입니다.

터무니 없는 장면이라면 터무니 없는 장면입니다. 도대체 소매속에 어떻게 권총이 들어가는지, 권총을 숨길 수는 있다고 해도, 어떻게 그걸 원할 때 튀어나오게 할 수 있는지, 권총을 튀어나오게 했다고 해도 그걸 장전은 언제하고 안전장치는 언제푸는지 어림없어 보이는 면이 수두룩 합니다. 하지만, 아슬아슬한 궁금증이 갑자기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방법으로 풀리면서 즉시 탄탄하게 대치하고 있던 공간속을 주인공이 헤집고 다니면서 사방에 총성이 울리고 권총을 휘둘러댑니다. 그런 어림없다는 생각을 할 시간은 없이, 이제 본격적으로 탁자가 부서지고 맥주잔이 와장창창 부서질 때 주인공이 어디에 숨어서 어떻게 싸우는가 하는 것을 계속 지켜보게 만드는 것입니다.


(총격전)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영화 속에도 이런 재미난 총격전 장면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송강호가 헬멧을 쓰고 싸우는 장면은 송강호의 인물과 잘 맞아 떨어지기도 하면서 상당히 즐겁습니다. 그리고, 그 외에도 이 영화에서 다른 옛 서부 영화속의 그럴듯한 장면들을 그대로 모방해서 옮겨온 몇몇 장면들은 꽤 잘 되어 있는 편입니다. 황야에서 혼자 도망가겠다고 설치는 송강호와 멀리서 여유롭게 이를 바라보는 장총 잡이 정우성의 모습은 엘리 월러크와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나온 영화( http://gerecter.egloos.com/3472034 )에서 그대로 가져온 장면입니다. 아무 음악도 없고 사람도 없는 황량한 순간에, 송강호의 모자를 이병헌이 쏘아 맞추는 장면은 리 반 클리프와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나온 영화에서 그대로 가져온 장면입니다. 송강호가 총알 막아보겠다고 얍삽이 쓴 것이 공개되는 장면 역시 클린트 이스트우드 나온 영화에서 나온 대표적인 내용입니다. ( http://gerecter.egloos.com/2407859 )


(포스터 부터가...)

하지만, 이렇게 옛날 영화의 명장면을 배워와서 끼워넣은 장면 외에는 아무래도 부족하지 싶었습니다. 이 영화의 개성에 찰싹 달라붙어 이 영화속 상황에 맞춘 총격전들은 아무래도 조금은 힘이 부족해 보였습니다. 이 영화에서는 총신이 돌아가는 기관총이 나오는데, 총신이 드르르륵 소리를 내면서 돌아가는 기관총은 영화 화면으로 총기의 파괴력을 보여주는 시각적인 효과가 아주 좋은 물건이라 할만합니다. 기관총하면 역시 "장고" 생각이 나는데, 이 영화의 기관총은 기관총 소품이 "장고" 같은 영화 못지 않게 그럴싸해 보임에도 불구하고, "장고" 시리즈나 "사바타" 시리즈에서 나왔던 기관총 장면에 비해서는 좀 모자라 보입니다.

그렇다보니, 장면하나만 따로 놓고 보면, 차라리 이병헌이 송강호 동료 붙잡아 놓고 흉악하게 칼부림하는 장면 같은 것이 더 괜찮아 보입니다. 영화 성격에는 그다지 많이 어울리지는 않는다는 면도 있습니다만, 총격전 장면에 비하며 무척 상황이 잘 보이게 그럴싸하게 만들어져 있었다고 느꼈습니다.

이병헌이 나쁜놈 티낼려고 살인한 뒤에 시체에서 피가 줄줄 흐르는데, 히죽히죽 웃으며 여유 부리면서 "Moonlight Serenade" 레코드 틀어놓고, 30,40년대 분위기 잡아보는 장면을 봐도 그렇습니다. 이 대목은 어떻게 보면, 요즘에는 악당들의 엽기적인 면을 보여주기 위해 자주 써먹는 것이라 식상한 장면일 수도 있는데, 이 영화에서는 그런데로 잘 맞아 들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장면이 만약에 칼부림이 아니라, 이 영화의 다른 장면에서 보이는 수준의 총격전으로 꾸며 넣었다면 훨씬 못만들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비슷하게, 이 영화에서 웃긴 싸움으로 꾸며 보겠다고 짜놓은 장면, 역시 총격전 장면이 아닙니다. 이 영화에서 웃긴 싸움 장면이라고 나오는 것은 총싸움 장면이 아니라, 엉덩이를 깊숙히 쿡 찌르면 악당이 기묘한 표정을 지르면서 괴로워하며 신음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전통적이라면 전통적인 한국 TV 코메디쇼 방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능숙한 칼부림 장면)

대사들을 들어보면, 배우들이 연기하기 편하고 재미나게 짜여 있는 자연스러운 각본과는 약간 거리가 있습니다. 줄거리와 싸움 장면이 바로바로 맞아 떨어지지 않다보니까, 싸움 장면들을 연결하는 사이사이에 어긋나는 장면들이 좀 생겼습니다. 가장 심한 것이 이 영화의 독립군 관련 내용인데, 이 부분은 편집과정에서 날아간 내용이 꽤 있는 것으로 보일 정도입니다. 이 영화에서는 독립군이 무슨 역할을 할 것 처럼 뜸도 들이고 복선도 좀 깔고 하는 듯 하지만, 결국 끝까지 봐도 아무짓도 안하고 슬며시 없던 이야기로 하고 맙니다. 그 외에도 이병헌의 과거기억에 내한 묘사라든가, 정우성의 비중이 지나치게 축소되는 면이라든가, 악당이 악당짓 하는 것을 보여줄 아이디어가 마땅치 않으니까 옛날 일본 야쿠자 영화 베끼던 시절부터 끝도없이 나오는 "손가락 자르기"를 또 좀 남용하는 듯 보인다든가, 이런 잠깐잠깐 모자라는 듯 보이는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까, 배우들이 현실감이 떨어지는 설명조의 대사를 하면서, 부자연스러운 정보 전달의 시간을 가지면서 이야기를 메꿔줘야 하는 대목들이 좀 있습니다. 심지어 이 영화에는 지나치게 상투적인 대사 아닌가 싶은 이런 대사도 하나 나옵니다.

악당: 이제, 정체를 드러내시지. 클라크 켄트. 아니, 슈퍼맨! (꼭, "아니" 라고 부정의 대사를 한번 하는 것이 특징)
슈퍼맨/클라크켄트: ....
기타 구경꾼들: 뭐, 클라크 켄트가 슈퍼맨이었단 말이야?


(나의 총구 앞에서, 더러운 너의 정체를 프리젠테이션 해 보거라, 다이애나, 아니, 원더우먼!)

이 부분이 더 이상했던 것은 "현재 이름, 아니, 원래 정체" 라고 읊어대는 이 상투적인 대사가 드러내는 숨겨진 사실이 그나마 영화 상황에 잘 안맞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막판 결전에서 갑자기 뜬금없이 이상한 정체나 반전이 나타나는 것도 어찌보면, 옛날 명작을 흉내낸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 리 반 클리프 나오는 어떤 영화에서는 갑자기 막판에 뜬금없게도 누가 누구의 동생이었다! 해버리고, 안토니오 반데라스 나오는 어떤 영화에서는 갑자기 막판에 뜬금없게도 누가 누구의 형님이었다! 해버리니 말입니다.

그에 비하면, 이 영화에 나오는 "정체 밝히기"는 나름대로 복선도 있고 준비도 있는 편이기는 합니다. 그렇습니다만, 대신에, 그렇게 정체를 밝혀버리는 것이 이 영화에서 지금껏 재미거리로 써온 인물들의 특징이 이상하고 엉성하게 흐려져 버리는 좀 치명적인 것이기도 합니다. 어떻게 생각해보면, 이 영화에 나오는 마지막 결투가 좀 흐지부지스러운 면이 있었던 것도, 결투의 이유랍시고 꺼내게 되는 "정체 밝히기"가 너무 엉성하기 때문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이런 류의 초반 분위기와 막판 결투는 상당히 어긋남)

배우들 중에서는, 이병헌이 이런 류의 좀 힘겨운 대사들을 가장 잘 소화해 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문제의 "정체를 드러내보시지, 피터, 아니, 스파이더맨!" 대사도 이병헌이 맡았습니다.

이병헌이 이 영화에서 장황하고 괴상한 대사도 잘 해낼 수 있었던 것은 역할 때문이기도 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약간 정신나간 듯한 비현실적으로 악랄한 악당이라서, 대사도 사실감을 무시하고 화끈하고 괴상하게 읊어대는 것이 많지 싶습니다. 그렇기에 어려운 대사도 자연스러운 느낌으로 꾸며댈 소지가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나의 허무함을 달래기 위해 서로 총을 겨누자. 말하자면, 일종의 게임이지." 운운하는 각본은 꽤나 이상합니다. 급하게 마무리지으려는 연재 만화에서 급조해내는 대사나 아무 대사도 안나오고 총알 쏘면서 비행기만 계속 날아다니던 컴퓨터게임에서 한 스테이지의 대장 나올때만 잠시 줄거리 연결용 대사가 나오는 것을 연상시킬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병헌은 그런 대사도 미친 악당 연기속에 잘 녹여서 나름대로 충분히 괜찮게 소화해냈다고 생각합니다.


(이병헌)

이와 달리 정우성과 다른 대사 있는 조역급 배우들은 비교적 정상적인 역할이라서 각본이 힘겨울 때는 아무래도 대사가 어색하게 들리는 구석이 많았습니다. 그나마 정우성은 말 없이 폼잡는 장면이 많아서 그런 헛점들이 인물 자체의 멋을 크게 흐리지는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반면에 그래서 정우성의 비중이 좀 약한 것이 아쉽기도 합니다. 정우성이 "좋은놈"이라는 위치에 서서 화끈한 활약을 보여줄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점이나, 배우의 덩치가 커서 악당들을 뻑적지근하게 작살내는 모습이 멋있어 보일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좀 더 정우성에게 어떤 결정적인 활약을 하게 해주는 것도 좋지 않았겠나 생각합니다. 이 영화에서는 악당들이 "손가락 자르기"하고 있을 때 바람처럼 나타나는 부분, 이 한 대목이 악당들의 흉악한 짓과 대조되면서, 멋진 모습이 잘 활용된 거의 유일한 싸움 하나 아니었나 싶습니다.

마지막 결투라든가, 가장 화려하게 펼쳐진 커다란 추격전이라든가에서, "좋은 놈" 다운 의리있는 모습으로 멋을 부리는 낭만적인 모습이 좀 더 있었으면 싶었습니다. 이것은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목에 걸린 밧줄을 끊던 모습이 생각나서 더 그랬습니다.


(정우성)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배우는 역시나 송강호 입니다. 약간 무식하고, 조금 비겁한, 그래서 인간적으로 더 가깝게 느껴지면서 웃음을 자아내는, "넘버3" 때부터 써먹던 그 송강호 스러운 인물이 이번에도 또 나옵니다. 송강호 하면 맨날 보던 모습 아닌가 하던 생각이 들어서 약간 지루하다면 지루할 수 있을수도 있겠습니다. 사실 그런 면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래도, 배우의 주특기가 그대로 드러나는 역할을 맡은 만큼, 이 영화에서는 어느 배우보다 선명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똑바로 달릴까 지그재그로 달릴까" 운운하는 코메디에서는 이런류의 모험물에서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잘 어울리는 웃음을 끌어내는 멋진 연기를 해내고, 할머니와 함께 대사를 나누는 짧은 장면에서는 넘치는 면 없이 가볍게 지나가는 가운데에서도 감상적인 느낌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탈출을 시도하다가 실패하는 장면은, 배우들의 모습이 재미나게 담기도록 화면 구도를 잘 잡아서 여백의 미를 잘 살린 연출이 핵심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장면 역시, 거기에 어울리도록 대사 할 때와 허탈한 표정으로 말없이 있는 시간을 잘 조절한 송강호의 개인기가 없으면 역시 만들 수 없는 장면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송강호는 열차강도에 딱 필요한 정도만 어디서 날림으로 중국어 몇마디를 외어 온 인물을 연기하고 있어서, 중국어 연기를 할 때 대강 한국어와 섞어서 엉성하게 말하는데, 이것도 몸으로 부딪혀서 겨우 몇마디 익힌 외국어라는 느낌이 잘 살아났다고 생각합니다.


(송강호)

두 시간이 훌쩍 넘어가는 꽤 분량이 있는 영화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지루함 없이 재미나게 볼 수 있다는 점부터가 상당히 커 보입니다. 화려한 장면, 흥미로운 소재, 옛 서부 영화의 명장면들을 다시 잘 조립해서 지켜보는 맛 등등이 꽤 잘 어울리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역시, 오랫만에 다시 나오는 만주물이다, 한국 영화에서 간만에 보는 서부극이다 하는 면이 선전되었던 것을 생각해보면, 조금 더 배경에 맞는 재미거리들을 더 뽑아낼 수도 있지 않았겠나 하는 아쉬움도 생기기는 합니다. 기왕 지사, 만주니, 일본군이니, 독립군이니 하는 이야기를 소재로 가져온 만큼, 마적단들의 모습이 좀 더 옛날 마적단 같고, "귀시장" 같은 곳은 30,40년대 만주 거리 답게 좀 더 그 시대 광경을 반영할 수 있는 면이 있어서 재미거리를 더 잡아낼 수도 있지 않았겠나 싶었습니다.


(두목님, 여기가 "매드맥스" 촬영장입니까?)

그랬다면 독특한 향취를 자아내는 분위기가 더 그럴듯해 보일 수도 있지 않겠나 하는 상상을 해 봅니다. 예를 들어, 음악 중에서도 "야래향" 같은 그 시절, 만주의 명곡이 멋드러지게 깔리는 가운데 흥을 돋구는 장면이 좀 있어도 좋았겠다 싶었습니다.


그 밖에...

저는 "쇠사슬을 끊어라"에 관한 이야기 http://gerecter.egloos.com/3509141 를 올릴 때, 슈퍼쌤통 님께 처음 들은 이야기였습니다만, "만주 웨스턴"이라는 말은 오승욱 감독이 키노 잡지에 연재를 하면서 처음 지어내서 퍼뜨리기 시작한 말로 알고 있습니다. 같은 원고를 쓰고 있는 "한국 액션 영화" 책을 봐도 "만주 웨스턴"이라는 말을 만들어내서 쓰고, 우리나라 "만주물" 중에 서부 영화 색깔이 강한 영화들을 엮어서, "만주 웨스턴"이라는 이름으로 설명한 예로 오승욱 감독은 결정적인 위치로 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만주물"과 여러 활극 영화들의 관계, 성격에 관한 이야기들은 일제시대에 정말로 만주국에서 찍은 "대륙물"에서부터, 진지하게는 "토지"와 같은 대하소설의 만주 부분이나, 가깝게는 MBC TV극 "여명의 눈동자"에서 마적단 이야기까지 정말 온갖 이야기들을 꺼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역시 그 중에서도 가장 숫자가 많은 것은 영세한 한국 영화사가 유행 따라 어째저째 아류작으로 살짝 돈 벌어 보려고 홍콩 영화 흉내내서 찍은 뒤에 "사실은 독립투사들이 활약하던 만주가 배경이라서 중국 분위기가 나지롱"이라고 핑계대면서 넘어가는 수많은 졸작 영화들일 것입니다. 언젠가 그런 영화들에 대해서 이야기할때, 만주물 이야기는 좀 더 길게 한 번 꺼내 보겠습니다.

핑백

  • 게렉터블로그 : 다찌마와 리 -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 2008-08-14 09:10:11 #

    ...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 http://gerecter.egloos.com/3832512 </a>에서 비슷한 부류로 웃기려고 했던 대목들보다는 도리어 신선한 면이 많지 않았나 싶기도 했습니다. (내가 더 사나이 다운 만주의 사나이란 말이다!) 시도와 도전이 많은 편인 이 영화에서 안전한 기둥이 되고 틀이 되어주는 것은, 영화 배우들입니다. 이 영화는 배우들이 가장 멋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배우들 ... more

덧글

  • 더카니지 2008/07/20 19:57 # 답글

    멋진 리뷰 항상 감사드립니다 ^^
  • marlowe 2008/07/20 20:03 # 답글

    이걸 보고 나니 [다찌마와 리]도 걱정되더군요.
  • 뚱띠이 2008/07/20 20:15 # 답글

    기대했던 리뷰 감사합니다.
  • 동사서독 2008/07/20 20:18 # 답글

    창이: 정체를 드러내보시지, 피닉스, 아니, 인제

    기억력이 나쁜 사람은 남의 일에 관여해선 안된다. 원수까지 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날 '피닉스'는 죽을 뻔했다.
  • 예영 2008/07/20 20:49 # 답글

    감상문 잘 읽었습니다. 엄청나게 자세한 분석이네요! 감탄했습니다. ^_^

    추격전 때 총 몇 명이 참여해서 몇 명이 죽어나가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원래 수가 엄청 많았던 것일까요?
    원래 수가 많으니까 정우성이 상당히 해치워도 남은 것일까요?

    정우성이 그만큼 처지하지 않았으면 송강호가 더 많이 위험했을 것 같습니다.
    저는 대충 그렇게 이해했었는데, 영화를 다시 한 번 보면서 추격전 장면을 분석해보아야겠네요;;;;;;;;;;;;

    듣고 보니 최후의 3자 대결 직전에 좀 더 섬세하게 처리했으면 좋았을지 모르겠네요.
    저는 대충 봐서 그런지 그냥저냥 이해되긴 했습니다만, 이청아 양이 무슨 재주로 3자 대결 현장에 쫓아온 건지는 잘 모르겠네요. 아마 말을 무지 잘 타거나 아프리카 어떤 부족처럼 사냥감을 추적하는 재주가 있는 모양인가봐요? ^_^;;;

    추격전 찍는 노하우가 없어서 외국 DVD의 제작 다큐를 보고 공부해서 찍었다니, 그나마 이만큼 나온 것도 대단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앞으로 노하우가 쌓이면 더욱 잘 하지 않을까요?

    우리나라 영화계에 이런 영화가 자꾸 나와서 노하우가 쌓이고 기술을 공유하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점에서, "놈놈놈 2"가 나왔으면 좋겠네요!!!!!!!!!!! T_T
  • 타누키 2008/07/20 22:49 # 답글

    조무래기 처리하는 부분이 그나마 손질해서 잘랐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딱 그부분인지는 모르겠지만...확실히 잘라도 그 대추격신은 좀 지루한 면이 있긴 하더라구요.
  • 잠본이 2008/07/20 23:22 # 답글

    다행히도(?) 스토리는 기대 안하고 갔기 때문에 액션이 나오면 오 이제 싸우는구나 하는 마음으로 순수하게 즐기고 왔습니다 =)
  • 살모넬라 2008/07/21 00:34 # 답글

    으아 제가 읽은 것중 가장 마음에 드는 감상평이어요.
    장점도 단점도 이해하기 쉽게 좋은 예시를 들어 잘 설명해 주셨네요. 잘 읽었습니당.
    정신없이 총쏘고 낙마하고 하는 와중에도 확실히 이병헌 대사는 자꾸만 어색하게 들리더라고요...
    '그나마' 잘 소화 하긴 했지만 입에 달라붙는 구어체식의 대사로 써 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 kisnelis 2008/07/21 01:08 # 답글

    잘 읽었습니다~
  • 곰돌군 2008/07/21 01:11 # 답글

    음 별로 공감은 가지 않지만 잘 보고 갑니다.
  • shuha 2008/07/21 15:38 # 삭제 답글

    어제나 저제나 하고 기다렸슴다-_-a

    뭔가 두번보기엔... 상당히 찜찜한 영화 였다랄까요.

    재밌긴 재밌는데, 그 엉덩이에 뭘 찌르는.. 청춘만만세 스러운 (아니 이쪽은 오히려 KBS 유머일번지 스타일 인지도)

    장면부터 ..정체를 드러낸건 좋은데 그렇다고 ...---가 갑자기 확 세지는 것도 아니고 바보짓은 여전한데;;

    달콤한 인생에서도 그랬지만, 김지운 영화는 화면은 뽕빨나는데 그냥 확확 ...이래저래 해서 이랬을 거같아.

    라고 넘어가는 비약이 너무 심한거 같습니다-_-; 이병헌이 죽음의 위기에서 살아나서 조직에 복수하는건 좋은데.. 그렇다고

    뭐 치밀한 계획 요런것도 아니고 그냥 혼자 가서 두두두두두- ...람보?

    독립군 장면은 제가 생각해도 한참 잘려나갔다 싶습니다.

    ps. 어차피 갖지도 못한다.. 란 부분에서 보나마나 석유겠네-_-; 싶었드랬죠
  • miziwang 2008/07/21 16:31 # 삭제 답글

    http://www.dvdprime.com

    영화이야기란에 링크만 올리겠습니다
  • 볕뉘 2008/07/22 13:53 # 답글

    Film 2.0 07년 2월호(321호)에 특집(1930~40년대로 가는 한국영화)으로 잠깐 본 기억이 있어서 한참 기대하던 영화였는데 생각보다는 별로더군요.

    먼저 보물 문제는... 시작하자마자 보물지도 해석하면서 '시추'라는 말이 나오면서 흥미를 완전히 잃어버렸습니다-_-;; 그렇게 알려주면서 결말 자체는 너무 싱겁게 예상되더군요.(마지막 결전 장소는 유전이구나![...])

    또 '좋은 놈' 정우성도 그렇습니다. 왜 정우성이 좋은 놈인지 언뜻 이해하기 힘듭니다. 그냥 '현상금 챙기는 김에 독립군 좋은 일도 하자'식이어서 '좋은 놈'일까요. 나이프로 사과깎듯이 송강호 친구를 발라버린[...]이병헌처럼 잔인한 장면이 '안' 나와서 '좋은 놈'일까요. 제가 봤을 때는 잔인한 짓은 하지 않지만 자기 본능과 이해에는 아주 충실한 남자로 보였습니다. 게렉터님 리뷰처럼 의리나 인정 많은 모습을 보여주지도 않았고요. 마지막 대추격전 때 송강호가 오토바이에 떨어져서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것을 구해서 아무 말 없이[...]자기 뒤에 탁 태운 다음에 유전까지 그냥 달리는[...]장면이라도 넣어줬으면 어떠했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독립군. 이렇게 흐리멍텅해질 거라면 왜 나왔을까요. 대추격전을 좀 자르고 독립군에 좀 더 비중을 두고 대추격전 자체에도 독립군이 나왔다면 좀 더 괜찮았을 것 같습니다.

    뭐 기타 등등 아쉬운 점은 많지만 좋은 점도 많았습니다. 기분 좋지 않은 상태로 극장에 갔지만 저를 끝내 폭소하게 만들어버린 송강호의 연기는 정말 최고였습니다. 그리고 '좋은 놈' 과 '나쁜 놈'은 정말 간지납니다. 특히 정우성이 총을 쓰며 한 바퀴 돌리는 모습은 정말 멋있었습니다. 하지만 총싸움 자체는 정신이 없어서 뭐가 뭔지 눈에 잘 안 들어오더군요.- _-;

    그리고 마지막. 아무리 봐도 2가 나올 것 같았습니다[...]이병헌이야 확실히 죽었겠지만(그 상황에서 살아 돌아오면[...])둘은 멀쩡히 살아 있는 것 같으니까요. 마지막에 정우성이 송강호를 찾는 걸 보면 떡밥인지 뭔지는 몰라도 뭔가가 또 있을 듯 합니다.

    이런저런 거 신경 안 쓰면 그냥 킬링타임용으로 신나게 웃고 와도 될 만한 영화였습니다. 재미있었지요:) 게렉터님의 만주물 리뷰도 기대하겠습니다. '이상하고 신비로운 한국영화의 세계'식이 될까요?:D
  • 게렉터 2008/07/24 08:42 # 답글

    더카니지/ 감사합니다.

    marlowe/ 저는 이 영화를 보니까, "다찌마와 리" 영화판가 갑자기 매우 궁금해졌습니다.

    뚱띠이/ 항상 반갑게 들러주셔서 저 역시 감사합니다.

    동사서독/ 뭐, 괴객께서 쉽사리 사리지시지는 않으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예영/ 당연히 우리나라 영화계의 현실이나 한국 영화의 미래 같은 사업 이야기와 엮어서 생각하면 또 다른 긴긴 이야기를 할만할 것입니다.

    타누키/ 저는 그런 류의 장면을 즐겨 보는 통에 지루할 것 같지는 않았는데, 뭔가 조금만 더 있었으면, 기왕 그만큼 돈들이고 고생해서 하는 거, 어딘가 결정적인 내용을 좀 담고 있었으면 싶어서 아쉬웠습니다.

    잠본이/ 저는 총싸움 장면들이 생각만큼 많이 부각되지 않아서 약간 실망한 면도 있습니다. 손가락 자르기 하는 장면의 비중을 조금만 더 줄이고 총격전을 약간 더 보강해 보면 어떤가 싶기도 하고 말입니다.

    살모넬라/ 감사합니다.

    kisnelis/ 앞으로도 종종 들러주시기 바랍니다.

    곰돌군/ 감사합니다.

    shuha/ 그 아편굴의 웃음은 웃겨야 한다는 의무감에 불타서 청춘만만세로 꾸민 느낌이 많이 나는 듯도 했습니다.

    miziwang/ 링크는 언제나 무제한 자유 입니다. 감사합니다.

    볕뉘/ 좋은 놈은 좋은 놈 처럼 폼은 잘 잡은 만큼 화끈하게 의리있는 모습을 하나 더 넣어주었으면 좋겠다 싶기도 했습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나오는 영화에서는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자해공갈단에 지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정말 멋진 "좋은 놈"처럼 보이게 꾸며놓은 것이 모범이라 할만하다고 생각합니다.
  • oIHLo 2008/07/25 03:18 # 답글

    저는 일본군 출동할 때 "설마 이거 '뉴욕의 갱들'같이 안티클라이막스 한번 제대로 날리는건가?" 했는데, 역시 감독이 그 정도로 용감하진 않더군요 ^^;
  • 게렉터 2008/07/25 14:58 # 답글

    oIHLo/ 그런데 또 따지고보면 맨 마지막에 다시 한 번 일본군들이 더 모여들었다가 맥없이 퇴진하는 부분이 약간 안티클라이막스스러운 맛도 없잖아 있었습니다.
  • 솔직히.... 2008/07/26 12:04 # 삭제 답글

    머리 비워놓고 보는 영화에 생각을 너무 많이 하면 자기만 손해라고 생각합니다.
  • 게렉터 2008/07/29 08:53 # 답글

    솔직히..../ 비슷한 맥락에서 저도 "무국적 만주를 배경으로 한 것이 상징하는 청산하지 못한 친일파 문제에 대한 역사적 분노의 반사적 표현"이라든가, "보물을 놓고 물고 물리는 관계가 일본군으로 상징되는 자본가앞에 상호 착취하는 노동계급의 문제의식 부재를 상징한다"든가 하는 부류의 이야기는 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 네비아찌 2008/08/02 03:34 # 답글

    귀시장 시가전에서 창이 부하가 들고있다 나중에 창이가 태구한테 쏜 기관단총 있잖습니까.
    총구가 마치 발칸포처럼 생겨서, 영화를 위해 뽀대나게 만든 가상의 총인가 했는데
    이번달 플래툰 잡지 STEN기관단총 특집기사를 보니까 그 총이 실제로 있는 겁니다.
    "란체스터 기관단총"이라고, 1940년(!)에 생산된 기관단총이라는군요. 탄창을 옆으로 꽂는 것은 STEN에 계승되었고.
    그리고 총구에 뚫린 많은 구멍들은 발칸포 총열이 아니라 그냥 방열구멍이랍니다. 중앙의 구멍이 진짜 총구고요.
  • 볕뉘 2008/08/10 23:10 # 답글

    네비아찌//그야 감독님이 '총기 마니아들이 보면 하악하악할 옛날 총기들을 영화에 그대로 보여주겠다'라고 말했으니까요. 놈놈놈에 나온 총기들은 모두 실재했던 총기입니다.
  • 게렉터 2008/08/13 17:32 # 답글

    네비아찌, 볕뉘/ 서부극에서 기관총으로 박살내는 것하면, 저는 역시 "장고"가 생각이 납니다. 장고에서는 남북전쟁 참전용사인 주인공이 자기에게는 무적의 해결책이 있다고 장담하면서 설치다가 최신무기이자, 전쟁때 경험한 무기일 기관총을 꺼내서 쓸어버리는 장면인데. 이 장면은 총맞고 쓰러지는 연기가 좀 누추한 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반전처럼 처리가 되어 있기도 하고 해서 아주 재미나게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고보면, 위 영화에서는 "나쁜놈"에게도 좀 인상적인 총이 하나 주어졌어도 좋았겠다 싶습니다.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