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의 골목 (Nightmare Alley, 1947) 영화

1947년작 “악몽의 골목”은 이야기를 풀어 보자면 마술사가 주인공이 느와르 영화입니다. 내용은 한 청년이 떠돌이 서커스단 같은 곳에서 열심히 일하다가 멘탈리즘 형태의 마술로 대성을 하는데, 그러다가 세상을 비웃으며 너무 과욕을 부리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포스터)

이야기의 출발은 한 괴상한 유랑 극단을 보여 주며 시작합니다. 마술쇼, 묘기 같은 것을 보여주는 사람도 있고, “geek”라고 하여 반쯤은 짐승 같이 된 상태의 괴물 같은 사람을 구경거리로 보여 주는 곳도 있습니다. 그 부도덕하고 불길한 느낌은 평범한 느와르 영화는 아니지만 느와르 영화 비슷한 감성을 초기에 보여 주면서 관객의 호기심을 잡아 끄는 효과도 있습니다.

서커스단의 일꾼인 주인공 남자는 관객의 마음을 읽는 형태의 마술을 하는 한 여자 마술사와 친하게 지내려 합니다. 그런데 여자 마술사는 그 조수 역할을 하는 알콜중독자 남자와 엮여 있는 상태이고, 알콜중독자 남자는 주인공에게 마술의 비밀을 공유하는 것을 절대 반대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만, 알콜중독자가 죽자 남자는 여자 마술사와 친해지고 마술의 비밀을 배운 뒤, 자신도 뛰어난 마술사로 성장 합니다. 이때 알콜중독자가 죽게 된 사고에는 주인공이 책임의 있지만 주인공은 그 사실을 숨깁니다.


(가난한 유랑 극단 시절 주인공의 미래의 부인과 주인공)

얼마 후, 유랑 극단에서 인기 마술사가 된 주인공은 여자 마술사와 결별하고 젊고 아름다운 다른 묘기하는 단원 한 명과 결혼한 뒤 독립합니다. 주인공은 고급 나이트클럽을 돌아 다니는 마술사가 되어, 온갖 사람의 마음을 읽는 마술로 인기를 끌고 돈도 좀 법니다. 주인공은 관객 중 가족을 잃은 사람이 있는 경우를 맞추고, 그 영혼을 보고 대화하는 것까지 마술의 일부로 연출하게 되고, 그 덕분에 죽은 가족과 소통하고 싶은 부자들에게 제법 많은 돈을 얻어 내기에 이릅니다.


(성공한 주인공)

그 와중에 주인공은 한 심리 상담사의 비밀을 알아내고 어느 정도 가까워지기도 하면서 그 심리 상담사와 짜고 영혼을 보는 능력을 보여준다며 더 많은 돈을 벌고, 한편으로는 영혼을 본다 어쩐다 하면서 돈을 받는 것은 도가 지나치다는 아내의 반대에 직면하기도 합니다.


(심리상담사)

이제부터 결말까지 언급해 보자면 내용은 이러합니다. 주인공은 점차 백만장자들에게 영혼을 보는 능력자로 알려 집니다. 그러다 주인공의 능력을 잘 믿지 않으려고 하는 한 남자에게 주인공은 세상을 떠난 그의 옛 연인을 보게 하도록 연출하는데, 그 남자조차도 주인공의 훌륭한 연출에 빠져 옛 연인을 다시 만났다고 믿고 감동에 빠집니다. 그러나 그 순간, 옛 연인 역할을 연기하던 주인공의 아내가 양심을 가책을 이기지 못해 모든 것을 털어 놓으면서 주인공은 사기꾼으로 몰리게 됩니다.

주인공은 벌어 놓은 돈이라도 들고 도주하려고 하는데, 심리 상담사의 배신으로 주인공은 거의 빈털터리 신세가 됩니다. 그러다가 점차 몰락하여 주인공은 알콜중독자 걸인이 되며, 나중에는 다시 어느 유랑 극단을 찾아 가 무슨 짓이라도 할테니 좀 채용해 달라는 것입니다. 얼마 후 주인공은 서커스 단에서 보여 주는 괴물 같은 인간 역할로 전락합니다. 그러다 완전히 맛이 가서 난동을 부리는데, 다시 유랑 극단에 정착했던 주인공의 아내와 마침내 그 꼴로 마주치게 된다는 것이 결말입니다.


(괴물 같은 인간을 보여 주는 서커스단에서 보여 주기 직전 - 실제 보여주는 장면도 촬영했다고 하는데, 너무 심하다고 해서 나중에 잘라냈다고 합니다.)

주인공을 연기한 타이론 파워의 연기는 깔끔했습니다. 처음의 꿈 많은 청년 모습에서, 중반의 자신만만한 마술사 모습, 결말의 몰락한 주정뱅이 모습 모두 설득력 있게 보여 주었습니다. 연극적으로 펼치는 타이론 파워의 연기가 이 영화에서는 쇼 무대의 마술사 역할에 들어 맞아 유독 더 괜찮아 보이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주인공의 아내, 주인공에게 마술을 가르쳐 주는 역할이라고 할 수 있는 여자 마술사, 처음에는 주인공에게 협박 받다가 나중에는 주인공을 배신하는 위험한 여인, 팜므 파탈 역할의 심리 상담사 등등 조연도 다들 잘 어울리고 잘 들어 맞아 재밌었습니다.

결정적인 전환점 한 두 군데의 이야기가 약간 애매한 점은 아쉬운 면도 있었습니다. 특히 심리 상담사가 어떻게 그렇게 주인공을 완벽하게 배신하고 손을 쓸 수 없게 돌아 설 수 있겠는가 하는 점은 깔끔하게 들어 맞는 느낌은 아니었다고 느꼈습니다.

반면 어떤 사람이 빠르게 성공하는데 과욕을 부리다가 망한다는 전형적인 이야기인데도, 영화를 보는 운치를 살려 주는 몇몇 연출은 훌륭했습니다. 카메라를 들이 대듯이 찍은 것인처럼 해서 기괴한 구경거리라는 느낌을 주는 초반의 서커스단 소개 장면이나, 얼굴에 그림자를 드리우는 밤 풍경 속에서 나쁜 사람들끼리 대화를 주고 받는 전형적인 느와르 영화 연출이 뚝뚝 떨어지는 주인공과 심리 상담사의 대화 장면 등등은 평범하다면 평범한 연출이겠습니다만 보기 좋았습니다. 가짜인 줄 뻔히 아는 데도 마치 정말 영혼이 나온 것처럼 신비롭고도 불길하게 연출 되어 있는 주인공과 아내가 힘을 합쳐 보여 주는 속임수 장면도 빼어 났다고 느꼈습니다. 서커스의 구경 거리라는 소재를 이용하는 수미쌍관 구성도 기억에 남는 영화였습니다.


그 밖에...

이야기 중에서 사람의 마음을 읽거나 혼령을 보는 능력을 쓸 수 있다는 마술의 기본적인 수법과 원리를 소개 합니다. 이 역시 이런 것이 비교적 널리 알려지지 않은 개봉 당시에는 꽤 괜찮은 구경거리였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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