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비티 (Gravity, 2013) 영화

“그래비티”는 인공위성의 부서진 잔해 때문에 주변의 다른 것들이 부서지면서 우주에서 작업하던 주인공이 우주 공간에 내동댕이쳐져서 고생하게 된다는 이야기 입니다. 이 영화는 시작하자마자 막바로 우주에서 작업하는 주인공 모습을 보여주고, 잠깐 지나고 나면 사고가 터지고, 끝날 때 까지 다른 구구한 이야기 없이 우주에서 곳곳으로 날아 다니며 고생고생 하는 내용을 보여 주고, 그 이야기가 마무리되면 바로 확 끝나는 깔끔하고 화끈한 이야기로, 보여 주는 구경거리가 마음에 맞는다면 굉장히 재밌고 신나는 영화가 될만하다고 생각 합니다.


(포스터)

이 영화에서 가장 훌륭한 것은 이 영화가 보여 주는 갖가지 우주 장비들입니다. 이 영화에는 이야기를 따라 가면서 현대 과학에서 우주하면 생각나는 어지간한 기계들을 다 보여 주고 있습니다. 미국식 우주왕복선, 러시아식 1회용 우주선, 국제 우주정거장, 중국식 우주정거장, 인공위성, 허블 우주망원경 등등이 나오는데, 전부다 굉장히 그럴듯하게 진짜처럼 잘 묘사되어 있었습니다.

배경이 되는 별과 지구의 풍경과 그 주위를 사람들이 둥둥 떠다니고 돌아다니는 모습도, 도대체 어떻게 저렇게 자연스럽게 사람이 날아다니는 모양을 꾸며 보여 줄 수 있는지 진기 할 정도로 잘 어울리고 있었습니다. 너무 진짜 같아서, 이 영화 속에서 무중력 상태에서 사람이 떠다니는 모습은 중간쯤 보다보면 그냥 자연스럽게 진짜 우주에가서 찍은 것처럼 느껴질 정도여서 의식되지 않을 지경이었습니다. 말하자면, “너무 진짜 같아서 보다보면 나중에는 별로 신기한 촬영 기술처럼 보이지도 않을 지경”이었습니다.

영화 줄거리나 재난 영화 속 상황에 처한 산드라 블록의 심신도 재미를 붙일 수 있고, 보기에 따라서는 이 부분이 더 와닿을 수도 있는 이야기이도 했습니다. 하지만, 간촐하고 담백하다면 담백하게 길지 않은 편인 이야기 속에서 나오는 산드라 블록의 사연이 와닿는다면, 그 이유도 결국은 이리 캐고 저리 캐서 따져 보면, 이 영화에서 보여 주는 그럴듯한 장비, 배경 묘사 때문에 계속해서 그 분위기가 살아서라고 느꼈습니다.

영화에 나오는 장비들의 모습과 묘사는 그 장비 자체만을 다룬 어지간한 다큐멘터리 영상보다도 훨씬 더 자세하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우주선, 우주비행이라는 것은 그냥 뉴스에서 딱딱하게 다룬다고 해도 누구나 혹할만한 것인데, 이 영화는 그런데 혹하는 마음이 있다면 아주 호오오오옥 하도록 당겨 준다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 속의 우주 풍경과 장비들은 컴퓨터 그래픽과 모형, 세트 기술이 좋아서 일단 훨씬 더 진짜 같아 보였던 면도 있었고, 주변의 사람, 풍경과 어울리게 촬영과 배치를 잘 해 놓아서 그럴싸한 면도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갖가지 장비들의 크기비교, 특징, 차이점들이 구구한 설명 없이 선명한 사연 속에서 등장하는 것이 아주 보기 좋았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에는 배가 뒤집어지거나, 지진이 일어 나거나 하는 재난에 빠진 주인공이 생고생하면서 겁도 먹고 용기 낼 때도 있다는 그 내용이 한 가닥 줄기가 있고, 그 줄기 곁가지로 온힘을 다해서 그럴듯한 우주 장비들을 뻐근하게 부려 놓은 것이라고 할 수도 있을 만 했습니다.

멋진 것은, 이 영화에서는 우주 장비들이 더 그럴싸하게 보이도록, 연출에서 별 요란을 안 떨면서도 하고 많은 장비들을 끊임 없이 무심한 척 퍼붓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온힘을 다해서 우주왕복선 세트와 모형을 만든 영화가 있다면, 보통 이런 영화는 우주왕복선이 등장하는 장면이면 거기에 맞춰서 북을 두둥두둥 두들기는 웅장한 음악도 한 번 깔아주고, 우주왕복선을 보여 주면서, “아름답군요! 기계지만, 아름다워요!” 따위의 대사를 하는 인물이 감탄하는 얼굴도 하번 보여주고, 360도 빙글 돌아가면서 우주왕복선의 자태도 보여 주면서 유난을 떠는 예가 많았다고 생각 합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그렇게 하지 않고, 굉장히 잘 묘사된 그럴듯한 장비들이 아주 자연스러운 특수촬영으로 등장하는데도, 그냥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쓱쓱 보여주고 넘어갈 뿐입니다. 그러니, 덕분에 진짜 같은 맛이 더 살았다는 생각도 들고, 그렇게 유난을 떨지 않는 대신에, 우주선이나 우주왕복선 안에 있는 장치들을 세세하게 어떻게 사용하는지, 거기에서 활동하는 우주비행사들은 어떻게 작업하는지, 현장감 느껴지는 구경거리들을 계속해서 펼쳐 보여 줄 수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이렇게 해서, 이 영화는 길이 자체도 짧고 큰 줄거리는 단순한 편이고, 등장인물 숫자도 아주 적은 편인 영화입니다만, 그런 만큼 핵심만 담고 있어서 쉴새 없이 정확하게 필요한 이야기만 하고 새로운 장비, 새로운 장면으로 바로바로 넘어 가는 영화였습니다. 저는 처음에 예고편을 보고, 전체적으로 잔잔하고 지겨운 장면도 좀 많은 영화이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만, 실제로 영화를 볼 때는 계속해서 나오는 새로운 상황과 새로운 장비들을 하나마다 한 가지씩만 짚고 넘어 가다보니 어느새 영화 전체가 끝나버리는, 군더더기 없는 빠르고 날렵한 영화라고 느꼈습니다.

우주에서 갑작스럽게 위기를 겪은 사람이 고생고생한다는 재난 영화는 80년대에 나온 “스페이스 캠프” 같은 영화도 있었고, 우주에서 눈물을 흘리게 되면 그 눈물 방울이 - 도저히 지구에서는 볼 수 없는 모습으로 - 둥글게 방울져서 둥둥 떠다니는 모습이 되어 더 외롭고 쓸쓸한 운치를 살리는 모습이 나오는 것 등등은 우주에서 전쟁하는 것을 다룬 옛날 로봇 애니매이션 같은 데서도 꽤 봤던 것 같습니다. 그런 옛날 우주를 다룬 이야기들과 이 영화를 비교해본다면, “그래비티” 이 영화는 핵심만 짚으면서 더 빠르게 달려가면서, 우주의 볼거리를 훨씬 더 많이, 세세하게 보여 준다는 특징이 좀 더 크게 와닿는 모습이었습니다.

영화가 속도감 있고 날렵하게 느껴진데는, 각본에서 몇 가지 기술적으로 좋았던 부분의 공이 있었다고 생각 합니다. 특히 이 영화에서는 복선을 보여 주는 장면들이 자연스럽게 잘 결합되어 있고, 뒤의 이야기를 살려 주는 효과가 극적인 면면들이 있었다고 생각 합니다.

주인공이 불이 난 것을 보고 소화기를 쓰는 장면이나, 우주에서는 잡고 있는 끈을 단 한 번만 잘못 놓치면 영영 아무것도 없는 허공으로 혼자 떨어지게 된다는 점을 미리 보여 줘서 주인공이 붙잡고 있는 것을 놓칠때 마다 아슬아슬한 느낌이 들게 하는 것들은 바로 눈에 뜨이는 사례였다고 생각합니다.

좀 속보이는 재주지만 각본가가 멋졌다라는 생각이 또 들었던 것으로는, 조지 클루니가 “통신이 두절 되어 있는 것 같아도, 계속 말을 하고 있어야 혹시라도 누가 듣고 있으면 우리를 도와 줄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 복선이 되었던 점이 생각 납니다. 이것 덕분에, 이 영화에서는 내내 주인공이 계속 통신기에다가 대고, 자기가 뭘 하려고 하는지, 지금 뭐가 보이고, 뭘 느끼고 있는 지 계속해서 입으로 중얼중얼 말하게 하고 있었습니다.

이 영화처럼 주인공이 홀로 고난을 겪는 이야기는 옛날 느와르 영화처럼 독백 나래이션을 계속 나오게 하든지, 아니면 말할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까 말할 건수가 없는 장면에서는 그냥 어쩔 수 없이 아무 말도 없게 하는 수가 있을 겁니다. 그런데, 앞의 방식을 택하면 너무 꾸며낸 “영화” 같은 느낌이 강해져서 현실감, 현장감, 생동감이 좀 죽게 된다고 생각하고, 뒤의 방식을 택하면 이야기가 너무 지겨워지거나 뭘 하고 있는지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알아 보기가 어려워서 지루해지기 쉽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통신을 누가 듣고 도와줄 수도 있다”는 핑계로 주인공이 계속해서 중얼중얼 말을 합니다. 이 대사들이 영화의 여러가지 복잡한 상황을 쉽게 설명해서 영화를 훨씬 쉽게 지켜보게 만들어주고, 주인공의 다양한 심경을 표현하는 대사들도 풍부하게 많이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도, 관객들은 그 통신을 듣고 있어야 마땅한 “휴스턴”의 지상 기지의 입장에 오게 되는 셈이라, 현장감은 도리어 커지면 커지지, 줄어들지는 않고 있었습니다.

굳이 각본에서 빈틈을 찾는 다면, 후반 즈음에 너무 대놓고 설교조로 “영화의 교훈”을 주인공이 주절주절 읖조리게 하는 장면을 넣었다는 부분이라든가, 사망한 우주선 승무원의 모습을 갑자기 화면에 들이대면서 겁주는 장면에 나오는 닳아 빠진 고루한 음악 같은 것이 있기는 했습니다. 빠르게 위기와 아슬아슬한 장면, 화려한 장비 중심으로 돌아가던 이야기였는데 소유즈 우주선에 들어간 다음에는 잠깐 쉬어 가는 대목이 나오는 것은, 보기에 따라서는 꽤 괜찮은 쉬어 가는 대목처럼 느낄 수도 있겠습니다만, 어떻게 보면, 이야기 전체가 쉴새 없이 위기, 위기, 위기 였던 이야기 치고 리듬이 어긋나는 대목이라서 약간 부자연스러운 느낌이 날 수도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도 해 봤습니다.


(기기조작중)

그렇습니다만, 잘 짜놓은 복선을 따라 여러 가지 우주장비를 다 엮어 놓은 각본은 역시 전체로 보면 좋았다고 생각 합니다. 주인공들이 체험하는 우주 상태에서만 겪을 수 있는 위기들은 근사하게 계속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아서 클라크의 초기 SF 소설에서 대표적으로 나왔던 “끈 떨어진 우주 비행사가 속도와 관성 계산하면서 살 길 찾는 이야기”가 드디어 60년, 70년만에 이렇게 진짜 같이 화면으로 표현될 기술을 우리가 갖게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인공이 가속도에 따라 이리저리 움직이며 떠다니는 풍경은 관성이라는 생각을 처음 본격적으로 떠올렸던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머릿속에 상상된 천국의 모습이라도 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떠다니는 물체들의 속도가 그대로 표현되어 있으면서 이리저리 움직이는 것이, 그 관성이 잘 느껴지도록 화면은 따라다니면서 멋지게 잡아내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 계속해서 아슬아슬한 공중그네 서커스를 보는 것처럼, 짜릿한 장면들도 많았습니다. 그 속도감과 위치, 거리가 잘 보여서 박진감 있게 화면을 계속해서 잡아 나간 솜씨는 아름다웠고, 이런 점에 집중해 본다면, 90분 동안 펼쳐지는 관성쇼라는 느낌이기도 했습니다.

그 와중에 소리가 들리지 않는 진공상태라는 배경을 살려서, 거대한 물체들이 무시무시하게 산산조각으로 박살나서 흩어지고 무섭게 쪼개지고 무너지고 있는데도 마치 거대한 악마가 놀리기라도 하는 듯이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게 조용하기만한 풍경, 꽃잎처럼 쇳조각들이 부서져 날리는 데도 고요하기만해서 아름답게 보이기도 하는 감흥이 살았습니다.

이렇게 보여 주는 것들이 깔끔하고 보기좋게 잘 정돈 되어 있던 까닭에, 주인공의 감정이 만들어 내는 이야기들이 훨씬 멋지게 살았다고 생각 합니다. 그러니까, 이 영화에서 보여 주는 우주라는 공간, 아무것도 없고, 아무 소리도 안들리고, 아무런 바람도 없는 곳이라는 모습이 잘 잡혀 있기 때문에,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나 혼자만 남아 있는 신화와 같은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져 보였습니다. 무엇인가 꿈틀거리는 삶과, 아무것도 없는 허공의 빈 세상이 정확히 대조를 이루는 배경에서, 인생 고민의 가장 깊은 곳을 다룬다는 것 같은 분위기가 잡힌다고 할만하다는 것입니다.

이 영화에는 이런 분위기를 이용해서, 주인공이 처음 우주정거장에 가서 한숨을 돌릴 때, 뱃속의 태아와 같은 모습을 취하게 해서 생명과 인생에 대한 근본적인 관심을 환기시키는 대목도 넣었고, 종교적인 상징을 이용하는 대목들도 군데군데 많이 끼워 넣고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이 영화에서 죽은 것으로 되어 있다가 살아 돌아 오는 인물이 나오는 구성 같은 것은 기독교 소재가 어느 정도 엮이는 모양이기도 했다고 생각 합니다. 별 상관 없는 이야기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 영화의 이런 인생에 대해 밑바탕부터 고민하는 분위기에서는 자연스럽게 그런 종교적이고 삶의 의미를 성찰하는 느낌으로 보이기도 해서, 더 진지하면서도 더 매끄럽게 심각한 내용들도 연결되는 효과가 있었다고 생각 합니다


(지구를 배경으로)

연기를 보자면, 산드라 블록의 비중이 워낙에 큰 영화였습니다. 얼굴로 보면 산드라 블록 혼자만 나오는 부분이 굉장히 많아서 혼자서만 거의 설치는 영화이기도 했고, 다양한 특수 촬영, 우주에서 떠다니는 모습을 잘 보여 주는 여러 가지 모습에 몸놀림이 잘 어울리기도 했다고 생각 합니다.

게다가, 초반에 우주에서 혼자 떨어져서 죽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겁먹은 모습에서, 고민하고 괴로워하는 모습, 후반부에 용기를 내려고 노력하는 모습까지 다들 매끄럽게 한 사람의 여러 모습인 것처럼 연결해서 보여 주고 있었고, 몇몇 부분에서는 대단히 잘 해냈다는 생각이 드는 때도 있었습니다. 이 영화에는 결국은 “인생, 포기하지 말고, 열심히, 즐겁게 살자”는 너무 교훈적인 이야기가 주제로 튀어 나와 있는데, 그런 내용이 투박해 보이지 않게 자연스럽게 잘 담아서 보여준 멋은 배우의 공도 컸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예를 들어서 후반에 나오는 "개짖는 소리를 다시 들려 달라"라거나 자장가 운운하는 대목은 잘못하면 아주 가짜 같이 보여서 낯부끄럽게 쥐어짜는 대목처럼 보일 수도 있었다고 생각하는데, 이 영화에서 산드라 블록이 이 대사를 할 때는 영화 속에 있는 진짜 사람이 진짜로 하는 대사처럼 들려서 감정을 처연하게 늘어 놓는 모습이 살았다고 느꼈습니다.

산드라 블록은 “스피드” 때도 그렇고, “미스 에이전트” 때도 그렇지만은, 미녀로 나올 때는 얼마든지 미녀로 보이면서도, 또 그냥 버스타고 출근하는 그냥 동네 주민인척 할 때는 평범하게 보이는 행세도 굉장히 잘 하는 모습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에서는 그런 장기에 어울리게, 죽을 위기에 몰려 겁먹은 모습일 때는 그냥 보통 사람처럼, 누구나 그렇게 느낄만하게 겁먹은 것처럼 보였고, 반대로 천재 학자이자 고도로 훈련된 우주비행사로 활약할 때는 또 그게 그럴싸하게 어울리게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 영화에서 그런 멋진 모습들은 연기 실력의 최고로 꼽히는 대배우들의 솜씨와 견주어 봐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였다고 생각 합니다. 초반에 겁먹어서 정신을 못차릴 때는 “너무 정신을 못차린다”면서 한심하게 보이다가도, 후반에 정신을 차리고 끝까지 노력할 때는 “어떻게 저 상황에서 저렇게 용기를 낼 수 있을까”하고 대단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갑작스러운 변화라서 어색한 느낌이라기 보다는, 앞쪽의 겁먹은 연기 때문에 중반 이후의 닥치는 위기들이 그만큼 더 무서운 위기로 긴장감이 높아 보였고, 자연스럽게 잘 꾸며 보여준 극적인 연기 덕택에, 오히려 후반의 용감한 모습은 “저렇게 무서운 데도 견디다니”라는 생각 때문에 더 장엄해 보이는 면이 살았습니다.

떠도는 말 중에, “용기란 겁을 내지 않는 것이 아니라, 겁이 나 죽을 것 같은 상황에서도 임무를 정확하게 수행하는 능력을 말한다”라는 것이 있는데, 미국의 오마 브래들리 장군이 했다는 이야기도 있는 있고 그렇습니다. 이 영화에서 산드라 블록의 모습은 그 말의 멋을 잘 살려 보여 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고 생각 합니다. 옛날 제임스 본드 영화 속 제임스 본드 같은 조지 클루니의 훌륭한 농담 실력, 베짱, 폼 잡기와 근사하게 어울리면서 산드라 블록의 모습도 더 멋지게 살았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이야기가 있다거나 복잡다단한 사연을 들려 주는 영화는 아니었습니다만, 90분 동안 주특기를 잘 살리는 가운데 거기에 어울릴만한 이야기 한 가지는 꿋꿋이 담아 놓은 영화였습니다. 우주 풍경과 우주선들의 멋을 동경하는 감상에 빠져 볼 수 있다면, 굉장히 멋진 영화로 감상의 여운도 오래 갈만한 영화라는 생각도 해 봤습니다.


그 밖에...

중국의 우주정거장과 우주선은 신문 기사에서도 꽤 크게 떠들어서 “톈궁”과 “선저우”로 흔히 통하고 있습니다. “선저우”라는 표기가 좀 이상하기는 합니다만, 하여간 이 영화 자막에서 영어식으로 “톈공” “셴조”라고 그냥 써버린 것은 바로, 그 신문기사에 나오던 “톈궁(天宮)”, “선저우(神舟)”를 말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 영화가 “라이프 오브 파이”와 비슷한 점을 찾아 볼만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주인공이 재난을 만나 외롭게 떠돌면서 고생하는 이야기이고, 영화의 많은 부분이 주인공 원맨쇼이며, 그러는 가운데 환상적인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든 아름다운 모습들을 많이 보여 주는 것이 중요하고, 그러면서 종교적인 분위기로 삶을 돌아 보는 내용도 한 축을 차지한다는 점이 흡사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라이프 오브 파이”의 놀라운 장면들은 이 영화의 우주선 쇼와는 또다른 묘미가 있는 영화였습니다. 그렇습니다만, 굳이 비교해보자면, 여러 가지 사연과 배경 설명들을 다 담아 내면서 길고 크게 가는 “라이프 오브 파이”보다 짧게 용건만 꾹꾹 눌러 담아 빠르게 달려 가는 이 영화 “그래비티”가 저는 더 재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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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A셀 2013/11/03 22:31 # 답글

    우주에서 눈물 흘리면 방울져서 떠다닌다는 건 고증오류라더군요. 실제 국제 우주정거장 승무원의 증언으로는 표면장력 때문에 그냥 눈가에 계속 붙어있다고 합니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도 그건 알았지만 비주얼을 위해서 일부러 고증을 희생했다고 본거 같아요.
  • 게렉터 2013/11/04 21:57 #

    설명 감사합니다. 그런데 역시 감독 말대로, 액션 영화에서 총쏘면 괜히 총맞은 사람이 붕붕 날아가는 것처럼, 눈물이 떨어져 나오는 것 정도는 영화를 위한 과장 정도로 넘어갈만한 선인 것 같기도 합니다.
  • 소혼 2013/11/03 23:10 # 답글

    '라이프 오브 파이'를 말씀하셔서 생각난 건데 이 후 만난 작품이 '그래비티'였다면 곧 개봉할 '올 이즈 로스트'가 올해 조난극의 삼각편대를 완성하는 것 같습니다. 앞의 두 작품과 여러모로 공통되는 부분과 대비되는 면이 있어서 기회가 닿으신다면 한 번 관람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게렉터 2013/11/04 21:58 #

    인생 철학과 주위 풍경에 많이 기울어진 "라이프 오브 파이"나 "그래비티"에 비해서는, 말씀듣고 얼핏 보니 "올 이즈 로스트"는 좀 더 정통파 조난, 모험물 분위기처럼 보여서 또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소개 감사합니다.
  • 2013/11/03 23:47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3/11/04 21:59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핏빛고양이 2013/11/22 02:56 # 답글

    아이맥스로 보길 참잘했다고 생각한 영화입니다
    리뷰 공감가는 부분이 많군요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종교적인 색채는 제 경우엔 전혀까지는 아니더라도 거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제가 평소 그런 색채에 민감한 편인데도 말이죠
    뭐, 차이가 있을수 있겠죠, 제가 보기엔, 이란거니까요
  • 게렉터 2013/11/24 21:24 #

    "라이프 오브 파이"에 비하면 종교적인 소재는 훨씬 덜 조명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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