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 마담2 (皇家戰士, 황가전사, 1986) 영화

양자경이 경찰 반장으로 나와서 악당들을 다 두들겨 패고 쓸어 버린다는 홍콩 영화 “예스 마담”이 1985년에 나온 이후, 비슷한 속편과 아류작들이 쏟아졌으니 당시 한국에서는 마담 시리즈, 마담물, 마담 액션이라고 불리우던 영화입니다. 그 중에서도 “예스 마담”의 직계 속편은 이 영화 “황가전사”이고, 이 영화가 양자경이 그대로 출연한 유일한 예스 마담 정식 속편이기도 합니다.


(포스터)

아직도 한국 연속극에서는 가끔씩 나오는대로 이 영화는 처음 시작 장면에서는 해외의 이국적인 풍광으로 출발해서 이목을 끌고, 본론은 홍콩에서 벌어지는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 영화의 내용은 테러리스트가 항공편을 납치하는데 하필 그 항공편에는 양자경이 타고 있었고, 양자경과 비슷한 정도로 뛰어난 형사인 일본의 사나다 히로유키, 그리고 떠벌이지만 제법 담력이 있는 왕민덕까지 활약하여 테러리스트들은 제압 당해 버린다는 것이 출발입니다.

어지간한 영화면 테러리스트와 우연히 그 비행기에 타고 있던 특수요원들의 싸움만으로 영화 한 편을 채우겠습니다만, 양자경과 예스 마담의 시대에 그 정도는 그냥 도입부의 몸풀기 정도로 넘어 갑니다. 그렇습니다만, 좁은 비행기 안에서 빠르고 실감나게 치고 받는 싸움 장면은 몸풀기로 훌륭합니다. 지금 봐도 괜찮은 장면이긴 합니다만, 제가 처음 이 장면을 보았을 때는 이런 영화를 많이 못 보았을 때라, 어쩌면 저렇게 위험하고 실감나고 아슬아슬하게 싸우면서도 화려한 동작을 보여 줄 수 있는지 최고의 싸움 장면이라고 감탄해서 몇 번을 돌려 봤던 기억이 납니다.


(평화로워 보이지만, 테러리스트들이 비행기를 잘못 골라 잡았습니다.

이후, 이 영화의 본론은 이 테러리스트들의 복수를 하려는 동료들이 양자경을 비롯한 세 사람을 공격해 오고, 세 사람은 반격하거나 물리치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세 사람의 이야기를 따라 가는 내용이고, 셋 중에서 사나다 히로유키의 이야기는 상당히 비중이 있는 편입니다. 그렇습니다만, 그래도 이 영화에서는 양자경의 비중이 많이 줄어들지는 않았고, 멋진 싸움 장면은 양자경 중심인 것이 많아서 보는 재미가 나는 영화입니다.

악당이 술집에서 총을 난사하는 장면은 총기의 위력이 충실히 표현되어 있고, 무고한 희생자가 발생하는 장면의 무거운 느낌과 싸움의 속도감도 잘 조화되어 있습니다. 총격과 뛰고 구르고 던지면서 싸우는 느낌이 잘 살아 있었습니다. 왕민덕이 붙잡힌 장면에서는 높은 빌딩에 매달려서 벌이는 이 무렵 홍콩 영화에서 자주 나오던 구도가 생생하게 사는 데다가 벌어지는 사건도 그야말로 영화 같아서 역시 기억에 남습니다. 마지막 결전에서 양자경의 뛰는 모습, 발차기도 좀 더 오래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만큼 훌륭했습니다.


(양자경 정체를 드러내다)

좀 비는 점이 있다면, 후련하고 시원하게 싸우는 신나는 싸움 장면과 이 영화에 제법 시간을 많이 차지하는 진지하고 처절하고 슬픈 장면이 부드럽게 이어지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양자경도, 사나다 히로유키도 연기는 잘 하는 편입니다만, 바탕이 복수, 원한, 격정적 슬픔을 도식적으로 엮어나가는 신파극 이야기였습니다. 예를 들어 왕민덕은 뭔가 재치있고 유머감각 있는 사람인 듯 나와서 양자경에게 계속 꽃을 선물하는데, 막상 영화를 보면 대체로 그냥 스토킹일뿐입니다. 이 이야기가 그나마 나중 장면의 복선으로 활용되어서 건질 것이 없는 것은 아닌데, 아무래도 감정이 부드럽게 이어지며 이야기를 재밌게 하는 느낌은 못되었습니다. 차라리 사랑과 오해의 코미디 이야기를 곁가지로 깔아 가는 편이 더 어울렸을텐데, 이 영화는 한과 분노로 이야기를 풀어 가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막판 결전에서 양자경이 무슨 제임스 본드 영화처럼 약간 황당하게 장갑차를 몰고 쳐들어 가는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진지한 이야기와 괴상한 이야기가 잘 이어지는 것 없이 오락가락 등장하니 모든 장면이 보기 좋고 잘 짜여있다는 느낌에서는 좀 거리가 있었습니다.


그 밖에...


(당시 신문광고: 2계급 특진과 동시에 예스마담은 세 번 죽는다! - 예스 마담이라는 제목은 "예, 반장님!"이라고 주인공 양자경을 향해 경의를 표하는 대답 소리인데, 그게 꼭 주인공 자체를 "예스라는 별명의 부인"이라고 일컫는 말처럼 오해된 경향이 당시에 있었습니다. 아예 광고물에서부터 그 오해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양자경이 싸움 잘하는 주인공으로 나온 영화가 이 무렵 대충 “예스 마담”시리즈로 묶여 버린 일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통천대도”나 “중화전사”는 예스 마담 정식 시리즈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만, 당시에는 예스 마담 시리즈로 선전되었습니다. “예스 마담” 정식시리즈는 양리칭으로 주연을 바꿔서 “자웅대도”로 이어진다고 보는 편이 맞을 겁니다.

영화 초반부에 양자경이 일본에서 즐겁게 구경하며 다니는 장면에서는 별 달리 눈에 뜨이게 표현된 것도 아닌데 은근히 묘하게 버블 호황기 일본의 낙천적인 분위기가 감도는 느낌입니다.

덧글

  • 포스21 2018/08/14 20:13 # 답글

    그러니까 제목이 "Yes ,Sir " 의 여성형이란 말이죠. --; 오랫동안 그걸 모르고 산 1인.
  • 게렉터 2018/08/14 22:40 #

    맞습니다. 무심코 제목을 영화에서 제일 주인공처럼 보이는 인물의 호칭으로 착각한다는 면에서는 "프랑켄슈타인"과도 비슷한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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