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듯 고요한 밤 (악몽의 밤, Dead of Night, 1945) 영화

“죽은 듯 고요한 밤(Dead of Night)”는 1945년작으로 5개의 짧은 이야기들이 엮여 있는 앤솔로지 형태에 가까운 영화입니다. 이런 이야기들은 짧은 이야기들을 연결하거나 감싸는 이야기로 앞뒤를 장식하고 있기 마련일 겁니다. 이 영화는 짧은 이야기 못지 않게 감싸고 있는 이야기의 비중도 높습니다. 이 영화에서는 한 시골의 외딴 저택에 리모델링 일을 맡은 주인공이 도착하는데, 주인공은 이 상황을 꿈 속에서 한 번 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하여 그 외딴 저택에 모여 있는 사람들과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가운데 사람들 저마다 자기가 겪은 이상한 일에 대해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포스터)

무서운 이야기는 짤막한 형태로 되어 있어서 신비로운 것들이 많은 편입니다. (예를 들어 이런 이야기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짧은 이야기를 영화로 옮기면 너무 짧아서 영화 상영 시간을 다 채우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니, 짧은 이야기를 여러 개 모아서 보여주는 형태의 영화들이 특히 공포 영화 중에 많다고 생각 합니다. 지금까지도 공포 영화 중에는 이런 모양으로 된 영화들이 종종 나오니 말입니다.

그 중에서도 1945년작인 이 영화는 영국에서 이렇게 짧은 이야기들이 엮여 한 편의 영화를 만들어 내는 원조격에 가까운 영화라고 생각 합니다. 나중에 영국의 아미커스(Amicus) 영화사는 "테러 박사의 공포의 패(Dr. Terror's House of Horror)"를 필두로 60, 70년대에 이런 여러 짧은 이야기들을 모아 놓은 형태의 앤솔로지로 된 영화들을 유난히 많이 만들게 됩니다. 그런데 아미커스 영화사의 제작진 중에는 바로 한참 먼저 1945년에 나온 이 영화를 인상 깊게 기억하고 떠올리며 짧은 이야기를 모아 놓은 공포 영화 형식을 시도했던 사람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꽤 퍼져 있는 편입니다.


(시골의 외딴 집에 가서 사람들을 만나서, 한 사람 한 사람 이야기를 돌아 가며 듣는 형식)

떼로 몰려 나와 좀 더 친숙하고 좀 더 익숙한 60,70년대 아미커스 영화사 제작의 영국 앤솔로지 영화들과 이 영화를 비교해 보면, 이 영화가 공포영화가 상대적으로 미숙하던 시절에 훨씬 먼저 나왔지만 놀랍게도 도리어 더 훌륭해 보인다고 느꼈습니다.

흥미로운 도입부, 전개를 보면서 도대체 어떻게 될까, 궁금증을 갖고 지켜 보는 재미로 영화를 따라 가는 맛이 큰 이야기여서, 내용을 모르고 보는 것이 좋을 영화라고 생각 합니다. 그렇습니다만, 이제부터, 이야기의 결말까지 이 영화 속의 이야기들을 모두 소개해 보겠습니다.


1. 자동차 사고에 관한 남자의 이야기
주인공은 자동차 경주 선수로 경주 중 큰 사고를 당한 후, 병원에서 치료 받고 있습니다. 치료 받던 도중 주인공은 환상 같은 악몽에 시달리는데, 바로 저승사자라고 생각 되는 마부가 마차를 몰고 나타나 “한 자리 남았다”고 주인공을 쳐다 보는 것입니다. 주인공은 회복하지 못하고 죽는 것은 아닐까 두려워 하지만, 무사히 회복합니다.

그런데 퇴원해 가는 길에 주인공이 버스를 타려는데, 버스 기사가 바로 악몽에서 보았던 저승사자와 똑같이 생겼고, 마침 “한 자리 남았다”고 말합니다. 주인공을 겁을 먹고 버스를 타지 못합니다. 그런데, 잠시후 버스는 교통사고를 일으켜 그 안에 탄 승객들이 죽게 됩니다.

(사고 당해 생사의 갈림길을 헤매는 자동차 경주 선수)


2. 우는 아이에 관한 여자의 이야기
주인공은 크리스마스를 맞아 다양한 복장으로 꾸민 아이들과 어울려 밤에 놀고 있습니다. 숨바꼭질을 하다가 주인공은 평소에 가보지 않았던 저택의 외딴 방에 가는데, 그곳에서 울고 있는 한 아이를 만납니다. 아이는 “누나가 나를 괴롭힌다”고 칭얼 대는데, 주인공은 그 아이를 잘 달래서 재웁니다. 얼마 후 주인공은 방에서 나오는데, 알고보니 그 방은 수십년째 쓰지 않는 방으로 아무도 없는 곳이고, 수십년전 그 곳에서 누나가 어린이를 죽였던 사건이 일어났던 방이라는 사실을 알고 놀라게 됩니다.

(정체불명의 아이를 만난 주인공)


3. 거울에 관한 여자의 이야기
주인공은 결혼을 앞두고 골동품 가게에서 거울을 사는데, 그 거울을 본 주인공의 약혼자가 거울 속에서 이상한 풍경이 보이고 두려워진다며 괴로워 합니다. 점점 약혼자는 그 거울 속의 다른 방의 모습에 시달리는데, 알고보니 그 거울의 원래 주인은 부인이 바람 났다고 의심 해 목졸라 살해한 사람이었습니다. 얼마 후 약혼자는 갑자기 주인공이 바람난 것이 아니냐고 추궁하기 시작하더니 주인공을 공격합니다. 주인공은 목졸린 순간 거울을 깨뜨립니다. 그러자 약혼자는 원래 정신으로 돌아 갑니다.

(문제의 거울)


4. 골프에 관한 남자의 이야기
골프에 푹 빠진 두 남자가 있습니다. 그런데 두 남자 모두가 좋아하는 한 여자가 나타나고, 두 남자는 여자를 두고 골프로 겨루자고 합니다. 결국 패배한 사람은 골프의 패배와 사랑을 잃었다는 사실에 절망하여 연못 속으로 걸어 들어가 자결합니다. 이후, 그는 유령이 되어 나머지 한 남자에게 자꾸 나타납니다. 남자는 유령을 설득하여 이러지 말자고 하는데, 유령은 자기도 사라지는 방법을 모르겠다고 합니다. 남자와 유령은 여러가지를 시도 하는데, 그렇게 이것저것을 시도 하다보니 유령이 남고 남자가 사라져 버립니다.

(골프광 두 남자)


5. 복화술사의 인형에 관한 남자의 이야기
주인공은 정신분석 학자로 괴상한 정신 병자 같은 사람을 면담하면서 그의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그는 매우 재주가 좋은 복화술사로 인형을 가지고 쇼를 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마치 그 인형이 실제로 자기 의지를 갖고 살아서 말하는 것처럼 평소에도 행동합니다. 그러다가 복화술사는 인형이 자신을 배신했고 다른 사람이 그 인형을 데려 가려고 한다 생각하여 그 사람을 공격한 끝에 경찰에 잡힌 것입니다. 복화술사는 결국 정신병원에 감금 되었는데, 나중에 찾아가 보니 복화술사는 완전히 정신 나간 표정으로 인형 목소리로 항상 말하면서 자기 스스로 인형 행세를 하고 있습니다.

(복화술사)


마지막 부분:
주인공은 모든 등장인물들이 자기의 꿈 속에 나왔던 등장인물들인 것 같은 예감이 든다면서, 이야기가 하나 둘 진행될 때 마다 다음이 어떻게 될 지를 예측합니다. 그리고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뭔가 무서운 일이 생긴다고 두려워 합니다.

사람들은 그럴 리 없다고 하며 이야기를 해 나갑니다. 그런데 이야기들이 다 끝나고 마지막 순간이 되자, 그 무서운 일이란 다름 아닌 주인공이 돌변하여 정신분석 학자를 죽이려고 드는 것으로, 주인공은 정신분석 학자를 죽여 버립니다. 주인공은 자신이 살인을 저질렀다는 것에 놀라서 경악하는데, 이후 주인공은 미쳐가는 듯한 환상을 보면서 지금껏 나왔던 이야기의 여러 장면이 섞인 세계를 경험하고 정신병원에 감금 되어 미친 망상을 보게 됩니다.

그러다 주인공은 깨어 나는데, 알고 보니 주인공은 자기 집에서 자고 있고 이 모든 것은 꿈이라는 것이 밝혀 집니다. 주인공은 일어나자마자 꿈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을 잊게 되는데, 그날 리모델링 일이 들어 와 있어서 시골의 외딴 저택으로 찾아 가게 됩니다. 그곳은 바로 영화 처음에 나왔던 바로 그 저택입니다. 이 맨 마지막 장면은 영화를 시작하는 맨 첫 장면과 똑같아서, 이 모든 것이 영원히 끝나지 않는 악몽의 순환 고리임을 암시합니다.

(우리들이 모두 당신 꿈 속의 등장인물일 뿐이라고요?)


각각의 이야기를 보면, 첫번째 자동차 사고에 관한 이야기는 줄거리에서 연출까지 모든 부분이 깔끔하고 훌륭합니다. 이런식으로 악몽과 미래에 대한 예언을 연결하는 이야기는 이후에도 수없이 나왔는데, 이 영화는 많은 영향을 미친 좋은 초기작이라고 생각할만 합니다. 문제의 버스 기사가 얼굴을 드러내는 장면에서, 별달리 설명을 안해도 관객들이 “바로 악몽 속에서 보던 그 얼굴이다!”라고 관객 스스로 화면을 보고 직접 느낄 수 있도록 화면 중앙으로 들이대는 연출 수법을, 악몽 장면과 실제 기사가 나오는 장면에서 똑같이 사용해서 생각을 이끌어 내는 화면 구성이라든가, 하다 못해 마지막에 버스 사고가 나는 특수효과도 무척 잘 촬영되어 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다섯번째 복화술사의 인형에 관한 이야기도 이후에 수없이 많이 나온 “복화술사의 인형이 스스로 살아 있는 것 같다”는 소재를 사용한 이야기의 좋은 초기 형태라고 할만했습니다. 특히 이 이야기는 여러 가지로 잔재주를 부리지 않고, “사실은 복화술사가 너무 집착한 나머지 혼자 착각한 것이다”라는 가장 기본적인 가능성을 열심히 활용해서 이야기를 꾸렸는데, 그런 정공법이 무척 잘 먹혀 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미쳐 가는 복화술사를 연기한 주인공의 연기도 뛰어 났고, 복화술 인형과 실제로 인형 만큼 기가 작은 배우를 이용해 찍은 장면을 섞어서 만든 장면들도 영화에 필요한 효과를 잘 살리는 편이었습니다.

두번째 우는 아이에 관한 이야기와 세번째 거울에 관한 이야기는 이야기가 너무 단순한 흔한 옛날 귀신 이야기 그대로일 뿐이고, 영화 속에서도 그냥 그걸 우직하게 펼쳐 보여 줄 뿐이라서 덜 재미있는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는 아이 이야기에서 거대한 저택의 알 수 없는 방으로 들어 가는 이야기는 그야말로 이런 이야기의 운치를 그대로 보여 주었다고 생각 합니다.

특히 크리스마스 파티를 배경으로 사람들이 모두 가장 무도회 복장을 입고 있어서 환상적인 느낌을 더욱 살렸는데, 극중에서도 잠깐 언급되는대로 꼭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거울나라의 앨리스” 비슷한 분위기가 깔리는 것이 보기 좋았습니다. 게다가 처음 우는 아이가 등장할 때, 이상한 방에 들어가 보니 인형을 앉혀 놓고 그 맞은 편에 아이의 뒷모습이 보이 면서 우는 소리가 들려 옵니다. 이런 연출로 그 신비롭고 호기심과 긴장감을 이끌어 오는 것은 순간적으로 무척 좋았습니다. 한참 뒤에 나온, “서스페리아”나 “페노미나”의 유사한 대목 못지 않을 지경이었습니다.

거울에 관한 이야기는 좀 더 길고 반면에 인상적인 장면은 더 적은 이야기였습니다. “왜 저런 일이 생겼을까?” “다음에는 어떻게 될까?” 하는 궁금증을 잘 살리는 면이 있어서 볼만했던 이야기였습니다.

유일하게 재미가 좀 없는 이야기는 골프에 관한 이야기인데, 이 부분은 전체 내용 중에서 한 번 가볍게 웃으며 넘어 가자는 쉬어 가자는 부분이기도 해서 정성을 좀 덜 들여 만들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만, 과장된 코미디 연기가 적고 멀쩡한 골프 치는 신사들이 등장하는데 그러면서도 코미디라는 느낌은 베어 나오는 두 등장인물의 연기 방식에 특징은 있었습니다.

개개의 이야기 이상으로 훌륭한 것이 이야기들을 감싸고 있는 전체 구성이었습니다. 일단 결말은 “이게 다 꿈이었다니” 형태인 셈인데 영화를 시작하면서 뜸을 들여 가며 집을 찾아 가는 부분을 보여 주고 있어서, 마지막 장면에서 자연스럽게 반복되는 화면을 보면 “어, 이거 영화 시작될 때 장면이랑 정확히 똑같다”하고 관객이 깨달을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구구절절히 주인공이 “아, 나는 영원히 반복되는 꿈에 빠졌구나!”하고 절규하는 대사 같은 것을 넣지 않더라도 관객이 직접 그것을 느낄 수 있게 꾸며져 있고, 그 덕택에 영화를 다 보고 나서면서도 영화 속 세상은 영원히 반복되는 악몽의 차원인 것 같은 환상적인 감흥에 빠질 수 있을만 했다고 봅니다.

게다가 악몽에서 깨기 직전의 마지막 꿈 장면은 모든 공포 영화의 직계 조상이라 할만한 독일 표현주의 영화들의 표현 방식을 대거 가져 와서 그야 말로 환상적인 장면을 그럴싸하게 꾸려 내고 있었습니다. 한 장면에서 전혀 다른 장소, 다른 배경의 다음 장면으로 꿈처럼 장면이 연결되고 있고, 잔인한 장면도 없고 놀래키는 장면도 없고 전통적인 유령이나 귀신 분장 없이도 분명히 섬뜩한 느낌이 드는 화면을 보여 주고 있었습니다. 이 부분은 영화의 절정에 어울릴 만큼 기억에 남았습니다.

또 주인공이 계속해서 분명히 무서운 일이 일어난다, 무서운 일이 일어난다고 하는데 그 무서운 일이라는 것이 알고 보니 자기 자신이 살인을 저지르고 미쳐 버린다는 것이라는 점에서는 그 반전을 꾸민 형식이 “범인이 달리 있는 것이 아니라 다름 아닌 주인공의 미친 모습이야말로 범인이다”라는 반전이라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이미 수없이 많이 활용된 반전이지만 그런 생각이 쉽게 드러나지 않을만큼, 이야기가 잘 묻혀 있고, 더군다나 과연 이 모든 게 꿈일 뿐이가하는 궁금증과 같이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어서 이 반전이 뻔한 느낌이 들지가 않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야기가 진행 되는 동안 항상 신비로운 이야기라고는 하지만 과학적으로도 설명할 수 있다면서 다른 해설도 같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미래를 예언하는 꿈을 꾸는 첫번째 이야기의 경우에는 정말로 저승사자의 모습으로 나타난 운전기사를 꿈 속에서 미리 본 것이 아니라, 당시 주인공은 자동차 사고로 모든 자동차에 대해 겁에 질려 있었고, 그 때문에 운전기사를 보는 순간 무서움이 느껴져서 꿈 속에서 보았던 저승사자의 모습과 그냥 동일시해버린 결과 착각했을 뿐이라는 해설도 늘어 놓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정말 신비로운 일이 벌어진 것인지, 과학적으로 설명될 수 있는 묘한 사건일 뿐인지 계속 궁금해 하면서 이야기를 지켜 보게 됩니다. 그러면서 이야기를 보다 보니, 주인공이 말하는 대로, 이 모든 것은 과연 꿈 속에서 본 일인지, 아니면 이 자체가 꿈일 뿐인지, 결론에 대해서도 궁금해지면서 전체 영화를 지켜 보게 되었습니다. 그 와중에 주인공이 예언 하는 것이 조금씩 실현되기도 하고, 등장인물 스스로 비판하거나 놀라기도 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내용이 진전되면 점점 더 이 영화 속 세상에 빠지게 되는 느낌이 들만했습니다.

당시 유행과 견주어 보면, 20세기 전반을 휩쓸었던 정신분석 열풍을 타고 나온 영화로 볼 수도 있다고 생각 합니다. 정신 분석, 잠재 의식에 관한 이야기들이 꿈이라는 소재와 얽혀 한 바탕 펼쳐지는 것입니다. 이 영화는 그런 이야기 중에서 모범이라고 할만했습니다. 등장인물들이 스스로 “우리가 당신의 꿈 속에 나오는 등장인물일 뿐이란 말입니까?”라고 농담을 하는 장면은 마술적 리얼리즘 요소까지 잡아채면서, 과연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까지가 꿈인지를 다루는 영화의 좋은 표본으로도 부족함이 없었다고 생각 합니다.


그 밖에...
이 영화의 주인공은 아마 악몽 끝트머리의 주인공 망상 장면처럼, 주인공은 어떤 정신병원 같은 곳에 감금되어 있고, 침대에 묶인 채로 영원히 계속 반복되는 악몽을 헤메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낡은 이론으로 이야기되는 일이 많은 "정상우주론"은 그 주창자 프레드 호일이 이 영화의 끝없는 순환 구조를 보고 영감으 얻어 떠올렸다는 이야기가 널리 퍼져 있습니다.

우는 아이의 이야기에서 언급되는 옛날에 일어났던 누나에게 살해 당한 아이의 이야기는 실제로 있었던 사건에서 이름까지 그대로 따온 것이라고 합니다.

이 영화는 우리나라에서 널리 알려진 편인 영화는 아닙니다만, 수많은 기이한 이야기들, 공포 영화들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영화에 영향을 받아 나왔다는 60,70년대의 영국 아미커스 영화사의 영화들과 비교해 보자면,
- 주인공이 리모델링을 하러 간 집에서 이상한 일을 겪는다는 형식은, 테러 박사의 공포의 패 (Dr. Terror’s House of Horror, 1965)의 첫번째 이야기와 같고,
- 자기의 창조물에 자기가 빠져 들어 스스로 창조물이라고 생각하게 된다는 내용은 “핏방울 떨어지는 집(The House That Dripped Blood, 1970)”의 첫번째 이야기와 비슷하고,
- 정신병에 대해 면담을 하면서 이야기를 진행시키는 형식은, “정신병원 (Asylum, 1972)”의 형식과 비슷하고,
- 주인공 자신의 미친 모습이 범인이라는 반전이나, 살아 움직이는 인형이라는 소재도 “정신병원 (Asylum, 1972)”의 세 번째, 네 번째 이야기와 비슷하고,
- 미래를 예측하는 반복되는 악몽이라는 소재는 “납골당의 미스테리(72년판, Tales from the Crypt, 1972)”의 두번재 이야기와 비슷하고,
- 골동품에 저주가 서려 있고, 거울 속에 또다른 세계가 있다는 소재는 “무덤 아래에서부터 (From Beyond the Grave, 1974)”와 비슷합니다.

또 인상적인 소재를 다룬 이야기로 간접적인 영향을 많이 미친 고전 영화로 보이는 만큼, 매우 비슷한 형태의 이야기가 나중에 TV 단막극 형태로 나온 것들도 몇 생각는데,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 첫번째 자동차 사고에 관한 이야기는 60년대판 "환상특급(The Twilight Zone)"의 217에피소드 “이십이(Twenty Two)”와 사실상 동일한 내용으로, 환상특급의 이야기는 자동차 사고가 아닌 비행기 사고라는 점만 다릅니다.
- 등장인물들이 모두 주인공의 꿈 속에 나오는 인물일 뿐이라는 소재는 60년대판 환상특급의 226 에피소드 "그림자 놀이(Shadow Play)"의 중심 소재이고, 이것은 80년대판 환상특급의 같은 제목 에피소드로도 리메이크 된 것입니다.
- 네번째 복화술사의 인형에 관한 이야기는 수많은 복화술사의 인형에 관한 섬뜩한 영상화판의 원조라 할만한 것이라서, 마지막에 밝혀지는 진실은 조금씩 다르지만 "알프레드 히치콕 극장(Alfred Hitchcock Presents)"의 301에피소드 “유리 눈알(Glass Eye)”이나, 납골당의 미스터리 TV판의 에피소드 210 “복화술사의 꼭두각시 (The Vetnriloquist's Dummy)” 에피소드와 진행 방식이 흡사합니다. 알프레드 히치콕 극장의 120 에피소드“그리고 리아 부친스카도 죽었다 (And So Died Riabouchinska)” 에피소드와는 결말까지 동일 합니다.

핑백

  • 게렉터블로그 : 2014년에 글을 써본 것 중에서 최고의 영화들 2014-12-31 20:48:46 #

    ... 은 표준이라고 할만하다고 생각 합니다. 3. 가장 좋은 기술을 보여준 영화: "죽은 듯 고요한 밤 (악몽의 밤, Dead of Night, 1945) " http://gerecter.egloos.com/5257342 "죽은 듯 고요한 밤"은 1945년에 나온 영화로 여러 짧은 이야기가 담겨 있는 앤솔로지 형태의 공포영화 중에서는 초기작에 속하는 영화입니다. 그 ... more

덧글

  • 역사관심 2014/11/25 01:02 # 답글

    아 이영화 재미있었죠. 45년작 특유의 분위기가 어려있는... 전 특히 숨바꼭질하다가 구석진 방 발견하는 장면이 으시시하더군요.
  • 게렉터 2014/11/28 18:44 #

    그 부분은 그런 류의 "유령의 집"이나 고딕 공포물의 정통을 순간적으로 보여준 대목이었습니다. 그 잠시 한 장면 빼고 이야기를 다 보면 별로 무서운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만.
  • rumic71 2014/11/25 22:48 # 답글

    복화술사 인형 이야기가 웬지 낯익더라니...
  • 게렉터 2014/11/28 18:45 #

    이 영화에서는 오히려 우직하고 단순한 결론으로 쭉 밀고 나간 뒤에 끝머리에서 거기에만 집중해서 도리어 뒤에 나온 많은 비슷한 이야기들보다 역으로 저는 더 신선했습니다.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