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에 글을 써본 것 중에서 최고의 영화들 영화

저는 2011년 1월 3일에 올린, "라스트 갓파더"에 대한 글을 시작으로 올 한 해 동안 영화나 TV물에 관한 글, 50편을 이곳에 썼습니다. 벌써 2012년도 1개월이 훌쩍 지나갑니다만, 그래도 매년 해 온 만큼, 2011년에 이 곳에 올린 글에 나온 영화들 중에서 가장 좋은 영화라고 생각되는 것들을 꼽아보려 합니다.

연기가 좋은 영화, 감독의 재량을 기준으로 연출이 좋은 영화, 연기-연출 이외의 다른 부분이 좋은 영화에 대해서 각각 한 편씩을 선정했고, 2011년에 개봉된 영화 중에 종합해서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 영화 한편을 꼽았습니다.

2012년에도 이번 주 부터 작년 하반기에 하던 대로 매주 글 하나씩은 써 올려 가면서 꾸준히 블로그 운영 해 보려고 합니다. 2011년에 결국 글 올리지 못했던 오페라에 대한 글들도 틈틈히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작년, 지난번, "2010년에 글을 써본 것 중에서 최고의 영화들" 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가장 좋은 연기를 보여준 영화: "첩혈쌍웅 (牒血雙雄)" http://gerecter.egloos.com/4897194
2. 가장 좋은 연출을 보여준 영화: "500일의 썸머" (500) Days of Summer http://gerecter.egloos.com/4667170
3. 가장 좋은 기술을 보여준 영화: "속 돌아온 외다리" http://gerecter.egloos.com/4761715
4. 2010년의 영화: "나잇 앤 데이" Knight & Day http://gerecter.egloos.com/4782770


1. 가장 좋은 연기를 보여준 영화: "잃어버린 주말" http://gerecter.egloos.com/4945560

할리우드 고전시대의 대표 명연기로 꼽아도 될만한 레이 밀란드의 연기를 제대로 구경해 볼만한 영화가 이 영화, 1945년작 "잃어버린 주말"이라고 생각 합니다. 이 영화는 내용만 보면 알콜 중독에 대한 공익광고 하나 정도로 보일만한 간촐하고 심심한 내용인데, 섬세한 연출에 레이 밀란드의 주인공 연기 덕에 재미를 보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 영화에서 레이 밀란드는 미쳐 가는 사람의 격정적인 연기를 하면서도 사실주의에 걸맞는 침착한 기색을 갖고 있고, 옛날 영화 답게 연극적인 과장을 시종일관 따라가면서도 그 속에서도 진짜 같은 생동감이 있었습니다. 이런 것은 그런 옛날 영화식 연기의 한 정점을 보여 주는 것이라는 생각도 들고, 다음 세대의 새로운 연기 방법을 미리 깨우쳐 개척해 나가는 듯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2. 가장 좋은 연출을 보여준 영화: "웃음소리" http://gerecter.egloos.com/5055429

연출이 산뜻하게 깨끗한 영화라고 보기는 어려웠습니다만, 이 영화의 감독을 맡은 김수용이 종종 잘 써먹던 환상적인 장면 끼워 넣기 연출이 워낙에 영화 내내 보기 재미난 영화였습니다. 그러면서도 이 영화는 그저 신기한 구경거리나, 요란한 작품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전성기 때와는 또다른 남정임의 완숙한 연기에 유명한 원작 소설의 흥미진진한 줄거리를 잘 활용해서 훌륭한 이야기로도 잘 꾸몄다고 느꼈습니다. 주인공에게 영화의 절정 장면이 지날 때 까지도 대사를 한 마디도 하지 않게 하고 주변 사람들이 하는 말만 나오도록 이야기를 꾸몄다는 점도 다시 짚어 볼만합니다. 1인칭 시점과 같은 이입을 더하고, 아름답고도 사연이 궁금한 여자 주인공을 더 적극적으로 관찰하게 만드는 효과로 아주 좋았다고 생각 합니다.


3. 가장 좋은 기술을 보여준 영화: "호수의 여인" http://gerecter.egloos.com/4962752

할리우드 고전 느와르 영화의 명작이자, 필립 말로 나오는 레이몬드 챈들러 소설 영화판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영화라 할 만한 이 영화는 역시 영화 화면을 1인칭으로 구성해 버린 과감한 도전이 눈에 뜨인다고 생각 합니다. 그렇게 영화를 꾸며서 주인공 앞에서 연기하는 배우들의 독특한 연기 솜씨와 자태를 잡아내고, 주인공이 맞아서 쓰러지고 황급히 뛰어 가고 정신을 잃는 등의 여러가지 상황에서 다양한 1인칭 시점만의 화면을 꾸며낸 것은 여러 모로 흥미로운 구석이 많았다고 느꼈습니다. 좋은 기술을 보여준 영화라고 대강 이야기했습니다만, 촬영 기술도 기술이고 연출과 연기의 재미난 배합이 기억에 남을 영화이기에 이렇게 선정했습니다.


4. 2011년의 영화: "소스 코드" http://gerecter.egloos.com/4970471

2011년 개봉한 영화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를 한 편만 꼽는다면 "소스 코드"입니다. SF 영화에서 곧 잘 쓰이는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나 가상 현실에 대한 이야기 거리들을 그대로 재미나고 신비롭게 꾸며서 쓰면서도, "사랑의 블랙홀" 등에서 쓰인 줄거리와 장면들을 카논 음악처럼 꾸미는 재주에 잘 결합해 놓은 영화였다고 생각 합니다. 여운을 남기는 맥거핀의 활용이나, 대단한 명연기는 없어도 적재적소에 잘 활용된 튼실한 배우들의 모습, 경치와 실내를 모두 매끄럽게 잡아낸 촬영 등등 정성과 실력이 와닿는 부분도 많았다고 생각 합니다. "캐리비언의 해적" 시리즈나 "엑스맨" 시리즈, "카우보이 앤 에일리언", "완득이" 같은 영화들도 기억에 남습니다만 한 가지씩 부족한 면들이 뚜렷하게 허전한 면이 있었습니다. "리얼 스틸"도 매우 재밌게 본 영화입니다만, "소스 코드"가 조금 더 인상적인 부분들이 많지 않았나 싶어서 이렇게 선정해 봤습니다.


* 2011년 개봉작이 아닌 영화로 범위를 넓히면, 올해 본 영화 중에는 단연 "광녀 ( http://gerecter.egloos.com/4987887 )" , "왜? ( http://gerecter.egloos.com/4985126 )" 두 편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한국 영화가 조잡했던 시절 중에서도 바닥을 치는 트래쉬 무비로 불리우는 영화입니다만, 그래서 어지간해서는 나온 지 40년이 다 되어 가는 요즘에는 도무지 볼 기회가 없기도 하고, 막나가는 내용 속에 상상을 가볍게 밟아 뛰어넘는 화려무쌍한 별별 해괴한 장면들이 잊으려고 해도 잊혀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덧글

  • jomjs 2012/01/31 10:05 # 답글

    잘봤습니다. 영상자료원덕에 흥미로운 예전 국산 영화들을 볼 수 있게 되서 개인적으로 참 기쁩니다.
    우리나라 영화는 불과 3,40여년 전 작품도 비디오나
    소위 '방화특집'이 아니면 접하기 어렵다보니, (그나마 요즘엔 둘 다 사라졌다시피해서)
    이런저런 편견을 가지고 있었던 편이었는데 KOFA에서 상영해주는 국산 영화들을 보면서 인식이 많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올해 영상자료원에서 또 어떤 국산 영화들을 발굴해줄지 무척이나 기대가 됩니다^^
  • 게렉터 2012/02/09 20:04 #

    한국 옛영화 구하기가 어려운 것은 원론적으로는 그만큼 반복해서 볼만큼 매력있는 영화가 워낙 적으니 벌어지는 일이 아닌가 합니다. 한편으로는 이런 것을 보존하고 유통하는데 워낙에 무심한 문화도 있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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