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스펜더블 3 (The Expendables 3, 2014) 영화

익스펜더블 3는 역시 80년대의 액션 배우들을 무더기로 모아서, 반 장난 비슷하게 줄기차게 총 쏘고 폭파 하는 내용을 꾸며 보자는 이야기 입니다. 이번에는 새로 합류한 멜 깁슨과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재밌는 모습을 많이 보여 주는 반면, 다른 배우들은 싸움 장면에서 큼 움직임이 없고, 총 쏘는 장면 폭파 장면에도 신기한 것들이 많지는 않은 편이었습니다. 대충 이야기가 흘러가면서 장면마다 80년대 액션 배우들이 번갈아 가며 얼굴 들이미는 재미로 지루함은 막아 주는 정도의 영화로 느꼈습니다.


(포스터)

일단 중심 줄거리부터가 좀 따분한 구석이 있었습니다. 다름 아니라 이번 이야기는 비정한 특수 조직, 스파이들의 세계에 회의와 배반감을 느끼고 오히려 악의 편에 붙어서 싸우는 과거의 동지와 결투를 벌이는 이야기라는 것입니다. 예전부터 있던 줄거리이기는 하지만, 90년대 후반 이후로는 “007 골든아이”나 “더 록” 혹은 많은 그 아류작들에서 걸핏하면 남용 된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번 이야기도 그 남용되는 싱거운 느낌에서 별로 벗어난다 싶은 점은 없었습니다. 최근에 봐서 그런지 “007 스카이폴”과도 많이 닮은 줄거리 구도였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싸움 장면들은 어떻게 달라졌는고 하니, 여기서야말로 정말 실망스러운 대목들이 있었습니다. 흘러간 80년대 액션 스타들이 돌아 온다는 중심을 다 뒤흔들어 버리고, 새로운 젊은 요원들을 고용하는 이야기로 흘러 가버린 것입니다. 새로운 젊은 요원들을 고용하러 다니면서 한 명 한 명 특징을 보여 주면서 시간을 좀 때우고, 막판에 결전할 때 새로운 젊은 요원들과 80년대 액션 스타들이 힘을 합쳐서 싸우는 장면도 보여 주면서 흐뭇하게 해 보려고 한 것 같은데, 영 재미가 없었습니다.


(홍보 사진들도 젊은 요원들 모습은 거의 안보이고 늙은 요원들 중심입니다.)

새로운 젊은 요원들의 면면이 “어른들은 이해할 수 없는” IT광인 맞는 젊은 해커라든가 반항적인 젊은이 같은 그냥 툭 치면 툭 튀어나올 것 같은 인물들에 그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다가, 아무리 그래봐야 처음부터 끝까지 이 영화는 80년대 흘러간 스타들이 이리저리 서로 얼굴 들이 밀어 가며 “오랜만에 나 보니 반갑지”하면서 웃긴 소리 몇 마디씩 하는것에 매달리고 있는 영화라서 젊은 요원들이 나올 때면 어쩐지 반칙이라는 생각만 들고 “빨리 늙은 요원들 안나오나”하는 생각만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이 영화를 보게 되는 것은, 뜸들이는 장면은 최대한 죽이고 하여간 누구를 패든지 뭘 부수든지 하는 장면을 빽빽하게 넣었고 하다못해 껄렁하지만 웃긴 이야기 하며 분위기 잡는 장면도 끼워 넣어서 어쨌거나 이야기를 계속 밀고 나간다는 것입니다. 마지막 결전은 요즘 유난히 눈에 많이 보이는 것처럼 폐가가 된 건물, 공장에서 펼치고 있는 만큼 특색은 적은 편입니다. 70,80년대 한국 액션 영화를 보면 막판 결전은 왜인지 채석장이나 공사판에서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 할리우드 영화에서 폐가에서 결전을 펼치는 게 많은 것을 보면 비슷하게 그냥 제작비 아끼려고 그렇게 밀어 넣은 느낌도 나서 더 아쉬웠습니다.


(안토니오 반데라스)

대신에 새로 합류한 멜 깁슨과 안토니오 반데라스는 썩 재미난 편이었습니다. 멜 깁슨의 악역 연기는 깨끗하고 말끔했고, 정신나간 악당을 그럴듯하게 보여 줘서, 뭔 소리를 할까, 뭔 짓을 할까 궁금하게 하는 점이 재미났습니다. 안토니오 반데라스는 오락 영화에 무수히 많이 나오는 말 많은 떠벌이 코미디 조연역을 맡았는데, 특유의 액센트로 쉼없이 떠들어 대는 모습들은 누구보다 즐거워 보였다고 생각합니다.


그 밖에...

80년대 액션 배우들을 모아서 잡탕으로 싸우게 한다는 분위기로 계속 가 보려면, 사실 정말 한 명 더 출전시키고 싶은 배우는 주윤발 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시아권에서 80년대, 액션, 총싸움하면 주윤발 이상 있겠습니까. 미국에서 주윤발이 액션 배우로 인상이 강하지 않은 편이라고 하면, 하다 못해 성룡이라도 나오는 이야기 있으면 재밌지 않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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