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민속박물관 소장 해상명부도 괴물그림의 정체는 게발도 기타

국립민속박물관 소장 "해상명부도"는 국내에 소장된 괴물 그림 중 최고의 그림으로 꼽을 만한 것입니다만, 그림이 그려진 정확한 시대도 미상이고 어떤 그림인지, 한국의 옛 화가가 그린 그림이 맞는지 아닌지도 잘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

불교 소재의 이야기 중에서 비슷한 줄거리를 찾아서 몇 가지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 얼마전에 블로그를 찾아 주신 장어덥밥 님께서 ( http://gerecter.egloos.com/5315637 ) 이 소재를 그린 그림을 "게발도(揭鉢圖)"라고 불러야 한다고 알려 주셨습니다.

말씀대로 찾아 보니, 중국의 게발도 그림과 소재와 구도가 "해상명부도"라고 하던 그림과 매우 흡사한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 국립민속박물관 소장 "해상명부도" (클릭하면 커집니다)


* 중국 게발도


게발도는 불교 설화 중에 귀자모(鬼子母) 이야기에서 귀자모의 아들을 석가모니가 유리 그릇(발우) 속에 가두었을 때, 아무리 해도 거기서 아들을 되찾을 수 없어서 고생하면서 그릇 속의 아들을 꺼내려고 하는 장면을 그린 것입니다. 한국에는 인기가 많은 설화는 아니었지만 귀자모를 인도, 중국, 일본에서 삼신할머니 같은 신령으로 생각하게 된 이유가 되는 설화이기도 합니다. 한글대장경에서 "잡보장경"의 "106. 귀자(鬼子)의 어머니가 아들을 잃은 인연" 부분을 검색해 보시면 간략한 줄거리를 알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국립민속박물관 소장 "해상명부도"는 "게발도"로 바꿔 부르는 것이 맞습니다.

조선에 게발도 그림에 대한 자료나 기록이 드문데 비해 중국에는 비교적 많이 보이는 것으로 볼 때, 저는 아마도 국립민속박물관 소장 게발도는 중국 청나라의 게발도가 전해져서 우리나라에 소장되고 있는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아니라면 누군가 근현대의 인물이 중국의 게발도를 참고로 그린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어느 쪽이건 게발도 그림 중에서도 국립민속박물과 소장 속칭 "해상명부도" 정도의 솜씨와 구도면 훌륭한 것으로 보이므로, 중국 게발도를 연구하면서 같이 살펴 본다면 좀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장어덥밥 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덧글

  • 역사관심 2019/11/13 19:34 # 답글

    아...게발도일 가능성이 높아보이네요.국립민속박물관측에 직접 연락해서 알아보기까지했었는데 그때도 조선후기 작품이라고 했건만...좀 더 확실하게 알아봐야겠지만 한편으로 굉장히 섭섭하고 허무하네요.
  • 남중생 2019/11/16 21:32 #

    일명 "해상명부도" 그림 중 밧줄을 당기는 장면은 무엇을 묘사한 것일까 궁금했었는데, 그것도 게발도 장르의 일부분인가봅니다...

    이 궁금증을 제가 게렉터 님 또는 역사관심 님 포스트에 달아놓은 기억이 나네요.

    저도 더 알아보겠습니다. +_+
  • 이글루스 알리미 2019/11/25 08:04 # 답글

    안녕하세요, 이글루스입니다.

    회원님의 소중한 포스팅이 11월 25일 줌(http://zum.com) 메인의 [컬처] 영역에 게재되었습니다.

    줌 메인 게재를 축하드리며, zum 메인 페이지 > 뉴스 하단의 컬처탭에 게재된 회원님의 포스팅을 확인해 보세요.

    그럼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 장어덮밥 2020/01/16 10:48 # 삭제 답글

    국립민속박물관 소장 게발도(해상명부도)는 우리나라 그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8폭 연폭 병풍으로 제작한 점도 그렇고 그 속에 도상이 중국과는 많이 다릅니다. 특히 귀자모를 정말 귀모로 형상한 점, 신선 관련 도상이 나타나는 점이 그렇습니다. 중국은 귀자모를 귀부인으로 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귀자모가 부처를 공격하는 곳이 해상인 점 역시 독특합니다. 연대 추정은 조심스럽지만 18세기 후반 정도일 듯합니다.
  • 게렉터 2020/01/16 21:13 #

    말씀 너무나 감사합니다. 귀자모가 괴물 형상으로 묘사되어 있다는 차이는 미처 제가 주목하지 못했던 대목이네요. 듣고 보니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이런 그림에서 (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huiripuzhao&logNo=220641166000&proxyReferer=https%3A%2F%2Fwww.google.com%2F )보이는 청나라 게발도와 비슷한 부분이 너무 많아서 중국 것일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추정했습니다. 조선시대 게발도는 이 정도로 화려하게 그린 것은 사례 자체를 별로 보지 못해서 그쪽으로는 잘 생각해 보지 못했습니다. 혹시 유사한 소재가 보이는 조선시대 그림이 있다면 조금 소개해 주셔도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 장어덮밥 2020/01/17 17:00 # 삭제 답글

    조선시대 게발도는 저게 아마도 유일할 것입니다. 민속박물관 소장 게발도는 불교적 상상력과 도교적 상상력이 뒤섞여 나타나는 점에서 아주 독특합니다.
    게발도는 원천 서사가 있으므로 비슷한 도상이 없을 수 없겠지요.
    다만, 링크를 거신 청나라 게발도에 나타난 나무요괴와 해상명부도에 나오는 나무요괴는 그 모습이 아주 다릅니다. 해상명부도 속 나무요괴는 신선도에 나오는 '유자선'입니다. 신선도에서 여동빈 근처에 주로 나오는 나무정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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