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재어우 괴물열전 (1~37) 기타

* 이 글은 괴물 백과 사전 시리즈로 올린 것입니다. 현재 조선시대 책의 삽화들이 자료 그림으로 올라 가 있습니다. 유럽권 그림을 이용한 과거 버전 글은 여기 http://gerecter.egloos.com/3261662 에 있습니다.

1439년에 태어나 1504년 사망한 조선 시대의 학자 성현은 역시, 음악을 집대성한 "악학궤범"으로 가장 자주 언급되는 듯 합니다. 이 양반은 벼슬만해도 예조판서까지 올라갔던 명사인데, 1504년에 자신이 경험하고 들은 여러 이야기거리가 될만한 것들을 모아서 이야기 책을 썼습니다. 성현의 호가 용재였으므로, 이 책의 제목을 "용재총화"라고 합니다. 한편, 유몽인은 1559년에 태어나 1623년에 사망한 사람입니다. 이 양반 역시 꽤 높은 벼슬 살이를 한 양반인데, 임진왜란 후의 어느 날, 항간에 떠도는 소문과 일화를 모아 이야기 책을 썼습니다. 유몽인의 호가 어우당이었으므로, 책 제목은 "어우야담"이라고 부릅니다.

"용재총화"와 "어우야담" 두 편의 책은 많은 옛날이야기의 원전으로 수없이 인용되어 왔습니다. 책 하나는 16세기가 막 시작되던 때에 집필 된 것이고, 다른 책 하나는 16세기가 끝난 직후 무렵에 집필 된 것입니다. 그러니 대체로 두 책은 지금으로부터 약 5백년전 조선시대의 문화를 살펴보기에 대표적인 이야기 자료가 될 것이라 할만합니다. "용재총화" "어우야담" 두 책의 필자인 성현과 유몽인은 정치인의 당파로 보면, 각각 훈구파와 사림 동인 중북파에 속한다고 말할 수 있으니, 정치적인 입장을 조금씩 엿볼 수 있는 부분도 약간은 들어가 있는 편입니다.

둘 다, 수차례 현대 한글 번역본으로 출간된 바 있으며, “용재총화”의 내용은 고전번역원 번역을 통해 인터넷으로 언제든지 누구나 무료로 읽을 수 있고, "어우야담"의 경우에는 근대 이전 조선시대 후기에도 한글판이 출간되어 유행한 적이 있습니다. "용재총화"에 실려 있는 이야기들 숫자는 1525년 인쇄본을 기준으로 327편이며, "어우야담"에는 여러 판본들을 모은 최근 한국학중앙연구원 번역판의 경우 558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용재총화)


(어우야담)

두 이야기 책에는 항간에 떠돌던 농담에서부터, 유행하던 시에 대한 비평, 작가가 겪은 흥미로운 일 등등 다양한 일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그러니만큼, 여러가지 괴물에 관한 이야기들도 당연히 들어 있습니다. 그러니 이것이 5백년전 조선시대에 돌아다니던 괴물 이야기에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고, 즐기는데 자료가 되겠다 싶어서, 저는 괴물들만 모아 보기로 했습니다.

두 책에 등장하는 괴물들 중에서 단순한 유령이나, 겉모습이 보통 사람과 별 차이가 없는 신선, 신령 등등은 제외하고 “모습이 괴물스러운 것”들을 추렸습니다. 그래놓고 보니, 용재총화, 어우야담 두 책에 약 37종의 괴물이 등장합니다.

괴물들은 잘 알려진 용과 같은 비교적 평범한 괴물도 있으며, 또 기형 생물을 신령스러운 괴물로 착각한 듯 보이는 것도 있습니다. 한편, 그 중에는 다른 나라, 다른 문화권의 "늑대인간"이나 "투명인간"류와 비슷한 생물이 있는가 하면, 현대의 외계인이나 비행접시 목격담과 흡사한 것도 있어서, 주석을 달아 이야기 해보자면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 만한 종류도 있습니다. 그러니만큼, 고전 속의 옛 괴물들을 줄줄이 구경하는 느낌으로 가볍게 즐겨 주신다면 좋겠습니다.

각각의 괴물들 중에 그 이름이 분명하지 않은 것은, 억지로 괴물의 이름을 붙이지 않았습니다. 대신에 나중에 원전을 찾아 볼 때 편리하도록 괴물을 묘사할 때 본문에서 사용한 말을 그대로 가져와서 항목의 제목으로 삼았습니다.

괴물들의 모습에 대해서는, 조선시대 민화 풍의 예스러운 그림으로 그 형상을 그려서 곁들이면 더 좋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습니다만, 아쉬운대로, 일단은 조선시대의 서적 삽화를 발췌해서 분위기를 깔아주는 느낌으로 같이 실었습니다. 이때 삽화는 본래 괴물의 모습을 그대로 그린 책에서 가져온 것은 전혀 아니며, 삼강행실도, 속삼강행실도, 한글본 천수경, 한글본 부모은중경, 영험약초언해, 천수경언해, 태상감응편도설언해, 천로역정 등의 여러 책에서 뽑았습니다.



- 용재총화 -

1. 고관대면 (高冠大面: 관이 높고 얼굴이 크다는 뜻)

(삼강행실도 삽화)
높다란 관을 쓰고 있고 얼굴이 커다란 사람 형상으로, 얼굴과 관에 비해 몸은 작아서 사람처럼 서 있을 수 없다. 그래서 보통 나무에 기대어 있는다. 사냥개가 사람보다 먼저 발견하고, 사람이 노려보면 겁을 먹고 사라진다. 조선 때 성현의 외삼촌이 지금의 부여 땅에서 보았다고 한다.


2. 용아 (龍兒 또는 용연신 龍淵神)

(태상감응편도설언해 삽화)
용의 연못 속에 사는 사람 모양의 용이다. 사람과 거의 같은 모양인데, 옷을 별로 입고 있지 않고, 다섯 색깔의 알록달록한 비늘이 온 몸에 나 있다. 사람을 등에 업고 물속세계를 자유롭게 다닐 수 있다. 고려 때 광대놀이를 잘 하던 영태가 흉내를 낸 적이 있다.

- 사람과 같은 용, 또는 사람 모습을 한 용의 자손에 대한 설화는 널리 퍼져 있는 편입니다. 특히 고려 태조 왕건이 용의 딸의 후손이라는 전설이 있어서 이런 이야기는 더 유명 합니다. 겉모습이 보통 사람과 거의 차이가 없는 경우가 있고, 이 항목처럼 요란하게 겉모습이 보통 사람과 다르다는 점을 내 세우는 경우가 있어서 분리해 보았습니다.


3. 장화훤요 (張火喧鬧: 붉을 밝히고 시끄럽게 떠든다는 뜻) ****

(삼강행실도 삽화)
하늘을 뒤덮을 정도로 거대한 나무의 형상이다. 하늘이 흐리면 휘파람 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밤에는 가끔 빛을 발하며 시끄럽고 수다스러운 말소리를 내는 등 많은 동물들이 나무에 붙어 있는 듯 한 형태이다. 그 말하는 내용은 바람직한 것이 아니며, 자신을 공격하려는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힘도 있다. 이 나무의 공격으로 미친 사람은 동쪽으로 뻗은 복숭아 나뭇가지로 만든 칼로 목 베는 시늉을 하면 고칠 수 있다. 조선 때 성현의 외삼촌이 지금의 파주 땅인 서원에서 보았다고 한다.

- 신령스러운 나무, 귀신 들린 나무에 대한 묘사로 전형적인 것인데, 밤에 불을 내뿜는다는 점이 독특해 보입니다. 복숭아 나무에 신령스러운 힘이 곁들어 있다는 것은 중국 고전에서도 흔히 보이는 것인데, 나무로 칼모양을 만들어 목을 베는 시늉을 한다는 묘사는 구체적인 데가 있어서 그대로 실어 보았습니다.


4. 고수여칠 (枯瘦如漆: 말라 붙어 검게 칠한 모양 같다는 뜻) *

(태상감응편도설언해 삽화)
뼈다귀로 된 다리로 걸어다니며 종이 치마를 두르고 있고, 상체는 가리고 있거나 보이지 않아 하체만 보이는 형상이다. 늙은 여자의 목소리를 내며, 사람의 밥과 반찬을 다양하게 빼앗아 먹는다. 조선 때 이두가 자기 집에 나타나서 고생했다고 한다.


5. 목여거 (目如炬: 눈이 횃불 같다는 뜻) *

(천로역정 삽화)
3,4미터 이상의 높다란 키에, 삿갓을 쓰고 얼굴이 둥글고 커다란 형태로, 눈은 횃불처럼 빛난다. 걸어다닐 때 주위에는 이글거리는 뜨거운 열을 내뿜으며, 하늘로 날아올라 멀리 이동할 수 있다. 조선 때 성현이 남강에 갔다가 오는 길에 보았다고 한다.

- 어째 현대인의 눈으로 보면 UFO 목격담과 비슷한 느낌도 드는 이야기입니다. 삿갓을 쓰고 눈에 특징이 있다는 점을 갖고 있는 괴물은 이 외에도 비슷비슷하게 몇 가지 다른 사례가 있습니다. 삿갓 대신에 그와 비슷한 우산 모양이라고 생각해 보자면, 일본의 카라카사 (からかさ 小僧) 요괴와도 비슷한 점이 있어서 재미 있습니다.

삿갓 쓴 사람, 혹은 우산 쓴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은 다른 물체에 삿갓, 우산이 씌여 있었기 때문에 어두울 때 착각한 것에서 유래한 괴물 아닌가 저는 추측합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 삿갓을 등불 위에 씌워 놓았을 때, 멀리서 보고 무심코 그게 삿갓 쓴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가 삿갓 아래를 보면 사람이 아니라서 당황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만, 혹시 정말 그런 이상한 모양의 괴물이나 외계인이 그 때 있어서 한국, 일본 일대를 돌아 다니다가 떠난 것이라고 상상해 보면 그것도 재미는 있습니다.


6. 수일이점대 (隨日而漸大: 날마다 자를 수록 커진다는 뜻)

(천로역정 삽화)
작은 도마뱀의 모양이나 칼로 자르면, 금새 자라나 원래보다 더 커진다고 한다. 그래서 칼로 치면 칠수록 점점 커져서 나중에는 커다란 이무기의 모양처럼 된다고 한다. 수십명의 병사들이 칼로 동시에 공격해도 막을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다. 이것은 은밀히 숨겨진 지하 토굴 속의 요새에 사는 어여쁜 여자가 모습을 바꾸어 생긴다고도 한다. 그리고 한 마리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삼자매, 세친구가 함께 살고 있다는 말도 있다. 조선 때 홍 재상이 보았다고 한다.

- 공격 할 수록 도리어 커진다는 면에서 그리스 신화의 히드라나 조선 말기 설화인 불가살이와 비슷한 점이 있습니다. 공룡에 익숙한 현대에 돌아 보면, 커다란 도마뱀 모양의 괴물이라는 점도 눈에 뜨입니다.


7. 소백충 (小白蟲)

(태상감응편도설언해 삽화)
사람의 치아에 기생하는 조그마한 하얀 벌레로 귀금속 은을 좋아하는 이상한 습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선 때 혜민서에 제주 출신 여자 의사(여의) 한 사람이 은으로 된 물체로 이 하얀 벌레를 빼내는 기술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10. 백포건 (白布巾: 흰 두건이라는 뜻) **

(영험약초언해 삽화)
흰 두건을 쓰고 옷은 낡은 옷을 입은 늙은 승려의 모습이다. 그러나 사실은 호랑이가 두 발로 걸어다니며 두건을 덮어 쓴 채 본 모습을 숨겨 사람인 체 하는 것이다. 여러 명의 보통 호랑이들을 거느리고 다니는 호랑이들의 두목으로, 새벽에는 바위 위에 앉아 있으며, 호랑이 다운 모습으로 네 발로 뛰어다닐 때는 크게 소리를 지른다. 고려 때 강감찬이 지금의 서울에서 만나 내쫓으면서 호랑이들을 몰아낸 적이 있다.

- “삼국유사”에 나오는 사람 모습으로 변신할 수 있는 호랑이 이야기인, “김현 감호”에 등장하는 내용과 거의 비슷한 내용 입니다. 다만 흰 베로 만든 두건을 썼다는 점이 명시 되어 있기에, 원래 모습을 옷가지로 가린 채 사람인 척 하는 호랑이 모양을 상상해 볼만 합니다.


11. 노호정 (老狐精)

(영험약초언해 삽화)
여인들에게 인기가 많고 지혜로운 사람의 모습으로, 보통 승려의 모습과 비슷하나 머리를 기른 행색이다. 그러나, 이는 사람의 아들이 아니라, 늙은 여우의 기운이 피어올린 것이다. 사람과 모든 면에서 차이가 없으나, 다만 누런 개나 흰 매를 보면 사냥 당할까 두려워 갑자기 놀란다. 고려 때 신돈이 노호정이라는 소문이 있었다.


12. 홍난삼 (紅襴袗: 붉은 난삼이라는 말)

(태상감응편도설언해 삽화)
난삼은 선비들이 입는 옷인데, 빨간색 난삼을 입고 머리를 온통 풀어 헤친 기괴한 여자가 대나무 숲에서 홀연 나타나는 것이다. 잘 뛰어다니고, 높이 뛰는 일도 자연스러워 빠르고 세게 움직인다. 사람이 가까이 다가가면 도망간다. 조선 때 성현의 외삼촌이 지금의 부여 땅에서 보았다고 한다.

- 실제로는 그냥 좀 이상한 사람이 뛰어 다니는 것을 괜히 착각한 사건 아니었나 싶습니다만, 현대에 쉽게 떠올리는 정형화된 긴머리의 여자 귀신과 닮은 점도 있어서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빠르게 뛰어 다거나 붉은 난삼을 입고 있다는 것은 확연히 다릅니다. 정형화된 긴머리의 여자 귀신은 증보편 9. 봉두귀물로 편성해서 거기에서 다루었습니다.


13. 정여우후 (井如牛吼: 우물이 소와 같이 우는 소리를 낸다는 뜻) **

(태상감응편도설언해 삽화)
우물 속에 사는 소와 닮았을 것이라고 추측되는 것이다. 우물을 메워 버리려하면 며칠동안이나 소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일도 있다. 조선 때 성현의 외삼촌이 지금의 부여 땅 사람들이 이것을 너무 숭배하는 것을 보고 우물을 메워 버렸다고 한다.

- 한국민속문학사전에 실려 있는 비슷한 설화에는 검은 소와 비슷한 모양이고, 일이 잘못될 경우 연기처럼 녹아서 사라져 없어진다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온 전설도 언급되어 있습니다.


14. 화거훤호 (火炬喧呼: 횃불 같은 것이 서로 부른다는 뜻, 도깨비 불) ****

(속삼강행실도 삽화)
마을과 마을 사이 정도의 먼 거리에 걸쳐 길게 무리지어 있는 수없이 많은 숫자의 괴이한 불빛들이다. 불빛이 줄지어 움직이며 환하게 빛나므로, 마치 야간에 사냥하러 나선 사람들의 모양과 비슷하다고 한다. 맹렬히 다가가면 흩어지지만, 또다시 재편성되어 어느새 사람을 포위한다고 한다. 조선 때 안부윤이 지금의 파주 땅인 서원으로 가는 길에서 밤중에 보았다고 한다.


15. 노앵설 (老鶯舌: 늙은 꾀꼬리 혀라는 뜻)

(영험약초언해 삽화)
어린 여자아이의 모습인데, 천정에 매달려 있거나, 기둥위에 올라가 숨어 있는 습성을 갖고 있다. 늙은 꾀꼬리와 같은 이상한 목소리로 말을 하며, 공중부양을 할 수 있다는 말도 있다. 사람의 비밀을 알아채거나, 죄지은 사람의 마음속을 잘 꿰뚫어보며, 잃어버린 물건을 잘 찾아주기도 한다. 조선 때 성현의 장모가 어릴 떄 보았다고 한다.


16. 의가작수 (依家作祟: 집에 들러 붙어 저주를 내린다는 뜻) ****

(삼강행실도 삽화)
사람의 집에 숨어서 살면서 갖가지 방법으로 사람을 괴롭히고 골탕먹이는 형체가 보이지 않는 인간 같은 것이다. 죽은 줄 알았던, 유계량이 투명인간으로 나타났다는 이야기가 널리 퍼져 있어서 이렇게 부른다. 조선 때 기유가 자기 집에 나타나서 고생하다가 집을 버리고 이사를 가버렸다고 한다.

- 형체가 보이지 않는데, 여러가지 괴롭히는 일을 한다는 것은 현대에서 말하는 “폴터가이스트” 현상과 비슷한 것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비슷한 사례는 다른 조선시대 설화 중에서도 종종 보입니다. 돌이나 기왓장을 보이지 않는 누가 어디선가 던진다거나 하는 사례가 흔한 편입니다. 아마 현대에 밝혀진 대로 폴터가이스트 현상으로 위장하거나 착각한 일이 조선시대에도 있었기 때문 아닌가 싶습니다.


17. 연처위사 (戀妻爲蛇: 아내를 연모하여 뱀으로 변했다는 뜻, 상사뱀) ****

(태상감응편도설언해 삽화)
여자, 특히 과부에게 밤에 나타나 그녀가 꿈을 꾸게 하면서 희롱하는 뱀이다. 마치 여자의 남편과 같은 느낌을 준다고 한다. 보통 여자들이 왕래하는 집안의 항아리 속 같은 곳에 숨어 있다가 밤이 되면 몰래 나타난다고 한다. 보광사의 승려가 죽은 뒤에 뱀으로 변해서 나타난 적이 있다고 한다. 조선 때 성현의 장인이 지금의 부여땅에서 들은 이야기라고 한다.

- 한국민속문학사전에 비슷한 항목이 “상사뱀”이라는 제목으로 설명 되어 있습니다. 이런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설화에서는 사람을 희롱하는 이런 뱀이, 여자의 다리에 어떤 방법을 사용하여 달라 붙어 다니면서 결코 떨어지려 하지 않는다는 묘사도 있습니다. 크기가 작게 묘사되는 경향도 있어서 “조월천” 설화의 경우에는 붓두껍에 넣었다는 말도 나옵니다.


18. 법신상주 (法身常住)

(한글본 부모은중경 삽화)
사람의 일종인데, 죽을 때가 되면, 불속에서 몸이 타오른뒤에 타지 않은 부분만 남는데, 이것이 완연히 건강한 사람의 모습이 되는 것이다. 조선 때 장원심이란 사람이 농담삼아 이것을 흉내낸 적이 있다.


19. 재차의 (在此矣: 여기 있다 라는 뜻, 혹은 黑手: 검은 손 이라는 뜻)

되살아난 시체인데, 걸어다니며, 손발이 검은 색이고 동작은 부자연스러우나 사람의 말을 그대로 할 줄 안다. 고려 때 한종유가 장난 삼아 손발이 검은 되살아난 시체를 흉내내어 죽은 사람을 기려 곡을 하면 "여기 있다"라면서 사람들을 놀래켰다는 일이 전해진다.

- 죽은 줄 알았던 시체가 갑자기 일어 나거나 어떤 행동을 했다는 것 때문에 놀랐다는 식의 이야기는 몇 가지가 있습니다. “송천필담”에는 장례를 치르고 있는데 갑자기 시체가 움직여서 사람들이 놀라서 기절했다는 이야기도 실려 있습니다. “용재총화”의 위 사례는 그런 것을 흉내내서 사람들을 놀린 사례인데, 그 만큼 갑자기 움직이는 시체 이야기가 어느 정도는 퍼져 있었다는 추측도 할만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어우야담 -

20. 제성대곡 (齊聲大哭: 다같이 소리 맞추어 크게 우는 소리라는 말)

(삼강행실도 삽화)
형체는 분명히 알려 있지 않으나 떼거리로 몰려다니며, 오래된 사당 같은 곳에 머문다. 음악에 쉽게 감동하여, 슬픈 아쟁음악을 들으면 감격하여 다함께 소리를 맞추어 엉엉 우는 습성이 있다. 조선때 김운란이 실업자인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여 야밤에 홀로 아쟁을 켜다가 만났다고 한다.

- 슬픈 음악에 감동하여 갑자기 귀신이 일제히 울었다는 묘사는 매우 극적입니다만, 괴물의 모습 묘사는 형체 없이 떠돌아 다니는 유령의 전형이라고 할 만한 내용입니다.


22. 청우 (靑牛) ***

(속삼강행실도 삽화)
푸른색깔의 소로, 보통 소에 비해 덩치가 거대하고, 사람이 길들여 타고 다닐 수 있다. 추위에 강한 것 같으며, 산으로도 잘 올라가는 힘센 동물이다. 조선 때 이지번이 한 마리 길들여 타고 다녔다고 한다.

- 한문에서 종종 등장하는 문학적 표현이기도 하고, 도교 계통 이야기에서도 “푸른 소”는 상투적일 정도로 자주 언급 됩니다. 그런데 사실은 상상 속의 동물이 아니라 실제로 과거에 있었던 한우의 한 품종 중에 조금 희귀했던 것이 약간 검푸른 색으로 보일 때가 있어서 이렇게 불렀을 거라고 추정하기도 합니다. 이 경우 지금의 검은색 한우와 가까운 품종으로 추측되기는 하나, 정확히 어떤 종류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23. 충기여서 (蟲氣如絮: 벌레의 기운이 버들강아지 같다는 말)

(태상감응편도설언해 삽화)
수많은 숫자가 떼거리로 날아다니는 작은 버들 강아지 모양의 솜털 같은 것이다. 온 방안을 가득 채울만큼 대량으로 몰려와 사람이 있는 곳을 습격한다. 사람 몸속으로 파고들면 피부병이 생겨 고생하게 된다. 조선 때 의사 양예수가 이것에 당한 사람을 진찰했다고 한다.


24. 쌍두사목 (雙頭四目: 이것이 자신의 모습을 그림으로 그린 것을 묘사하는 대목의 첫부분으로 머리가 둘, 눈이 넷이라는 말) *

(법화경언해 삽화)
머리가 두 개인듯한 느낌을 주는 괴물로, 눈이 네 개이며, 뿔이 높이 솟았고, 입술은 처지고 코는 찌그러지고 눈동자와 눈알이 모두 붉은 매우 추한 괴물이다. 사람 정도의 크기로 어둠속에 몸을 숨기고 다니는데 매우 능하다. 사람과 말이 통하며, 사람을 주인처럼 섬긴다. 그러나 침실과 같은 개인적인 곳에도 자주 나타나며, 먹을 것을 달라고할 때 주지 않으면 난동을 부린다. 쥐고기를 구워 먹이면 죽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선 때 신막정이 지금의 서울땅에 있던 소공주동의 집에서 보았다고 한다.


25. 일점청화 (一點靑火: 푸른 불꽃 하나라는 말, 도깨비불) ****

(영험약초언해 삽화)
파란색 불꽃 모양으로 굴러다니듯 움직인다. 작게는 반딧불 크기이나, 굴러다닐 때 마다 커지거나 작아질 수 있어서 작은 항아리 정도의 크기로 커질 수도 있다. 공격에 당하면 죽을 정도로 심한 피부병에 걸릴 위험이 있다고 한다. 조선 때 김효원이 지금의 삼척 땅에서 보았다고 한다.

- "귀화"라고도 표기하는 도깨비불 이야기의 가장 대표적인 형태로 꼽을만 합니다. 이와 비슷한 도깨비불 이야기는 조선시대에도 풍부하며 현대까지도 자주 전해져 내려 옵니다. 앞서 14. 화거훤호 항목의 경우 불꽃의 모양이 특별하지 않고 대신 많은 숫자가 한꺼번에 움직이는 약간 특별한 형태입니다.


26. 장구당로 (長口當路: 커다란 입이 길을 가득 채우고 있다는 말) *

(태상감응편도설언해 삽화)
커다란 입이 길을 막고 설 수 있는 정도의 크기로 있는 것이다. 입을 벌리면 윗 입술이 하늘에 닿을 정도라고 묘사되어 있다. 입 안으로 깊숙히 들어가면 푸른 옷을 입은 어린 사람이 살고 있는데, 이 사람은 신비로운 조화를 부린다. 조선 때 신숙주가 젊은 시절 보았다고 한다.


27. 목노개생염, 목비개생발 (木奴皆生髥, 木婢皆生髮)

(영험약초언해 삽화)
나무로 된 사람 인형인데 사람과 같은 수염이나 머리칼이 자라는 것이다. 남자의 경우에는 수염이 자라서 "목노개생염"이라고 표현하고, 여자의 경우에는 머리칼이 자라나서 "목비개생발"이라고 표현했는데, 괴기스러운 일을 일으키는 힘이 있다. 조선 때 박응순이 조상의 무덤을 쓰다가 무덤 안에서 보았다고 한다.


28. 형화만실 (螢火滿室: 반딧불이 방을 가득 채웠다는 말)

(태상감응편도설언해 삽화)
반디불처럼 빛이 나는 이상한 벌레인데, 한데 뭉쳐서 서로 합쳐지면 사람의 머리뼈와 같은 모양을 이루어 한 덩어리가 되어 힘을 쓰기도 한다. 이름은 사람 머리 뼈의 가루라는 뜻이다. 사람에게 고통, 병, 헛것 보게 하기등을 일으키는 피해가 있는 듯 하다. 조선 때 김의원의 친척이 시달린 적이 있다고 한다.


29. 협사이함 (篋笥而緘: 대나무 통에 가두었다는 말)

(천로역정 삽화)
괴물을 가두어 놓은 작은 대나무 상자로, 괴물이 소리를 내며 날뜀에 따라 들썩들썩한다. 물속에서 살아남지 못하는 동물이라 대나무 상자 통째로 강물에 집어넣으면 죽는다는 것과, 사람을 공격한다는 것 외에 실체는 알려지지 않았다. 조선 때 황철이 괴물을 잡아 가두어 넣었다고 한다.


30. 홍량거부 (鴻梁巨桴: 이것의 크기를 비유할 때 쓴 말로 큰 기둥이라는 말, 큰 뱀, 이무기) ****

(태상감응편도설언해 삽화)
바다와 육지를 넘나드는 거대한 뱀 모양으로, 길이는 수십미터 정도이고, 굵기는 기둥만하다고 한다. 육지에서는 산짐승을 잡아먹고, 바다에서는 물고기를 잡아먹는다. 그러나, 매우 둔해서 함정에 걸리기 쉽다. 이것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몸 속에 진주처럼 기이한 보석이 생긴다는 것이다. 이 보석은 크기도 큼지막하고 색깔도 영롱해서 이것을 잡아 배를 가르고 꺼내면 진귀한 보물이 된다. 조선때 한 화포장이 외딴 무인도에 남겨졌다가 이것을 발견했는데, 함정으로 이것을 잡은 뒤 보석을 꺼내서 갑부가 되었다고 한다.

- 용이 아니라 뱀의 모습인데 크기는 보통 뱀보다 훨씬 큰 괴물에 관한 이야기는 그 숫자가 매우 많으며, 현대에도 종종 “학교를 세웠을 때 수위가 큰 뱀을 죽였더니 소풍 때마다 비가 온다”는 형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서는 뱀과 같은 모습이지만 한 입에 사람을 먹을 수 있고 집이나 배를 부술 수 있을 정도로 큰 경우를 기준으로 하겠습니다.

이런 커다란 뱀은 흔히 “이무기”라고도 부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무기”라는 말의 어원은 알려진 것이 없어서 “아주 큰 뱀 비슷한 모습”이라는 것 이외에는 특징을 정하기 어렵다고 생각 합니다.

다만, “삼국유사”에는 “이목(璃目)”이라는 용의 아들이 나오는데, 이것이 “이무기”를 한자로 표현한 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이야기에는 비를 내리게 하는 능력이 있다거나, 하늘로 승천 한다거나 하는 말도 나오므로, 흔히 현대에 퍼져 있는 이무기가 비를 내리게 한다거나 용으로 승천하기를 기다리고 있다거나 하는 전설과 잘 통합니다. 그러나 삼국유사의 “이목”은 모습이 커다란 뱀이고 용은 아니라는 묘사는 없습니다. 오히려 작은 연못에서 살았다고 되어 있고, 침상 아래에 숨기도 했다고 되어 있으니 크기는 작을 것입니다. “이목”이라는 한자 이름의 뜻에 주목할 경우 오히려 눈이 유리로 되어 있는 용이라는 느낌입니다.

한편 "용천담적기"에 채록된 설화에 등장하는 커다란 뱀은 내용이 독특하고 구체적이라서 또 언급할만합니다. 움직이면 산을 진동하는 듯할 정도로 거대한 굵기의 뱀이 등장하는 데, 이 뱀들은 가족, 무리를 이루어 굴 속의 둥지에서 살며 사람을 물어 뜯어 혈기를 빨아 먹고 사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사람의 모습으로 변신할 수도 있는데, 만약 정월 첫 해일에 만든 콩기름을 얻어 끓인 것을 낫자루 구멍에 바른 뒤에 울타리에 꽂아 놓으면 죽게 된다고 되어 있습니다.


31. 도피사의 (倒被蓑衣: 도롱이옷을 이상하게 둘렀다는 말)

(영험약초언해 삽화)
도롱이옷을 거꾸로 입은 사람의 모양인 듯한 것이다. 둘 씩 무리지어 다니며, 사람의 말을 아는 듯 하다. 신비로운 힘으로 사람이 열병을 앓게 한다. 조선 때 권벽이 열병에 죽은 사람이 많은 동네에서 보았다고 한다.


32. 소여구아 (小如狗兒: 강아지처럼 작다는 말)

(태상감응편도설언해 삽화)
제갈량이 만들었다는 목우유마를 기초로 하여 제작한 나무로 된 작은 말이다. 크기는 작은 강아지 만했으나, 제법 그럴듯하게 잘 움직이며 사람을 따라다니는 기계였다. 다만, 작은 크기 기준으로 설계되어 실제로 작업이나 군사와 싸움을 위해 쓰려고 크게 만들면 전혀 움직이지 못했다고 전해진다. 조선 때 이성석이 제작했다고 한다.


33. 백어 (白魚)

(태상감응편도설언해 삽화)
피부가 눈과 얼음처럼 보이는 하얀 커다란 물고기, 혹은 고래이다. 신비한 힘을 가지고 있으며, 여자가 먹으면 고기 속에 있는 무엇이 몸으로 들어 오는 것인지, 온통 몸이 하얀 특이한 아이를 임신하게 된다고 한다. 조선 대 이현배가 진주 땅에서 어부가 잡아 진상한 것을 보았다고 한다.


34. 은불 (銀佛)

(법화경언해 삽화)
하얀 색으로 보이는 은으로 된 보살상 모양의 것이다. 밤에는 사람과 비슷한 모양으로 움직이며 뛰어다니고, 낮에는 대나무 숲속의 흙속에 들어가 은으로 된 불상의 모양으로 가만히 있다. 커다란 소리를 두려워 하고, 사람을 공격하여 헤친다. 낮에 은으로 된 불상의 모양일 때 녹이면 그대로 귀금속 은으로 사용할 수 있다. 조선 때 김뉴가 매우 값싼 흉가를 사들였는데, 그곳에서 보았다고 한다.

- 오래된 물건이 사람이 보지 않는 곳에 숨겨져 있거나 묻혀 있으면 요사스러운 기운이 나와서 그것이 도깨비 같은 일을 한다는 식의 전형적인 일화입니다. 특히 사람 모양으로 만든 인형, 석상이나 짐슴 모양이 조각되어 있는 그릇에 대해 이런 이야기가 생긴 경우가 많습니다. 흔한 사례인 빗자루에 붙은 도깨비가 나타난다는 식의 이야기에 비해, 이 항목의 경우에는 불상 색깔의 승려가 밤에만 나온다는 점이 독특합니다.


35. 출목축비 (出目縮鼻: 이것의 모습을 묘사하는 대목의 첫부분으로 눈은 튀어나오고 코는 오그라들었다는 말) *

(태상감응편도설언해 삽화)
돌탑 등의 구멍 속에서 사는 것으로 크기가 상당히 크며, 네 발 짐승의 형체이다. 눈은 튀어나오고 코는 찌그러졌으며 입꼬리는 귀까지 닿아 있고 귀는 늘어지고 머리카락은 솟아 있으며, 양 날개가 활짝 펼쳐진 듯한 모양이며, 몸은 붉고 푸른 빛으로 알록 달록 하다. 고약한 악취를 풍긴다고 한다. 먼저 괴롭히지 않으면 사람을 습격하지는 않는다. 조선 때 정백창이 보았다고 한다.


36. 삼대봉 (三大蜂)

(태상감응편도설언해 삽화)
땅속 돌 밑에 사는 데, 세 머리의 거대한 벌 모양이다. 크기는 주먹 만한 크기로 셋 씩 짝지어 다닌다. 그 침으로 공격하면 한 번의 공격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 조선 때 소세양이 보았다고 한다.


37. 비유설백 (肥腴雪白: 살이 눈처럼 희다는 뜻)

(속삼강행실도 삽화)
옷을 벗은 여자 형체의 하얀 물고기로, 머리칼을 풀고 있으며 피부가 매우 희다고 한다. 바다와 호수를 넘나들 수 있는 교묘한 지형의 물 깊은 곳에서 살며, 신비한 힘을 갖고 있는 듯 하다. 조선 때 김회천이 지금의 영광 땅에서 본 적이 있다고 한다. 김회천은 물고기를 많이 잡기 위해서 연못에 독약을 풀어 물고기를 연못의 모든 물고기를 한 번에 다 잡으려고 했다고 한다. 그 때 이 것의 죽은 시체를 발견했다고 한다.


38. 괴외촉천 (魁嵬觸天: 우뚝하니 높아서 하늘에 닿을 듯하다는 말, 거인)

(영험약초언해 삽화)
머나먼 바다에 살고 있는 거인으로, 키가 높은 언덕이나 작은 산에 이르는 정도로 아주 거대하다. 사람을 공격해 섬 근처에 다가오는 배를 뒤집어 버리려 하는 등 난폭하며, 바다속으로 잘 걸어다니며, 산으로도 단숨에 뛰어올라간다. 무기나 도구를 사용할 줄은 모르는 듯하며, 도끼 등으로 팔다리를 공격하면 멈칫한다. 조선 때 이수광이 바다에서 표류하다가 간신히 살아남은 사람을 만났는데, 이 사람들이 빠른 바람으로 조선에서 7일거리의 섬에서 본 적이 있다고 한다.

- 거인에 대한 이야기는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눠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중에 삼국사기에 나오는 사기유사 11. 칠십삼척 항목에서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39. 양육각 (兩肉角)

(태상감응편도설언해 삽화)
머리에 뿔모양으로 튀어나온 두 개의 살덩이가 있는 사람으로, 태어난지 수 개월만에 수염이 나는 정도로 빨리 자란다. 용모가 빼어나고 재능이 비범하다. 조선 때, 지금의 고흥땅에서 유충서의 종이 낳았다고 한다.


40. 인어 (人魚) ***

(태상감응편도설언해 삽화)
헤엄칠 때의 모습을 보면, 거북이와 비슷한데 사람과도 닮은 것이다. 그러나 앉아 있는 앞모습은 사람과 다를바 없다고 하며 모습이 무척 아름답다고 한다. 머리카락은 금발과 흑발이 섞인 모양이고 눈동자의 색깔도 황색계통으로 밝다고 한다. 피부색은 붉은 색이 감도하는 하얀색이며, 등에는 검은 무늬가 엷게 있다. 잡히면 구슬피 우는 모습이 매우 처량하고, 흰 눈물을 줄줄 흘린다. 그래서 오래토록 보고 있으면, 애절한 마음 때문에 놓아줄 수 밖에 없게 된다. 사람처럼 남녀가 있으며, 어린 모습에서 다 자란 사람처럼 성장한다. 기름을 짜내어 먹어보면 매우 맛있다고 하는데, 상하지 않고 오래가기 때문에 고래기름보다도 더 좋은 귀한 것으로 친다고 한다. 조선때 김담령이 지금의 통천땅에서 어부가 잡은 것을 목격했고, 빼앗아 놓아주었다고 한다.

- 중국 고전 속에서 널리 언급되는 인어 이야기로는 교인(鮫人)이란 것이 있는데, 이 항목은 직접 겪은 이야기를 전해 듣고 쓴 것으로, 보통 교인에 관한 이야기와는 확연히 다르며, 항목이름도 “인어”로 되어 있습니다.

한편 중국 고전에 나오는 교인 계통의 이야기 중에는 교인이 신비로운 옷감을 짠다는 것이 유명합니다. 그런 이야기 중에 당나라에서 사치로 유명했던 “원재”가 자신이 사랑하는 “설요영”에게 아주 신비한 옷을 입히기 위해 교초를 구해 왔다는 것이 있는데, 이때 공교롭게도 교초를 신라 사람에게 구해 왔다고 합니다. “태평광기”에 실린 “전당시주” 출전의 이야기인데, 아마 장보고 시기를 전후로 해서 신라 사람들이 바다를 넘나들며 활발히 진귀한 물건을 사고 파는 인상이 퍼져서 생겨난 이야기 아닌가 합니다.


* 아래는 재검토 결과 괴물로서 별도의 항목을 만들 필요가 없다고 보고 삭제하였습니다.

삭제8. 견집오각 (堅執吾角: 내 뿔을 꼭 잡으라 라는 뜻)
이백고라는 사람이 용으로 변신한 것. 사람을 태우고 빠르게 날아다닐 수 있다. 사람은 용의 머리 쯤에에 앉고, 그 커다란 뿔을 잡고 있게 된다. 이 용이 사는 고향은 매우 풍경이 아름답고 기이한 땅으로 커다란 강으로 둘러쌓인 이상향 낙원이다. 조선 때 진일선생이 꿈에서 보았다고 한다.

삭제9. 함은합 (銜銀?: 은으로된 함을 물었다는 뜻)
은으로된 함을 입에 물고 다니는 기이한 까마귀. 함은 단단하게 봉해져 있고, 함 안에는 함을 여는 사람에 관련된 어떤 예언이 적혀 있다. 함 바깥 벽면에 예언에 대한 주의사항이 적혀져 있다. 신라의 소지왕 때 이 까마귀를 만난 일화가 매우 유명하며, 이 까마귀를 소지왕은 기특하게 여겨 까마귀가 나타날 때 마다 까마귀에게 먹일 독특한 과자를 제조하라고 했는데, 이것이 바로 우리나라 약밥의 시초라고 한다.

삭제21. 각백여옥 (角白如玉: 뿔이 옥처럼 희다는 말)
뿔이 옥처럼 희고 아름답다는 용으로 바다에서 살며, 용끼리 주도권을 놓고 서로 죽을 때까지 싸우는 용렬한 습성을 갖고 있다. 조선 때 유충례가 이 용의 뿔을 용 사체에서 얻었다가 유인서에게 빼앗긴 적이 있다고 한다.


* 더 많은 괴물들에 대해서는 괴물 백과 사전 글 목록으로 돌아 가는 링크를 참조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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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원한의 거리 2014/04/19 00:27 # 삭제 답글

    아주 흥미롭고 재미있는 자료 잘 보았고, 또 애써 이런 귀한 글을 써주신데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 게렉터 2014/04/19 22:10 #

    감사합니다. 이번 자료는 7년전에 올렸던 자료의 참조 그림만 바꾼 자료라서, 언젠가 시간이 나면 내용도 틀린 부분, 부족한 부분을 바로 잡았으면 좋겠다고 생각 하고 있습니다.
  • 역사관심 2014/04/19 01:40 # 답글

    이번 판이 역시 훨씬 좋습니다. 게렉터님 덕분에 사료를 찾아볼 동기부여가 된 부분이 많습니다. 최근 두억시니니 여러 지괴류 이야기를 싣는데 있어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앞으로 소개할 글도 저장되어 있는게 꽤 됩니다만, 짧은 소개대신 사료와 함께 나름대로 길게 풀어 쓸 예정입니다). 언젠가 책이 나오면 좋겠습니다. ^^

    아참, 삽화의 경우 제가 찾은 이 그림도 도움이 되실까 하여 링크를.
    http://luckcrow.egloos.com/2431775
  • 게렉터 2014/04/19 22:12 #

    자료 감사합니다. 저도, 전체 여러 괴물 이야기 중에 특별히 좀 더 긴 사연으로 이야기 해 보고 싶을 만한 괴물을 좀 뽑아서 새로 글을 좀 써서 올려 보려고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지난번 자료들에서 한자로 된 원문 부분을 잘 밝혀서 정리해 두었으면 출처 찾아 보기가 더 쉬우실텐데, 언젠가는 작업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2014/04/19 10:21 # 삭제 답글

    한국에도 이런 그림이 있었네요.
    한국사람들 말로만 전통 찾고 한국적인거 찾는데 실상은 아는것도 없을 뿐더러 관심조차 없죠.
    게랙터님같은 분이 계셔서 그나마 다행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게렉터 2014/04/19 22:13 #

    불경이나 도교 계통의 그림들은 제가 보기에는 중국 서적의 그림을 모방해서 따라 그린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만, 그래도 한글로 나와 있는 조선시대 서적에 실린 삽화라 예전의 엉뚱한 유럽계 옛 그림 보다는 또 어울리는 면이 좀 느껴질만하지 않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 눈떼굴 2014/04/29 21:25 # 삭제 답글

    9번 함은합 항목에 까마귀를 문 까마귀라고 써져있는데 상자를 물었다가 맞는거 아닌가요?
    뒤에 "함"이라고 써져있으니 문맥상 상자가 맞는거 같습니다.
  • 게렉터 2014/05/01 00:14 #

    말씀한 것이 맞습니다. 감사합니다. 수정했습니다.
  • 꾀죄죄한 이누이트 2014/10/09 01:41 # 답글

    귀중한 자료를 열심히 보고 있습니다.좀비 같은 것도 있고.17번 연처위사는 상사 같은 느낌이 드네요. 보통 전설에 나오는 상사는 실연을 당한 여성이 구렁이로, 자신이 사랑했던 남자에게 붙는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남자를 압사...시켜버린다고...;;그런데 특이하게도 여기에서 나온 건 남성이네요
  • 게렉터 2014/10/11 06:58 #

    구전으로 돌다가 "이게 전설이다"라고 최근에 인터넷으로 퍼진 것과 실제로 옛 기록에 남아 전해 오는 것들 중에 초점이 다른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많이 이야기하고 있는 사례이지만, "구미호"는 어째 한국의 대표적인 괴물처럼 이야기 되는 경우가 많지만, 19세기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글로 기록된 전설에 구미호 등장하는 경우 자체가 거의 없습니다.
  • 역사관심 2016/05/18 01:38 # 답글

    게렉터님 혹시 여기 나온 삽화들을 제가 정리해서 다른 용도로 (그림에 집중해서) 올려도 될런지요. 감사합니다.
  • 게렉터 2016/05/19 20:05 #

    블로그 포스팅으로 올리실 것이라면 쓰시고 언제 어디에 쓰셨는지만 여기 덧글로 알려주십시오. 감사합니다.
  • 역사관심 2016/05/19 22:34 #

    네 올리고나면 꼭 알려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남중생 2017/08/08 04:16 #

    두 분 모두에게 알려드려야할 것 같아, 이곳에 답글을 남깁니다. 불교, 도교 텍스트에 등장하는 뇌공의 모습을 찾으면서 게렉터 님의 포스팅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http://inuitshut.egloos.com/1925471)
  • 우용곡 2016/05/29 21:30 # 삭제 답글

    수일이참대에서 漸은 '참'이 아니라 '점'이라고 읽지 않나요?
  • 게렉터 2016/05/30 20:33 #

    백번 맞는 말씀입니다. 수정하였습니다.
  • 염둥이 2016/11/24 13:42 # 삭제 답글

    게렉터님
    우연히 자료조사하다가 너무유용한 게렉터님의 블로그를 보고 댓글 남깁니다.
    제가 대학원 논문을 준비중인데 여기삽화와 내용을 발췌해도 괜찮을런지요.
    전통설화에 바탕이된 귀신의 형태를 연구하고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음... 2017/09/24 02:55 # 삭제 답글

    매우 예전에 올리신 글이 구글링검색되었는데...... 태상감응편도설언해에 올라와있는 삽화 다수가 관련 없는 설명과 함께 올라와있습니다.
  • 게렉터 2017/10/23 20:04 #

    본문 위에 밝힌 바 대로, 그냥 분위기에 맞는 그림으로 골라 실은 것입니다: "괴물들의 모습에 대해서는, 조선시대 민화 풍의 예스러운 그림으로 그 형상을 그려서 곁들이면 더 좋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습니다만, 아쉬운대로, 일단은 조선시대의 서적 삽화를 발췌해서 분위기를 깔아주는 느낌으로 같이 실었습니다. 이때 삽화는 본래 괴물의 모습을 그대로 그린 책에서 가져온 것은 전혀 아니며, 삼강행실도, 속삼강행실도, 한글본 천수경, 한글본 부모은중경, 영험약초언해, 천수경언해, 태상감응편도설언해, 천로역정 등의 여러 책에서 뽑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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