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버트 조지 웰스: 마술 가게 (바벨의 도서관 2) 줄거리들 기타

"바벨의 도서관" 시리즈로 묶여 나온 허버트 조지 웰스(1866~1946)의 단편 소설 모음 "마술 가게"에 실린 이야기들을 한 번 살펴 보겠습니다. SF의 초기 대작들을 쓴 것으로 작가 답게, 정통 SF 소재를 그대로 깔끔하게 풀어서 흡인력 있는 공상적인 소재가 재미난데, 아쉽게도 비슷한 내용을 활용하는 이야기들이 여러 편이라 좀 김이 새는 책이었습니다.

여기서는 간략히 이야기들의 줄거리만 돌아 보겠습니다. 줄거리는 처음부터 결말까지 모두 소개해 드립니다. 혹시 제가 잘못 기억하고 있어서 틀린 이야기를 하고 있다 싶은 것 발견하시면 지적 부탁드립니다. 비슷한 이야기, 생각나는 영화, TV극 있으시면 그에 대해 덧글 달아 주셔도 즐거이 읽겠습니다.


(표지)

1. 벽 안의 문
주인공은 우연히 벽 안에 이상한 통로가 있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 통로를 통하면 마법의 세상과 같은 이상한 곳으로 갈 수 있게 되어, 놀라워 하면서 그곳을 묘사 합니다. 그러나, 그 통로는 곧 사라지고, 그 이상한 순간 이동 통로가 어떤 조건에서 생겨 나는 지, 어떻게 또 찾을 수 있는 지는 도무지 알 수가 없다는 이야기. "포털"이라는 소재 하나 만을 묘사한 이야기 입니다.

2. 플래트너 이야기
플래트너 라는 사람에 대해 소개 합니다. 플래트너가 왜 주목할만한 사람인지 뜸을 들인 후 설명하는 데, 그것은 플래트너가 좌우가 완전히 일반인과 반대 구조인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플래트너는 태어날 때 부터 그렇지 않았는데, 어느 순간 그렇게 바뀌었다고 합니다. 이것은 플래트너가 어떤 기이한 순간에 잠시 좌우가 반대 공간으로 꼬여 있는 이상한 차원의 세계에 갔다가 돌아온 것 때문이고, 그 이상한 차원의 세계는 괴상한 풍경과 외계생물이 있는 곳이라는 이야기 입니다.

3. 고 엘비스 햄 씨 이야기
화자, 주인공은 엘비스 햄이라는 사람을 만납니다. 엘비스 햄은 자신은 부유한 데 죽을 때가 되어 자신의 모든 것을 물려 줄 사람을 찾고 있다면서, 활기차고 좋은 젊은이인 주인공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엘비스 햄은 마침내 주인공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물려 준다고 하는 데, 주인공이 정신을 잃고 깨어나 보니, 엘비스 햄은 주인공과 육체를 교환해서 그야말로 "모든 것"을 줘버린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주인공은 죽기 직전의 다 늙은 엘비스 햄에 불과하고, 늙은 엘비스 햄은 주인공의 젊은 몸을 얻었고 이후 진짜 주인공 행세를 해서 남겨질 재산도 챙길 상황 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노인이 이전에 젊은이에게 재산을 물려 주겠다고 했으니 말입니다. 주인공은 이런 무서운 속임수에 빠지지 말라고 알리기 위해 이상의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남긴다고 하는데, 이야기 말미에는 이런 일은 없었고, 단지 젊은이를 너무나 동경한 늙은이가 죽기 전에 잠시 정신착란을 일으켜서 죽기 직전의 자신이 사실은 젊은이라고 헛소리를 한 것에 불과하다는 설도 실려 있습니다.

4. 수정 계란
한 골동품 잡화점이 있는데, 거기서 알수 없는 수정으로 만든 알모양의 장식품이 있습니다. 별것 아닌 것 같은데 점점 이상한 사람들이 드나들며 비싼 값을 부릅니다. 주인은 그런데 계속 팔 수 없고 거액을 받아야 넘기겠다고 합니다. 여기에 답답해 하는 주인 바가지를 긁던 부인은 적당한 값에 몰래 팔아 치워 버립니다. 주인은 수정 알이 없어지자 매우 안타까워 합니다. 그 수정 알은 적당한 각도로 들여다 보면, 저 멀리 알 수 없는 외계 세상의 풍경이 실시간으로 보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외계 세상은 화성으로 짐작 됩니다. 누가 사갔는 지, 어디에 있는 지, 이런 용도를 알고 사용되고 있는 지는 영영 알 수 없었다고 합니다.

5. 마술 가게
주인공은 아들을 데리고 마술 용품 가게에 갑니다. 그런데 그 가게는 단순히 마술 용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진짜 마법적인 것들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점점 불길해 하는 데, 물건을 사라지게 하는 마법에 관한 것을 보이다가 주인공 아들까지 사라져 버립니다. 주인공은 경악하여 격렬히 설친 끝에 겨우 다시 아들을 찾아서 나옵니다. 나중에 주인공은 그 가게에 다시 가보려고 하지만 온데 간데 보이지 않습니다.


"벽 안의 문", "플래트너 이야기", "수정계란"은 이야기는 사실 다른 세계를 들여다 보는 신비로운 현상이라는 소재를 제시하는 매우 비슷한 것들이었습니다. "마술 가게"는 신비로운 소재를 현대를 배경으로 드러내는 전형적인 20세기초 환상소설 풍의 이야기였습니다. 가장 재미난 것은 역시 "고 엘비스 햄씨 이야기"였는 데, 정신 전송, 정신 교환에 대한 정통 SF이기도 하고, 인간의 자아 인식에 대해 재미난 질문을 드러내는 이야기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호기심을 자아내는 도입부에 점점 끌어 들이면서 궁금증을 높이는 구조, 절묘한 국면의 전환 같은 극적인 대목이 매우 잘 살아 있고, 두 가지 가능성을 모두 생각해 볼 수 있는 결말은 더욱더 주제의 재미를 살렸다고 생각합니다.

덧글

  • 존다리안 2012/07/06 23:44 # 답글

    마지막 다섯번째 이야기는 어디선가의 소설 모음집에서 본 적 있습니다. 쬐끄만 악마도 나오더군요.
  • 게렉터 2012/07/07 00:10 #

    알프레드 히치콕 아워 에서도 에피소드로 다뤄진 적이 있는 것으로 압니다. 60년대에 나왔는데, 여기서는 아들을 구하려고 애쓰는 아버지 역할로, 왕년의 "총알탄 사나이" 레슬리 닐슨이 나옵니다. 아직, "에어플레인!"으로 본격 코미디로 돌입하기 전이니 그럴듯하게 어울렸나 봅니다.
  • 차원이동자 2012/07/07 00:26 # 답글

    3번은 저 글이 모두 엘비스 햄이 죽기전에 남긴 글이라고 하면서 마무리를 내죠. 말씀하신것과 같이 정신착란을 일으킨걸로 이야기하면서 말이죠.
    그러다 화자는 이상한점 2가지를 드는데, 하나는 젊은이에게 재산 전부가 넘어가도록 되어있었다는 거고 다른 하나가 그 젊은이가 이미 죽었다는 사실이였죠.
    (저도 저거 엊그제 봤는데 기억이 가물가물하군요...쩝)

    저런 이야기들이야 요즘에 흔하지만 저 당시에 저런 글들을 생각해서 만들어냈다는걸 생각하고선 역시 H.G. 웰스구나하고 감탄했습니다.

  • 게렉터 2012/07/07 23:09 #

    "벽안의 문"이나 "수정계란"은 요즘에는 너무 흔한 소재라서 그냥 이 시대에 좀 앞선 발상을 하는 사람이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드는 느낌입니다만, "고 엘비스 햄..."은 소재도 소재거니와 이야기 구성, 복선 배치에다가 흡인력을 주는 수법, 여러가지 생각을 불러 일으키는 탁월한 문제제기, 결말 수법까지 시대를 초월해서 멋진 부분이 많다는 생각도 해 봅니다.
  • rumic71 2012/07/07 12:50 # 답글

    신진판 아동문학전집 중 괴기소설편에 마지막 에피소드가 수록되어 있었습니다. 같이 수록된 다른 소설들보다 덜 무서워서 좋았더랬습니다.
  • 게렉터 2012/07/07 23:07 #

    저는 어린시절에 무서운 이야기, 무서운 이야기가 실렸다는 책을 보면, 보고나서 괴로워서 밤에 잠을 못자고 난리를 치더라도 그래도 어쨌거나 제대로 무서워야만 보람이 있었지, 덜 무서웠으면 실망감이 커서 무척 얕보고 싫어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누가 무섭다, 엄청 무섭다는 이야기만 강조하면서 포의 "검은 고양이" 같은 거 추천했을 때 처음 읽고 재밌기는 하면서도 대실망했던 기억이 납니다.
  • rumic71 2012/07/08 15:56 #

    저도 비슷한 생각이 있었습니다. 사실 포의 진가는 나이가 좀 들어야 깨달을 수 있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 하지만 브램 스토커의 고양이 단편은 꽤 무서웠더랬습니다.
  • 게렉터 2012/07/09 22:34 # 답글

    rumic71/ 찾아 봐야겠습니다. 브램스토커의 고양이 단편이라니 안 읽어 본 것인 듯 합니다. 검색해 보겠습니다. 소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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