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맨과 와스프 (Ant-Man and the Wasp, 2018)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는 얼마든지 크기가 작아질 수도 있고 커질 수도 있는 마법 같은 과학 기술을 갖게된 앤트맨과 와스프라는 두 주인공이 휘말린 소동을 다룬 영화입니다. 저는 특이한 복장을 한 초능력 영웅이 주인공인 활극은 어쩔 수 없이 동화 같은 면이 있고, 그것을 어떻게 영화 속에서 다루는 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쓸데 없이 심각하게 나가는 것 보다는 흥겹게 코미디로 밀고 가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일텐데, 이 영화는 그런 풀이 방법이 나쁘지 않게 먹힌 느낌이었습니다.


(포스터)

이 영화의 중심 갈등은 수십 년 전에 잃어버린 어머니를 찾기 위한 과학 실험을 하는 것이라 짜릿한 활극에는 조금 안 맞기는 했다고 생각합니다. 사악한 일을 꾸미고 있는 악당과 맞서 싸우기 위해 주인공이 자신만의 힘을 발휘하는 이야기가 핵심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만, 어머니 찾는 이야기에, 앤트맨이 가택 연금 당한 채로 기한 채우는 내용에서는 아버지와 딸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것이 같이 흘러가고 있어서, 이야기를 두텁게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첨단 기술을 밀거래하는 진짜 악당도 나오기는 나와서 주인공과 다투는 이야기가 곁다리는 되기 때문에 내용이 빈약하지는 않았습니다. 엄청난 영웅 이야기를 하지만, 결국 골치 아프게 집에서 못 나오게 묶인 신세라는 점을 강조해서 관객이 쉽게 공감할 수 있게 하는 것도 효과가 좋았습니다. 새로 사업을 시작하는 고민을 다루는 주인공 친구들의 이야기들도 평범한 사람에게 쉽게 와닿는 것이었다는 점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마음대로 커지거나 작아지는 장치를 갖고 있으면서 그 원리로 노벨상을 수상한다거나 세상 과학을 아주 근원부터 다 엎어버린다거나 하지 않고 장난감 집 같은 것을 확대해서 진짜 집처럼 꾸미고 산다는 동화 같은 일을 하는 소재가 많이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니 거기에 어울리는 밝고 우스운 느낌이 과하지 않게 잘 잡혀 있었던 것이 보기 좋았습니다. 날아다니는 곤충을 타고 이동해야 하는 주인공이 곤충을 잡아 먹는 갈매기 때문에 곤혹을 겪는다든가, 바다로 떠난 배를 좇아 가기 위해 걸리버 여행기의 거인처럼 주인공이 커지면서 소동을 겪는 장면 등등이 그 사례였습니다.


(와스프와 앤트맨: 마블 만화 원작 영화 시리즈 중에서 여성 사람이 제목에 나오는 첫번째이자 현재까지 유일한 영화 아닌가 합니다)

코미디의 기틀을 튼실하게 잡아 준 주인공 친구 역의 마이클 페냐나 주인공을 감시하는 FBI 수사관 랜들 박의 연기도 무척 뛰어 났다고 느꼈습니다. 랜들 박은 역할이 너무 전형적이고 작은 것이 아쉬울 정도로 기본기가 튼튼했다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괜히 심각하게 넘치는 비중을 갖지 않고 가벼운 이야기라는 틀 속에서 제 몫을 멋지게 다 해 준 마이클 더글러스도 멋졌습니다.

작아진 상태에서 몰래 숨어 드는 재주를 가진 것이 주인공의 장기입니다. 그런데 그 주인공이 가택 연금에서 풀려 나기까지 집 밖으로 마지막 하루 만은 절대로 나가면 안 된다는 금기를 이야기 전체에 깔아 두어 긴장감을 주는 줄거리가 처음과 끝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이것도 돌아 보니 무척 좋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디인가를 가는데 절대 돌아 보면 안 된다라든가, 해가 지고 난 다음에는 절대 어디에 가면 안 된다, 등등의 이야기는 아슬아슬한 금기는 이야기의 재미를 더하는 전통적인 소재라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에서는 주인공의 성격, 주인공이 갖고 있는 초능력 같은 힘의 특징에 어울리게 잘 배합되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밖에..

마블 만화 원작 영화들 중에 음악이 제일 재밌었습니다.

옛날 1990년대초 쯤 오락실에 있던 네 명이서 동시에 할 수 있는 어벤져스 게임 하다 보면, 조종할 수 있는 등장인물은 아니지만 와스프가 잠깐 나오는 장면이 있는데, 그때는 마블 만화를 전혀 모르던 때라 작아진 사람이 아니라 무슨 요정 같은 것인 줄 알았습니다.

(Captain America and the Avengers 게임 화면)

마블 만화 원작 영화들이라면 항상 갖고 있는 마지막의 쿠키 영상이 어김 없이 이 영화에도 나오는데, 그런 쿠기 영상들 중에 “라그나로크”의 장면과 함께 가장 무게가 있었습니다. 본 영화의 내용에 포함시켜도 될 정도였다고 해도 될만큼 중요한 장면을 다루고 있었습니다.

기왕에 공상적인 장면 많이 보여주는 영화였으니, 미생물 크기로 주인공이 작아져서 아무것도 없어 보이는 물 한 방울속에서도 그 안에 우글거리는 세균이나 짚신벌레, 아메바 부류와 싸우는 장면도 언젠가 나오면 재밌겠다는 생각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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