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자 (양척로호, 兩隻老虎, Run Tiger Run, 호랑이님께서 둘씩이나, 1984) 영화

1984년작 "소소자 (양척로호, 兩隻老虎, Run Tiger Run)"는 오우삼이 감독을 맡은 영화로, 내용은 "애니"나 "뮤지컬판 올리버 트위스트" 같은, 30, 40년대 미국 가족 뮤지컬 풍의 이야기를 찰리채플린 시대의 무성영화 몸코메디로 풀어낸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대강 상황을 살펴보자면, 한 갑부집에 여자 주인공이 가정교사로 들어가는데, 이 갑부집에는 백만장자 영감과 그 유산을 물려 받을 손자가 살고 있고, 유산을 노리고 손자에게 나쁜짓을 하려하는 삼촌이 있다는 것입니다.


(괴짜 백만장자 집을 찾은 가정교사: 여기가 메리포핀스 인가 사운드오브뮤직 인가?)

상황이 이런 까닭에 이야기는 버르장머리 없는 부자집 어린이와 새로 들어온 가정교사 여자주인공이 신경전을 펼치는 내용에, 괴짜 백만장자 영감과 여자주인공이 점차 정이드는 내용으로 진행됩니다. 일단 이 영화가 방향을 잘 잡은 것은 이런 것들을 표현할 때, 줄거리 진행에 충분할정도로만 후다닥후다닥 요점만 짚어가면서 빠릿빠릿하게 넘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이 영화에는 악동에 골치덩이였던 어린이가 사실은 죽은 부모를 몹시 그리워 하고 있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이런 장면은 관객이 한참 어린이의 장난을 얄미워할 때쯤 장황하게 흘러나와서 가짜같고 어색하기 쉽고, 아역배우가 우는 장면을 강제로 잡아 넣어서 관객들의 애틋한 감정을 쥐어 짜내보려고 억지를 쓰는 가운데 이야기의 경쾌한 흐름은 모두 날아가 버리는 실패의 구렁텅이가 되기 쉽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매우 짧고 간략하게, 하지만 선명하게 이런 내용을 표현하고 재빠르게 다음으로 넘어갑니다. 내용과 줄거리는 분명하게 전달이 되면서도 이야기의 경쾌한 느낌은 조금도 줄어들지 않습니다. 이런것은 찰리 채플린 나오는 "키드"나 "시티 라이트 (City Lights)"가 매우 감상적인 갈등과 결말을 갖고 있으면서도, 영화 상영시간의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자빠지고 넘어지는 몸코메디인 것과 비견할만합니다.


(어느새 정이 들어 같은 편이 된 가정교사, 상속자 어린이, 백만장자 영감)

이렇게 재산을 노리고 어린이를 위협하는 삼촌, 괴짜 영감 백만장자, 부모를 잃고 오냐오냐오냐오냐오냐오냐오냐 하는 백만장자 할아버지와 함께 사는 어린이 주인공, 이 집에 와서 적응하는데 고생하는 가정교사 여주인공이 있는데, 마침내 어린이 주인공과 가정교사가 깊게 정이들어, 가정교사 여주인공이 삼촌으로 부터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해 필사의 각오를 펼치는 내용 등등이 부드럽게 줄줄이 흘러나오며 펼쳐집니다. 그런데, 이런 내용들을 풀어헤쳐 놓을 때, 워낙 요점만 간단히, 재미난 장면의 핵심만 짚어서 넘어가고 있기때문에, 이 모든 이야기를 다 풀어 놓아도, 영화는 1/4 정도 밖에 진행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는 또다른 줄거리를 하나 끌어 왔습니다.


(어느새 악당 삼촌에게 붙잡힌 가정교사와 상속자 어린이)

무엇인고하니, 역시 "올리버 트위스트"와 통한다면 통한다할만한 이야기를 하나 더 얹은즉슨, 바로 "왕자와 거지" 이야기를 덧붙여 놓은 것입니다. 즉, 이 영화의 남자주인공은 지금까지 언급된 줄거리와는 별 상관없이 그냥 길바닥을 떠도는 날백수입니다. 이야기인즉슨 이 남자주인공과 같이 사는 어린이가 한명 있는데 공교롭게도 이 날백수에 딸린 아이가 백만장자의 유산상속자인 어린이와 똑같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딱 왕자와 거지처럼, 이 가난한 어린이와 백만장자 어린이가 서로 신분을 바꾸고 속이고 하는 이야기가 곁들여져 있습니다. 그리고, 유산을 탐내는 삼촌이 어린이를 해치려고 하는 이야기에 가난한 아이 - 부자 아이가 뒤바뀌는 이야기가 겹쳐서 점차 상황이 꼬여가는 소동으로 이야기가 흘러가는 것입니다.


(얼굴이 똑같이 생긴 가난뱅이)

이것만으로도 모자라서, 이 영화에는 또다른 갈등이 또 하나 같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그것은 재산을 노리는 삼촌이 가정교사 여자 주인공에게 한눈에 반했다는 것이고, 날백수 남자 주인공도 가정교사 여자 주인공에게 한눈에 반해서 두 사람이 연적이 되어 삼각관계를 펼친다는 것입니다. 두 사람은 빈부의 격차가 있는데다가 어린이를 싫어하고 좋아한다는 차이도 있고, 이 집에 원래부터 드나들던 사람이냐 갑자기 굴러들어온 날백수냐 라는 차이도 있기에 서로 선명하게 대조되는 인간들입니다. 그래서, 이 두 사람이 가정교사 여자 주인공의 사랑을 얻기 위해 여러가지 한심한짓을 하면서 서로 겨루는 이야기도 또한 한 줄기가 되고 있습니다.


(나와 결혼해주시오/싫어요!)

(거기다가 갑자기 남자주인공을 유혹하여 암살하려하는 암살자도 나옴)

이렇게 풍부한 이야기거리가 있는 영화이니, 자칫 잘못하면 난잡하게 엎치락 뒤치락하다가 이도저도 핵심을 잡지 못하는 트래쉬 무비가 되기 십상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이런 문제를 멋지게 극복해냈습니다. 일단은 영화 각본자체를 저택을 배경으로하여 일이 계속 꼬이고 엉키는 난장판 대소동을 다루는 소극(笑劇, farce)이 되도록 꾸며놓았다는 점을 주목할만 합니다.


(오해해서 일 꼬이기 좋은 상황)

뭐니뭐니 해도,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은 쉴새없이 자빠지고 넘어지고 뒤집어지는 몸코메디입니다. 심지어 이 영화에서는 정말로 옛날 무성영화 시절 코메디 처럼 사람들이 움직이는 모습을 조금 빠르게 돌려 보여주고 있기도 합니다. 마치 베니힐 쇼의 무성영화 흉내내기 장면처럼 꾸며놓은 부분이 영화 전체에 아주 가득가득합니다.


(무성영화 자빠지기라면 바로 이런 것)

게다가 이 영화는 당시 유행에 잘 맞아 들게, 이런 영화 속에서 만화에서 차용한 비현실적인 과장 표현을 대거 끼워 넣었습니다. "만화에 나오는 폭탄"처럼 생긴 폭탄이 무기로 등장한다든가, 꼭 반창고를 붙일때는 큼직하게 X 모양으로 붙인다든가, 너무 무거운 것을 들려고 하면 팔이 늘어나버린다든가, 엉덩이가 너무 아프면 공중으로 붕붕 날듯이 뛰게 된다든가, 폭탄이 터지면 얼굴에 검댕이 묻으면서 머리 모양이 영구처럼 변한다든가 하는 연출들이 틈틈히 샅샅히 들어가 있습니다. 그 외에도 장면 구성에서 농담 소재까지 당시 일본 명랑 만화의 웃긴 표현 방식을 재미나게 활용한 부분이 상당히 보입니다.

특히나, 이 영화는 전화벨이 갑자기 크게 울리면 전화기 전체가 요동친다든가하는 식으로, 영화 화면에서 실제 물건이 움직이는 모양이 비춰지면 시각적으로 인상을 남길 수 있는 효과를 많이 사용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재미난 소품들을 동원했고, 물건들이 날아다니고 사람들이 통통튀어다니는 장면등을 정말 만화처럼 표현하기 위해서, 자잘한 특수효과도 매우 많이 사용했습니다. 이런 자잘한 특수효과들은 효과적이고 기술도 뛰어나게 들어가 있어서, 보고 있으면 무척 자연스럽게 몸코메디의 한 부분으로 즐길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악당이 쓰는 총의 모양)

(어머나!)

(독약을 탄 술잔 위에는 이런 표시가 나와서 독약을 탔음을 알려줍니다.)

이렇게 황당하고 날고 뛰고 뒹굴고 하는 코메디가 쉴새없이 펼쳐지는 것이 이야기의 볼거리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니까, 점차 그 강도를 높여서 마지막 부분에서는 정말 온통 집안이 다 박살날 정도로 크게 난장판이 벌어지는 것은 무척 자연스러운 흐름입니다.

그러니까, 이런 내용이라면, 점점 일이 꼬이고, 오해가 쌓이고, 마침내 파국적인 난리가 벌어지는 대소동 소극으로 꾸미기에 적합하다 할만합니다. 그래서, 이 영화는 그 많은 갈등과 이야기거리들을 점차 얽히고 설켜서 막판에는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제대로 알아보기 어려운 난장판으로 흐르도록 꾸며놓아서 전체 이야기의 모양새를 탄탄하게 갖추어 놓은 것입니다. 특히나, 그렇게 많은 이야기거리 중에서도 가장 처음부터 갈등이 분명히 제시되었던, 가정교사 여자 주인공과 어린이, 유산을 탐내는 삼촌의 싸움이 가장 분명히 중심에 서서 흐름을 잡아나가서 결말부분까지 매끄럽게 이야기의 중심이 되고 있습니다.


(악당 삼촌과 그 부하들)

이 영화는 표현의 개성을 보아도 재미난 면이 있습니다. 이 영화의 넘어지고 자빠지는 모습에는 의식적으로 만화 같은 모습을 영화 화면으로 표현해서 재미를 주는 연출이 많은데, 그런면에서 보면, 60년대판 "배트맨" 영화와 별다를바 없을 법도 합니다. 그렇지만, 막상 영화를 보면 그 느낌은 상당히 다릅니다. "배트맨" 영화와 달리, 이 영화는 초반에는 비교적 현실적이고 그나마 말이되는 분위기로 이야기가 진행되다가 갈수록 점점더 표현이 과감해지고 더더욱 장난스러워지는 점층법이 매우 강합니다. 초반에는 장난감 딱총을 맞고 얼굴에 웃긴 자국이 생기는 정도였지만, 막판즈음이 되면 다이너마이트를 들고 불을 붙이고, 수류탄을 공대신 던지면서 야구를 해버리기에 이릅니다.


(우하하! 나의 4연발 미사일을 받아랏!)

이 영화 막판에는 사람들이 날아다니고 여러차례 끊임없이 폭죽이 터지고, 사람들이 기막힌 동작으로 나뒹굴고 뛰어다니면서 기묘하게 싸우는 장면들어 요란하게 터져나옵니다. 이 부분에서는 심지어 등장인물들의 겉모습 까지도 마귀할멈따위를 흉내내면서 공상적이고 장난스럽게 변해 버립니다. 이런식으로 막판 혼란 장면을 구성하는 것은 "핑크 팬더 (The Pink Panther)" 같은 고전에서도 나온 것이기는 합니다만, 이 영화에서는 훨씬 더 혼란스럽고, 훨씬 더 장난스럽고, 특히나 훌륭하게 잘 만들어 놓은 저택 세트를 마음껏 망가뜨리고 어지럽히면서 아주 신나게 대소동의 혼란을 표현해 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장면에서는 폭죽이 터지는 가운데 사람들이 붕붕 날아다니는 그 특수효과 자체가 기술이 훌륭해서, 코메디에 잘 어울리게 신나게 되어 있습니다.


("배트맨2"스러운 폭죽 로켓 무기로 무장한 어린이 군단)

몸코메디와 난장판을 시각적으로 담아내는 기술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했습니다만, 사실 이 영화에는 언어유희나 말로 하는 농담도 매우 풍성하게 담겨 있습니다. 자빠지고 넘어지고 하는 코메디가 이렇게 풍부하고 갈등거리, 이야기거리도 많은 마당에 언어유희에 농담까지 많으니, 등장하는 사람들의 말과 행동이 상당히 빠르고 경박스럽습니다. 그래서, 무척 수다스러운 분위기가 처음부터 계속 줄기차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이런 수다스러운 농담이 풍부한 것 또한, 이야기가 정신없는 대소동 소극으로 치닫는데 잘 어울리며 적합합니다.


(언어유희와 몸코메디의 연결)

배우들은 다들 훌륭합니다. 이런 몸코메디와 상당히 혼란스럽게 정신없는 농담들을 우수수 뿌리고 다니는데 모두들 훌륭한 솜씨를 자랑합니다. 특히나, 독보적으로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는 여자 주인공을 맡은 반영자(潘迎紫)입니다. 이런 영화에 잘 어울리도록 부드러운 표정과 과장된 표정을 오가는 모습이 절묘하기도 하고, 하얀 얼굴에 특유의 눈화장이 어울리는 그 모습은 이런 70, 80년대식 홍콩식 코메디에 더할나위 없이 잘맞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이런 배우의 그림같은 표정 연기와 과장된 동작 연기를 재밌게하는 기술이 멋진 모습은, 확실히 무성영화 시절 배우들의 모습과도 통하는데가 있어서 더 이 영화에 잘 맞는다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반영자)

남자주인공과 악당 역시 모범적인 코메디 영화 배우들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고, 감독으로 명망 높은 서극 역시 이 영화에서는 조연을 맡아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서극은 이 영화에서 바로 백만장자 영감 역할을 맡아서 상당히 큰 비중으로 출연하는데, 특유의 얼굴 인상은 개성이 막강해서, 이 영화에서는 매우 선명한 모습으로 연기를 하고 있습니다. 연기 실력 역시 모 영화에서 정신병자로 출연했던 전력을 살려서 이 정신없는 소동극에서는 어느 배우에 비해서도 결코 조금도 부족한 면 없는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양반이 이래뵈도 훗날의 동방불패 감독님)

이 영화에서는 아역배우 빈빈(彬彬)의 역할 역시 중요하게 언급할만합니다. 이 영화에서 빈빈은 장난꾸러기 같은 모습에, 순박하고, 불쌍해서 보호해주고 싶은 어린아이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런가 하면, 요즘 한국 영화나 TV광고에서 악을 쓰는 듯이 반복하는 "어린이인데 어른 흉내내서 웃기려는 어린이"의 모습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역 배우들이 등장하는 많은 영화들이, 어린이가 어른 흉내내는 모습이나 아역배우의 개인기라 할 수 있는 소위 "귀여운 짓"하는 동작을 죽자고 때려넣으면 사람들이 좋아할거라고 생각해서, 영화의 비중을 엉망으로 만드는 경우는 꽤 있습니다. 상당수 영화들은 그러다 안되면 막판에 신파극으로 돌변시키기 위해 아역배우를 울리거나 극중에서 죽여버리거나 하는 일도 자주 나오는 일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그런 아역배우 개인기의 비중 조절이 무척 잘 조절되어 있습니다.


(아역배우 빈빈의 표정)

어떻게 보면, 그것은 이 영화에 워낙 많은 이야기 거리에 넘어지고 자빠지는 장면, 잡다한 농담들이 많이 넘실거리고 있어서 그렇게 되어버린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영화에서도 아역배우가 "어른 같은 짓"을 해서 웃겨보려는 장면도 있고, 순순하게 개인기로서 아역배우 귀여운 짓 하는 장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냥 써먹을만큼만 딱 써먹고 별로 거기에 휘둘리지 않고 바로 다음, 다음으로 기세좋게 넘어가 버리는 것입니다. 이 영화에는 50년대 보드빌쇼 코메디언들때부터 보여주었던 저 유명한 "거울 코메디"가 등장하는가 하면, 상당히 지저분한 화장실 코메디도 적잖이 튀어나옵니다. 이렇게 농담거리와 표현해 넣을 소재들이 많다보니, 이 정신없는 와중에 아역배우 개인기도 딱 요점만 표현될만큼 날렵하게 들어가게 된 듯 보입니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거울 코메디)

대체로, 소위 "주성치 영화"라는 분위기와 별로 멀지 않은 맥락을 보여준다고도 할 수 있는 영화인데, 여러모로, 80년대 홍콩 코메디 영화의 진수를 보여준다고 해도 큰 무리는 없습니다. 탄탄한 코메디 연기와 자유로운 상상력을 담아낼 수 있는 촬영기술이 충실하게 뒷받침되어 있고, 그 바탕 위에서 TV문화가 크게 발달한 상황에서 펼쳐지는 재치있는 농담쇼 잔치와 과장된 만화 표현들이 화려하게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것이 영화의 전통 중에 전통이라할만한 무성영화 코메디 전성기의 영화에서 보던 표현으로 엮여 펼쳐지고 있습니다. 그러니, 장난스럽기 그지 없는 내용으로 이야기가 휘몰아치고, 여기저기 고전 뮤지컬 코메디 영화에서 보던 내용들이 뻔해 보이기만 하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누구든지, 한번 쯤은 살펴볼만한 영화라 하겠습니다.


(괴짜 백만장자와 가정교사)

끝으로 이 영화의 음악이 무척 좋다는 점도 빼놓아서는 안됩니다. 어린이들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영화인 점을 보면, 단순한 행진곡이나 나긋나긋한 유행가 풍의 노래를 사용하는 것이 뻔하다 싶습니다만, 이 영화의 음악은 난장판 대소동이라는 점에 집중했습니다. 그래서, 묘한 단조 음악을 깔아넣고 있는데, 이것이 슬쩍 비웃는 느낌까지 생기면서 무척 듣기 좋고, 이 영화의 개성을 살리는데 한 몫 합니다. 게다가 영화 앞부분에서 잘 어울리도록 주제 곡조를 간략하게 슬쩍슬쩍 제시하다가 막판 대소동 장면에서는 풍성하게 악기를 사용해서 녹음된 음악을 펼치는 것은 영화의 "주제" (theme) 음악 사용의 모범이라 할만합니다. 동요로 유명한 "Are You Sleeping?" 곡조를 써먹는 것은 영화 중간의 내용과 연결되어 있는데, 좀 과장하면 어린이용 난장판 코메디판 "미지와의 만남"스러울 정도라고 할만합니다.


그 밖에...

국내 비디오 출시판 제목이 "소소자"였는데, 어떻게 붙여진 제목인지 자료를 잘 찾지 못하겠습니다. 외국에서 이 영화의 DVD나 비디오CD를 구하려면, "Run, Tiger, Run"이라는 영어제목이나, "양척로호(兩隻老虎)"라는 제목으로 찾아보아야 합니다.


(홍콩판 VCD 표지. 오른쪽 위 구석의 서극 감독의 얼굴 캐리커처도 꽤 잘 만들었습니다.)

오우삼이 감독을 맡으면 쉽게 나오는 이야기와 달리, 이 영화에는 허무주의 총잡이도 안나오고 성당에서 날아다니는 비둘기도 안나옵니다. 그렇습니다만, 오우삼이 감독을 맡은 이 영화의 연출 수준은 모범적일 정도로 충분히 좋습니다.

"영웅본색"의 역사적인 성공이전에 오우삼 감독이 "발전한(發錢寒)"으로 대표되는 코메디 영화에서 주로 작업하던 시기에 손을 댔던 영화인데, 인터넷에 나오는 자료를 찾아보면 대만에서 작업한 영화이고 흥행에는 실패했다고 나옵니다. 그렇습니다만, 코메디 영화의 충실한 기본기를 살펴보는데는 결코 부족함이 없을 영화입니다.

"최가박당" 주인공이었던, 맥가(麥嘉)와 "취권"에서 조연으로 나온 코메디 배우 모습으로도 무척 친숙한 석천(石天)등이 이 영화의 제작자로 참여했습니다.

여자 주인공 반영자의 말기작 입니다. "의리의 사나이 외팔이(獨臂刀)"에 가장 중요한 조연으로 나왔고, 국내에서는 "측천무후"로도 친숙한 그 반영자 맞습니다. 반영자는 최근에 성룡 나온 80일간의 세계일주에서 오랫만에 나왔다고 하는데, 보지 못해서 어떻게 나왔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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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南海雙雄 2008/07/29 10:00 # 답글

    반영자... 제겐 '측천무후' 로 익숙한 배우이죠. 좋아하는 여배우이기도 하구요.
    성룡의 80일간의 세계일주에 나왔다니... 카메오 출연을 한 것일까요? 찾아봐야 겠네요.
  • 게렉터 2008/07/31 20:47 # 답글

    말씀하신 내용을 보고 본문 마지막에 측천무후에 대한 이야기를 추가했습니다. 감사합니다. mezq님께서 말씀해주신 것에 따르면, 80일간의 세계일주에서 반영자는 성룡 어머니 역할로 잠시 나왔다고 합니다.
  • 이준님 2008/07/31 21:51 # 답글

    1. 대만에서는 "측천무후" 연작이 상당히 인기였습니다.- 40이 넘어서 처녀 연기를 하는 압박이 있지만요. 왜 측천무후 연작이라고 하냐 하면 우리나라는 "측천무후"만 방영하고 끝났지만 대만에서는 측천무후의 후속으로 "태평공주"까지 방영해서 무후 사후에 당현종이 집권하는 이야기까지 했거든요. 태평공주는 측천무후의 친딸로서 당 현종 이융기에게 죽음을 당하는 인물입니다

    예상하셨겠지만 이 후속작에서는 "노년의 측천무후"와 "태평공주" 모두를 반영자가 했습니다(둘이 같이 나오는 장면은 대역 등짝을 보여주었지만요) -_-;;
  • 안녕바리 2009/05/20 22:42 # 삭제 답글

    와아...혹시나 하는 마음에 소소자를 검색해 이 리뷰를 보내요 >ㅅ< 새록새록한 기억이 나요~! 어릴때 집에서 비디오가게를 해서, 꽤 여러편의 어린이 비디오를 만날 수 있었는데 이 소소자를 가장 좋아했었거든요. 이젠 비디오도 잃어버려서 잊혀지는 건가...했는데, 무척 반갑네요~!

    다시 볼 수 있을까 싶어 찾아보고 있는데 영 구하기가 어렵네요 ㅠ 게렉터님은 어떻게 이 vcd를 구하셨나요 ;ㅁ;
  • 서변앓이 2010/05/11 13:15 # 삭제 답글

    헉 ㅋㅋ 저도 거의 15년 전에 봤던 비디오 소소자가 갑자기 생각나서,

    급 인터넷 검색을 했는데 ㅎㅎ 예상외로 많은 내용이 들어있는 리뷰를 보게 되었군요.

    잘 보고 갑니다 ^_______^

    어릴때 봤던 저 비디오, 누가 줘서 보긴 한건데, 약간 제겐 징그러운?

    느낌의 영화였어요.. 예전에 몬스터 가족,, 이런 느낌;;ㅋㅋㅋ

    제게는 중국영화를 보면 느껴지는 특유의 느낌 이런게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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