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 (Ghost in the Shell, 2017) 영화

2017년작 영화 “공각기동대”는 사람의 몸과 뇌를 개조해서 전자 장치와 연결하는 것이 활발해진 미래를 다루는 사이버펑크물입니다. “블레이드 러너” 때부터 내려오는 사이버 펑크물의 전통 대로 내용은 범죄를 추적하는 고독한 형사, 탐정들의 이야기이고, 반짝거리는 광고판이 가득하지만 울적한 밤거리를 헤매고 다니며 싸우는 내용으로 되어 있습니다.


(포스터)

그럭저럭 대강은 해내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 나라의 이미지가 뒤섞여 있는데 어딘가 술에 취해 히죽거리는 것 같은 퇴폐적인 느낌이 항상 흐르고 있는 거리 풍경은 사이버펑크물이 한창 유행하던 시기에 떠올릴 수 있는 것 그대로 괜찮게 표현되어 있었고, 사람의 몸과 기계를 연결하고 사람의 정신을 조작할 때 생길 수 있는 여러 가지 상황을 적당한 이야기 거리로 만들어서 하나로 이어 볼 수 있게 엮어 낸 것 역시 영화의 꼴을 갖추는 데에 크게 빠지는 구석은 없었다고 생각 합니다.


(사이버 펑크 밤거리)

반면에 이 영화만의 재미나 독특한 맛은 좀 떨어지는 영화지 싶었습니다. 사이버펑크의 번쩍이는 밤거리 풍경은 옛 유행의 상상대로이긴 했지만 거기서 더 나아가는 묘사도 부족했다고 느꼈습니다. 홀로그램 광고 영상으로 표시하는 광고 모델들이 마치 신화 속의 거인처럼 보이는 풍경 정도가 그나마 좀 새로운 것이지 싶은데, 그 역시 별로 영화 속에서 인상 깊게 사용 된다든가 무슨 멋진 장면에 활용된다든가 하는 것은 없었습니다. 싸움 장면 역시 비슷해서, 총탄이 쏟아지고 가끔 피도 튀기며 덤벼 드는 모습들이 대충 무난한 수준이었을 뿐, 비슷한 현란한 싸움을 다룬 훌륭한 영화들보다는 빠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줄거리 역시 아주 괴상하지는 않지만 평범한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이 영화는 정신을 조작하는 영화라면 항상 택할 법한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조작인지 알 수 없는 혼란스러운 상황을 어지럽게 엮는 방식이 아니라, 파헤치고 보면 깔끔하게 딱 떨어지는 단순한 이야기로 꾸몄습니다. 무난한 이야기를 쉽게 엮는 방식이기는 했다고 생각합니다만, 화려하고 놀라운 이야기처럼 꾸민 외관에 비해서는 좀 허무한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막상 드러나는 진실이 그냥 만날 보던 “거대 기업의 음모”에다가 결정적인 전환을 애처롭게 부모를 마주하는“내가 네 엄마다”라는 상투적 장면으로 연결시킨 것은 아무래도 심심했습니다.


(주인공)

스칼렛 요한슨을 내세운 주인공의 화려한 모습이 어떻게든 좀 더 부각된다면 멋부리는 장면으로 재미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스칼렛 요한슨이 신비로울 정도로 강한 무적의 용사라는 느낌이 아니었습니다. 스칼렛 요한슨이 처음부터 어딘가 불안하고 불쌍한 구석도 있는 애처로운 느낌으로 나온 것도 그저 무난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밖에...

1995년판 애니매이션에서 저는 자기가 처자식이 있다고 당연하게 여기고 있지만 그게 조작된 기억일 뿐으로 나오는 사람의 멍한 표정을 무척 인상 깊게 봤습니다. 이번 영화에서도 이 소재는 나옵니다. 그런데 1995년판에서 보여줬던 평범해 보이는 사람인데도 기억 조작과 자기 인생이 없어진 느낌을 받는다는 그 멍한 느낌이 아니라 역시 너무 선명한 드라마로 바꿔버려서 역시 원래의 느낌이 사라졌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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