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Mission: Impossible - Fallout, 2018) 영화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에 등장하는 악당들은 정체를 잘 드러내지 않으면서 “어마어마하다”라는 분위기를 확 잡는 것으로 언급되는 테러리스트 조직입니다. 이 놈들은 이미 천연두 바이러스 테러라는 세계 멸망에 정말 가깝게 접근할 법한 수법으로 테러를 저질렀다고 되어 있습니다. 다행히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퍼지기 전에 진정 되었다고는 하지만 무시무시하다는 느낌은 확 주고 있습니다. 이 놈들이 이번에는 핵폭탄을 터뜨리려고 한다고 해서, 톰 크루즈가 연기하는 이선 헌트를 중심으로하는 팀이 테러를 저지하려고 나선다는 것이 이야기의 발단입니다.


(포스터)

이번 영화는 다시 톰 크루즈의 화려한 영웅 연기를 한껏 퍼붓는 쪽으로 돌아 왔습니다. 뛰고 부수고 달리고 총싸움하고 매달리는 장면의 비중이 큰 편입니다. 이런 이야기에 어울리게 이 영화는 특별히 비장하고 심각하고 근엄해지는 장면 없이 전체적으로 살짝 웃긴 분위기를 갖고 가는 편입니다. 물론 톰 크루즈의 순정이나 세계를 구하기 위해 애쓰는 영웅적인 면모를 강조하는 감동적인 순간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적당히 톰 크루즈가 멋있고 잘 생겨 보이는 정도로 그치고 있지, 거기에 무슨 대단한 철학과 사상이 있는 것처럼 푹 빠져서 시간을 끌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액션 영화라고 해도 “다크 나이트 라이즈”하고는 방향이 많이 달랐습니다. 영웅 이야기를 다루면서 괜히 과하게 거창해지지 않는 것도 요즘에는 미덕인듯 싶은데, 이 영화에는 그런 미덕이 좀 있었습니다.


(파리 시내 곳곳을 질주하는 활극)

톰 크루즈는 이런 연기를 무척 잘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이 영화에서는 톰 크루즈라는 배우가 온갖 스턴트 연기를 온몸을 바쳐 다 한다는 그 느낌 자체를 영화의 재미로 묘하게 살짝 깔고 있는 면이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이 영화 속 주인공 이선 헌트 역시 온갖 무모한 위험한 도전을 하고 별별 말도 안 되는 스턴트에 단숨에 뛰어들고, 그게 생활이며 거기에 이력이 난 사람으로 나오는 겁니다. 그런 면모를 “이 사람 좀 도가 지나쳐서 약간 이상한 사람인 것 같다”는 느낌으로까지 끌어 당기는데, 이런 게 “이야, 진짜 좀 돈 짓을 하네” 싶은 마음으로 사람을 웃게 하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90년대 성룡 영화 비슷한데 정도가 좀 무모해서 감탄보다는 웃음이 나오는 느낌이었습니다.

게다가 그냥 피식 웃게 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그런 내용이 영화의 독특한 장면을 살리는 면도 있었습니다.

런던에서 건물 지붕 위를 죽자고 달려 가는 장면을 길게 이어지는 한 장면에 여유만만하게 카메라로 담아 내는 대목이라든가, 뛰어 내리고 달리는 톰 크루즈의 얼굴 표정을 화면 중앙에 담아 두고 그 시점에서 화면이 같이 움직이면서 터무니 없이 아슬아슬한 동작을 담아내는 것은 아주 훌륭했습니다. 다른 영화에서는 보기 힘든 장면입니다. 다른 영화에 나오는 세계에서 제일 높은 빌딩의 유리창을 기어 올라 가는 것이라든가 하는 아이디어 자체가 독특하게 빛나는 장면들은 조금 부족하긴 했지만, 다른데서 보던 소재라도 이런 멋진 연출로 아슬아슬한 이야기를 쓸데 없이 무겁게 가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긴장감 있게 잘 엮어 나가는 기술은 보기 좋았습니다.


(런던에서 건물 위를 질주)

소리도 듣기 좋은 영화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춤추는 파티의 요란한 음악 장면을 지나쳐서 결투가 벌어지는 화장실로 건너 왔는데 음악 소리는 잦아 들고, 낮은 타악기 리듬만 쿵쿵거리게 전해 오는데, 그것이 그대로 심장을 울리는 결투 장면의 아슬아슬한 음악이 된다는 구성 같은 것은 그야 말로 듣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유명한 주제곡이 활용되고 멋지게 변주 되는 몇몇 대목들도 썩 좋았고, 큰 소리로 놀래키는 순간이 과하지 않으면서도 자동차 충돌, 폭파음, 총소리가 충분히 화려하게 사용된 것도 즐거웠습니다. “브로커” 역할을 하는 악당이 등장하는 장면에서 낭랑한 목소리로 뜬금없지만 괜히 불길하게 들리는 가족사에 대한 이야기를 마이크로 사람들에게 발표하는 장면이 배경이 되면서, 거기로 서서히 들어가는 톰 크루즈가 긴장감을 느끼게 하는 장면은 또 어떻습니까? 이런 장면은 그야 말로 음향 기술이 연기를 하는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

아무래도 톰 크루즈의 영웅 쇼 중심 영화다 보니, 조연들이 심심해진 것은 아쉬웠습니다. 애초에 농담꾼 조역 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사이먼 페그 정도는 받쳐 주는 역할로 잘 자리잡고 있어서 그래도 좋았지만, 반면에 여자 팀원의 비중은 굉장히 적어서 이런 역할이 갖는 원래의 멋에서 동떨어진 느낌이었습니다.

톰 크루즈와 대비되는 키 크고 멧집 좋은 헨리 카빌은 겉모습은 아주 그럴싸해서 좋아 보였는데, 반대로 역할과 활동이 좀 싱거운 면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알렉 볼드윈은 좀 더 웃긴 역할로 나와서 분량이 더 많았다면 더 정답지 않았을까 싶기도 했습니다. 한편 주인공의 걱정이나 고민을 표현하기 위해 꿈 장면, 상상 장면을 여러 번 집어 넣은 것도 약간 식상하다 싶기도 했고, 막판 결전은 요즘 수많은 활극 영화에서 그러는 것처럼, 도시에서 떨어진 외딴 곳에 세 팀 정도로 나뉜 일행이 각자 싸움을 벌이는 것을 이 편 저 편 돌아가면서 보여 준다는 방식이라, 이것도 너무 많이 봤다 싶은 느낌이었습니다.


(주요 팀원들)

그러나, 대단히 특이한 것 없어도, 그냥 영웅적인 주인공이 멋있는 활약을 하고 그런 내용을 오랫동안 열심히 일해 온 제작진이 열심히 공들이고 제작비 넉넉히 써가며 만들면서 장면장면을 아름답게 꾸민 것으로 즐거움은 충분한 영화였다고 느꼈습니다. 대사 한 마디도 제대로 없는 배우지만 양량이 보여 준 화장실 격투 장면은 훌륭했고, 막판 결전에서 헬리콥터 두 대가 엎어지고 뒤집어지는 자동차 추격전 장면에서 보여주던 것 같은 다툼을 벌이는 장면도 눈길을 잡아 두는 면이 있었습니다.

특히 영화 도입부는 60년대 원판 “미션 임파서블” 그러니까 “제5전선”의 흥취를 그대로 살리고 있는 이야기였습니다. 원판 TV물에서 실제로 사용한 적이 있던 아이디어를 재활용하고 있기도 하거니와, 배우들을 소개하는 도입부에서 앞으로 펼쳐질 영화에 어떤 장면이 나오는 지 음악에 맞춰 흥겹게 미리 보여 주고 시작하는 대목은 기대를 높여 흥을 타게 만들기에도 좋았다고 느꼈습니다. 그러고 보면, 주인공이 정말 착한 일을 하려고 열심히 뛰어 다니면서 애쓰고 노력하고 고민하고 최대한 민간인에게 피해를 안 끼치기 위한 걱정도 하면서 어떻게든 이겨 나가는 장면을 보여주는 이런 정통 영웅 이야기도 요즘 간만이다 싶었습니다.


그 밖에...

IMDB Trivia에 따르면, 자동 폭파 되는 임무 들려 주는 기계에서 나오는 목소리는 감독 목소리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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