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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게렉터블로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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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공연, TV, 영화, 책에 관한 글들. 출처를 밝히는 한 무제한으로 링크 및 부분 인용이 가능합니다. 전문 인용에 대해서는 e메일: gerecter@gmail.com</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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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hu, 15 May 2008 11:31:31 GMT</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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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게렉터블로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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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 스피드 레이서 (달려라 번개호/마하 고고고 マッハ Go Go Go 영화판, 2008)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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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
			<![CDATA[ 
  "스피드 레이서"는 "달려라 번개호" 즉 "마하 고 고 고(マッハ Go Go Go)"의 미국 영화판입니다. 원판은 60년대말에 나와서, 70년대에 세계 여러 나라에 퍼졌던 것으로, 우리나라에서는 "개구리 소년 왕눈이"에서 작업한 것이 아마 가장 유명할 요시다 타츠오(吉田竜夫)가 원작자/제작자로 되어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번에 나온 영화판의 내용은 미래, 내지는 미래 비슷한 환상 세계를 배경으로, 주인공이 엄청난 실력으로 자동차 경주를 한다는 것입니다. 이야기 속에서는 주인공의 가족이 곧 자동차 경주팀이고, 주인공은 "마하 5"를 운전하여 세계 최고 수준의 자동차 경주 솜씨를 뽐냅니다. 여기에 야비한 일당들이 주인공의 승리를 막기 위해 비열한 수법을 써서 경주를 방해하는 이야기가 주요한 갈등으로 버무려 집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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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 src="http://blogfile.paran.com/BLOG_263294/200805/1210805809_img54839812.jpg"><br />
(마하 고고고!)<br />
<img src="http://blogfile.paran.com/BLOG_263294/200805/1210805809_F7075-01.jpg"><br />
(스피드 레이서!)<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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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 레이서"는 "미국 영화판"이라고 이야기를 꺼내기는 했습니다만, 영화를 막상 보면, 전통적이고 정상적인 영화라기 보다는, 영화 카메라로 촬영한 등장인물들과 소품들이 등장하는 3차원 컴퓨터 그래픽 애니매이션의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이 영화는 특수효과로서 컴퓨터 그래픽 효과를 사용한 수준이 아니라, 아예 애초부터 컴퓨터 그래픽 애니매이션 작품으로 만든 것이라고 하는 것이 옳다고 해도 됩니다. 그렇게 애니매이션으로 영화를 만들고는, 몇몇 실내 장면과 사람이 직접 면상을 들이미는 부분에 한해서 직접 촬영한 영상을 사용한 수준 정도로 되어 있습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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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면, "씬 시티"나 "매트릭스3: 레볼루션" 같은 영화들과 이 영화 "스피드 레이서"를 비교해 볼만도 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런 영화들과도 방향이 상당히 다릅니다. 일단, "씬 시티"와 같은 극단적인 예와 비교해 본다 하더라도, 이 영화는 애니매이션의 비중이 더 높은 느낌이 날 정도로 좀 더 애니매이션에 쏠려 있습니다. 게다가, 이 영화는 사실적인 느낌을 자아내기 위한 "진짜 같아 보이는" 특수효과 같은 것을 때려치우고, 환상적이고 공상적이고 비현실적이고 꿈 같은, 초현실적인 미술들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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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 src="http://blogfile.paran.com/BLOG_263294/200805/1210805809_F7075-24.jpg"><br />
(여기가 에메랄드 성이냐?)<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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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영화 속에서 펼쳐지는 화면을 놓고보면, "오즈의 마법사"나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비밀" 과 한통속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알록달록한 명랑하고 밝은 색깔의 집과 들판이 펼쳐져 있고, 그 속에서 역시나 다채로운 유채색이 색을 발하는 옷을 입고 사람들이 돌아 다닙니다. 물론 선명한 차이점도 있습니다. 전통적인 촬영 세트를 열심히 이용하는 "오즈의 마법사",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비밀"과 달리, 이 영화는 컴퓨터 그래픽으로 다 그려 넣어 때울 때 유리한 점을 확 살렸습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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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수백개의 조그마한 부품들이 돌아가고, 자연 풍경만큼 드넓은 광경이 펼쳐지고, 입체적으로 늘어서 있는 수많은 기둥과 지붕들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온갖 각도로 화면에 담아내는 장면도 마음껏 활용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의 화면들은 또한, "로봇"이나 "로빈슨 가족" 같은 진짜 3차원 컴퓨터 그래픽 애니매이션의 전형적인 요란뻑적지근한 요소도 대거 들어가 있습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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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갖 날아다니는 조그마한 비행물체들과 빙글빙글 돌아가는 광고판들이 과하게 가득한 빌딩숲 도시가 있고, 주인공 일행이 그 사이로 이리저리 비행하는 장면은 대표적입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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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로 진짜 도시를 만들어서 이런 장면을 찍기란 불가능 합니다. 모형으로 특수효과를 꾸미면 모형이 공중에 붕 떠있게 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역시 하늘을 날아다니는 묘사가 쉽지 않습니다. 만약에 일일히 손으로 그리는 애니매이션으로 그린다면, 불가능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리저리 방향을 꺾으며 비행할 때마다, 수없이 많은 조그마한 물체들이 서로 입체적으로 원근법에 따라 어떤 각도로 보일지 상상해서 그리는 것이 매우 귀찮고 힘이 듭니다. 그래서, 보통 간단하게 생략한 단순한 그림을 그리거나, 비행하는 방향을 단순하게 일직선으로 한다거나, 하는 것이 보통입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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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3차원 컴퓨터 그래픽 애니매이션으로 만들면 이런 장면을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3차원 정보로 컴퓨터에 빌딩들과 그 겉모습을 입력해 넣어 놓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면, 어떤 방향으로 비행하는 것을 어떤 각도에서 보았을 때, 그 수백개의 빌딩들, 빌딩에 붙은 수천개의 장식들이 어떤식으로 그려져야 하는지, 모두 컴퓨터가 자동으로 계산해 내므로, 복잡한 움직임에 따라 각도가 마구 변하는 애니매이션이 손쉽게 만들어 집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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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 src="http://blogfile.paran.com/BLOG_263294/200805/1210805809_F7075-26.jpg"><br />
(공화국 수도(휴전선 이북에 있는 것 말고 스타워즈에 나오는 것)를 제다이 회의실에서 보는 듯한 조망)<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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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이 영화는 고전적인 "오즈의 마법사"와 같은 밝고 꿈 같은 색채에, 현란하고 빠르게 움직이는 정신 없이 많은 "몬스터 주식회사" 같은 것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쟁반 같이 둥근 달이 떠서 별들이 아름답게 내려 비치는 고전적인 디즈니 뮤지컬 애니매이션 풍을 따르면서도, 그 위에서 기계장치가 빛을 뿜으며 트랜스포머 처럼 철거덕거리며 날뛰는 세계를 그려냅니다. 이렇게 환한 유채색의 색색깔 물체들이 매우 빠른 속도로 휙휙 움직이는 것을 보는 것은 일단, 이 영화의 한가지 볼거리가 되어 줍니다.<br />
<br />
그런데, 그렇게 보여주는 것들이 과연 재미있는 것이냐 하니, 일단 재미 없는 부분과 재미 있는 부분으로 나누어 볼만합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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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 src="http://blogfile.paran.com/BLOG_263294/200805/1210805809_F7075-095.jpg"><br />
(하다못해 배우도 비현실 적으로 생긴 배우들로 주로 선정)<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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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가장 재미없게 여기고, 실망했던 것은, 제목 "스피드 레이서"와는 다르게, 자동차 자체가 그다지 크게 부각되지 못했다는 점이었습니다. 일단 예부터 내려오는 모양을 그대로 활용한 주인공의 "마하 5" 외에, 다른 차들은 모양 부터가 좀 재미없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컴퓨터 그래픽으로 표현할 수 있는 세세한 부분이 자동차에도 대거 표현되어 있고, 화려하고 눈부신 여러가지 움직임과 효과들 역시 자동차에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식으로 복잡하고 화려하게 꾸미는 것들이 컴퓨터 그래픽의 특징을 살린답시고 많이 들어간 통에, 정작 진짜 자동차 겉모습이 풍겨야할 개성이 안느껴지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br />
<br />
겉모습만 보면, "람보르기니 카운타크"도 간단한 모양이고, "포니2"도 간단한 모양이지만, 두 차는 전혀 다른 느낌을 주는 완전히 다르게 생긴 차 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속에 등장하는 자동차들은 "마하 5"를 제외하고, 다른 차들은 요란한 장식들의 세세한 부분들이 서로 다를 뿐이지, 각자 선명한 개성이 무엇이 있는지, 정말 다른 자동차들 끼리 서로 다른 자동차라는 차이를 표현하는 것이 부족했습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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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 src="http://blogfile.paran.com/BLOG_263294/200805/1210805809_F7075-32.jpg"><br />
(현대 자동차나, 미츠비시 자동차나)<br />
<br />
그러다보니, 경주 장면에서도, 자동차를 운전하는 선수들의 대사나 선수들의 표정을 보면서 감정이입을 하게 되는 것을 중심으로 삼고 있습니다. 자동차 자체를 보면서 자동차들끼리 서로 대조나 감흥을 느끼게 되는 것은 그 다음입니다. 실제 자동차 경주를 구경할 때는 선수의 면상을 볼 기회는 없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이것은 뭔가 잘못 돌아가고 있는 셈입니다. 좀 과장하자면, "스피드 레이서"는 자동차 경주, 자동차 이야기를 보는 재미의 커다란 한 축이 부실한 셈입니다.<br />
<br />
인물이 로봇이나 전투기를 타고 싸우는 이야기들을 보면, 조종하는 인물들 간의 감정도 감정이지만, 우뢰매 로봇과 캉가 로봇이, 메서슈미트 전투기와 스피트 파이어 전투기가, 마치 그 기계 자체가 어떤 성격과 특징을 갖고 기계 끼리 소싸움하듯 서로 얽혀 싸운다는 느낌이 강하게 납니다. 그런 기계 자체가 개성과 매력을 갖는 느낌을 주는 것이 묘미지 싶은데, "스피드 레이서"는 거기에서 별로 성공하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br />
<br />
이 영화 속에는, 자동차가 갖고 있는 살아있는 느낌을 느껴라 운운하면서, 맨날 무술 영화에 나오는 "마음의 눈을 뜨는" 장면이 하나 박혀 있기도 합니다. 만약, 이 영화가 정말로 자동차의 특징과 멋을 살려주는 이야기 였다면, 이 장면은 훨씬 더 효과 좋게 고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다못해 미드웨이 해전 전쟁 무용담 책만 읽고 있더라도, 마치 항공모함 요크타운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느낌이 독자에게 굉장히 재미있게 전해 지곤 하지 않습니까? 그런 면에서 한 수 빠지는 면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마지막 경주에 등장하는 자동차를 보자니 상당히 충격적이기까지 했습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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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 src="http://blogfile.paran.com/BLOG_263294/200805/1210805809_machgo.jpg" width=600><br />
("대백과"에 나오는 이런 분위기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br />
<br />
자동차에 대한 개성이 이렇게 부족하게 묘사되다보니, 경주 장면의 묘사도 좀 실망스러운 데가 있습니다. 때려넣은 돈과 땀이 있기 때문인지 아주 지루해지는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부드럽게 움직이는 자동차들과 그런 자동차의 속도감과 힘이 느껴지도록 자유자재로 화면 각도를 조절해 가며, 빠른 속도로 화면에 담아내는 것은 충분히 잘 맞추어져 있었습니다. 휙휙 지나가는 화면의 속도감과, 그 사이에 어지럽게 굴러다니는 자동차들의 모습은 화려하게 잘 나옵니다.<br />
<br />
하지만, 역시, 그런 모습이 과연 "자동차" 경주의 느낌을 멋지게 전해주고 있느냐, 하면 그것은 아니라고 느꼈습니다. "달려라 번개호"에서 "마하 5"가 멋졌던 것은, 저 "자동차"에 온갖 신기한 기능이 다 숨겨져 있기 때문에, 저 "자동차"가 자동차 면서 뛰기도 하고, 비밀장치도 나오고 하니까 그 신출귀몰한 듯 보인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점은 "전격 Z 작전"도 마찬가지라서, "키트"가 우리가 흔히 보고 현실에서 잘 느낄 수 있는 "자동차"의 형태면서 말도 하고 컴퓨터 분석도 하고 초고속 주행도 하고 하는 것이 재미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 "스피드 레이서"의 "마하 5", 또 다른 여러 자동차들이, 정말 자동차라는 그 생생한 느낌이 별로 나지 않았습니다.<br />
<br />
영화 속에 등장하는 자동차들은 그 움직임이나, 겉모습, 작동하는 방식, 운전하는 모습, 충격과 양감의 묘사 등등에서 자동차라는 느낌을 별로 전해주고 있지 않습니다. 그냥 빠르게 움직이는 어떤 신비한 기계 정도의 느낌만 날 뿐입니다. 우리가 깜빡이도 안키고 끼어들기 하는 것을 보면 분노심이 치밀고, 신나게 가속페달 밟다가 단속카메라 있는 것 뒤늦게 깨달으면 짜증이 샘솟고, 왼쪽 깜빡이 켜고 우회전 할 때마다 전직 대통령이 떠오르는, 바로 그 친숙한 기계라는 느낌이, 이 영화속에는 별로 풍겨나오지 않습니다. 차라리 하늘을 날아다닐지언정 "빽 투 더 퓨처" 시리즈의 들로리언이 참 자동차다웠다는 생각이 듭니다.<br />
<br />
그래서, 이 영화 속 자동차의 경주가, 자동차 경주라는 느낌보다는, "스타워즈3: 제다이의 귀환"에서 스피더가 질주하는 모습이나, "스타워즈 에피소드1: 보이지 않는 위험"에 나오는 경주 장면과 느낌이 훨씬 더 비슷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동차가 가진 왠갖 특수기능이나 다양한 특수장치도, 별로 "특수"하지 않아 보입니다. 자동차에 팔이 하나 달려 있다면 신기해 보이겠지만, 알수 없는 로봇 같은 장치에 팔이 달려 있다 한들 별 감흥이 없는 것입니다. 영화 상에서, 특수 기능 장면을 봐도, 특수 기능 중에 "점프" 장치만 무척 남용되는 감이 있습니다. 점프해서 공중에서 교묘하게 자동차를 움직이는 것은, 핸들, 페달, 변속레버로 운전하는 자동차로서는 도저히 생각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점프"를 기묘하게 해서 차가 이상하게 꿈틀 거리게한 것은, "자동차"스러운 느낌을 주는데 역효과만 큰 것이라고 느꼈습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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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 src="http://blogfile.paran.com/BLOG_263294/200805/1210805809_F7075-18.jpg"><br />
(이런 거 보면서, 집에가서 내 차에 좋은 기름 넣어야 겠다고 생각하기는 어려움)<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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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기능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저에게 "달려라 번개호"는 자동차가 갖고 있는 다양한 특수기능들을 이용해서 그때그때 위기를 어떻게 돌파하느냐 하는 부분이 재미였습니다. 그리고 그런 위기 때문에 가끔 좀 어둡고 무시무시한 분위기로 빠지기도 하는 것이 재미였습니다. 비밀 사이비 종교나 밀매단 같은 것도 나오고, 신비의 고대 유적 비스무레한 것도 나오고, 뭔가 귀신이 나올 법한 어두운 비내리는 길을 질주하기도 하고 말입니다. 특히, 그런가운데 "마하 5"가 차 앞으로 호쾌하게 전기톱을 꺼내서, 나무 숲과 같은 장애물을 돌파하는 광경은 거의 "달려라 번개호"의 상징과 같은 장면으로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는 이런류의 "자동차, 그렇데 특수한 자동차" 라는 요소가 잘 드러날 수 있는 대목이 거의 없습니다. 그나마 영화 중반을 장식하는 랠리 게임이 야외의 실제 도로를 달리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나마 전기톱 써먹는 장면은 좀 싱겁게 한 번 밖에 없었기 때문에, 상당히 아쉬웠습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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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 src="http://blogfile.paran.com/BLOG_263294/200805/1210805809_Mach_5_Steering_Wheel.jpg" width=600><br />
(이런거!: 자기 차 핸들에 이런 스티커 붙여 놓는 사람도 봤습니다)<br />
<img src="http://blogfile.paran.com/BLOG_263294/200805/1210805809_Mach_5_Button_C.jpg" width=600><br />
(이런거!!: 하지만, 자기 차 앞 범퍼에 이런 장치 붙여 놓고 다니면 구속 당함)<br />
<br />
이 영화 "스피드 레이서"가 반대로 돈 값을 하는 부분을 찾아본다면, 우선은 매우 풍부한 양이 투입된 영화의 음악과 음향입니다. 이 영화에는 여러 종류의 음악이 다양하게 등장하며, 음악이 나오는 시간도 매우 많고, 음악이 음향, 대사, 화면과 잘 어울려 녹음도 무척 잘 되어 있습니다. 이 영화는 중반부 전환점의 몇몇 조용한 대사 나누기 장면을 빼면, 영화 전체에 음악이 넘쳐납니다.<br />
<br />
초반부와 후반부의 빠르게 진행되는 장면들은 그야말로, 거의 뮤지컬이나 오페라 같은 느낌까지 납니다. 음악이 여러가지로 변하면서 화려하게 연주되고, 그 사이에 주인공이 나누는 대사들은 그런 음악의 가사 역할을 하는 일종의 나래이션이나 랩처럼 들리는 수준이라 할만합니다. 경주 장면에서는, 경주하는 사람과 주변사람들의 대사, 중계하는 아나운서와 해설자의 말들이 음악과 음향과 어울러져 매우 신나게 박자를 맞춰서 펼쳐집니다. 이것들은 휙휙 빠르게 넘어가는 화면들과 어울리면서 속도감과 긴장감을 살리기도 하고, 흥을 돋구어 주기도 합니다.<br />
<br />
<img src="http://blogfile.paran.com/BLOG_263294/200805/1210805809_F7075-23.jpg"><br />
(흥)<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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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장면들에서는 시간과 공간을 엉키게 사용하는 좀 과감한 연출 수법을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모차르트 시절의 오페라를 보면, 두 사람의 등장인물이 말싸움 하는 장면을, 두 사람이 서로 다른 가사로 2부 중창을 하는 것으로 꾸며 놓은 장면이 있습니다. 말싸움 하느라 서로 자기 주장만 떠들어내는 것이 표현되면서도, 그 노래가 화음으로 어울려서 또 합쳐지면 듣기 좋게 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스피드 레이서"는 과거에 펼쳐지던 사건과 현재에 펼쳐지고 있는 사건, 두 사건 사이의 인과관계를 설명해주는 등장인물들의 해설이, 어지럽게 교차되면서 동시에 펼쳐지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런 장면들이 컴퓨터 그래픽 효과로 꾸민 겹친 화면들과, 짧고 빠르고 많은 화면전환을 통해서, 하나로 반죽되어 영상으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역동적으로 변하는 이 영화의 풍부한 음악에 딱딱 맞춰서 잘 짜여져 있는 것입니다.<br />
<br />
이야기 진행을 빠르게 진행하면서, 이것을 신나는 음악 속에 담아내기 위해 연출을 맞춰 놓은 부분은 곳곳에 많이 있습니다. 이 영화 속에는 등장 인물이 대사를 읊조리는 커다란 얼굴이 영화 화면 전체를 가득 매우고 밀고 지나가는 장면이 종종 나옵니다. 그야말로 "만화"의 장면 구성 수법을 사용한 것인데, 이런 식으로 화면 전환 와중에, 갑자기 인물 얼굴이 크게 튀어나와 중요한 대사 한 마디 하면서 사라지는 것이, 음악의 전환과 잘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 밖에, 등장인물이 대사를 읊조리며 말을 하는 와중에, 예시나 과거회상이 나오면 해당하는 "자료 화면"에 해당하는 장면이 화면속에 짧게 끼어들어와 펼쳐지도록 한 부분도 있습니다. 이렇게 시간-공간을 잠시 뛰어넘는 연출 역시, 대부분 배경 음악, 목소리 녹음, 음향 효과 등등이 잘 연결되어 있어서, 경쾌하고 발랄한 느낌으로 다가옵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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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 src="http://blogfile.paran.com/BLOG_263294/200805/1210805809_F7075-14.jpg"><br />
(면상으로 화면 전환)<br />
<br />
음악에서 아쉬운 부분은 독특한 주제곡을 찾아보기란 좀 어려웠다는 것입니다. 이 영화에서는 주인공이 애인과 대화하는 부분에서는, 사랑 이야기를 다룬 40, 50년대 고전 헐리우드 뮤지컬 배경 음악 같은 복고적인 음악이 흐르고, 자동차가 속도를 올리며 질주할 때에는 마음껏 드럼을 두들겨 댑니다. 장면에 맞는 전형적인 예시를 잘 뽑아와 한번 과장해서 늘어 놓고 있습니다. 그런식으로 영화 전체에 음악을 깔아 놓은 형식이 나름대로 특징은 특징입니다. 하지만, 역시나, 그래도 귀에 잘 들어오는 어떤 주제음악 하나가 있어도 좋지 않았겠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br />
<br />
그런면에서, "달려라 번개호" 원래 음악을 그다지 많이 사용하지 않은 것은 매우 아까웠습니다. 영화 중에 가끔 나와서 반가운 느낌을 주기는 합니다. 하지만, 명확하게 그 옛날 그 친숙한 음악을 똑똑히 다시 들을 기회는 없었다고 기억하고 있습니다. 옛날 노래는 음악 자체가 좋은 편이기도 합니다. 그렇습니다만, 이 영화 중반부 절벽 장면에서 주인공이 위기를 헤쳐나온 후에, 멋지게 옛날 음악이 잠깐 터져 나오는 부분이 있었는데, 이 부분이 정말 신났습니다. 어떻게 좀 더 적극적으로 옛날 음악을 사용하고, 마지막 절정장면이나, 주요 전환점에서 재미나게 잘 변주해서 선명하게 잘 들리도록, 명백한 주제곡으로 써먹었다면, 더 감정을 들끓게 할 수 있지 않았게나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br />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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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번개호" 주제곡: 내일의~ 희망안고~ 번개호는, 간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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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 레이서" 영화판 주제곡: Go Speed Racer~ Go Speed Racer~ Go Speed Racer go~)<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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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호도 한 번 쯤 나왔으면)<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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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의 연기도 썩 좋은 편입니다. 특히, 영화 각본 전체에 비해서 생각해 보면, 배우 한 명, 한 명이 대사 하나하나를 잘 처리한 모습으로 나온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는 인물들의 표정, 행동에 대해 정해 놓은 것이 별재미는 없는 편이고, 인물들의 대사도 썩었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또 딱히 좋다고 할 수도 없는 수준입니다.<br />
<br />
구멍 뚫린 부분은 꽤 있습니다. 여자 주인공에 해당할만한 인물을 맡은 크리스티나 리치는 배우 이름 나올 때는 아주 앞 순위에 나오고, 얼굴도 자주 들이밉니다만, 막상 이야기에서 하는 일이 매우 조금 밖에 없습니다. 비가 연기하는 인물은 영화 이야기에 중대한 전환점으로 작용하는 인물인데, 역시 재벌집 아들이 왜 저러고 사는지, 사기는 왜 치며, 배반은 또 왜하며, 막판에 착한 척은 또 왜하는 것인지, 묘사와 표현 없이 그냥 대강 음악속에 묻어 놓고 넘어 갑니다. 부드럽게 이야기가 연결되었다면, 감정도 설득력 있게 이어졌을 텐데 그러지 못합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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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복면 레이서는 정체가 너무 빨리 암시되고 그 무렵 즈음해서 성격도 잔인한 놈에서 믿음직스러운 놈으로 갑자기 이유없이 확바뀝니다. 그래서 별로 복면 레이서스럽지 못합니다. 주인공 아버지가 팀-아들-경주 각각에 대해 갖고 있는 집착이 얼마나 엄격한 것이고, 또 얼마나 감정이 깊은 것인지 이리저리 오락가락하는 듯 보이기도 했습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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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 src="http://blogfile.paran.com/BLOG_263294/200805/1210805809_Racer_X.jpg" width=600><br />
(복면 레이서)<br />
<img src="http://blogfile.paran.com/BLOG_263294/200805/1210805809_F7075-092.jpg"><br />
(복면 레이서)<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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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런 와중에서도 다들 한 장면 한 장면에서는 성의 있게 잘 연기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모두들 음악과 빠른 화면에 잘 맞춰 넘어가도록 대사들이 들리는 순간과 말하는 말투가 잘 배치되어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처음 이름을 알리기 시작할 때만 해도 잡스러운 코메디 전문 정도지 싶었던 존 굿맨은 이제는 분명한 명배우가 되어, 이 영화에서 가장 안정된 수준의 연기를 보여줍니다. 메릴 스트립 바로 다음 계단 즈음에서 연기파로 명함 뿌리고 다니는 수잔 서랜든은 배역이 워낙 역할이 작아서 별 활약이 없었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인지, 이 영화에서 존 굿맨은 수잔 서랜든을 가볍게 능가하는 정도였다고 생각합니다. 주인공도, 이런 "만화 주인공"스러운 모습을 성실하게 잘 해냈고, 비 역시 맡은 바 역할을 잘 했습니다.<br />
<br />
"티몬과 품바" 내지는 "바닷가재 세바스찬" 역할을 맡은 코메디 아역 배우 폴리 리트도 아주 많은 대사와 주연급 바로 다음 가는 분량의 연기 내용을 받아서 꽤나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분량이 많고, 코메디의 중심축으로 활약한 만큼, 좀 더 화끈한 실력이나, 놀라운 특징이 있는 배우가 했다면 더 멋졌을 것입니다. 아니면, 코메디 각본 자체가 철지난 70년대 농담이 아니라 절묘하게 웃음을 자아내는 것이었다면 더 좋았을 것입니다. 그렇지 않았으므로, 이 영화에서 폴리 리트가  맡은 것도 결코 만만한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그랬건만, 그 정도면 각본에 제시된 것 이상으로 활약한 셈이라고 생각합니다. 악역들도 좋게 보였습니다. 지나치게 잔인하거나 징그러운 수준으로 떨어지지 않고, 딱 어린이 만화 속 악당의 한계를 준수하면서도 충분한 비열함을 표현해주었다고 느꼈습니다.<br />
<br />
<img src="http://blogfile.paran.com/BLOG_263294/200805/1210805809_F7075-16.jpg"><br />
(나쁜 남자처럼 나옴)<br />
<br />
이래저래 돌아보면, 소재의 재미있는 요소들을 잘 살려볼 궁리 없이, 좀 급하게 만든 듯한 느낌이 있는 영화 아닌가 싶습니다. 속도감, 화려함, 풍성한 음악 등등에 아낌없이 투자해서 모습을 잘 부풀려 놓고, 또 겉을 잘 다듬어 놓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역시 기대에 못미치는 부분이 다소간 있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br />
<br />
그래도 성의를 다해서 연출에 신경을 쓴 부분부분들은 그런 한계 내에서 나름대로 충분히 멋이 있고, 신나는 음악을 타고 빠르게 후다닥 펼쳐지는 이 영화를 보는 것은 어느 주말 저녁, 모두 다 잊고 빠져보는 하룻밤 쇼로 감흥에 젖을만은 합니다.<br />
<br />
도시의 밤, 푸른 색으로 빛나는 빌딩들이 가득 서 있고, 거기에서 왠갖 현란한 색깔의 수없이 많은 네온사인 불빛이 반짝이는 모습은 7,80년대 애니매이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첨단 도시 묘사 였습니다. 그런 풍경은 사이버 펑크물 스러운 살짝 퇴폐적인 분위기가 있기도 합니다만, 또 한편으로 풍요로운 문화가 전자 문명과 결합해 펼쳐지는 오묘한 그 시대만의 낭만적인 상상이기도 했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 영화 "스피드 레이서"의 마지막 경주가 벌어지는 도시 한 복판의 경주장에서 야간 레이싱이 벌어지는데, 수많은 플래시가 반짝거리고 있고 멀리 색색깔 네온사인들이 비치는 풍경은 그런 운치는 충분했다고 생각합니다.<br />
<br />
이 영화의 마지막 경주 장면도 노력이 엿보이는 예라고 생각합니다. 요란한 쇼의 결말로 충분할만큼 성실하게 짜여 있습니다. 흥분해서 소리지르고 환호하는 단역들의 연기가 과연 볼만하고, 갈수록 정신없이 바뀌며 움직이는 화면은 흥분감을 드높여서 그 점층법도 절정에 어울립니다. 거기에 휘몰아치듯 터져나오는 음악과 음향효과는 심장을 뛰게 하고 뭔가 일이 터진다는 느낌을 꽤 그럴싸하게 표현해 냅니다.<br />
<br />
<br />
그 밖에...<br />
<br />
일본판 주제곡. 음질이며, 노래 부르는 솜씨며, 연주며, 이것이 제일 낫다고 생각합니다.<br />
<br />
<object width="425" height="355"><param name="movie" value="http://www.youtube.com/v/ScF_ZGdg6ik&hl=en"></param><param name="wmode" value="transparent"></param><embed src="http://www.youtube.com/v/ScF_ZGdg6ik&hl=en" type="application/x-shockwave-flash" wmode="transparent" width="425" height="355"></embed></object><br />
(마하 고고~ 마하 고고~ 마하 고고고~)<br />
<br />
비현실적이면서 요란하고 빠른 화면에, 단순한 이야기, 얄팍한 성격, 화려한 음악 같은 면에서, 저는 "물랑루즈"가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대강 비슷한 느낌으로 즐길 수 있는 영화면서, 어둡고 우울한 느낌도 많이 활용하는 물랑루즈에 비해서, 이 영화는 오즈의 마법사 분위기에 확 치우친 명랑 SF 라는 점이 결정적인 차이지 싶다 하는 생각도 잠깐 해 보았습니다.<br />
<br />
영화 홍보 전단 같은 곳에, 이 영화 원작이 "달려라 번개호" 라는 것이 표시되어 있지 않은 점은 좀 아쉬웠습니다. 영화 제목을 아예 "달려라 번개호"로 해도 나쁘지 않았겠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br />
<br />
비는 이야기에서 필요한 정도로 따지자면, 크리스티나 리치 보다도 비중이 높다고 해도 별로 큰 과장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역시 출연료에서 밀렸기 때문인지, 배우 이름 나올 때 나오는 순서는 한참 뒤에야 나옵니다.<br />
<br />
요시다 타츠오가 손을 댄 애니매이션 중에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허리케인 포리마"였습니다. 지금 자료를 찾아보니, "허리케인 포리마"가 요시다 타츠오가 죽기전에 마지막으로 나선 애니매이션이었다고 합니다.			 ]]> 
		</description>
		<category>영화</category>
		<pubDate>Wed, 14 May 2008 23:32:15 GMT</pubDate>
		<dc:creator>게렉터</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위극근 (韋克勤) ]]> </title>
		<link>http://gerecter.egloos.com/3741929</link>
		<guid>http://gerecter.egloos.com/3741929</guid>
		<description>
			<![CDATA[ 
  <img src="http://pds8.egloos.com/pds/200805/13/24/b0056924_48299d1c84aaf.jpg" width=400><br />
(활 쏘는 고구려 사람)<br />
<br />
신라 건복(建福), 인평(仁平) 연간에 어떤 고구려 병졸이 당나라와 싸우는 싸움터에 나갔다. (건복, 인평은 신라의 연호로 6세기말과 7세기초를 말함) 그리하여, 수많은 싸움터를 돌아 다니면서, 수없이 많은 사람을 죽였고, 또 더 많은 사람들이 비참하게 죽은 모습을 보게 되었다. 세월이 흘러, 싸움터에서 물러나서 이 고구려 병졸은 사람을 죽이는 일이며, 또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너무 비참하고 허무하다 하여, 괴로워 하였다.<br />
<br />
마침 시절은, 사월 초파일이라, 절에 수천 수백 연등을 색색깔로 환하게 밝히고, 성의 남녀들이 즐겁게 노래하며 노니는 때였다. 그 노랫소리를 듣고, 병졸은 절에 찾아가, 마침 명망 높은 승려가 있는 것을 보았다. 병졸은 연등 불빛과 고운 노랫소리에 자뭇 묘한 마음이 되어, 승려 앞에 찾아가 물었다.<br />
<br />
"싸움터에서 수천, 수만명이 죽기에, 하늘아래 고귀하다는 사람이 파리와 개미의 먹이가 되며 썩어나는 것을 보았으며, 저또한 그러한 일과 멀지 않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항상 가슴이 답답하고, 죽음이 두려워 견딜 수가 없습니다. 어찌 하면 좋습니까?"<br />
<br />
승려가 병졸을 보고 되묻기를,<br />
<br />
"자네가 비록 싸움터에서 칼질, 창질만 하는 것을 보았다하나, 불경에 이르기를, 반드시 하나가 곧  여러 가지라 하였으니, 그 와중에도 부처의 깨달음이 있었을 것이네. 자네가 그 동안 부처의 깨달음이라 생각하는 것이 무엇 하나라도 있지 않았겠는가?"<br />
<br />
하였다.<br />
<br />
그 말을 듣고, 병졸은 한참을 골똘히 생각하더니,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승려에게 들려 주었다.<br />
<br />
제가 당나라와 처음 싸움에 나갔을 때, 우리 고구려 군사가 이기게 되었습니다. 우리 군사들은 그리하여 여러 당나라 군사를 사로 잡게 되었는데, 저는 당나라 군사의 중랑장(中郎將) 하나를 사로 잡게 되었습니다.<br />
<br />
제가 글을 써서 물었으니, 당나라 중랑장이 답하기로,<br />
<br />
"내 성은 위(韋)이며, 이름은 극근(克勤)인데, 당나라로 돌아가기를 바란다"<br />
<br />
고 하였습니다. 제가 보니, 이후로, 위극근은 매양 당나라로 돌아가기를 틈을 엿보았기에, 우리 병졸들은 위극근을 다스리기에 귀찮은 일이 많았습니다. 그렇기는 했으나, 당나라 군사는 멀리 도망가고 위극근이 사로잡혀 있는 곳은, 고구려의 성이었으므로, 위극근은 뜻한대로 당나라로 돌아갈 수는 없었습니다.<br />
<br />
제가 다시 글을 써서 물어보기를,<br />
<br />
"너는 학문을 익힌 적이 있는가?"<br />
<br />
하니, 위극근이 답하기로,<br />
<br />
"어려서부터, 불교의 금강반야바라밀경(金剛般若波羅密經)을 쉼없이 읽기 시작하여, 배우고 익혔으므로, 중랑장이 되었다"<br />
<br />
고 하였습니다.<br />
<br />
생각해 보니, 금강반야바라밀경, 곧 금강경은, 도술과 유학을 하는 무리들까지 널리 읽는 유명한 경전이므로, 금강경을 익히는 것은 당연하다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금강경은 인도의 사위국(舍圍國, 곧 슈라바스티)이라는 곳에서 석가모니가 제자 수보리(須菩提)에게 내려준 가르침을 적은 것이었으며, 수보리 또한 본시 장사치였으면서도, 누구 보다 공(空)을 깊게 깨달은 자라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사로 잡은 당나라 군사 위극근은 이러한 금강경을, 출세를 위하여 어릴때 부터 익혔으며, 또한, 결국 지금은 사람을 죽이고 창칼질을 하는 군사가 되었다 하니, 이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하기도 하였습니다.<br />
<br />
세월이 지나서, 위극근은 고구려에서 붙잡혀 사는 것에 익숙해진 듯 싶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유심히 살펴 본즉, 위극근은 항상 몰래 당나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을 버리지 않는 듯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또한 금강경을 기이하고 신비한 책이라 여기고, 금강경 속에 도술과 신선의 뜻이 깃들어 있는 듯 여기면서, 항상 금강경 글귀를 중얼거리면서, 당나라에 갈 것을 신이한 술법에 비는 듯 하였습니다.<br />
<br />
후에 당나라의 이세민이 황제가 되어 크게 군사를 일으켜 고구려로 쳐들어 오게 되었습니다. 이에 고구려 사람들이 모두 놀라, "당나라 군사가 쳐들어 왔다. 이세민이 쳐들어 왔다" 하므로, 드디어 위극근 또한 몰래 기뻐하며, 드디어 당나라 군사로 돌아갈 때가 찾아 왔다 생각하는 듯 보였습니다. 그리하여, 고구려에 있는 위극근은 하루 하루, 오늘은 당나라 군사가 어디까지 왔는가, 내일은 또 자기가 있는 곳에 올것인가 하며, 목을 빼고 당나라 군사가 자신이 있는 곳까지 오기를 기다렸습니다.<br />
<br />
그러나, 당나라 군사가 힘에 부치어, 고구려 군사를 완전히 깨뜨리지 못했으므로, 마침내, 당나라 군사는 위극근이 있는 곳에서 머지 않은 곳에서 그만 멈추게 되었습니다. 위극근은 크게 안타까워 하여, 탄식하였습니다. 이내 당나라 군사가 곧 멀어져 후퇴할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니, 위극근은 당나라로 돌아갈 날이 끝나는 듯 하여, 속이 끓고 장이 뒤집힐 듯 보였습니다. 결국 위극근은 그러다가, 마침, 깊은 밤, 몰래 고구려 성에서 빠져나와, 당나라 군사가 있는 곳 까지 뛰어서 도망치려고 하였습니다.<br />
<br />
제가 보니, 위극근이 달도 뜨지 않고 별빛 조차 없는 깊은 밤길에 몰래 성벽을 넘어 서쪽으로 도망쳐 나왔습니다. 당나라 군사가 있는 곳 까지 길은 먼데, 보이는 것은 없었으므로, 그야말로 막막하고, 또 갑갑하였습니다. 저는 위극근은 이내 밤길에 길을 잃고 헤메다 붙잡혀 죽으리라 생각하였습니다. 길이 보이지 않고, 밤이 깜깜하니, 위극근은 진흙구덩이에 머리를 처박고 있는 듯한 마음이었을 것이고, 또, 천길 깊이의 바닷물속에 있는, 볕이 들지 않는 만장 길이의 굴속에, 또한 깊은 흙더미가 있어 묻혀 있는 듯 하였을 것입니다.<br />
<br />
위극근이 나아갈 길이 보이지 않기가 이와 같았으니,  곧 위극근은 흥분한 마음을 이기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위극근은 목숨을 버리는 듯 뛰어나온 자신의 처지가 한탄 스럽고, 또한 이제 다시 돌아갈 수도 없게 되었으며, 곧 고구려 병졸에게 잡혀 죽일 때가 되었구나 생각한 듯 싶었습니다. 마침내, 위극근은 죽음을 앞두고 가만히 어릴 때 익히던 금강경을 외우기 시작하였습니다.<br />
<br />
"범소유상(凡所有相) 개시허망(皆是虛妄) 약견제상비상(若見諸相非相) 즉견여래(卽見如來)"<br />
<br />
금강경 경문을 외며 위극근이 떨고 있으니, 갑자기 위극근 앞에 붉고 노란 불덩어리가 하나 나타나기 시작하였습니다. 고구려 병사와 성을 둘러 보았으나, 누구도 횃불을 들고 있는 사람이 없었으며, 성밖에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오직 그 노란 불덩어리 하나만 빛을 내뿜고 있었습니다. <br />
<br />
빛이 없는 깊은 밤에, 사람의 얼굴들도 잘 보이지 않는데, 멀리서 고구려 병사들이 뒤를 좇아 "죽여라" "잡아라" 하는 소리만 들려오고, 그 사이에 허공에 불덩어리가 가만히 빛나고 있으니, 그 광경에 놀라워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습니다.<br />
<br />
위극근은 곧 허공에 뜬 불덩어리의 빛을 보고 길을 알아 서쪽으로 도망가기 시작했고, 위극근이 눈물을 흘리며 금강경을 계속 외웠습니다. 그랬더니, 불덩어리가 앞서 움직이며 위극근이 가는 길을 밝혀 주어, 당나라 군사로 가는 길을 이끌었습니다. 불덩어리는 마치 횃불이 공중에 떠 있는 듯 하였는데, 이내, 불덩어리와 금강경을 읊는 위극근이 어둠속으로 점점 멀어지므로, 위극근이 도망하는데 따라 불덩어리는 점차 작아져, 사라졌습니다.<br />
<br />
그리하여, 위극근이 우리 고구려 성벽에서 빠져 나와 십리밖의 당나라 군사 진영까지 빠져나가고 말았습니다. 저는 황망하여, 입을 멀리고 멍하니 앞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러나 다시 아무일도 없었던듯 성밖의 밤은 그저 깜깜하기만 한데, 먼데서 금강경 읽는 소리만 가만히 들려오는 듯 하였습니다.<br />
<br />
이야기를 마치고, 병졸이 승려에게 말하기로,<br />
<br />
"이 일이야말로, 부처님의 깨달음과 가까운 일 아니겠습니까?"<br />
<br />
하였다. 그랬더니, 승려가 껄껄 웃고는, 고개를 저었다. 승려가 웃으며 말하기를,<br />
<br />
"석가모니께서 사화외도(事火外道)를 멀리하라 하였거늘, 어찌 하늘에 떠다니는 불 따위를 영험한 것이라 생각하고, 날아다니는 빛덩어리가 신이라고 여기며, 그런 신기한 요괴 장난질 같은 일따위가 부처의 깨달음이라 생각하는가? 하늘에 본시 불덩어리가 스스로 떠다니는 일은 있을 수 있는 일이 아니거늘, 어찌 부처의 깨달음이 세상의 이치와 다르겠는가?<br />
<br />
이것은 아마도 누군가 몰래 위극근을 위해 횃불을 밝혀 준 것을, 멀리서 보고 잘못 생각한 것이리라. 이러한 기이한 일이 자세히 살펴지지 않은 것을 보니, 필시 이것은 성안에 있는 고구려 병사 하나가 배반하여 위극근을 몰래 도와주어 도망치게 해 주고는, 자신이 배반한 것이 탄로날까 두려워, 다시 성안으로 돌아와 '어제 밤에 본 것은 부처님의 조화다'라고 소문을 낸 것임에 틀림 없다. 위극근이 학식이 깊고, 당나라의 중랑장이니, 아마 재물과 보석 따위로 고구려 병사를 꾀어 성밖으로 밤에 몰래 도망친 것이리라."<br />
<br />
하였다.<br />
<br />
이야기를 한 고구려 병졸이 승려의 말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따지며,<br />
<br />
"그렇다면, 왜 위극근이 밤길에 금강경을 외운 것입니까?"<br />
<br />
했더니, 승려가 답하기로,<br />
<br />
"그것은 깊은 밤에 위극근이 서로 긴밀히 내통하기 위해, 비밀히 서로 통하여 사용하는 신호가 아니었겠는가? 고구려 사람과 당나라 사람이 서로 알아 들을 만한 말을 할 때에, 범어(梵語) 가 나오는 금강경 구절 한 구절 만한 것이 있겠는가?"<br />
<br />
하였다.<br />
<br />
승려가 다시 웃으며,<br />
<br />
"자네가 하는 이야기가 그러하니, 어찌, 자네가 생사의 번뇌를 벗어날 수 있겠는가?"<br />
<br />
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가니, 연등 불빛이 환하게 쏟아지는 절 안에 앉은 병졸은 혼자 한참 동안 말없이 가만히 있었다.<br />
<br />
 - 원본 출전 보응기(報應記)<br />
<br />
<br />
*11. 위극근(韋克勤)<br />
이 이야기의 원 줄거리는 보응기에 있는 내용을 충분히 따랐으며, 주인공이 당나라 사람이었던 이야기를, 관찰자 시각인 고구려 사람으로 서술을 바꾸었고, 장면 묘사만 보충했습니다. 위극근 이야기 시작 하기 전의 도입부와 끝나고 뒤에 나오는 해설은 제가 생각한 이야기를 그냥 임의로 꾸며서 덧붙여 놓은 것입니다. 아직 지구상의 어느 한 곳은 부처님 오신 날이지 싶어 한 번 올려 봅니다.<br />
<br />
이 이야기는 <a href="http://gerecter.egloos.com/3660215">"신라기이 외국편" http://gerecter.egloos.com/3660215 </a>에 포함된 11회 이야기 입니다.			 ]]> 
		</description>
		<category>기타</category>
		<pubDate>Tue, 13 May 2008 13:43:51 GMT</pubDate>
		<dc:creator>게렉터</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70년대말, 80년대초에 나온 제목을 알 수 없는 단편집 ]]> </title>
		<link>http://gerecter.egloos.com/3739301</link>
		<guid>http://gerecter.egloos.com/3739301</guid>
		<description>
			<![CDATA[ 
  옛날 어느 여름 낮 동안에 괜히 빠져서 읽었던 단편집 한 권이 생각 났습니다. 70년대말 80년대초 쯤에 나온 우리나라 책인데, 어떤 신문사, 잡지사 내지는 주부/직장인 문예공모를 주최하는 어떤 곳에서 펴낸 듯한 책이었습니다. 아주 짧은 단편이 이십여개쯤 실린 책이었는데, 단편들 자체는 서로 다른 유명 작가들이 쓴 것이었습니다.<br />
<br />
정확한 단편집의 제목이나, 내용, 작가들이 누구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그런 것은 고사하고, 줄거리 자체도 정확하지 않은 부분이 많아서, 대강 제가 지어내서 채워 넣은 것들도 많습니다. 혹시, 아래 내용을 읽어 보시고, 어디서 본 듯 하다, 혹은 작가가 누구인 듯 하다. 같은 것이 생각나는 것 있으시다면, 무엇이든 아무거나 간략하게라도 알려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br />
<br />
아래에서 소개드리는 각 단편들의 제목은 제가 임의로 마음대로 붙인 것이기 때문에, 중요하게 여길 필요는 없습니다. 각각의 단편들은 대부분 내용들이 다소 통속적이고, 몇몇 예외를 제외하고는 절정-결말 부분이 상당히 뻔해서 딱히 별로 감동적인 것은 많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기억하는 내용이 더 부정확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이야기들 중에는 70년대말 80년대초의 분위기를 드러내는 것도 있고, 그 시절 관습이나 사상에 지나치게 쩔어 있는 것들도 있지 싶습니다.<br />
<br />
기억나는 이야기들의 줄거리는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br />
<br />
<br />
<br />
<B>1. 아홉수</B><br />
<br />
아홉수를 두려워 하는 남자가 있습니다. 9세에 모친이 사망했고, 19세에는 모친 사망후 새 여자에게 집도 땅도 다 갖다 바쳐서 땡전 한 푼 안남긴 상태로 부친 사망. 29세에는 남자가 은행 직원에게 열렬한 짝사랑에 빠져 적금을 들고, 적금 부으러 갈때마다 얼굴보고 대화하면서 짝사랑을 불태우지만, 적금 찾는 날 고백하려고 갔더니, 이미 애인이 있어 다정한 상황인 것을 하필이면 그날 목격하고 크게 실망하여 포기 합니다.<br />
<br />
이후 남자는 유난히 술퍼먹는 것을 즐기는 삶을 살면서 39세까지 사는데. 39세 되던해에, 이 해에 노총각 신세를 극복하지 못하면, 아홉수의 저주 때문에 영원히 총각으로 죽을 것이라는 공포에 사로잡힙니다. 그러나 뾰족한 수가 생기지도 않았는데, 어느새 연말이 다가 옵니다. 남자는 겁어 덜컥나서 무슨 수라도 써야 겠다고 생각합니다.<br />
<br />
남자는 그래서, 수첩을 펼쳐서 적혀 있는 여자 전화번호 마다 무조건 다 전화에서 어떻게든 작은 인연이라도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br />
<br />
하지만, 전화번호는 태반이 바뀐 전화번호이고, 상당수는 이미 유부녀가 된 전화번호 등등입니다. 전화해서, 전화 건 상대의 남동생이 받길래, "아는 사람이니, 일단 누님을 바꿔 주십시오." 했더니, "아는 사람이라는 양반이 어찌 누나가 미국으로 이민 간 것도 모르오?" 라는 경우도 있습니다. 남자는 계속된 전화 실패에 깊게 절망하다가, 수첩에서 낯익고 친숙해 보이는 여자 이름이 하나 있는 것을 발견하고, 전화를 겁니다. 전화 받는 여자의 목소리가 친근감 있는 것을 깨닫고, 이번에는 뭔가 잘풀리겠구나, 하고, "절 기억하실 지 모르겠습니다만..."하고 말을 꺼내기 시작하는데, 수화기 저쪽에서, "대체 이게 얼마만이냐"면서 장황하게 말을 늘어 놓기에 알고보니, 그 전화번호는 자기 이모(...)의 전화번호.<br />
<br />
결국 남자는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마지막으로 29세때 짝사랑했던 여자를 다시 찾아가 보려고 합니다. 여자의 연락처를 구해서 전화 해 봤더니, 전화를 받은 여자는 대화 끝에 확인해 본즉, 적금 들어서 꼬박꼬박 자주 은행에 찾아오던 남자를 아직까지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남자는 기뻐하여 대화를 더 하다보니, 일이 놀랍게도 아주 잘 풀려, 그날 즉시 그 여자와 다시 만나자고 약속을 하게 됩니다.<br />
<br />
커피 한 잔을 시켜 놓고, 여자와의 약속을 기다리면서 남자는 매우 긴장하고 기대 합니다. 나타난 여자는 10년이 지나, 예전의 모습을 떠올리기 힘든 아줌마가 되어 있습니다. 여자는 남자를 보고 매우 반가워 하면서, 말을 하는데, 처음 꺼내는 말이 자기 아이들 교육보험 든 것이 참 잘한 일이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주인공 남자에게도 보험을 들라고 권합니다. 정신이 멍해진 주인공 남자에게 마지막 묻는 질문이, 아주 현실적인 걸작.<br />
<br />
"그런데, 선생님, 자녀분은 몇 명이세요?"<br />
<br />
(이 이야기는 아마 작가가 전상국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br />
<br />
<br />
<br />
<B>2. 삭발</B><br />
<br />
두 남자가 이발소에서 삭발하고 있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이야기. 왜 삭발하는지 안가르쳐 줍니다. 삭발한 두 사람이 길을 나서서 걸어가면서, 사연이 조금씩 밝혀집니다. 두 사람은 공장에서 일하다가 불황으로 잘린 사람들이고, 여름이 되어 남들 다 바캉스 가서 아리따운 아가씨들을 만나 즐거이 노니는데, 자기는 돈 아끼려고 소주 사먹으면서 밤새 괴로워해야 하는 청춘임을 고달파하는 처지라는 것이 나옵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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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서야 두 남자의 아이디어가 나옵니다. 명승지에 있는 불상 앞에 사람들이 절하고 시주한다고 돈을 놓아두고 가는 것에 영감을 얻어, 두 남자는 가짜 승려가 되기로 한 것입니다. 두 사람은 사람들이 종종 오가는 어느산 동굴에다가, 불상을 하나 구해다가 놓아두고, 불경을 외면서, 승려인척 행세합니다. 그러면서 동굴에 찾아온 사람들이 불상앞에 시주하는 돈을 챙깁니다. 하루만에 쌓이는 돈의 액수가 공장에서 일하는 하루치 임금의 10배에 가까운 것에 감격하는 두 남자.<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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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남자는 딱 보름만 이짓을 해서 돈을 모은 뒤에, 그 돈으로 해운대에 가서 화려한 바캉스를 보내려고 합니다. 그런데, 마지막날 깡패들이 와서, 자릿세를 내라고 행패를 부리고, 돈을 다 털어가고, 불상을 다 부숴버린다는 이야기. 마지막 장면에서, 두 남자는 억울하고 안타깝고 허탈해서, 눈물을 흘리며 부서진 불상 조각을 붙들고, 흐느낍니다. 그러면서 무심코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을 되네이는데, 가짜 승려이지만, 그 불경을 외는 태도가 그때는 정말 진심이었다는 묘사가 덧붙습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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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3. 실책</B><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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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열렬한 야구광인데, 일요일에 중요한 고교 야구 게임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회사 일로 출근을 하게 됩니다. 주인공을 닮은 주인공의 아들 둘이, 아버지에게 야구장에 가게 해달라고 떼를 쓰는데, 주인공은 도저히 그럴 수 없다고 합니다. 주인공은 아들 둘에게 TV중계방송을 보라고 하고, 나중에 별일 없는 일요일에 야구장에 데려가겠다고 합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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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그리하여, 일요일에 출근을 하는데, 주인공의 아내는 아들 둘이 너무 심하게 졸라대는 통에, 아들 둘을 친구 삼촌을 따라 야구장에 가게 합니다. 그리고, 아버지가 돌아오면, 정직하게 아버지 말을 어기고 야구장에 가고야 말았다고, 바른대로 말하고 용서를 구하라고 합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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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 아침식사 식탁이 왠지 무거운 분위기 입니다. 주인공은 아들 둘이, 야구장에 가지 말라고 했는데도, 친구 삼촌을 따라 야구장에 갔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주인공은 그래봤자 별일도 아닌데, 괜히 아들들이 겁먹어서 아침식사 분위기가 안좋았다고 생각하고 우습게 여깁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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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진실은 그게 아닙니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고 나자, 주인공의 아내가 말하기를,<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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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아이들에게 야구장에 가지 말고, TV중계방송이나 보라고 했지만, 아이들이 TV중계방송을 봤다면 그야말로 큰 일 났을 거예요."<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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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합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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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인 즉슨, 아이들을 보내놓고, 아내는 왜 부자간에 야구를 저렇게 좋아하나 싶어, 아내가 TV중계방송을 보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보다보니 TV중계방송에서, "부녀가 정답게 야구를 보는 광경"이라면서, 한 나이 많은 남자와 거의 딸 뻘로 보이는 여자를 보여주었다고 합니다. 그 남녀는 사실 부녀관계는 아니었는데, 지나치게 다정해 보였습니다. 그런데 TV 화면에 얼굴이 비치는데, 그 남녀중에 남자가 바로 주인공이었습니다. 즉, 주인공은 바람 피운 상대와 야구장에 같이 가려고, 회사일이 있다는 핑계를 대고, 아이들은 집에 남아 있게하려 했던 것입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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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장면 묘사가 좀 특이한데, 주인공에게 분노한 표정으로 손톱으로 할퀴려 달려드는 아내의 손가락을 보면서, 주인공은 야구장에서 질겅이던 오징어 다리 10개가 자신을 습격하는 듯 보인다는 생각을 합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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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에 오징어 다리에 관한 묘사가 나온다는 것은 분명히 기억나는데, 왜 하필 오징어 다리의 심상으로 연결한 것인지는 잘 기억도 나지 않고, 짐작해 봐도 잘 모르겠습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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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4. 과외 인생</B><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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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학벌이 부족한 부부가, 외동 아들을 얻는데, 이 아들이 아기 때 책을 좋아하는 것을 보고 신동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유치원 때부터 조기 교육 과외를 시킵니다. 그래서, 국민학교에서 곧 잘합니다. 하지만, 과외했던 범위를 넘어서면, 형편없이 성적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두려움을 느낍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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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 부부는 아들에게 온 힘을 다해 과외를 시킵니다. 아들은 과외 덕분에 대강대강 때우면서 성적을 유지해 나갑니다. 그러나, 과외 없이는 아무것도 못 따라가는 성격이 됩니다. 결국, 대학에 들어가서도 과외를 시키고, 취업과외도 시켜서, 겨우 취직을 시킵니다. 이제 부모는 신동이니 천재니 하는 이야기는 까만 옛날 이야기로 치고, 아들이 사람 구실 하나만 잘 하게 해야 겠다 싶어, 회사에서 필요한 대인관계 과외나, 회사 업무처리에 관환 과외, 상사와 동료들과 함께 지내는 법에 관한 과외 같은 것을 시켜서 한 사람 구실을 하게 합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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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아들이 결혼할 때가 되어서, 도대체 결혼 생활은 어떻게 아들에게 가르칠지 막막합니다. 아들은 과외 없이는 아무것도 혼자 제대로 결단내리고 헤쳐나가지 못하는 상태. 결국, 부부는 아들이 신부와 신혼 여행을 갈 때, 결혼과 이혼을 반복한 결혼생활에 경험이 많은 한 남자를 과외선생으로 딸려 보냅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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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여행에서 돌아올 때 보니, 신부는 아들과 함께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그 과외 선생 남자의 팔짱을 끼고 돌아왔다는 이야기.<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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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80년대 "과외 금지" 정책이 회자되던, 그런 시사적인 분위기와 궤를 같이하는 이야기지 싶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너무 전형적인 과장된 풍자 우화 느낌에 빠져 있다고 생각합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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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5. 귀</B><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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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 부부가 있는데, 아내가 차를 한 잔 타와서 맛이 어떤지 물어 봅니다. 남편은 "괜찮은 것 같다" 정도로 대답합니다. 그런데, 아내는 이상하게 매우 실망한 눈치. 남편은 뭔가 이상해서 이리저리 보다가, 아내가 새로 입은 잠옷을 몰라봐서 실망한 것인가 짐작합니다. 남편은 옷 칭찬 안해줘서 기분 나빴냐고 물어보는데, 그러자 아내는 더욱 짜증냅니다. 이것이 영문 모를 부부싸움으로 화해서, 아내는 집을 나가려 합니다. 아내는 속아서 결혼했다 운운 합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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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뭐가 문제인지 모르는 남편은, 연애하던 시절을 떠올립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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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약간 외모에 열등감이 있는 사람인데, 남편은 연애할 때 입버릇처럼 "자기는 굉장히 아름다워." 운운 했으므로, 아내는 기분 띄워주려고 아부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어디가 어름다워요?" 라고 되묻는데, 남편은 막상 그렇게 물어보니, 답할 것이 막막해서 좀 헤멥니다. 그러다가 얼렁뚱땅, "당신은 귀가 매우 아름다워" 라고 말해서 때웁니다. - 그녀의 귀를 칭찬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낸 것은 콜럼버스의 발견과 같은 감겨이었다 어쩌고 저쩌고 라고 그때의 상황을 묘사합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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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하던 시절의 그런저런 일을 떠올린 남편은 그제야, 아내가 귀를 뚫어 새 귀고리를 하고 있음을 알아챕니다. 남편은 "잠깐만! 당신은 가도 좋지만, 당신 귀는 놓고가. 당신 귀 없이는 난 못살아" 라는, 프리온이 파괴될 정도의 온도로 낯을 뜨겁게 하는 대사를 하고, 그러자  아내는 눈물을 흘리며 남편에게 다시 안기면서, 부부는 대화합과 평화의 미래로 나간다는 이야기.<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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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6. 좋아 하네</B><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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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병사가 총상을 입은 채로 괴로워 하면서, 강물에 떠밀려 오는 것이 시작 장면입니다. 주인공은 고통스러워 하면서 온갖 생각을 하다가, 정신을 잃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여자 목소리를 들으며 정신을 차립니다. 그곳은 한 병원이었고, 그 여자 목소리는 병원의 간호사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바로, 이곳은 월남전이 한창인 베트남인 것입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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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을 보살펴주는 간호사는 프랑스인 혼혈로 보이는 아름다운 여자인데, 한눈에 주인공과 마음이 오가게 됩니다. 주인공은 수색대의 정예 대원으로, 총상에 맞아 다리를 쓸 수 없게 되는데, 간호사는 그 다리는 곧 낫게 되어 걸을 수도 있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주인공은 무의미한 낙관주의라고 비웃으면서도, 다리가 잘려나가고 없는 것보다는 그래도 모양이나마 있는게 낫고, 모양만 있는 것 보다는 지팡이라도 짚고 걸을 수 있는게 낫다고 생각합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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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는 주인공을 잘 돌보아주고, 주인공은 정말로, 점차 다리를 쓸 수 있게 됩니다. 그러다가, 간호사와 감정이 깊어져, 어느날 간호사는 누워있는 주인공에게 입을 맞춥니다. 그런데, 순간, 주인공은 고향에 두고온 애인 생각이 강하게 떠오릅니다. 이후, 주인공은 간호사와 상당히 각별하게 지내는데, 순간 순간 마다 고향의 애인 생각이 자꾸만 떠오릅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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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날, 주인공이 거의 회복이 되었을 즈음, 간호사는 진지한 표정으로 주인공을 붙들고, 결혼하자고 고백합니다. 간호사는 결혼해서 자신을 한국으로 데려가 달라고 합니다. 주인공은 그 말을 듣고 딱히 무슨 결론을 내리지도 않고 잠시 멍해집니다. 그런데,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무심코,<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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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쳇, 좋아 하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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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읊조립니다. 용케 그 말을 들은, 간호사는 방금 뭐라고 말했는지 물어봅니다. 주인공은 자신이 간호사를 비아냥 거렸다고 할수는 없어서, 대강 둘러댑니다. 그래서, 그냥 문자그대로, 그 말은 한국어로, "like" 라는 뜻이라고 말합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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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주인공은 다 낫게 되고, 제대를 명 받아 한국으로 귀국하게 됩니다.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주인공이 돌아가게 된다는 말을 듣자, 간호사는 눈물을 흘리며 주인공의 손을 잡습니다. 주인공은 한국으로 가서, 제대 절차를 마친 뒤에, 한국의 본가에 이야기 하고, 민간인 신분으로 다시 베트남에 와서 간호사를 데랴가겠다고 말합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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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이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 간호사는 간호사 제복 대신 화려하고 아름다운 옷으로 차려 입고 주인공을 떠나보내려 항구에 나옵니다. 한국으로 떠나가는 주인공을 부두에서 바라다 보며, 간호사는 눈물을 흘리고, 손수건을 흔들며, 하염없이 외칩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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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하네- 좋아 하네- 좋아 하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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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단편집에 실린 소설 중에 꽤 그럴듯한 축에 속하는 것으로, 무거운 소재를 문자그대로 "반어적"인 풍자와 함께 표현했습니다. 울적한 내용을, 냉소적인 느낌을 섞어, 극적인 구성으로 잘 연결한 축이라고 생각합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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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7. 난봉꾼의 아내</B><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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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날 바람 피우고 다니는 난봉꾼 친구들이 있는데, 그중에 한 친구인 주인공이 10살 아래의 어린 아내와 마지막으로 결혼합니다. 난봉꾼 친구들은 어린 아내와 결혼한 주인공이 사기꾼 같은 놈이라고, 욕을 하면서, 또 부러워 합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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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주인공은 친구들이 바람피우는게 아내에게 들킬까봐 전전긍긍하는 것을 비웃으면서, 자기 아내는 나이가 어린 신세대라서 남편이 바람피우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며 이해한다고 자랑합니다. 이 주인공이라는 작자의 말이, 자고로 영웅은 호색이라면서, 이름난 왕이나, 대단한 권력자 치고 많은 여자를 거느리는 것이야말로 진장한 위대함의 상징이므로, 자기 아내는 오히려 주인공이 바람을 피우는 것쯤, 되려 남자 답게 여긴다는 것입니다. 친구들은 이런 주인공을 놀랍게 여깁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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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하루는 자기 아내가 TV프로그램에 섭외되었다고 해서, 또 아내 자랑하려고 친구들을 불러서, 같이 아내가 출연한 TV프로그램을 봅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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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TV프로그램은 "아침마당"류의 이야기인데, "남편을 꽉 잡고 사는 법"이라는 주제로, 아내가 말하고 있습니다. 아내는 각서를 한 장 보여주는데, 각서의 내용인즉, 남편 친구들이 볼 때는 아내가 바람피우는데 매우 관대한 척 연기 해 주는대신, 실제로 그 외의 경우에는 아내에게 무조건 순종하면서 아내를 하늘처럼 떠받들면서 살기로 20년간 계약한다는 것입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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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세부 묘사며, 걸쭉한 대사며, 하는 것이 좀 잡다한 면이 있는데, 아마 글쓴이가, 김홍신일 겁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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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8. 시골의 5인조</B><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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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골 마을에 온 낯선 서울 남자 여러명을 묘사하면서 이야기가 시작합니다. 진지한 분위기와 달리 이 사람들은 친구 결혼하는 데 함 팔러 온 함진아비들 입니다. 이 양반들은 함 팔면서 난리 치고, 가끔은 소란과 시비, 격투를 불사하면서까지 함을 팔아서 한몫 잡아온 친구들이었습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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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먼 시골마을에 결혼한 한 친구를 위해서, 함팔러 와서는, 시골 마을의 초라함과, 함을 팔기 위해서 상대해야 하는, 처가 식구가 신부 증조부인 90노인이라는 것을 알고, 회의감을 느낍니다. 결국 함 팔아 봐야 그 돈으로 술먹고 허무하게 써 없애는게 다라고 생각한 친구들은, 이번에는 그냥 난리치지 말고 조용하게 함을 넘기려고 합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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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막상 신부집에 오니, 온 시골마을 사람들이 얼마나 뻑적지근하게 함을 지고 가는지 구경하려고 기대하고 모여 있었고, 이 친구들이 심심하게 함을 넘기려고 하니까, 실망한 나머지 분노한 증조부가 당장 함 다시팔라고 호통을 쳐서, 난감해 한다는 이야기.<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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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9. 인간사</B><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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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이 유령인 이야기로, 초반은 사후세계에 대한 설명 입니다. 주인공은 진지하게 사귀던 여자를 버리고, -  본문 중에 "사랑하기 때문에 이별한다" 등등의 "개소리"를 하면서 여자와 헤어졌다고 자조하는 말이 있습니다 -  돈 많은 여자와 결혼했는데, 신혼 때 아내가 운전하다가 앞 차 잘못 들이 받아서 조수석에 앉아 있던 자신이 사망하는 바람에 저승으로 온 것입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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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의 설명에 따르면, 사후세계란 무엇이든지 마음대로 언제나 할 수 있는 세상이 영원히 이어지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사후세계에는 천국도 있고 지옥도 있지만, 지옥이라는 것도, 왠갖 이상한 짓을 다 해보다가, 사실 유황불에 굽히고 칼로 뒤덥힌 산을 기어오르는 짓을 하고 싶어하는 영혼들이 가보기 위해 준비되어 있는 곳이라고 설명합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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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극적인 내용이 담겨 있는 뒷부분의 이야기는 이런 내용과 별 상관이 없어서, 주인공이 유령이 되어, 인간 세상에 다시 한 번 구경을 오는 짤막한 내용입니다. 유령 주인공은 깊은 밤, 어느 외진 곳에서 이별을 하는 남녀를 봅니다. 여자는 남자를 여전히 사랑하지만, 남자는 매우 차가운 상태. 눈물을 흘리며 붙잡는 여자의 손을 뿌리치고, 남자는 매정하게 떠납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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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두 남녀가 개천 위에 놓인 다리를 건널 때, 유령인 주인공이 갑자기 나타나는데, 남자는 놀라 나자빠져서 개천에 빠지고, 여자는 워낙 절망한 상태라 무서워하지도 않아서 그대로 있습니다. 개천에 빠져서 허우적 대며 죽어가는 남자가 손을 내밀며 살려달라고 하자, 여자는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마침내 손을 내밀어 남자를 끌어내 줍니다. 마지막 부분 묘사가 좀 기억에 남는데, "여자는 차디찬 손으로, 이제는 잡는 것이 마지막이 될 것임을 아는 남자의 손을 잡았다" 뭐 이 비슷한 문구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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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10. 시아버지 술상</B><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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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뭔가 좀 정상적인 시각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인데, 제가 줄거리를 제대로 기억하고 있지 못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습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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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강 구도는 만나면 결혼한 시댁이야기와 결혼생활 이야기만 하는 친구가 있고, 거기에 대해 짜증을 내는 노처녀 친구가 있는 이야기로 시작됩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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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 친구는, 시아버지가 매우 술을 사랑하는 사람이라서, 아침에 일어나서 해장술로 한 잔, 삼시세끼 반주로 한 잔씩, 오후 간식 혹은 밤에 자기 전에 한 잔. 총 하루에 다섯번씩 주안상을 꼬박꼬박 차려줘야 한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노처녀인 친구는, 그런 말도 안되는 것에 고통받아야 하는 시집 살이라니, 자기는 그래서라도 결혼을 못하겠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결혼한 친구는 그렇게 주안상을 차려줄 때마다, 시아버지가 매우 즐거워하면서, 며느리를 잘 두었다고 감격하는 모습이 삶의 큰 행복이라고 주장합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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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처녀 친구는 묘한 질투 같은 것을 느낍니다. 여기까지도 사실 좀 이해하기 어려운데, 뒤 이어지는 이야기는 좀 더 이상합니다. 시아버지가 병에 걸려서 의사가 술을 끊으라고 하는 바람에 더이상 하루에 주안상 다섯번 차리는 일이 이제는 없어지게 됩니다. 결혼한 친구는 그러자, 삶의 행복의 한 부분이 사라졌노라고 실망감을 느끼는데, 그런 그녀에게 남편이 말하기를, "아버지께서 당신이 술상 차리느라 힘들어 하시는 것을 못보셔서, 실은 일부러 꾀병을 부리시면서 술을 끊었다고 거짓말을 하고 계신 것"이라고 귀뜸을 해줍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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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을 듣고, 결혼한 친구가 대체 의미를 알 수 없는 눈물을 글썽이면서 이야기가 끝이 납니다. 대체, 뭔 이야기이고, 어떤 갈등구도로 짠 이야기인지 아직도 뭔가 납득할 수 없습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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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11. 도봉산</B><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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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거의 수필 투의 글입니다. 앞부분에서, 여자 주인공이 친구와 함께 잡담을 하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잡지나 신문에 나는 스캔들 기사 중에, "사랑은 했지만 손도 한 번 안 잡았다"라는 소위 "플라토닉 러브"에 관한 이야기를 혐오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거짓말이나, 위선적이라는 점도 있지만, 자기 생각에는 사랑은 지극히 인간적이고 감성적이며 자연적이어야 하므로, "사랑은 했지만 손도 한 번 안잡았다"라는 상황자체가 매우 억지스럽고 역겹다는 것입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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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이야기는 이어져서, 그런 주인공이 대학 동아리에서, 등산모임에 참가합니다. 주인공은 자신이 짝사랑하던 남학생에게 등산 중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눠서 강하게 암시한 끝에, 그 남학생과 일요일날 단 둘이 도봉산에 올라가자는 약속을 잡습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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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과 짝사랑하던 남학생은 그리하여, 도봉산에 올라가는데, 두 사람은 말도 제대로 못하고 매우 서먹해 합니다. 두 사람은 도봉산 정상에서 극히 심심하며 제대로 된 대화도 하지 못하는 변변찮은 시간을 길게 보냅니다. 마침내, 남학생이 이제 그만 내려가자고 하자, 주인공은 속으로 매우 실망합니다. 그런데 그 순간, 남학생이 주인공을 껴안으려 합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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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마음에도 없이 반사적으로 남학생을 밀쳐냅니다. 그러자, 남학생은 정말 미안하다고 하고는 도망치듯 혼자 산을 내려갑니다. 주인공은 남학생과의 포옹을 싫어하는 마음은 전혀 없었는데,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이해하지 못합니다. 주인공은 이제 짝사랑하는 저 남학생과는 영원히 더 이상 인연이 닿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무척 아쉬워 합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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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12. 악동과 신부</B><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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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어릴 때 동네에 소문난 악동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자기와 악함의 선두를 다투는 동네의 다른 악동이, 성당에 다니면서 개과천선한 것을 보게 됩니다. 그 모습을 보고 호기심을 느껴 주인공은 성당에 다니게 됩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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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성당에서 한 신부에게 고해성사를 하는데 재미를 붙이게 됩니다. 주인공은 자신의 온갖 악행을 무용담 처럼 늘어 놓고, 신부가 그런 이야기를 진지하게 듣는 것을 묘하게 즐기게 됩니다. 그것을 주인공이 좋아했는지, 아니면, 주인공이 정말로 죄책감이 덜어지는 느낌을 받았는지, 주인공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주인공은 매우 열심히 고해성사를 하게 됩니다. 주인공은 자신의 악행을 부풀리기도 하고, 옛날 저지른 잘못이나, 대강 생각만 했던 나쁜짓을 지어내서 고해성사를 하기도 합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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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몇년 되지 않아, 주인공은 시들해 져서 성당을 다니지 않게 되고, 이후로, 성당을 다니면서 그렇게 과장된 고해성사를 했던 일이 평생동안 잊혀지지 않습니다. 이상하게 꺼림칙한 기억으로 남아 알 수 없이 마음속에서 잊혀지지 않는 것이었습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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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년 후, 중년이 된 주인공은 홀로 낚시를 갔다가 우연히, 어린 시절 그 때 그 신부를 만납니다. 주인공은 자신이 소설가가 되었다고 신부에게 말하고, 신부는 어린 시절 부터 주인공의 이야기하는 솜씨가 대단했다고 말하면서, 자기도 주인공의 소설을 읽고 있다고 말합니다. 주인공은 신부에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기묘한 기분에 휩싸입니다. 그리고, 신부에게 자신이 구상한 소설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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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내용은, 주인공이 살인범을 알고 있고, 주인공이 살인범이 살인을 하도록 동기를 제공한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그 소설 주인공의 직업은 신부로 밝혀진다는 것입니다. 신부는 그 이야기를 듣고는, 갑자기 자신이 2년전에 스스로 파문하여, 카톨릭을 떠났으며, 이제는 자기가 신부가 아니라는 이야기를 합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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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빈 낚시대만 들여다 보며, 이후로 별 말이 없습니다. 주인공은 이 신부가 대체 왜 종교를 떠났는지 알 수 없지만, 이후로, 예전의 고해성사에 하던 추억에 대한 이상한 기분은 사라지게 됩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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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하고, 인간 심리에 대한 상징성 같은 것도 있는 이야기로 기억하고 있는데, 사실 명확한 줄거리가 잘 떠오르지 않습니다. 대강 기억나는 것만 어떻게 말이 되도록 엮어 보았습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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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13. 상전벽해</B><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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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수필 형식으로 된 이야기가 하나 있는데, 오랫만에 고향 친구가 어머님 환갑잔치를 한다고 해서, 얼굴 본지 오래된 사람들을 만나러 주인공이 가 봅니다. 다들 사장, 상무, 이사들이고, 환갑잔치도 TV아나운서 불러서 사회보게 하고, 음식이며, 널찍한 공간이며 매우 으리으리해서 주인공은 큰 위화감을 느낍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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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그렇게 쓸쓸하게 있다가, 10대 시절 뽕밭에서 만나 뜨거운 마음을 불태웠던 첫사랑을 발견하고, 반가워 합니다. 첫사랑도 너무 나이가 많이 든 것 같아서, 서글퍼하는데, 그나마 첫사랑이라고 생각했던 그 여자도, 사실은 첫사랑의 동생이었던가, 조카였던가로 드러납니다. 주인공은 정말 자신이 나이가 많이 들었고 세상도 많이 변했다고 허무해하는 감정을 느낍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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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14. 선보기</B><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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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스물일곱살의 아가씨로, 대학을 마치고 집에 있으면서, 이리저리 신랑감을 알아보고 있었습니다. 주인공은 그러다가 의사 신랑감을 소개 받습니다. 주인공은 어릴 때부터, 의사의 아내가 되는 것을 꿈꾸던 적이 있었으므로, 많은 기대를 하고 선 자리에 나갑니다. 주인공은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들이, "사모님, 안녕하세요?"라고 말하면, 짐짓 자애로운 듯한 표정을 지으며, "어머나, 지난 번에 편찮으셨던 곳은 요즘 좀 어떠세요?" 라고 말하는 장면을 상상하며 즐거워 합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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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보러 가서 만난 사람은, 좀 굳세고 거칠면서 순박하게 생긴 사람이었습니다. 약간 재미없다 싶은 사람이면서도, 착해 보이는 사람이기도 했습니다. 주인공은 이런저런 대화를 하면서, 이 남자의 매력을 하나 둘 살펴보다가, 남자가 무슨 진료를 하는 의사인지 묻습니다. 그러자, 남자는 "수의사"라고 대답을 하고, 주인공은 크게 실망을 합니다.<br />
<br />
주인공은 그 때부터, 남자의 모습이 마치 투박한 소백정의 모습처럼 보인다고 생각하게 되고, 가축 내장과 애완동물 가죽을 주므르던 손으로 자신을 밤에 더듬게 된다고 생각하며 기겁을 합니다. 그리고, 동물을 싫어하는 주인공에게, 동물을 사랑하느냐고 묻습니다. 그리고, 남자가 말하기를,<br />
<br />
"저는 동물을 무척 사랑합니다. 소, 돼지, 모두 저에게는 사랑스러운 존재입니다. 물론 아내가 생긴다면 아내를 더 사랑하겠지만 말입니다."<br />
<br />
라고 합니다. 그리고, 웃으며 덧붙이기를,<br />
<br />
"저는 돼지보다 아내를 사랑할 것입니다."<br />
<br />
라고 합니다.<br />
<br />
주인공은 대강 둘러대고 도망치듯이 그 자리를 빠져 나옵니다. 남자는, "그럼 저는 튼겁니까?" 하고 묻고는, 떠나는 주인공의 등 뒤에 대고 마지막으로 뭐라고 말합니다. 주인공은 그 때 남자가 마지막으로 뭐라고 말했는지는, 이후로도 영영 알 수 없었다고 합니다.<br />
<br />
(세세한 묘사들, 하나하나의 표현들 속에 농담들을 꽤 끼워 넣은 이야기 아니었나 싶습니다.)<br />
<br />
<br />
<br />
<B>15. 완벽한 사회</B><br />
<br />
미래 사회를 그린 이야기인데, 줄어드는 인구 때문에, 노인 문제가 심화되어 노인복지를 위해 젊은이들에게 엄청난 세금이 부과되는 사회를 비현실적인 희극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은 목표치의 세금을 안내면 징역을 살면서 중노동을 해야 하므로, 매우 괴롭게 살게 됩니다.<br />
<br />
그런데, 자식을 낳지 않으면 정부로부터 혜택을 거의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사람들은 아기를 낳으려고 하고, 자연히, 세금을 내느라 정신없이 고통스러운 젊은 남자들 보다는, 여유롭게 복지 사회를 즐기는 노인들이 인기가 있게 됩니다. 그렇게 해서, 젊은 여자와 노인으로 된 부부가 매우 많아지고, 남자는 젊을 때 세금을 낸다고 괴롭게 살게 되고, 여자는 아기를 낳을 수 없는 연령이 되고 나면, 이혼을 당하게 되어 늙어서 외롭게 살게 되는 세상을 그리고 있습니다.<br />
<br />
그 외에도, 대통령은 조금만 잘못하면 사형시켜 버리기 때문에, 사람들이 대통령은 꺼리고, 정년이 긴 말단 공무원을 좋아한다든가 하는 내용도 있고, 이런 사회가 온 이유가, 예전에 가족계획을 하고, 아기 없는 부부가 유행하던 시절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역사가 있는데, 이런 역사를 역사 기록관들만 알고 있고, 쉬쉬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br />
<br />
(츠츠이 야스다카가 반쯤은 급하게 생각나는대로 지면 때우려는 용도로, 반쯤은 웃기려는 용도로 쓰던 옛 소설과 매우 분위기가 흡사한 이야기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다소 가벼우면서도 자극적인 묘사들도 그런 느낌입니다.)<br />
<br />
<br />
<B>16. 알수 없는 일</B><br />
<br />
주인공은 결혼을 앞두고 있는데, 비밀 때문에 괴로워 합니다. 그것은 나이가 들어서도 밤이 되면 이불에 지도를 그리는 버릇이 있다는 것 때문이었습니다. 사실 주인공은 이러한 야뇨증 버릇이 아주 어릴 때는 오히려 없었는데, 초등학교 저학년 무렵에 갑자기 생겨버린 것이었습니다.<br />
<br />
주인공은 주인공의 아버지가 외국에 있어서, 어머니하고만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날 아버지가 외국에서 돌아오는데, 주인공은 그런 아버지를 기억하지 못하고 있고 매우 낯설게 여겨서, 아버지를 전혀 반갑게 여기지 않습니다. 주인공은 이후, 밤에 잘 때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에 끼어서 자기가 잠이 들지만, 아침에 일어나보면, 아버지와 어머니가 나란히 자고 있고, 자신이 한켠으로 밀려나 자고 있는 것을 번번히 발견하게 됩니다.<br />
<br />
그러던 새벽 어느날, 주인공은 잠에서 깨어, 어머니가 자기를 옆으로 밀쳐 놓고 건너 넘어가 아버지 옆에 눕는 것을 보게 됩니다. 주인공은 그러자, 어머니와 아버지 사이로 다시 파고들어 잠을 자는데, 그날 그만, 이불을 적시게 됩니다. 주인공은 그날 이후로, 야뇨증 때문에 번번히 큰 고생을 하게 됩니다.<br />
<br />
주인공은 어머니와 함께 여러가지로 방법을 알아보고, 또 나름대로 노력을 해서, 야뇨증을 없애려고 합니다. 그리고, 주인공은 결혼하고, 신혼 여행을 갔을 때, 왠갖 약물과 여러가지 수단을 이용해서, 간신히 야뇨증을 피하는 데 성공합니다. 주인공은 항상 노심초사하고, 조심, 또 조심하고, 여러모로 조절하여, 이후, 아내와 같이 살면서 한 번도 실수하지 않습니다.<br />
<br />
그런데, 아내가 첫 아기를 낳게 되고, 아내가 아기를 돌보면서 자게 되자, 주인공은 다시 야뇨증을 겪게 됩니다. 아내는, 놀라면서 말하기를,<br />
<br />
"어머나, 이게 뭐야. 아기 귀저기 빨기도 귀찮은데. 당신까지. 혹시 당신 아기 한테 질투하는 거예요?"<br />
<br />
그리고, 아내는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습니다.<br />
<br />
(좀 고리타분한 데가 있는 정신분석학 입문서에 나올 법한 소재를 거의 그대로 우화, 예화 처럼 옮긴 이야기 라고 생각합니다.)<br />
<br />
<br />
<B>17. 카드</B><br />
<br />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는 남자와 여자가 있습니다. 남자는 그렇게 대단한 미남이나 부자는 아니지만, 명문대를 졸업한 총명한 사람으로 나름대로 일에 성실한 면을 잘 보여주는 사람입니다. 사무실에서 책상을 서로 마주하고 있기에, 여자와 남자는 서로의 사정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습니다. 여자는 이 남자가 요즘 크리스마스 카드를 받는 모습을 유심히 보면서 의아한 마음을 품고 있었습니다.<br />
<br />
때는 세상이 들뜬 연말연시.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 둔 겨울 이었습니다. 남자에게는 하루에도 여러가지, 여러 통의 크리스마스 카드가 날마다 계속 오고 있습니다. 여자는 남자에게 오는 크리스마스 카드의 숫자가 상당히 많다고 생각합니다. 여자가 남자에게 묻습니다.<br />
<br />
"저는 다해야 한두통 올까 말까인데, 매일매일 그렇게 카드가 오는 걸 보니, 인기 굉장히 많은가 봐요?"<br />
"다, 뭔 소용이랍니까."<br />
<br />
그리고, 남자는 부질 없다는 듯이, 그 크리스마스 카드들을 한 번씩 쓰윽 훑어보고는 그냥 다 쓰레기 통에 버려 버립니다. 그런 일이, 두어번 반복되자, 여자는 더욱 의아해 져서 묻습니다.<br />
<br />
"그래도 남이 정성을 다해 보내 준 카드인데, 그렇게 버려 버리는 것은 예의가 아니지 않아요?"<br />
"제가 기다리고 바라는 카드가 워낙에 아니라서 그렇습니다. 정작 꼭 기다리는 카드는 한 장도 오고 있지 않으니 말입니다."<br />
<br />
여자는 호기심을 느낍니다.<br />
<br />
"혹시, 뭐, 간절히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있어서, 그 사랑하는 애인 카드를 기다리는 거예요?"<br />
<br />
여자는, 농담 반, 장난 반으로, 한 번 떠 보듯 물어 봤습니다. 그런데, 남자는 의외로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입니다.<br />
<br />
"예. 맞습니다. 정말 좋아하는 여자가 있어서, 항상 생각에서 지우지를 못하고 있는데. 그 사람 한테서는 아무 연락도 없고, 엉뚱한 카드만 자꾸 오니 말입니다."<br />
"어떤 사람이예요?"<br />
"굉장히 똑똑하고요, 같이 있으면 엄청 재밌고. 또 정말 많이 예쁘고요."<br />
"어디에 사는 사람인데요?"<br />
"이 삭막한 도시에."<br />
"그럼 그냥 연락하고 만나면 되는 거 아니예요?"<br />
"모르겠어요. 잘 되면, 저만을 사랑한다고 크리스마스 카드로 말해 줘야 할텐데. 그게 참..."<br />
<br />
그 말을 듣고, 여자가 남자 표정을 보니, 남자는 정말로 신실한 사랑에 푹 빠져 있는 것 처럼보입니다. 그 모습을 보고, 여자는 묘한 질투심과 함께, 이상한 쓸쓸한 감정을 느낍니다. 그 감정은 자꾸 커져서, 여자는 그날 하루 종일 그 생각만 하게 됩니다.<br />
<br />
퇴근 후, 여자는 크리스마스 카드를 한 장 삽니다. 누가 산 카드 인지 취향이 거의 드러나지 않도록, 매우 평범한 카드를 고르고, 여자는 타이프라이터로 카드에 글자를 써 넣습니다.<br />
<br />
"오직 당신만을, 영원히 사랑해요."<br />
<br />
여자는 그리고, 보내는 주소를 밝히지 않은 채, 그 카드를 남자에게 보냅니다.<br />
<br />
이튿날, 남자는 또 다시 여러통의 카드를 받습니다. 남자는 카드를 하나 둘 살펴보다가, 카드 한 장을 유심히 살펴 봅니다. 여자가 보니, 그 카드는 어제 자신이 사서 보낸 카드였습니다. 그 카드를 보고 나더니, 남자의 얼굴이 환히 밝아집니다.<br />
<br />
"왔어요! 카드가 왔어요!"<br />
<br />
남자는 흥분해서 즐거워 합니다. 남자는 그리고, 매우 기뻐하면서, 다른 카드들을 다 휴지통에 쓸어 넣어 버립니다. 그리고, 그 카드 하나만 들고 좋아서 흥겨워 합니다. 여자는 남자 휴지통에 쓸어 넣어버린 카드들 중에, 혹시 진짜로 남자가 기다리고 있는 카드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여자는 어떻게 해야 할지 안절부절인데, 아무것도 모르는 남자는 그저 좋아하면서,<br />
<br />
"야, 이런 날은 축하해야죠. 제가 점심 사겠습니다. 어디 맛있는 거 먹으러 갑시다."<br />
<br />
라고 합니다. 여자는 혼란스러워서, 그냥 사무실에서 점심시간에 일을 좀 더 하겠다고 합니다.<br />
<br />
남자가 기뻐하며, 점심시간에 밖으로 나간 후. 여자는 남자가 카드를 버린 쓰레기통을 뒤집니다. 남자가 펼쳐 보지도 않고 내던져 버린 그 카드들 중에, 혹시 정말로 남자가 기다리는 카드가 섞여 있으면 큰 일이기 때문입니다.<br />
<br />
그런데, 여자는 버려진 그 카드들이 모두 같은 글씨, 같은 펜으로 쓰여져 있음을 알게 됩니다. 그것은 남자의 글씨였습니다. 바로 그 때, 사무실에서, 여자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옵니다.<br />
<br />
"나도, 당신만을 영원히 사랑해요. 어서 나와요."<br />
<br />
그것은 남자의 전화였습니다.<br />
<br />
(이 이야기는 가장 잘 기억하고 있어서, 비교적 또렷하게 줄거리가 생각납니다. O. 헨리 풍의 고전적인 낭만적인 도시 이야기)<b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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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기타</category>
		<pubDate>Sun, 11 May 2008 14:55:32 GMT</pubDate>
		<dc:creator>게렉터</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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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CDATA[ 1985년 김포 공항 정체불명 가방 사건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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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
			<![CDATA[ 
  - 갑자기 생각나서 자료 찾아서 한 번 써 봅니다. 아래에서 소개하는 것은 80년대에 벌어진 괴이한 실제 사건을, 한국편집기자회 발간 자료에 기초해서 정리한 것입니다.<br />
<br />
<br />
지금으로부터 23년전인, 1985년 여름. 그 때는 30도를 넘는 뜨거운 날씨가 보름이 넘도록 이어지던 그야말로 한여름 중의 한 여름, 가장 더운 날씨가 끝도 없이 계속되던 무렵이었습니다.<br />
<br />
8월 10일. 뙤약볕이 내려 쪼이는 정오 무렵. 김포세관 감시과의 허반장은 김포공항의 탑승구 앞 대기실을 걷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복을 입고 걷고 있는, 허반장에게, 항공기를 타려고 하는 것으로 보이는 한 40대 아주머니가 다가왔습니다. 아주머니가 허반장에게 말했습니다.<br />
<br />
"타이항공 비행기를 타러가던 사람이 가방을 놔두고 비행기를 타 버린 것 같아요."<br />
<br />
허반장이 아주머니가 가리키는 곳을 보니, 공중전화 박스 앞에 갈색 가방이 하나 있었습니다.<br />
<br />
허반장은 가방 주인을 찾기 위해 이리저리 다니다가, 항공기의 이착륙 시간을 보았습니다. 시각표를 보니 타이항공 627편이 11시 40분 이륙으로 대만으로 떠난 것이 보였습니다. 허반장은, 가방의 주인이 가방을 깜빡 잊고 놓아두고, 대만으로 가버렸다고 생각했습니다. 가방을 열어 보니, 옷가지와 화장품 따위가 들어 있을 뿐이어서, 분실물로 생각하고 잠시, 사무실에 보관하였습니다.<br />
<br />
그리고, 덥디 더운 정오가 바쁜 공항 업무속에서 지나갔습니다. 더워서 지치고, 사람이 많아 바쁜 와중에, 시간은 흘러흘러갔습니다. 그리하여, 오후의 나른한 햇살이 공항을 내려 쪼일 무렵이 되었습니다.<br />
<br />
조금은 더위가 가시는 듯도 하여, 산들바람이 불어오는 느낌이 나던, 4시 30분. 김포공항 치안본부 분실에 한통의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br />
<br />
"여기는 대만이오. 갈색 가방 속에 10만 달러가 들어 있소. 누가 돈을 몰래 들고 나가려다가 출국대합실 4번 출구 앞에 놓아 둔 것이 있을 것이오. 확인해 보시오."<br />
<br />
한국어로 이야기하는 전화 였는데, 치안본부에서 전화를 받은 담당자는 장난인지 뭔지 도통 알 수가 없었습니다. <br />
<br />
"전화 하신 분은 누구십니까?"<br />
<br />
그러자, 전화의 목소리가 답하기를,<br />
<br />
"나는 왕이오."<br />
<br />
라고 했습니다. 아마, 성이 왕(王)씨 라는 뜻으로 한 말인 듯 합니다. 그리고 계속 말하기를,<br />
<br />
"내가 원한이 있어서 알리는 것이오. 더이상 묻지 마시오."<br />
<br />
그리고는 전화가 갑자기 끊어졌습니다.<br />
<br />
치안본부에서 이러한 연락이 오자, 경찰은 곧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경찰은 허반장이 사무실에 분실물로 맡아 놓은 가방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br />
<br />
경찰은 문제의 가방을 열어서, 내부를 뒤졌는데, 거기서 선물꾸러미 같은 것을 하나 발견합니다. 포장지는 색동포장지였고, 포장지를 뜯자, 은박지로 감싸놓은 물체가 나타났습니다. 은박지를 뜯어 보니, 은박지 안에는 도화지로 감싸져 있는 무엇인가가 있었습니다. 이 도화지는 검은 절연테이프를 붙여서 포장되어 있었습니다.<br />
<br />
이 테이프와 도화지를 찢어 내자, 드디어 내용물이 드러났습니다.  그것은 1백달러 짜리 지폐 다발들이었습니다. 백장 묶음 9개, 70장 묶음 한 뭉치. 도합 10만 달러 가량의 거액이었습니다. 백주대낮의 김포공항에서, 대체 영문을 알 수 없는 돈 10만 달러가 든 가방이 난데 없이 나타난 것이었습니다.<br />
<br />
돈을 담아 두었던 가방은 루이뷔통 가방으로 크기는 가로 60센티미, 세로 40센티미터, 두께 25센티미터로, 통상적인 여행가방 크기였습니다. 이 가방은 경찰 조사 결과, 한국제 가짜 모조품으로 드러났습니다. 한편, 가방에는 중국식 남자 바지 4벌, 화장품 4 종류, 구두, 세면도구, 휴대용 손수레, 고려인삼 1병이 있었습니다. 돈이 가장 아래에 놓여 있고, 이런 물건들이 그 위에 쌓여 있는 형태로 가방을 쌌던 것입니다.<br />
<br />
그리고, 5시 50분쯤. 다시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앞서 전화 했던 "왕"이었습니다.<br />
<br />
"가방을 찾았소?"<br />
"누구신지 알려 주십시오."<br />
"사건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는다면, 신문사에 알리겠소."<br />
"10만달러나 되는 분실된 돈을 알려 주셨으니, 신고보상금을 드리겠습니다. 이름이나 전화번호를 알려 주십시오."<br />
"......."<br />
<br />
그러자 답이 없이 전화가 끊어졌습니다. 경찰은 대체 누가, 왜, 어디서 전화를 걸고 있는지 아무것도 알 수 없었습니다.<br />
<br />
경찰은 이 가방이 X레이 보안검색대를 무사히 통과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경찰은 철저히 돈과 가방을 조사했습니다. 돈은 모두 위조지폐가 아닌 진짜 100달러 짜리 돈이었습니다. 돈 중에서 70장짜리 묶음에, 일본의 연호인 "쇼와(昭和)" 를 사용해서, "쇼와 59년 7월 23일" 이라는 도장이 찍혀 있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다카시마(高島)" 라는 도장도 찍혀 있었습니다. 경찰은 일본과도 연결되어 있는 무슨 범죄와 관련이 있지 않은가 하는 추정을 하기 시작했습니다.<br />
<br />
더운 한 여름, 뜨거운 햇볕이 쏟아지는 공항에서 벌어진 이 알 수 없는 사건은, 미궁에 빠졌습니다. 경찰은 수사를 계속했지만, 갑자기 나타난 이 10만 달러가 든 가방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더 알아내지 못했습니다.<br />
<br />
1985년 8월 10일. 수수께끼의 김포 공항 10만 달러 가방 사건은, 이것이 사건 기록의 전부 입니다. 여름낮에, 사람들이 끊임없이 오가는 공항에 나타난, 이 영문모를 돈가방. 이 돈가방에 대해서는 지금까지도 더 이상 아무것도 알아낼 수 없었습니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입니까? 왜? 무엇 때문에?<br />
<br />
<br />
<br />
<br />
덧붙임: 이런 미해결 사건은 알려진 사건 부분 자체만 그대로 사용하게 하고, 어떤 사연인지는 모두 상상해 보게 해서, 각기 다른 추정으로 여러가지 극을 꾸미면 재밌을 것입니다. 그래서 8부작 시리즈를 만들지만, 8명의 감독과 작가가, 똑같은 사건을 두고 서로 다르게 생각한 8개의 다른 이야기로 TV시리즈로 꾸미는 것입니다.<br />
<br />
그래서, 물건이 발견되는 사연, 등장인물들의 대사, 경찰의 대응 같은 것은 똑같이 펼쳐져서 8부작에서 각 회마다 한 번씩 8번 반복되지만, 또 각 회마다, 숨겨진 사연이라든가, 말의 의미, 행동을 한 이유, 심지어 공포물인지, 추리물인지, 코메디물인지, 멜로물인지도 감독, 작가 개성에 따라서 전혀 다른 추측으로 이야기가 나오도록 꾸며 버리는 것입니다.... 이런 거 언제 여름특선 시리즈로 한 번 하면 재미나지 않겠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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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기타</category>
		<pubDate>Wed, 07 May 2008 13:40:56 GMT</pubDate>
		<dc:creator>게렉터</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광우병에 대하여 (하편)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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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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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기타</category>
		<pubDate>Mon, 05 May 2008 11:11:55 GMT</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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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tem>
		<title><![CDATA[ 광우병에 대하여 (상편) ]]> </title>
		<link>http://gerecter.egloos.com/3731040</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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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 
		</description>
		<category>기타</category>
		<pubDate>Mon, 05 May 2008 09:44:17 GMT</pubDate>
		<dc:creator>게렉터</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에어포스 원"과 인터내셔널가 ]]> </title>
		<link>http://gerecter.egloos.com/3726051</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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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
			<![CDATA[ 
  여러분이 죄를 짓고 감옥에 갇혀 있다고 생각해 봅시다. 큰 죄를 짓고 중형을 받고 복역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법률을 위반한 것은 맞고, 그 때문에 감옥에 갇혀 있기는 하지만, 스스로는 떳떳하게 했다고 생각하는 행동으로 감옥에 갇혀 있는 경우 입니다. 더우기 비난하는 여론이 대세이기는 하지만, 감옥에 갇힌 것을 동정하는 생각하는 사람들도 꽤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스스로는, 오히려 자랑스럽게 생각할 정도 입니다.<br />
<br />
그런데, 어느날, 누군가 나타나서, 갑자기 감옥에서 나가라고 합니다. 석방인 것입니다. 지지하던 사람들이 모두 환호하고, 세상이 바뀌어 드디어 살아나갈 기회가 생겼다고 기뻐합니다. 그리하여 웃는 얼굴로 나가서, 짐도 챙기고 옷도 챙기고, 드디어 감옥 밖으로 걸어 나왔습니다. 그런데, 감옥에 나오자 마자, 누군가 죽이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놀라서 뛰어서 도망치는데, 갑자기 사방에서 기관총 사격이 시작되어 벌집이 되어 죽어버립니다.<br />
<br />
이러면, 엄청나게 억울하지 않겠습니까?<br />
<br />
<img src="http://blogfile.paran.com/BLOG_263294/200805/1209646540_A8533-06.jpg"><br />
(이놈들이야 각오하고 당했다지만)<br />
<br />
죄수라고는 하지만, 감옥에서 고이 갇혀 있었는데, 갑자기 풀어준다고 해서 나왔더니, 뭔가 상황이 바뀌었다고 총으로 쏘아 죽여 버리다니?<br />
<br />
위의 상황은 "에어포스 원" 영화에서 악당들이 구출하려는 대상인 라덱 장군이 당한 일입니다. 라덱 장군은 영화 전체로 보면, 나오는 시간은 참 짧은 인물이고, 주인공급 배우에 비하면 좀 사소하다 싶은 인물이기도 합니다만, 그래도 이 사람 시점에서 보면, 이 영화 전체에서 라덱 장군 이 인간은 제일 어처구니 없는 일을 당하는 사람입니다.<br />
<br />
이 영화의 테러리스트들이야, 자기들이 테러를 저질렀으니, 망하면 죽는다는 것은 각오하고 일을 벌였을 테고, 주인공인 대통령 일가족은 막판까지 모험을 겪으며 버텨내니, 그래도 끝은 나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감옥에서 잘 있었는데, 위에서 풀어준다고 해서 나왔다가, 갑자기 일이 꼬이는 바람에 총맞아 죽은 라덱 장군은 생각해 볼 수록 상당히 허망한 일을 당한 셈입니다.<br />
<br />
영화 앞 뒤 내용을 보면, 수많은 사람을 잡아죽인 초강력 악당 두목이라고 소개는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따지고보면, 좀 막나가는 영화 에서 줄거리를 대강 때려 맞추다보니, 한계에 부딪힌 영화 각본가가 농간을 부린 덕분에 죽은 인물이라는 편이 맞는 말일 것입니다.<br />
<br />
<img src="http://blogfile.paran.com/BLOG_263294/200805/1209646540_A8533-03.jpg"><br />
(비행기를 테러리스트가 장악했으니 나갈 곳이 없어서 막나갔나...)<br />
<br />
"에어포스 원" 영화 전체를 볼작시면, 영화는 나름대로 장점도 있고, 단점도 상당합니다. 일단 영화는 멋진 대사 몇 개, 그럴듯한 상황 몇 개, "대통령이 몸소 테러리스트들과 격투한다"라는 화끈무쌍한 상황이 이래저래 벌여져 있는 영화입니다.<br />
<br />
영화의 장점이라고 한다면, 이런 상황들이 재미난 것 위주로 시간 안배가 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그 밖에, 연결이 어려운 부분이나 좀 답답한 고민 때문에 답이 안나오는 부분은 김화백 식으로 대강 어물쩡 때우고 넘어가서, 그냥 "대통령이 테러리스트들과 멱살 잡고 싸우는 내용인데, 뭐 자세한 것은 생략한다해주쇼."로 버티고 있습니다. 그래서 보다보면, 지겹지는 않고, 또, 격투 장면이나, 특수 촬영이 멀쩡한 편이어서, 이목을 끄는 면은 충분합니다. 막판에 바다의 파도를 가르면서 비행기가 덜컹거리는 부분은 좀 추레한 면도 있기는 합니다만.<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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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 src="http://blogfile.paran.com/BLOG_263294/200805/1209646540_A8533-05.jpg"><br />
(멱살 잡기)<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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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점은 역시, 설득력이 있다고 하기에는 줄거리가 무리가 너무 크다는 것입니다. 갈등을 고조시키기는 해야겠는데 방법이 여의치 않으니까, "완전 초특급 대단한 대통령이니까 다 할 수 있다" 내지는, "완전 초특급 대단한 악당이기 때문에 다 할 수 있다" 로 얼렁뚱땅 몰아 붙이는 부분도 있고, 대통령도 하는 행동하며 행색이 별로 정치인이나 고관대작의 느낌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실감나는 내용과는 거리가 매우 멉니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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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내용 자체도 깊은 감정 이입이나, 진짜 감흥이 있는 재미로 연결되지는 않습니다. 특히, 이 영화는 미국 정부가 멀리 구석에 있는 나라에 "대의명분" 때문에 내정개입했다가, 피보는 내용을 다루고 있는데, 그런 영화치고, 과연 "대의명분"이 얼마나 정당한 것인가, 내정개입의 부작용을 과연 감수하고 이런 식으로 대외활동하는 것이 괜찮은가. 하는 결정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거의 아무런 내용이 없습니다. 악당들의 행동과 갈등에 첨예한 느낌을 더하고, 당하는 주인공의 긴장감을 높이려면, 이런 부분이 약간은 뒷받침되는편이, 감정을 끌어내는데 도움이 될 법한데, 역시 "태극기 펄럭이며" 스러운 정도 입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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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 src="http://blogfile.paran.com/BLOG_263294/200805/1209646540_A8533-15.jpg"><br />
(실제로 포스터에서도 깃발이 펄럭펄럭)<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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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는 하지만, 요목조목 따져본다면, 각본은 제 몫은 하는 편입니다. 줄거리만 해도, 감정을 자아낼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정부가 저지른 일 때문에 인질은 잡힌 것인데, 테러리스트와는 절대 협상을 안하겠다니, 무책임한 것은 아닌가? 아예, 대통령 본인이 직접 테러리스트한테 인질로 잡히면 어쩔텐가?" (하와이는 '니'가 가라) 하는 핵심문제 하나는 잡아채고 있습니다. 좀 군더더기 같은 면도 없잖아 있지만, 부통령을 괜히 출연시켜서 이런 문제를 계속 환기하고 있는데, 이것이, 산만하고 실감이 떨어지는 줄거리를 붙잡아 주는 역할을 합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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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해서, 영화 전체에서, 테러리스트에 대한 협상불가/협상가능 이라는 문제를 소재로 삼아서, 여기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끌고나가기 있기는 합니다. 때문에, 줄거리에 응집성도 생기고, 전체적으로 돌아가는 이야기와 흘러가는 상황이 헷갈리지 않게 잘 정리됩니다.  이야기 구성에 나름대로 한 가지 중요한 줄기가 있기 때문에, 영화 내용은 관객에게 잘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이런 소재는 "대통령이 직접 테러리스트를 두들겨 팬다"는 이 영화의 과감한 핵심과 직결되기 때문에, 줄기로 삼기에 적당한 것이기도 합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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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리스트와 협상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 고민 그만, 내가 직접 다 죽인다" 그러니까, "니가 가라 하와이 - 그렇다면, 하와이섬을 포크레인으로 통째로 파서 내 곁에 데려오마." 비슷한 이야기니 말입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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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 src="http://blogfile.paran.com/BLOG_263294/200805/1209646540_A8533-08.jpg"><br />
(김 모 각하께서 조깅을 하실때, 포드 각하께서는 옆에서 격투를 연마했을까? (진짜 포드 대통령을 말하는 것은 아님))<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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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본에서 더욱 중요한 내용은 세세한 대사에 엿보이는 정성과 실력입니다. 옛날 싸구려 선전 영화는 물론이요, 요즘의 서정적인 영화도, 감동적인 장면을 만든답시고, 주인공급 죽으면서, "감동적이라고 짜놓은" 일장 연설 길게 하는 것이 자주 보입니다. 내지는, 어떤 등장인물의 작은 행동에 감동 받아 영화속에 등장하는 사람들 모두가 갑자기 눈물을 글썽이면서 서로 자기들 끼리 감개무량해 하는 장면 같은 거 자주 나옵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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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에어포스 원은 그런 구구한 것들 대신에, 막판에 나오는 "이제는 지금 이 수송기가 에어포스 원입니다!" 같은 짤막한 한 마디 대사로 멋을 부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렇게 살짝 재치를 부려 짜넣은 대사들은, 간단하면서도, 조국, 충성심 등에 대한 선동적인 감상을 끌어내는 효과는 더 좋습니다. 예를 들어, "인디펜던스 데이"에서 대통령의 긴 연설이나, 갑자기 육탄 용사로 돌변해 자폭하는 영감님은 외려 싱겁습니다. 하지만, 대통령 연설이 다 끝났을 때 지나가는 예비군3 이 엉성하지만 진심으로 경례를 올려 붙이는 장면은 그보다 더 그럴싸 해 보입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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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이 영화를 구해주는 것은 주인공들의 연기입니다. 해리슨 포드, 게리 올드만. 모두 돈 값을 하는 성실한 연기를 보여 줍니다. 해리슨 포드는 자칫 어처구니 없는 장난 비슷할 영화에서 사실감이 생기게 할 정도로 성의 있는 연기를 보여줍니다. 게리 올드만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게리 올드만은, 일을 다 성사시켰다가 하필이면, 제다이 친구이자 신의 아들 혈액을 담아 놓았던 컵에 물따라 먹고 불사신 된 놈에게 잘못 걸려서 영구되는 테러리스트 역할을 당당히 해내고 있습니다. 그외에도 라덱 장군 등등을 비롯한 작은 배역들의 역할도 충실합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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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 src="http://blogfile.paran.com/BLOG_263294/200805/1209646540_A8533-10.jpg"><br />
(여기 있는 사람들 다 제법 연기함)<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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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이 영화 이야기를 꺼낸 것은, 이 영화에서, 문제의 "라덱 장군"이 멋모르고, "앗싸 살았다~" 하면서 감옥에서 나갈 때, 감옥에 갇힌 다른 동료 죄수들이, 라덱 장군에 대한 응원의 의미로 부르는 노래 때문입니다. 동료 죄수들이 감옥에서 나가는 라덱 장군을 보면서, 다같이, 바로 그 "인터내셔널가(歌)" L'Internationale 를 부르기 때문입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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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내셔널가는 19세기 말에, 국제노동자협회의 뒤를 이어 다시 나온 회합인, 제2 인터내셔널에서 불리워진 노래입니다. 노동자 운동의 상징으로 불리운 노래인데, 제2 인터내셔널 부터 공산당들이 본격 활약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이 노래는 이때부터 전세계 공산당들의 주제곡이 된 노래입니다. 따라서, 우리나라에도 꽤 옛날부터 알려져 있고, 휴전선 이북에서는 "국제공산당가"라는 제목으로 심심하면 흘러나오는 노래이기도 합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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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보면, 이 노래의 가사 내용은 공산당들의 순수했던 초기 시절을 상징하는 노래이기도 한데, 그래서, 이 노래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일화도 많고, 여러가지 사연도 많습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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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판본이라면, 역시 수적으로는 조선노동당의 주도로 불리우는 "국제공산당가" 판본이 압도적으로 널리 불리워진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학생들이 "운동"(헬스클럽에서 하는 것 말고) 할 때 부르는 판본도 있고, "역사의 새 주인"이라는 제목으로 전국노동조합협의회에서 부르는 판도 있습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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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를 보면, 조선노동당판이 의외로 프랑스어가사를 그대로 옮기는 편이고, (그쪽 현실과는 모순적으로 "임금도 영웅도 우리를 구제 못하리!" 하는 가사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대한민국 학생들이 부르는 판이 적당히 운율에 맞게 의역한 것이고 ("어떠한 높으신 양반 고귀한 이념도, 허공에 매인 십자가도 우릴 구원 못 하네!"), 전국노동조합협의회에서 부르는 판은 "실용적"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무능한 정부는 우릴 구원 못하네!") 이상의 노래들은 모두 인터넷에서 쉽게 찾아 들을 수 있는데, 조선노동당판은 꽤 화려한 오케스트라와 합창으로 녹음된 판이 돌아다닙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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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에어포스 원" 이야기로 돌아가서, 잔인한 학살자로 군림했다는 라덱 장군이 출소하는데, 응원하는 팬들이 이 노래, "인터내셔널가"를 부르는 것은 나름대로 정세를 시사하는 면도이 있습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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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공산권 나라들에서는, 냉전이 끝나는 바람에, "이게 다 ~ 때문이다"로 세상 문제를 간단하게 탓하기 어려워지고, 갑자기 수십년 동안 집권하던 당이 거덜날 지경으로 경제도 개판이 난 상황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게다가 여러가지 사상과 정책, 주장이 난무해서, 갑자기 보니 혼란스럽기도 하지, 아니꼬운 놈들도 더 많이 보이는 것 같지 (민주주의 국가라는 것은, 따지고보면, 항상 보기에 아니꼬운 놈들이 조금씩 보이는 나라를 일컫는 말입니다.) 그러다보니, 그런 옛 공산권 나라들 중에는, 하나 둘 옛날이 더 좋았지, 차라리 공산당 때가 좋았지, 하던 바람이 꽤 불기도 하는 것입니다.<br />
<br />
그러다보니, 그런 심정에서, 세상이 바뀌는 바람에, 학살자의 죄를 받아 잡혀온, 옛 지배자, 라덱 장군을 응원하는 "옛날이 좋았지" 사람들이 이 영화에 나올 법도 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다같이 합창하는 응원가로, 초기 공산당들의 순수했던 심정을 상징하는 "인터내셔널가"는 꽤 잘 어울립니다. 노래 자체의 장중한 맛이, 거물급 악당 총두목 라덱 장군의 모습에 걸맞기도 하고, 감옥 전체에 온통 이 노래의 합창이 울려퍼지는 상황이, 영화를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잘 연출되어 녹아있기도 합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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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 src="http://blogfile.paran.com/BLOG_263294/200805/1209646540_A8533-02.jpg"><br />
(외교에 대한 나의 다년간의 경험으로 생각해 볼 때, 라덱 장군은 이름이 라덱이라서 너무 나데는 것인가?)<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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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전 유보트", "가면의 정사" 같은 한국에서 어지간하면 다 본 영화들의 각본을 맡은 사람이, 감독을 맡았던, 케이블 텔레비전에서 죽어라 틀어주던 액션 영화로 시작해서, 엉뚱한 이야기들을 섞어서 이래저래 초점없이 많이 이야기 했습니다만, 결론은 이렇습니다.<br />
<br />
5월 1일도 지나가고 있는 마당에, 드는 생각이란 대강 이런 것입니다. 인터내셔날가. 어쨌거나, 빈손으로 모인 세계 각국의 시민들이, 서로서로 마음을 합하고 힘을 모아서 뭔가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데, 직접 다같이 참여해 보겠다고, 하던 그 마음은 무척 인상적인 것 아닌가 싶습니다.<br />
<br />
벌써 백년도 넘게 전에, 서로 말이 다르고, 민족도 다르고, 정부도 다르고, 당연히 관습, 사상, 문화도 다르던, 많은 세상 사람들이, 다함께 힘을 합해 보자고 부르던, 그렇게 많이, 오래 불리우던 노래에서, 뭔가 좀 좋은 점을 찾아 보려고 노력한다면, 티벳, 중국에 얽힌 요즘 골치아픈 일들도 좀 더 멋지게 풀어낼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기에, 써 본 글이었습니다.			 ]]> 
		</description>
		<category>영화</category>
		<pubDate>Thu, 01 May 2008 13:05:21 GMT</pubDate>
		<dc:creator>게렉터</dc:creator>
	</item>
	<item>
		<title><![CDATA[ "거꾸로 읽는 세계사"의 원출전 문제에 대하여 ]]> </title>
		<link>http://gerecter.egloos.com/3723540</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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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
			<![CDATA[ 
   - 이래저래 이야기가 나온 김에, 한번 짚고 넘어가 보겠습니다.<br />
<br />
<br />
"거꾸로 읽는 세계사"는 이 책 저자의 저서 중에서 가장 많이 팔린 것으로, 저자 스스로 밝힌 바로, 저자의 독일 유학 비용을 충당할만큼의 수익이 된 책이었고, 뿐만아니라, 이후 10년간의 생계를 책임진, 꽤 돈이 된 책이었습니다. 이 책은 초판이 나온지 2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저자에게 매월 수십만원 수준의 소득원이 되고 있는 까닭에, 지금까지 이 책으로 벌어들인 돈은 1억대 정도는 가볍게 상회하리라 짐작합니다.<br />
<br />
"거꾸로 읽는 세계사"라는 책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이 책의 지은이가 저자 자신으로 책 겉표지와 책 속지에 표기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가격과 출판사가 나와 있는 책의 맨 끝장을 보면, 구판부터 이 책의 "지은이"가 저자 본인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이 책의 내용을 지은 사람이 곧이 곧대로 저자라고 당당하게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br />
<br />
1988년판 기준으로 "책머리에"에서 저자는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습니다:<br />
<br />
"이 책의 내용은 거의 100% 요약, 발췌, 인용이다."<br />
<br />
그리고, 이 내용은 사실로, 이 책은 내용 전반이 다른 사람이 쓴 책을 인용, 발췌, 요약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책을 만들었다면, 책 자체를 평론집처럼 꾸미는 것이, 옳은 방법일 것이고,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저자를 "지은이"로 쓰기 보다는, "엮은이"나, "편저자"로 표기하는 것이 정상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 책은 1988년 발매부터, 현재까지, 항상 지은이를 저자 자신으로 하고 있습니다.<br />
<br />
한편, 이런식으로 발췌본에 감상을 곁들인 책을 만들 때에, 구체적인, 저작권과 판권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둘째치고, 이런식으로 책을 만든다면, 발췌하고 인용한 그 출처와 원전을 밝히는 것이 보통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 책, "거꾸로 읽는 세계사"는 이상하게도, 그것도 거부하고 있습니다. "책머리에"를 보면, 다음과 같이 그 이유를 밝히고 있습니다.<br />
<br />
"출처를 밝히는 것은 너무나 번거로운 일이 아닐 수 없어 모두 생략했다."<br />
<br />
좀 당황스럽습니다만, 스스로, 다른 책을 다 요약/발췌/인용 했다고 밝히고 있기 때문에 - 어느 책인지는 숨기고 있지만 - 어떻게 보면, 표절이라고 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br />
<br />
<img src="http://blogfile.paran.com/BLOG_263294/200804/1209481523_c2835b6c.jpg"><br />
(이 정도는 아닐 지라도...)<br />
<br />
하지만, 분명히, 기본적으로 책에서 인용과 발췌를 밝히는 태도를 저버렸다는 면에서, 저작권 문제와 넓은 의미에서 저술의 정당성 문제는 충분히 논란거리가 될만하다고 보입니다. 이 책은 처음 부터 끝까지 아무리 뒤져 봐도, 결코 "참고 문헌"이나 원전, 출전으로 다른 책을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는 것은, 단  한 권의 책도 없습니다.<br />
<br />
"책머리에" 끝부분에서, 14권의 책을 소개하고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 책의 목록에 대해서, 저자는:<br />
<br />
""각각의 주제에 대해 더 자세하게 알아보고 싶어하는 독자를 위해 가장 재미나고 친근하게 읽힐 만한 책 하나씩만 천거하는 것으로 더 진전된 독서를 권장하기로 한다. ... 아래에 소개하는 책은 각각의 주제에 대하여 앞으로 더 깊은 공부를 위한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여 독자들에게 추천한다."<br />
<br />
라고 말하고 있을 뿐입니다. 호의적으로 본다하더라도, 이러한 말이, 자신이 글을 옮겨온 출전을 밝히는 말이라고는, 쉽게 생각할 수 없습니다.<br />
<br />
더군다나, 2004년에 책이 개정되면서, 이 책이 "거의 100% 요약, 발췌, 인용"이라는 사실과, 이 14권의 책 목록이 깨끗하게 삭제되어 버렸습니다. 즉 2004년 이후 판본은, 원칙적인 책의 모양만보면, 스스로 직접 서술한 책이라는 행세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현재 유통되는 판본의 "거꾸로 읽는 세계사"는 이 책이 실은 대체로 다른 책들을 "요약, 발췌"한 것이라는 사실과, 그 참고 문헌이 무엇인지 일부러 숨기고 있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점은 좀 심각한 문제가 될지도 모릅니다.<br />
<br />
문제를 또한가지 다른 관점에서 볼 수도 있습니다.<br />
<br />
이 책의 상황을 여기까지만 본 뒤에, 최대한 저자를 옹호한다면, 나름대로 이런 짐작을 해 볼 수도 있습니다. 즉, 저자가 방대한 관련사건에 대한 서적을 모두 탐독하고, 거기에 대한 내용의 개요와 줄기를 간추려, 읽기 좋게 다시 말을 풀어 꾸민 것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br />
<br />
그렇다면, 비록 저자가 부지불식간에 다른 책의 내용을 그대로 반복했다고는 할지언정, 이것은 또다른 제2의 창조물로 보는 것이 옳다는 시각이 있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즉, 비록 내용의 줄거리는 다른 책과 동일하다 하더라도, 저자가 더 읽기 좋고, 더 재미있게, 저자만의 시각과 저자만의 문체로 풀어냈기 때문에, 이 책의 "지은이"를 저자로 표기하는 데 큰 문제는 없다고 주장할 수 있을 지도 모릅니다.<br />
<br />
<img src="http://blogfile.paran.com/BLOG_263294/200804/1209481523_ctzxp_259857_1[388638].jpg"><br />
(꼭 이소룡 언급 안해도...)<br />
<br />
만약 상황이 이러하다면, 비록 참고문헌을 표기하지 않은데 대해, 문제 소지가 조금 있을지 모르겠지만, 저자를 자기 자신으로 하여, 그 수입을 스스로 챙기는 것이, 보기에 따라서는 대체로 자연스럽다고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br />
<br />
하지만, 이 책은 그렇지도 못합니다.<br />
<br />
이 책의 "드레퓌스 사건" 부분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br />
<br />
인물의 대사 부분의 앞뒤를 살펴 보는 것이 다른 책과 비교 대조가 편리합니다. 비교를 위해, 마크 트웨인이 에밀 졸라의 드레퓌스 옹호에 찬사를 보내는 말이 실린 부분을 살펴보겠습니다. "거꾸로 실린 세계사" 내용 중에서 다음과 같이 소개 하고 있습니다.<br />
<br />
"세계 각지에서 3만 통의 편지와 전보가 날아와 졸라의 호소를 환영했다. 미국의 마크 트웨인은 '뉴욕 헤럴드'지를 통해 이렇게 선언했다."<br />
<br />
이번에는 할라즈가 짓고, 황의방이 번역한, "나는 고발한다"라는 책에서 마크 트웨인의 말이 실린 부분을 소개하는 부분을 찾아 보겠습니다.<br />
<br />
"세계 곳곳에서 3만 통의 편지와 전보가 날아와 졸라의 호소를 환영했다. 마크 트웨인은 '뉴욕 헤럴드'지를 통해 선언했다."<br />
<br />
"세계 각지"라는 말과, "세계 곳곳"이라는 말로 바뀐 것을 제외하면, "나는 고발한다"의 단어들, 어절들을 그대로, 똑같이 "거꾸로 실린 세계사"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br />
<br />
그리고, 이 소개 말 뒤에, "거꾸로 실린 세계사"는 "나는 고발한다"와 동일한 내용과 동일한 번역으로 되어 있는, 마크 트웨인의 "선언"이 똑같이 실려 있습니다.<br />
<br />
이 "거꾸로 읽는 세계사"의 "드레퓌스 사건" 부분 전체를 보면 진상이 확실해 집니다. "거꾸로 읽는 세계사"의 "드레퓌스 사건" 부분은 도입부와, 뒤의 논평외에, 실제 사건 서술은 모두, 이 할라즈 작/황의방 번역판 "나는 고발한다"의 내용을 발췌한 것입니다.<br />
<br />
내용의 줄거리와 구성을 대거 가져 왔으며, "나는 고발한다"의 방대한 내용에서 취사선택한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구체적인 표현, 묘사를 가져오기도 했습니다. 특히, "거꾸로 읽는 세계사"는 할라즈의 영어판 서적에서 참조해 온 것이 아니라, 황의방의 번역판에서 내용을 가져왔기 때문에, 두 책을 대조해 보면, 구체적으로 가져온 부분이 선명하게 드러납니다.<br />
<br />
그렇지만, "거꾸로 읽는 세계사" 책 어디에서도 할라즈 작/황의방 번역 책이라는 원전과 출처는 나와 있지 않습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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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 src="http://blogfile.paran.com/BLOG_263294/200804/1209481523_0000058311_007.jpg"><br />
(드레퓌스)<br />
<br />
이렇게, 원전 소개와 출전 없이 남의 글을 가져와 실은 것은, 좀 다른 문제를 낳기도 합니다.<br />
<br />
"거꾸로 읽는 세계사"에 나오는 에밀 졸라의 글 부분을 보겠습니다.<br />
<br />
"나는 궁극적 승리에 대해 조금도 절망하지 않습니다. 더욱 강력한 신념으로 거듭말합니다. 진실이 행군하고 있으며 아무도 그 길을 막을 수 없음을! 진실은 지하에 묻히면 자라납니다. 그리고 무서운 폭발력을 축적합니다. 이것이 폭발하는 날에는 세상 모든 것을 휩쓸어버릴 것입니다."<br />
<br />
다음은, 할라즈 작/황의방 번역판 "나는 고발한다" 의 해당 내용을 보겠습니다.<br />
<br />
"나는 궁극적 승리에 대해 조금도 절망하지 않습니다. 더욱 강력한 신념으로 거듭말하겠습니다. 진실이 행군하고 있고 아무도 그 길을 막을 수 없음을! 진실은 지하에 묻혀서도 자라납니다. 그리고 무서운 폭발력을 축적합니다. 이것이 폭발하는 날에는 세상 모든 것을 휩쓸어버릴 것입니다."<br />
<br />
보시다시피, 두 세글자 이외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완전히 동일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br />
<br />
그런데, 이 부분의 내용은, 애초에 니콜라스 할라즈나 황의방 둘 중에 한 사람이 번역을 잘못한 탓으로, 원래 에밀 졸라가 쓴 글의 내용과 조금 다릅니다.<br />
<br />
(불어판)<br />
Ce n'est pas, d'ailleurs, que je désespère le moins du monde du triomphe.  Je le répète avec une certitude plus véhémente: la vérité est en marche et rien ne l'arrêtera.  C'est d'aujourd'hui seulement que l'affaire commence, puisque aujourd'hui seulement les positions sont nettes: d'une part, les coupables qui ne veulent pas que la lumière se fasse; de l'autre, les justiciers qui donneront leur vie pour qu'elle soit faite.  Je l'ai dit ailleurs, et je le répète ici: quand on enferme la vérité sous terre, elle s'y amasse, elle y prend une force telle d'explosion, que, le jour où elle éclate, elle fait tout sauter avec elle.  On verra bien si l'on ne vient pas de préparer, pour plus tard, le plus retentissant des désastres.<br />
<br />
(영문 번역판: chameleon-translations.com)<br />
Do not think that I despair of triumphing in the slightest.  I repeat with the most vehement conviction: truth is on the march, and nothing shall stop it.  Today is only the beginning for this case, since it is only today that the positions have been made clear: on one side, the guilty parties, who do not want the light to shine forth, on the other, those who seek justice and who will give their lives to see that light shine.  I have said it elsewhere and I repeat it now: when truth is buried underground, it builds up and acquires an explosive force that is destined to blast everything away with it.  We shall see whether we have set ourselves up for the most resounding of disasters, yet to come. <br />
<br />
보시다 시피, 대략적인 견지는 비슷하지만, 완전한 번역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br />
<br />
즉, "거꾸로 읽는 세계사"의 저자 스스로, 잘못된 번역을, 그대로 옮겼기 때문에, 틀린 글을 보여 주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옮겨 놓으면서, 그 출전이라도 제대로 표시해 놓았으면, 누군가 나중에 보면서 바로 잡을 수라도 있을 것이고, 이러한 내용이 어떤 배경, 어느 정도의 엄밀함을 갖고 있는 내용인지도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br />
<br />
하지만, 이 책은 도무지 내용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이 책은 "출처를 밝히는 것은 너무나 번거로운 일이 아닐 수 없어 모두 생략했"기 때문에, 내용을 믿기가 쉽지 않아지는 것입니다.<br />
<br />
<img src="http://blogfile.paran.com/BLOG_263294/200804/1209481523_0000058311_005.jpg"><br />
(에밀 졸라)<br />
<br />
"거꾸로 읽는 세계사"의 "대장정" 부분을 보겠습니다. 대장정의 전투 중에, 중국 공산당이 가장 신화적인 전투의 한장면으로 칭송하는 "노정교" 전투 부분입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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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교는 몇백 년 전에 가설된 것으로 60m 정도 되는 10개의 두꺼운 쇠고리줄이 강을 가로질러 뻗쳐 있고, 그 양 끝은 각각 돌 교두보 아래의 거대한 시멘트 암괴 밑에 묻혀 있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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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거 스노가 쓴 유명한 "중국의 붉은 별"의 신홍범 번역판에서 해당 부분을 보겠습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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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교는 몇백 년 전에 가설된 것으로 중국 서부의 깊은 강들에 놓인 다른 다리와 다를 바 없었다. 전체 길이가 약 100  야드 정도 되는 16개의 육중한 쇠고리줄이 강을 가로질러 뻗쳐 있고, 그것들의 양 끝은 각각 돌 교두보 아래의 거대한 시멘트 암괴 밑에 묻혀 있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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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들의" 가 "그"로 바뀌었으며, "육중한" 이라는 말을 잘못된 표현인 "두꺼운"이라고 실수한 것 ("걔는 발목이 너무 얇지 않냐? 나는 종아리가 너무 두꺼워서 걱정이야~") 외에는 모든 말을 한글자 한글자, 다 그대로 찾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 대목이 "중국의 붉은 별"을 출전으로 하고 있다는 것도, 전혀 언급은 없습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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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거 스노의 글에서 노정교 길이를 100 야드 라고 하는 것을 미터법으로 잘못 환산해서 60 미터라고 옮겼습니다. 또 쇠사슬 갯수가 원전에서는 16개인데, "거꾸로 읽는 세계사"에서는 10개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아마, 저자가 "6"자를 날려 쓴 것을, 조판/인쇄하는 쪽에서 0으로 읽었기 때문에 생긴 오류인듯 합니다. 참고로, 실제로 중국에 있는 노정교는 길이가 100미터가 넘어가는 더 긴 다리이고, 쇠사슬의 개수는 13개 입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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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 src="http://blogfile.paran.com/BLOG_263294/200804/1209481523_300px-Luding_bridge.jpg"><br />
(노정교)<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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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단원에서 다른 부분을 보겠습니다. 서안 사태 이후, 공산당측이 성명을 발표하는 부분입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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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문은 총통의 "각성을 위해" 그에게 "당분간 서안에 체류하도록 요청"했다고 해명했다. 또한 이 전문은 총통과 일행의 신변안전을 보장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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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거 스노 작/ 신홍범 번역판, "중국의 붉은 별"의 해당 부분을 보겠습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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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짤막한 전문은 총통의 각성을 위해 그에게 당분간 서안에 체류하도록 요청했다고 해명했다. 이 전문은 또 총통의 신변안전을 보장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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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통의 신변안전을 "총통과 일행의 신변안전"으로 바꾸어 놓은 것 이외에는 내용이 그대로 발췌되어 옮겨져 있습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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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전이나 원전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기 때문에, 왜 "총