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씨 451도 (Fahrenheit 451, 1966) 영화

레이 브래드버리의 명작 SF물이 원작인 “화씨 451”은 책이 금지된 미래를 다룹니다. 이곳에서는 “불 담당”이라는 직업이 있는데 불을 끄는 업무를 하는 것이 아니라, 책을 갖고 있는 사람을 적발해서 화염방사기로 책을 태우는 것이 임무 입니다.


(포스터)

전체 줄거리 틀은 공식 대로 입니다. 이 영화가 60년대에 나왔으니 공식을 따라간 영화라기 보다는 개척한 영화겠습니다만, 많이 보던 이야기입니다.

사람들이 생기 없게 사는 미래가 있고, 그 사회의 일부가 되어 사는 남자가 있는데, 이 남자가 쾌활하고 일탈적인 젊고 아름다운 여자를 만나서 새로운 사상을 접하고, 점차 여자와 사상에 같이 빠져들다가, 나중에는 본격적으로 저항하며 도망치고 싸우게 되나는 겁니다. 결말을 밝혀 보자면, 결말 역시 이런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대로 입니다. 주인공이 어느 외딴 곳, 아직까지 소위 인간다움을 갖추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작은 공동체로 빠져 나가서 살게 된다는 것입니다.


(책을 태우는 불 담당 대원)

이러니, 전체 틀은 신나는 느낌은 못 된다고 느꼈습니다. 따분한 순간도 적지 않았습니다. 책이라는 중심 소재조차도 그냥 사상의 자유, 다양성에 대한 상징으로 막연히 활용될 뿐이지 딱히 책이라는 것 자체의 특색을 많이 살릴 수 있는 대목은 적었다고 느꼈습니다.


(불 담당 출동!)

그렇지만 볼거리는 적지 않은 영화였습니다. 60년대에 상상한 환상으로 꾸민 미래 풍경은 구경할만 했습다.

현란하고 웅장한 것이 있는 편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불 담당”하는 사람들의 옷차림이나 자동차부터, 현대의 평면 TV와 너무나 비슷한 영화 속 텔레비전 화면이라든가, 잠자리에서 스마트폰을 보는 습관을 예언한 것과 같은 침대 맡의 조그마한 화면 등등은 보고 있으면 재미 납니다. 약물 중독으로 쓰러진 사람을 치료하면서 건성건성 행동하는 응급대원들의 태도라든가, 유튜브 비슷한 느낌으로 멀리 떨어진 사람과 영상을 보며 연극 배역을 따라 하는 장면 등등은 엉뚱하면서도 낯설고 쾌활한 듯하지만 삭막한 모습이 현대의 엉켜 있는 사회 모습을 풍자하는 재미가 짭짤했다고 느꼈습니다.


그 밖에...

불 타 없어지는 책 중에 잠깐 한글로 된 책도 나옵니다. 세로 쓰기 책인데 "서울" "오는구려" 등의 말이 몇 글자 보일 뿐 거의 잘 보이지 않는 가운데 확 타버려 도저히 알아 볼 수 없었습니다. 이 책 아시는 분 계실까요?

프랑수아 트뤼포가 감독을 맡은 영화입니다. 첫번째 컬러 영화라고 하며, 유일한 영어 영화라고도 합니다.

덧글

  • 초효 2017/05/24 22:53 # 답글

    이 영화가 이퀄리브러엄에 영향을 끼쳤다고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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